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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에서 ‘환노위 규탄시위’ 벌인 MBC 경영진과 보도국2017년 2월 14일
MBC의 자사보도 사유화가 극에 달했습니다. 1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MBC 노조탄압·이랜드 임금 착취·삼성전자 직업병 청문회를 이달 중에 열기로 의결했습니다. 그러자 MBC는 14일 저녁종합뉴스 <뉴스데스크>에서 자사 청문회 결정을 총 5건이나 할애해 맹비난했습니다. 이날 MBC의 국정파탄 사태 관련 보도는 4건입니다. 현 MBC 경영진과 보도국의 눈에는 국정농단 보다 중요한 일이 바로 자사 청문회를 막는 일인 것 같습니다. 이 보도들의 문제가 너무 심각해, 민언련은 <어제 방송보도>과 별도로 분석했습니다.
1. ‘MBC 청문회’ 비난 보도만 5건…무너진 MBC
MBC는 어떤 내용으로 관련 보도 5건을 채웠을까요. 보도 제목과 내용을 먼저 간단히 보겠습니다. MBC는 첫 번째로 <절차 무시하고 ‘MBC 청문회’ 날치기>에서 야당 의원들의 청문회 의결이 ‘절차를 무시한 날치기’라고 비난했습니다. 두 번째 <“언론 장악하려는 치밀한 ‘대선 전략’”>에서는 2012년 자사 기자들의 ‘공정방송 쟁취 파업’을 ‘불법 정치 파업’으로 규정하면서 이 문제로 청문회를 결정한 야당을 향해 ‘정치보복’, ‘언론장악 시도’라 비판했습니다. 세 번째 <언론관계법 잇단 발의…민주당 의도는?>은 야권이 발의한 언론 개혁법도 ‘공영방송 장악 시도’라고 왜곡했고 네 번째 <“상임위 전면 거부”…국회 파행 불가피>는 상임위 보이콧을 선언한 여당 입장만을 일방적으로 받아썼습니다. 다섯 번째 <“공영방송 재갈 물리기…탄압 중단하라”>에서는 지금까지 나온 모든 분노를 담은 MBC 사측의 성명서를 보도로 만들어 읊어줬습니다.
이 5건의 보도는 철저하게 MBC 경영진과 보도본부 측의 입장에서 기술되어 객관적이고 공정한 뉴스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보도는 일방적으로 야당을 맹비난하고 언론 개혁을 폄훼했으며 심지어 자사 기자들의 파업까지 모욕했습니다. 보도 어디에도 백종문 고발 및 MBC 청문회를 의결한 야권의 입장, 2012년 파업을 할 수밖에 없었던 MBC 노조의 입장, 노조를 ‘소송 폭탄’으로 겁박하고 ‘트로이컷’으로 노조를 사찰했던 MBC의 노조탄압 등 기본적인 반론들을 누락한 ‘반저널리즘 보도’임은 두 말 할 것도 없습니다. ‘증거 없는 해고’의 장본인 백종문 본부장, 그리고 부당 해고 및 노조 탄압의 산실인 MBC의 치부를 감싸기 위해 MBC 뉴스가 동원된 최악의 보도참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금부터 보도 하나하나의 문제점을 다시 짚어보겠습니다.
2. ‘한국GM 노조 채용 비리 청문회’ 빌미로 환노위원장에 ‘흠집’
관련 첫 보도부터 공정성과 객관성을 고려치 않겠다는 MBC의 확고한 의지가 나타납니다. MBC <절차 무시하고 ‘MBC 청문회’ 날치기>(2/14 https://bit.ly/2lObbeH)는 이미 제목에서 ‘야당의 날치기’라는 자유한국당의 입장을 그대로 담았습니다.
배현진 앵커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간사협의 등의 절차를 무시하고 MBC 청문회 개최를 의결”했다고 못 박았고 김천홍 기자는 “문재인계로 분류되는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이 갑자기 MBC 백종문 본부장을 고발하자며 ‘긴급동의’를 신청”했다고 전했습니다. 백종문 본부장 고발 제안에 ‘문재인계’라는 정치색을 덧씌운 겁니다. 이어서 “한 사람만 딱 찍어서 하는 것은, 이것은 보복성”이라는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과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의 반발을 덧붙였고 “수적 우위를 앞세운 야당은 예정에도 없던 안건 추가와 의결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며 재차 ‘야당의 절차 무시’를 강조했습니다.
△ 자사 청문회 결정에 국회 맹비난 하고 나선 MBC(2/14)
마지막으로 “최근 큰 파문을 일으킨 한국GM 노동조합 채용비리 사건에 대한 청문회를 열자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의 요구는 묵살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날 환노위는 MBC 청문회 뿐 아니라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산재 청문회와 이랜드파크 부당 노동행위 청문회도 의결했습니다. 사안의 시급함과 경중을 따져 다른 노동 관련 청문회도 의결했는데 MBC는 언급조차 하지 않으면서 한국GM 노조 채용비리 사건 청문회를 하지 않았다고 문제 삼은 것인데요.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다음 보도인 <“언론 장악하려는 치밀한 ‘대선 전략’”>(2/14 https://bit.ly/2lOthNz)에서 나옵니다. 김지훈 기자는 “바로 환노위원장이 여야 모두 이견이 없었던 한국GM 노조의 채용 비리 문제는 덮고 사전 협의가 없었던 MBC를 기습적으로 청문회 대상으로 넣은 것은 최근 불거진 한국GM 노조비리 물타기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여기에 진짜 하고 싶었던 말, “한국 GM의 전신인 대우자동차 노조위원장출신 홍영표 의원이 한국GM 노조비리를 비호하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입니다”까지 끼워 넣었습니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홍영표 의원에게 뭔가 비위가 있는 것처럼 보도한 겁니다.
3. MBC 기자들의 파업을 MBC 뉴스가 ‘불법 정치 파업’ 규정
MBC의 어깃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MBC 뉴스가 MBC 기자들의 ‘공정방송 쟁취 파업’을 ‘불법 정치 파업’으로 규정한 것입니다. MBC <“언론 장악하려는 치밀한 ‘대선 전략’”>(2/14 https://bit.ly/2lOthNz)은 2012년 언론노조 MBC본부의 파업 장면을 보여주면서 이를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MBC 본부가 170일 동안 끌고 간 문화방송 불법파업”이라 명명했습니다. “당시 야당인사들은 적극적인 지지를 표시하면서 노조의 정치파업에 힘을 실었”다며 ‘공정방송 쟁취 투쟁’을 노골적으로 ‘정치화’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더니 “더불어민주당이 당시 불법파업으로 해고된 노조원 문제를 다시 꺼내 들면서 MBC압박에 나선 것”이라면서 “MBC 청문회에 주요 임원진과 보도책임자는 물론 지역사 사장까지 무더기로 증인을 채택한 것은 도가 넘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최근 현안으로 부각되지도 않은 MBC 청문회를 추진하고 국감 불출석 증인 고발도 대상자 4명 중 유독 MBC 관련자만 표적 고발을 한 것은 MBC에 대한 정치보복이라는 분석”까지 덧붙였습니다. 이외에도 보도 내내 “대선을 앞두고 공영방송 MBC를 압박하고 길들여 재갈을 물리겠다는 치밀한 대선전략”, “의회 권력을 장악한 야당이 민노총산하 MBC노조와의 긴밀한 협력 아래 MBC 밀어붙이기”라는 공세를 퍼부었습니다.
△ 사측 성명까지 읽어주는 MBC <뉴스데스크>의 추락(2/14)
4. 언론개혁법에는 ‘공영방송 장악 시도’…적반하장도 유분수
MBC는 촛불 민심이 6대 긴급현안 과제로 꼽은 언론개혁도 폄훼했습니다. MBC <언론관계법 잇단 발의…민주당 의도는?>(2/14 https://bit.ly/2lIZ9af)는 “조기 대선 가능성이 제기되자 언론관련법 개정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해직언론인 복직 특별법’과 ‘방송법 개정안’을 모두 비판했습니다. ‘해직언론인 복직 특별법’은 “'불법 정치 파업'으로 해고된 민노총산하 MBC 노조원 등을 '국가 유공자'처럼 국고 지원을 하고, 해직기간 호봉 증가분까지 인정해야 한다는 내용”이라 설명했고 ‘방송법 개정안’은 “공영방송의 이사 정수를 여당 추천 7명, 야당 추천 6명으로 바꾸자는 게 핵심인데, KBS와 MBC 같은 공영방송을 사실상 장악하겠다는 의도”라 평했습니다.
5. 사측 성명 그대로 읽어주는 MBC 뉴스…더 떨어질 바닥도 없다
마지막 관련 보도인 MBC <“공영방송 재갈 물리기…탄압 중단하라”>(2/14 https://bit.ly/2kIoZqP)는 이날 환노위에 반발한 MBC 사측의 성명을 그대로 읊어준 보도입니다. 사측의 성명을 화면으로 재구성한 보도입니다. 김태래 기자는 “이번 청문회가 환노위 야 3당 의원들과 언론노조가 치밀하게 모의하여 MBC 사장 선임을 방해하고 사장 후보들을 욕보이기 위한 것”, “소관 상임위도 아닌 환노위가 MBC 전·현직 경영진을 일제히 소환해서 망신주고 욕보이려 하는 것은 언론 사상 유례가 없는 폭거이고 민주주의의 말살”, “대선을 앞두고 언론사를 표적으로 국회 날치기를 시도한 저의는 누가 보더라도 명백하다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야 3당은 공영방송 재갈 물리기와 언론탄압, 정치탄압의 폭거를 즉각 중단하라” 등 사측의 성명을 말 그대로 읽어줬습니다.
6. MBC의 적폐, 도저히 숨길 수 없는 수준
MBC 백종문 본부장은 2014년 3월과 11월, 인터넷 극우 매체 <폴리뷰>의 국장 및 기자를 만나 MBC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를 “증거 없이 해고했다”고 말했고 <폴리뷰>로부터 방송 출연 및 외주제작 등 부정청탁을 주고받았습니다. 이 일로 지난해 9월 국정감사 출석을 통보받았으나 언론의 자유가 침해당한다는 궤변으로 거부했죠. MBC의 운영과 감독을 책임인 방송문화진흥회마저 ‘백종문 녹취록’ 진상규명을 무산시켰습니다. 방송문화진흥회는 현재 ‘문재인 공산주의자 발언’으로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고영주 이사장 등 ‘친박 이사진’에 장악된 상태입니다.
또한 MBC의 노조탄압은 2012년 이후 지금까지 항상 ‘긴급 현안’이었습니다. 2012년, 공정방송 쟁취를 위해 파업을 했다가 해직된 이용마, 정영하, 최승호, 박성제 등 MBC 노조원들에 대해 법원은 2심까지 ‘해고 무효’ 판결을 내렸습니다. ‘공정방송 파업은 정당한 근로조건’이라고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MBC가 직원들 동의 없이 보안 프로그램 ‘트로이컷’을 몰래 설치해 노조 간부들을 사찰한 범죄에 대해서도 피해 노조원들에게 손해배상을 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확정됐죠. MBC는 이 모든 사실을 언급조차 하지 않은 채 ‘2012년 파업은 불법 정치 파업’ ‘MBC 노조탄압은 현안이 아니다’라는 엉뚱한 주장만 늘어놓았습니다.
‘정권의 언론 장악’을 해소하고 재발 방지까지 하겠다는 언론개혁법들에 도리어 ‘언론 장악’ 시도라 비난한 것도 언어도단입니다. 야권은 MBC의 전횡, KBS에서 드러난 각종 ‘보도지침 행태’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7월 방송법 개정안을 제안했습니다. KBS·MBC·EBS 공영방송 이사를 13명(여당 추천 7명, 야당 추천 6명)으로 늘리고 사장추천위원회 설치와 특별다수제(사장 임면 시 이사 2/3 이상 찬성 동의) 도입, 사업자와 종사자 동수(5대5)로 구성된 편성위원회 구성을 주요 골자로 합니다. 현행 공영방송 이사진의 여야 비율이 KBS 7 대 4, MBC 6 대 3으로 지나치게 불균등하여 편성, 제작, 운영 모든 면이 정권에 장악되었으니 합리적 수준으로 정상화하자는 겁니다. 야권은 “탄핵 사태로 대통령 직무정지 등 권력 이완기에 여야가 합의해서 법안을 통과시키면 솔직히 야당 될 가능성이 있는 새누리당에도 좋은 것 아니냐”고 여당을 설득했지만 여당은 지금까지 법안 심사조차 거부하고 있습니다. 14일 환노위에서 증거가 명확한데도 백종문 고발과 MBC 노조탄압 청문회에 여당이 격렬히 저항한 것과 똑같은 맥락입니다.
MBC는 바로 그 여당과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실현한 ‘방송 장악’의 장본인입니다. ‘MB 낙하산’ 김재철 전 사장부터 현 안광한 사장 시절까지 이어진 기자들에 대한 탄압은 뉴스의 질마저 떨어뜨렸습니다. ‘할 말 하는 기자들’을 징계와 해고로 내쫓은 자리를 시용 기자로 채워 넣고 ‘친정부 기사’를 쏟아내니 최근 MBC 뉴스의 시청률은 3%를 못 넘기고 있습니다.
MBC의 14일 ‘MBC 청문회 규탄 보도’는 사실상 <뉴스데스크>를 ‘국회 환노위 규탄시위’로 전락시킨 것입니다. 특히 자사와 이해관계가 있는 문제에 있어서 이렇게 철저하게 자사, 그것도 자사의 일부 구성원인 현 경영진과 그들에게 부역하는 보도국 일부의 입장만 철저히 반영해 보도한 것은 심각한 반저널리즘 행태입니다. “방송은 당해 사업자 또는 그 종사자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되는 사안에 대하여 일방의 주장을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를 오도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공정성) 4항을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기도 합니다. 한 두 건도 아니고 5건에 걸쳐 자신들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한 MBC 보도에 대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엄중하게 심의해 합당한 제재조치를 내려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