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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불륜’,’마약’,’신용불량자’ 고영태 흠집내기2017년 2월 7일
7일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에선 대통령, 최순실 측의 ‘탄핵 지연책’ 중 하나인 고영태 흠집내기를 그대로 전합니다. 채널A <김승련의 뉴스TOP10>(2/7)은 6일 최순실 씨가 고영태 씨에게 ‘신용불량자’, ‘마약 전과’ 등으로 맹공한 발언 내용을 ‘재연’까지 하며 보여주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노골적인 ‘탄핵 지연’ 지지 목소리도 눈에 띕니다. 진성호 새누리당 전 의원은 헌법재판소 심판에 대해 ‘신속성 보단 공정성’을 수차례 강조했습니다. 이정미 재판관이 ‘야당 추천 인사’라는 것을 강조하며, ‘이 재판관이 지나치게 신속하게 하려다가는 부담을 가질 수가 있다’는 견해도 전했습니다. 3월 13일 이전에 판결이 나면 이는 이 재판관이 야당 성향의 편협한 결과를 내린 것으로 오인하기 쉽게 하는 발언입니다.
1. 채널A, ‘불륜’,’마약’,’신용불량자’ 고영태 흠집내기
대통령, 최순실 측이 수사 방해, 탄핵 지연으로 꺼내든 또 하나의 카드가 있습니다. 증인 고영태 흠집내기 입니다. 최순실 씨가 형사재판에서 고영태 씨에게 ‘통장 거래도 안 되는 신용 불량자였지 않냐’, ‘마약 전과 때문에 개명도 못했다’고 맹공을 퍼붓고, 대통령 대리인인 이중환 변호사가 ‘최순실 씨와 고영태 씨가 불륜에 빠져서 탄핵 사태가 시작됐다’는 황당한 주장까지 내어 놓는 상황입니다.
채널A <김승련의 뉴스TOP10>(2/7)은 전 날 최순실 씨가 재판장에서 고영태 씨에게 퍼 부은 맹공을 ‘재연’까지 하며 보여줬습니다. 이 날 출연진들의 대답은 비교적 평이했습니다. 손수호 변호사는 “고영태 씨는 일관되게 그런 일은 없다고 반박을 했”다는 고 씨 측 입장을 전했습니다. 또한 손 변호사는 “대통령에게 더 이상 공직을 맡길 수 없는지 여부를 가리는 데에 있어서 불륜여부는 전혀 관계 없습니다”라며 대통령 측의 고영태 사생활 흔들기와 헌재 판결이 무관함을 철저히 선긋기도 합니다.
하지만 진행자 김승련 씨는 출연진들에게 계속 국민이 알 필요도, 검증할 필요도 없는 고영태 씨의 ‘개인 신상’에 대한 질문했습니다. 기자, 변호사인 출연진들도 사실상 그의 사생활을 상세히 알 수 없기에 제대로 된 대답이 나오지 못할 게 뻔함에도 이 화제를 계속 끌어가겠다는 태도로 보였습니다.
△ 최순실 씨가 재판장에서 고영태 씨의 사생활을 공개하는 장면을 ‘재연’한 채널A <김승련의 뉴스TOP10>(2/7) 화면 갈무리
김승련 씨의 질문은 이렇습니다. “고영태 씨가 고민우라는 이름을 썼다. 그리고 유흥업소에서 일을 했었다 라는 이야기가 솔솔 나왔기 때문에 과연 이 사실 관계도 굉장히 궁금했었는데 고영태 씨는 아니라고 그랬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나오네요. 당신 고민우로 개명하려고 했다. 그래서 법률사무소까지 갔다. 그런데 마약전과 있는 것 때문에 불가능 했다 라고 얘기를 하네요”, “당신과 여자랑 신용불량을 같이 걸렸다. 그러니까 둘이 있는 관계에서, 남녀관계였고. 이런 주장을 대통령 측 변호인도 쓰고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와 관련해서 옛날 기억을 되살려달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만, 일단 절대 아니다 이렇게 잘랐네요” 등입니다.
심지어 불륜관계에 대해 ‘답변할 가치가 없다’, ‘역겹다’, ‘대리인단이 할 말인지 한심하다’는 고 영태 씨의 반응을 전하면서 “두 사람은 남녀관계였느냐에 대한 질문이었는데 역시 고영태 씨는 전혀 다른 답을 했네요?”라 질문합니다. 그러자 구자홍 동아일보 차장은 “‘그런데 보통 그런 관계가 있었느냐 없었느냐’라고 물으면 없다 이렇게 한 마디 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답변할 가치가 없고 역겹고 한심하다. 그러니까 본질을 좀 회피하는 말을 했기 때문에 물론 저렇게 간접적으로 부인했다고는 볼 수 있지만 분명히 ‘그런 사실이 없었다’라고 한마디 하면 될 것을 왜 저렇게 얘기를 했을까 그런 의구심은 좀 남습니다”라는 억지 답변을 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 대리인단과 최순실 씨 측이 ‘불륜’을 화두로 던지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불륜 관계’였던 고영태 씨가 사이가 틀어지자 일으킨 ‘자작극’으로 몰아가기 위해서입니다. 최소한 ‘불륜’, ‘마약 전과’, 신용불량’ 등의 전력을 가진 사람으로 각인시켜 ‘증인’에 대한 신뢰라도 떨어뜨려 보려는 노력이기도 합니다. 이게 언론에 그대로 활용된다면 국민의 관심은 자연히 이런 자극적인 소재에 쏠리고, 정작 감시해야할 국정 농단 사태 본질은 놓치게 됩니다. 따라서 채널A의 이런 방송 행태 박대통령 편들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 진성호, 탄핵 심판 ‘신속성 때문에 해야 할 과정을 거치지 않는 건 말이 안돼’
탄핵 심판 재판이 미뤄질 수록 특검 수사가 빨리 종결 될수록 대통령 대리인단은 유리해집니다. 대통령 측은 무더기 증인 신청, 재판 진행 방해, 대면조사 불응 등 각종 시간 끌기 전략을 내어 놓고 있습니다. 당초 2월 말 쯤 선고될 거라 예측되던 기일도 최소 3월로 미뤄졌습니다. 이처럼 보수 측이 ‘공정한 판결’을 내세우며 주장한 ‘탄핵 심판 연기론’이 이젠 시사토크 프로그램에서도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TV조선 <뉴스를 쏘다>(2/7)에 출연한 진성호 새누리당 전 의원은 “박한철 소장은 ‘3월 13일 전에 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비쳤는데, 이정미 재판관은 신속성이라는 표현보다는 공정성을 강조했습니다. 공정성”이라며 ‘공정 판결’을 거듭 강조합니다. 이어 “그리고 박한철 소장 같은 경우에는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 아닙니까? 그렇지만 이정미 재판관은 야당 몫입니다. 야당 몫으로 들어온 분이기 때문에 제가 보기에는 이정미 재판관은 부담을 가질 수가 있습니다. 지나치게 신속하게 하려고 하다가는”이라고 덧붙입니다.
진 씨의 발언은 이정미 재판관이 3월 13일 이전에 판결하면, 야당 추천 인사로서 내린 편협한 결정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은근한 압박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습니다. 진 씨는 이어 “지금까지 ‘2말 3초’ 관측이 우세했는데 최근에 분위기가 좀 바뀌는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인 느낌인데,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대통령의 탄핵을 다루는 재판을 시간에 쫓겨서 한다?' 저는 그래서요 지금 오늘 2시에 결정이 나겠지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저는 '신속성 때문에 해야 할 과정을 안 거친다는 건 저는 말이 안 된다'고 봅니다”며 3월 13일 이전 심판은 최소한의 공정한 과정도 거치지 않은 마치 날치기 판결이 될 것임을 예단하기도 했습니다. “역사적으로 이게 중요한 결정인데 지나치게 쫓기듯이 하는 모습을 보이면 안되고”라며 대통령 측이 끊임없이 제기하는 공정성 시비를 다시 한 번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진 씨는 “그러면 대통령 선거 일정도 늦춰질 수 있는 건데. 어쨌든 저는 가능성인데. 지나치게 속단해서 ‘2말 3초’라고 하는 것도 저는 문제가 있다”고 마무리했습니다.
여당, 보수 측은 최대한 대선 일정을 미루는 게 재집권에 조금이나마 유리한 상황입니다. 국민을 농락한 대통령의 ‘탄핵’ 심판마저 술책으로 교란하고, 국정 농단의 동반책임이 있는 정치권은 또 다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를 방기하고 부추기고 있습니다. 여전히 정신 못 차리는 ‘일부 정치권’을 대신해 언론이라도 이를 감시하고 지적하며 제대로 기능해야 할 텐데, 종편 시사토크쇼에선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군요.
* 민언련 종편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