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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오늘의 신문보도]햇볕정책이 북핵 문제 키웠다는 조중동(2016.09.12)6개 일간지 모두 5차 핵실험을 한 북한을 규탄하는 데는 한 목소리였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 강행 원인에 대한 분석과, 추후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논조가 명백하게 갈렸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박근혜 정부의 강경일변도 대북정책 자체가 ‘잘못된 것’임을 지적하고, 정보당국과 군 당국,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대응과 발언 등을 비판하는데 주력했다. 반면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북핵문제의 원인으로 햇볕정책을 꼽고,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미온적’ ‘방어적’이었음을 지적하며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니터 대상 :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종이신문 지면에 한함)
모니터 기간 : 2016년 9월 10일~12일
■ 민언련 오늘의 비교되는 보도 l 북한 5차 핵실험 관련 보도
9일 북한이 북한정권 수립일에 맞춰 5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북한의 이번 핵실험으로 규모 5.04의 인공지진이 발생했다. 이를 근거로 정부는 이번 핵무기의 화력이 역대 북한의 핵무기 가운데 가장 강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빠른 시일 내 추가 핵실험에 나설 것으로 보고 감시와 정찰 임무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대응 움직임도 이어졌다. 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5차 핵실험을 강하게 규탄하고 새로운 제재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언론성명을 채택했다. 대북제재의 핵심축인 중국의 경우 북한의 핵실험에 대응해 발표한 외교부 성명에서 ‘안보리 관련 결의’ 준수를 최초로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추가 제재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지난 1월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것으로 북한과의 마지막 연결고리를 끊어버려 북한에 대한 추가 압박 수단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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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5차 핵실험에 대한 6개 신문 보도(9/10~12) ⓒ민주언론시민연합
6개 일간지 모두 5차 핵실험을 한 북한을 규탄하는 데는 한 목소리였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 강행 원인에 대한 분석과, 추후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논조가 명백하게 갈렸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박근혜 정부의 강경일변도 대북정책 자체가 ‘잘못된 것’임을 지적하고, 정보당국과 군 당국,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대응과 발언 등을 비판하는데 주력했다. 반면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북핵문제의 원인으로 햇볕정책을 꼽고,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미온적’ ‘방어적’이었음을 지적하며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나. 5차 핵실험의 원인을 무엇으로 분석했는가?
경향신문은 강경일변도였던 한국과 미국의 대북정책 실패 때문으로 분석했다. 강경책은 북한 정권으로 하여금 내부 결속을 다지고 무기 개발을 촉진하는 명분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북핵 문제에 대한 전략과 비전이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으며, 군 당국에 대해서는 종합 응징세트라고 내놓은 대안들이 군색한 경고성 고육책일 뿐이라 지적했다.
한겨레도 한미 정부의 대북 정책이 실패했으며, 핵실험은 그 결과일 뿐이라 지적했다. 특히 북한의 5차례 핵실험 가운데 4차례가 대북 강경책을 앞세운 이명박·박근혜 보수정부 시절 이뤄졌다며 보수정권의 강압적인 대북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보당국에 대해서는 지난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이어 이번에도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지 못했다며 이에 대한 야당 인사들의 비판을 소개했다.
반면 동아일보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해 “북한이 핵개발을 할 때도 북을 옹호하고 북에 시간과 돈을 대준” “오판”이자 “오도”였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북한의 핵실험 강행 기조의 배경에 ‘북에 자금을 지원한 햇볕정책’이 있다 지적한 것이다.
조선일보 역시 “대북 유화책인 햇볕정책은 오히려 핵폭탄으로 돌아왔다”며 햇볕정책을 비판했다. ‘남한 공격용이 아니다’라는 주장은 ‘안이하다’는 것이다. 동시에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는 ‘중국을 통한 대북 압박’을 이뤄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대북 강경책에 대한 지적은 없었다.
중앙일보도 지금의 위기상황의 배후에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실책이 있었음을 지적했다. 현 정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너무 방어적 입장에서만 대처해왔다는 지적을 했다. 사전탐지에 실패한 군과 정보당국의 대북 정보수집 및 분석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보도는 있었다.
한국일보는 문제의 배경을 내부에서 찾는 대신, ‘북한이 문제’라는 점을 부각했다. 대북 제재 과정에서 중국이 어정쩡한 자세를 보였던 것 역시 비판의 대상이 됐다. 군 당국에 대해서는 북한의 5차 핵실험을 예측하지 못했음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야당의 질타를 소개했다. 미국이 일본에 사전에 정보를 제공했으나 우리 군에는 통보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언급했다. 개성공단 폐쇄에 대해서는 우리의 전략적 영향력을 소진했을 뿐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지적하는 선에 그쳤다.
한편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보도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북한이 핵 공격을 하면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과 괌의 미군기지까지 버섯구름 아래 잿더미가 될 수도 있다며 불안감을 매우 강하게 조성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두 매체 모두 북핵이 서울에서 터졌을 경우를 가정하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둘. 향후 어떤 추가 대응의 필요성을 제시했는가?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제재 일변도였던 대북정책의 변화를 촉구했다. 경향신문은 제재와 함께 대화를 포함한 다양한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겨레는 대북 제재 강화에만 치중하지 말고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하며, 위험한데다 현실성도 없는 북한붕괴론에 막연하게 기대지 않고 종합적으로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핵 없이도 생존할 수 있음을 북한에 납득시키는 것이 핵 해법의 기초라는 것이다.
반면 동아일보는 전면적 대북제재 강화를,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전술핵 배치를 주문했다. 동아일보는 대북 경고나 유엔 안보리 제재로는 김정은의 핵개발에 제동을 걸 수 없다며 긴급 소집된 안보리에서 중국이 더는 북을 봐 주는 꼼수를 부리지 못하도록 전면적인 대북제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북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레짐 체인지(정권교체)를 겨냥한 비상한 조치 또한 강구해야 한다며 우리가 독자적 핵무장을 할 수 없는 현실에선 한미동맹 강화가 필수적이라 강조했다. 전술핵 배치에 대해서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을 내놨다.
조선일보는 재차 ‘북의 내부 체제 동요론’을 꺼내들었다. 국제 제재 북 사회를 흔들어 김정은 집단을 내부에서 고립시켜 무너뜨리는 전면적 전략을 수립하고 끈질기게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에 대해서는 ‘북한에 대해 생각을 바꾸는 것에 대해 기대할 것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미국 전술핵 재배치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중앙일보 역시 북한 핵에 보다 공세적으로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미국의 전술핵을 한반도에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에 대해서는 내부단합이 중요한 시기에 정부 비난에만 열을 올려 ‘볼썽사납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진영논리에 매몰돼 내부 갈등에 에너지를 탕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국일보는 당장은 국제적 공조로 북한을 더욱 죄는 수밖에 없으며, 우리 내부적으로는 안보 분야에서의 초당적 협력과 일치된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의 협력을 주도적으로 견인하고, 중국과의 사드 갈등을 조속히 봉합할 것을 주문했다. 핵무장론이나 전술핵에 대해서는 정치적 주장에 그칠 것이라 분석했다.
셋. 안보상황 점검회의에서의 박근혜 대통령 발언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를 내렸는가?
9일 밤 라오스에서 긴급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안보회의 점검회의에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향해 “정신상태가 통제불능”이라는 격한 표현을 사용했다. 또한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해서는 “김정은의 광적인 핵 실험 강행”이라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는 국내 불순세력이나 사회불안 조성자들에 대한 철저한 감시 등 국민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도록 하라”거나 “끊임없는 사드 반대와 같이 대안 없는 정치공세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고지도자답지 않은 감정적 대응’이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 공안정국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한국일보는 ‘박 대통령의 분노’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도, 향후 ‘정치적 논란’이 일어날 수 있는 발언이라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적극적 비판은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나마 “북한은 미친 게 아니라 지나치게 이성적이다”라 10일자 뉴욕타임스(NYT) 보도를 상세히 소개하며, 박 대통령의 발언과 다른 해석이 존재한다는 것 정도는 알렸다. 반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박 대통령의 발언을 그저 소개만 하고 있을 뿐, 별다른 가치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 민언련 오늘의 나쁜 신문 보도들
조선일보 <좌파단체, 안중근 義士 내세워 反美회원 모집> (9/11, 10면, 문현웅 기자, https://goo.gl/FLkSE4)
△ 통합진보당의 후신 격인 민중연합당 인사가 이끄는 단체가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의 이름을 내걸고 반미·반정부 활동을 한다 비판한 조선일보
조선일보가 통합진보당과 민중연합당을 싸잡아 ‘이념적 편향이 있는 정치활동’을 하는 ‘종북단체’로 몰아가는 보도를 내놨다. 해당 보도에서 조선일보는 “통합진보당의 후신(後身) 격인 민중연합당 인사가 이끄는 단체가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의 이름을 내걸고 반미(反美)·반정부 활동에 참여할 신입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며 그 근거로 해당 단체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나 사드 배치 반대 등의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을 들었다.
이어 조선일보는 “‘민중연합당’은 지난 2014년 헌법재판소로부터 ‘종북(從北) 반(反)국가단체’ 판결을 받고 해산된 통합진보당 출신이 주도해 만들었”으며 그 구성원인 함세웅 신부나, 성희연 대표 등이 사실상 통진당의 ‘잔당’임을 강조했다. “국민에게 존경받는 안중근 의사를 특정한 정치적 목적에 활용하는 것은 고인을 욕보이는 일”이라는 것이다.
우선 현 정부의 문제적 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것을 ‘이념적 편향’을 띈 활동이라 비판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또한 통진당 출신이라는 점은 어떠한 범죄 이력이 아닌 만큼, 출신 인사들에 대한 낙인찍기에 나서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행태다. 무엇보다 ‘안중근 의사를 욕보이는 행위’를 지적하고 싶다면, 조선일보는 자사 양상훈 논설주간의 <‘자칭 안중근’은 지금 반성하고 있을까> 칼럼에 대한 반성부터 내놔야 할 것이다.
■ 민언련 오늘의 비추 신문 보도들
조선일보 <사설/예산 다 받고도 ‘보육 인질극’ 벌이는 親전교조 교육감들> (9/10, https://goo.gl/fZM9Yu)
경기·전북·강원 교육감이 어린이집 예산 편성을 거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조선일보는 “친전교조 교육감”의 “보육인질극”이라 지적했다. 그러나 이들 교육감은 정부가 추경으로 편성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누리과정 편성 강제에 대해 이번 추경 예산이 2017년도와 2018년도에 반영해야할 교부금을 미리 앞당겨 반영한 것이며, 예산 운영의 기본원칙을 저버린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일보는 이와 관련한 설명이나 분석 없이 “세 곳 교육감은 친전교조 교육감 중에서도 강성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라거나 “교육자로서도 수준 미달”이라는 식의 문제의 본질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원색적 비난만을 쏟아냈다. “정부에서 무슨 예산을 얼마나 더 보태주든 어린이집들을 인질 삼아 무상 보육이 순탄하게 굴러가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라는 의혹제기 역시 아무런 근거 없이 내뱉은 음모론 수준에 머무른다.
■ 민언련 오늘의 좋은 신문 보도 : 없음
■ 민언련 오늘의 강추 신문 보도들
경향신문 <나눔의 집 몰래 방문한 여가부 장관> (9/10, 11면, 정유진 기자, https://goo.gl/NWXTLa)
경향신문은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이 추석을 앞둔 지난 8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인 경기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집’을 ‘몰래’ 방문한 사실을 보도했다. “지난해 추석 무렵 김희정 당시 여가부 장관이 나눔의집을 방문했을 때는 언론 공개 형태로 진행”된 것에 비춰보면 이번 비공개 방문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경향신문은 “정부의 한·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와 일본이 주기로 한 10억 엔의 성격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을 의식했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같은 기간 해당 사안을 칼럼을 통해 언급한 한국일보를 제외하면, 지면 기사를 통해 이를 다룬 것은 경향신문이 유일하다.
경향신문 <‘편향적 의견’ 쏟아내는 경찰 집회시위자문위> (9/12, 8면, 고영득 기자, https://goo.gl/IS8DSP)
경향신문은 집회시위자문위원회가 세월호 집회에 나선 단체들을 향해 “세월호 추모집회를 빙자해 정권 퇴진을 주장한다”고 지적하는 등, 정부 편향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음을 지적했다. 집회·시위와 관련해 경찰에 공정한 조언을 한다는 본래의 취지가 무색해진 셈이다.
한겨레 <하나와 진이의 갈등 속으로/‘삼성 청문회’ 한 번 열지 못했던 19대 국회> (9/10, 11면, 장하나 전 국회의원, https://goo.gl/wNbewi)
장하나 전 의원이 300여일 넘게 노숙농성을 하고 있는 반올림을 찾았다. 현재 반올림은 피해자의 의견이 반영된 공개적이고 투명한 보상방안 마련과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은 ‘상시청문회법’에 대한 거부권행사로 삼성 반도체 청문회를 무산시켰으며, 새누리당 의원들은 청문회 등 실효성 있는 조치에는 협조하지 않고 있다. 언론은 ‘노동자’가 아닌 ‘삼성’을 위한 보도를 내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의 요구안은 언제쯤 관철될 수 있을까.
한겨레 <청와대-사법부가 세월호 정보공개를 막는 방법> (9/10, 16면,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https://goo.gl/h8yqvS)
녹색당은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에선 무슨 일이 있었으며 어떤 내용이 대통령에게 보고됐고, 대통령은 어떤 지시를 내렸을지 확인하고자 ‘그날의 기록’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그러나 청화대의 답변은 ‘전부 비공개’였다. 이에 녹색당은 2014년 10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은 청와대의 눈치를 살피는 재판부와 그런 재판부의 명령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청와대로 인해 여전히 끝나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대체 무엇을 숨기고 있을까? 녹색당에게만 맡길 문제일까?
<끝>
문의 신문모니터 배나은 활동가(02-392-0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