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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종편 모니터] 더민주 전당대회 관련 시사토크프로그램 모니터 보고서(2016.09.10)
등록 2016.09.10 17:21
조회 1392

이래도 ‘문제’인, 저래도 ‘문제’인! ‘문재인’ 때문이야

 

 8월 27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가 전국대의원대회를 열어 추미애 의원을 당 대표로 선출했다. 종편과 보도전문채널의 시사토크 프로그램은 더민주 전당대회에 큰 관심을 보였다. 종편의 전당대회 분석은 단순했다. 전망은 ‘도로 친문당’이 될 것, 결과 분석은 ‘도로 친문당’이 된 것이다. 약간의 전환이 있다면, 친노라는 단어가 이제 친문으로 바뀐 것 정도였다. 이번 모니터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문재인 친위대’ 프레임이다. 종편은 온라인 권리당원들을 진보 일베, 홍위병 등의 극단주의 집단에 비유하고, 문재인 전 대표 개인의 군대로 격하시키며 우려를 쏟아놓았다.

 

 지난 27일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추미애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의 당 대표로 선출되었다. 최초의 판사 출신 야당 정치인, 여성 의원 최초 지역구 5선 의원이었던 추미애 대표는 이제 TK출신 야당 대표, 야당 첫 여성 대표란 수식어까지 얻게 됐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8월 26일부터 9월 1일까지 방송한 JTBC, TV조선, 채널A, MBN, YTN 그리고 연합뉴스TV의 23개 시사토크프로그램 중 ‘더민주 전당대회’를 다룬 방송내용을 분석했다.

 

△ ‘더민주 전당대회’ 관련 시사토크 프로그램 모니터 보고서 개요(8/26~9/1, 7일간) ⓒ민주언론시민연합

 

 이번 주간은 추미애와 더불어 민주당을 빼고는 논할 수 없을 정도로 방송 비율이 높았다. JTBC의 경우 조사 대상 프로그램이 2개뿐이라 절대적 수치로 비교하긴 어렵다. 나머지 종편 3개사 TV조선, 채널A, MBN 모두 절반 이상이 ‘더불어 민주당 전당대회’ 관련 이슈들을 다루었다. 가장 많은 양을 다룬 곳은 TV조선이다. 열 번 중 일곱 번은 다룬 셈이다. 전당대회 분석, 추 대표의 행보, 야권 대선 예측 등 화두는 다양했다.

 

△ 더민주 전당대회 관련 시사토크 프로그램 방송 비율(8/26~9/1) ⓒ민주언론시민연합

 

 하지만 각 프로그램이 다루는 주요내용은 비슷했다. 늘 씌우던 친문 프레임은 이번에도 등장했다. 전당대회 분석은 단순했다. 전망은 ‘도로 친문당’이 될 것, 결과 분석은 ‘도로 친문당’이 된 것이 전부다. 약간의 전환도 있었다. ‘친노-비노’ 싸움은 ‘친문-비문’으로 넘어왔다. 친노 패권주의는 자연히 ‘친문 패권주의’로 세습되었다. 친문은 친박과 함께 척결되어야 할 패권 세력으로 분류되었다. 더불어 민주당의 패망론 또한 점쳐졌다. 모든 희망은 ‘제3지대’에 있으며, 더민주는 야권에서 고립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 모든 문제는 문재인 전 대표 때문이다.
 전당대회 후 새롭게 만들어진 프레임도 있다. ‘문재인 친위대’다. 온라인 권리당원들을 진보 일베, 홍위병 등의 극단주의 집단에 비유하고, 문재인 전 대표 개인의 군대로 격하시켰다.

 

1. 이번에도 역시나, 전당대회 화두는 ‘문재인’

 

■ 모든건 ‘문재인 시나리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도,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종편 패널들은 이번 전당대회 결과가 ‘문재인 시나리오’의 완성이라 평했다.
 MBN <아침&매일경제>(8/30)에서 박지훈 변호사는 문 전 대표의 추후 행보까지 점쳤다. “사실 (문재인 전 대표가) 원하는 대로 거의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대선만 남았고요. 모든(것이) 자신의 손발이라고 할 수도 있고요. 지도부도 마찬가지고. 친문으로 되었기 때문에 아마 지금부터는 조금 빨리 대선 엑셀을 밟으면 (중략) 사무실 마련해서 벌써 (대선 준비) 할 것으로 보이고”라고 말했다.
TV조선 <이봉규의 정치옥타곤>(8/27)에 출연한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장은 문재인 전 대표가 친문 밀어주기를 묵과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전 대표도 결국은 추미애 의원이 당대표가 되는 것이 2017년, 내년에 본인이 후보가 되는데 가장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친문의 추미애 밀어주기)에 관해서 전혀 제동을 걸지 않은거죠”라고 진단했다.

 

■ 문 전 대표의 트위터에 남긴 전당대회 소회, 자의적 해석으로 비난 쏟아내
 MBN <시사스페셜>(8/28)의 출연진들은 문 전 대표의 발언을 마음대로 해석하고, 이번 선거를 ‘경쟁 없는 선거’라고 비약했다. 이들이 지적한 것은 “이제 경쟁은 끝나고, 단결이 남았다”란 문 전 대표의 트위터 글이었다. 진행자 노동일 씨는 문 전 대표가 트위터에 남긴 전당대회 소회를 읊었다. “본인 말대로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는 자신과 희망이 든겁니까? 그러면 당내 누가 경쟁하려고 하겠어요?”라는 자의적 해석을 더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의 트위터 글을 살펴보자.

 

 

 이 글은 낙선자를 위로하고, 추미애 대표에게 축하를 건넨 직후에 나온 것이다. ‘경쟁은 끝났다’는 ‘후보 간 경쟁이 끝났다’, ‘단결이 남았다’는 ‘정권교체를 위해 단결하자’라는 해석이 당연하다. 이것을 대권 경쟁에 대한 스스로의 자신감으로 읽는 것은 말 그대로 왜곡이다. 그럼에도 출연진들은 “이제 경쟁은 끝났고 단결이 남았습니다”란 한 문장만 떼어와 자의적 해석을 늘어놓은 것이다.

 

△ “이제 경쟁은 끝났고 단결이 남았다”란 발언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는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
MBN <시사스페셜>(8/28) 화면 갈무리

 

 방송에서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앵커께서 이야기한 대로 경쟁은 끝났고, 이렇게 했어요. 아니, 지금부터 시작이지. 어떻게 경쟁이. 자기들끼리 친문이 압도적인 곳에서 전당대회 결과를 가지고서 경쟁은 끝났다고 이야기합니까? 저는 굉장히 실망스럽고요”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리고 우리가 지난번에 서로 간에 어떤 여러 가지 오해와 이런 부분 때문에 지금 분당되어 있지만 우리 범야권의 통합에 자기가 정말 역할을 다하겠다. 호남을 포함해서. 뭐 이런저런 메시지를 본인이 던져야 하는데 경쟁은 끝났고 단결은 남았다. 저는 이 메시지가 아마 자기 측근들이라면 문 전 대표와 그 측근들은 심각하게 저는 이걸 반성해야 한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문 전 대표의 발언은 ‘전당대회’에 대한 소회를 짧게, ‘트위터’에 올린 것뿐이다. 스토커도 아니고 그 소회 하나를 놓고 제멋대로 ‘대선 경쟁’으로 곡해해 읽고, 말꼬리 잡고 투정하다 실망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전당대회 결과가 여론에 역행한 혹은 사전 공작을 강하게 의심해야 할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선거 과정을 비약하고 비난하는 것은 열심히 뛴 후보들과 투표한 당원들에 대한 폄훼다.

 

■ 친박까지 동원한 친문 끌어내리기 대작전
 MBN <뉴스와이드>(8/26)에서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친문과 친박을 극좌와 극우의 패권이라 규정했다. 친박과 친문을 모두 청산의 대상으로 몰아가면서, 친문을 극좌라 규정한 것이다. 박 교수는 “보시면 친박은 이제 진박 당으로 가고 있죠. 뭐 이렇게 됐다고 봐야죠. 친노 그룹은 친문으로 가고 있는 겁니다. 이쪽은 왼쪽 끝입니다. 정당 체제에서. 우리가 이 양쪽으로 패권 주의화로 똘똘 뭉쳐지는 더 견고해지는 것을 정치적인 적폐라고 얘기합니다. 정치적인 적폐는 청산의 대상이죠”
 채널A <이용환의 쾌도난마>(8/27)에서 차명진 전 새누리당 의원 역시 친박과 친문을 함께 심판대에 올렸다. 차 전 의원은 “문재인, 문재인 연호하면서 문재인을 띄울 때 과연 이분들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까요. 저는 똑같은 경우를 새누리당 전당대회 때도 봤어요. 박근혜 대통령이 들어서니까 박근혜, 박근혜 하면서 온 당원들이 그냥 전율이 올 정도로 박수를 쳤는데 제가 좀 미안하지만 지금 더민주당이나 새누리당이나 다 갈라파고스에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두 당이 모두 민심과는 다른 고립 상태라고 강조한 것이다. 차 전 의원은 “한 발만 벗어나면 국민들은 실제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서는 과거 이회창 총재처럼 그냥 영원한 2등으로 많이 생각하고 있고 새누리당에 대해서도 ‘이거 국민의 민심하고 멀어지고 있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대통령의 수족을 자처하고 전형적인 패권을 부리고 있는 친박세력과 친문계가 똑같은 비난을 받을만한 대상이라고 보기 어렵다. 게다가 친박은 비박 학살, 청와대 개입, 옥새 파동 등 각종 공천 논란이 일었고, 국민의 공분을 샀다. 그에 반해 친문은 종편의 집중공격으로 억지로 만들어낸 프레임일 뿐 실제로 친박과 같은 비난을 받을 행위가 없었다. 오히려 이런 언론의 여론조작으로 인해 친문은 지난 4·13총선 당시 공천에서 불이익까지 받았다. 이렇게 비교할 수 없는 두 대상을 함께 비난하며 공격하는 수법은 친문 끌어내리기를 위해 동원된 억지 양비론일 뿐이다.

 

■ ‘친노패권주의’ 이어 받은 ‘친문패권주의’
 수년간 집요하게 쏟아진 ‘친노패권주의’가 드디어 종편에서 사라지고 있다. 그 자리는 ‘친문패권주의’가 대신했다. 심지어 추미애 호는 아직 출발조차 하지 않았는데 부패의 길로 접어들 듯 악담을 쏟아내기도 했다.
 <김승련의 뉴스TOP10>(8/26)에서 박성원 동아일보 부국장은 이번 전당대회에 대해 “확고한 친문패권주의가 확인되는 요식”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MBN <뉴스와이드>(8/28)에 출연한 박선규 전 청와대 대변인은 한술 더 떠서 ‘친문’세력은 부패할 절대 권력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박 전 대변인은 추미애 대표의 선출은 “친문, 친노 색채가 강해졌”다는 의미라 해석했다. 이어 “그런 얘기 있잖아요.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저는 요즘 말로 제 식으로 표현하면 이렇습니다. 일방주의가 횡행하는 조직은 무조건 망할 수밖에 없다. 저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지금 일방주의가 횡행할 수 있는 단계로 지금 더민주가 지금 진입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그는 추미애 의원이 당 대표가 된 이상 친문 세력이 당을 지배할 것이라 예측했다. 이미 부패로 이어질 정도의 단계로 들어섰다는 것이다.
 차명진 전 새누리당 의원은 채널A <쾌도난마>(8/27)에서 중도 확보를 위해 제3지대가 필요하다 주장했다. 차 전 의원은 “87년 세대의 정당구도가 변하지 않으면서 각 정당이 한 발도 못나가고 있어요. 새누리당은 친박당으로 도로 가고. 민주당은 친문당으로 도로 가고”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간층, 실제 당락을 결정하는 분들의 요구에 맞지 않기 때문에 정당에서 있는 분들이 ‘이거 안 되겠다, 실제 제3지대의 중간층의 요구가 필요하겠다’”고 판단한다는 것이고, 그 대안으로 “김종인 대표나 손학규 전 지사나 등등 이런 분들이 그 가능성들을 보고 있지 않느냐. 그리고 그 가능성은 제가 보기에는 적어도 하루하루 조금 짙어지고 있다”라는 주장이다. 차명진 전 의원의 주장은 악의적이다. 그가 말한 ‘87년 세력’이 현재 더민주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구정치 세력으로 묶일 이유가 없다. 또한 그가 제시한 제3지대인물들이 오히려 더 구정치 세력이란 지적도 있다는 점에서, 차 전 의원의 주장은 친문을 척결해야 할 구태로 몰기 위한 억지 주장이다.   

 

2. 새롭게 등장한 20․30 온라인 권리당원 논란

■ 진보 일베 = 홍위병 = 친위대 = 진보 티파티 = 더민주 온라인 당원 
 지난해 말, 새정치민주연합은 안철수 의원 등의 탈당 등으로 기로에 섰다. 돌파구는 온라인 입당이었다. 지난해 말부터 10만여 명이 온라인 입당신청 행렬에 동참했다. 더민주의 이번 전당대회의 권리당원은 19만 9401명이다. 이 중 온라인 권리당원은 3만 5천여 명으로 추산된다. 온당원(온라인 당원) 10만 명 중 6개월 이상 당비 납부한 3만 5천명에게 권리당원의 직위를 부여한 것이다. 종편 패널들은 이 온라인 권리당원들의 조직적 투표가 ‘도로 민주당’을 만들어냈다고 분석했다. TV조선 <이봉규의 정치옥타곤>(8/27)에 출연한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은 온라인 권리당원을 “삼성모바일보다 더 세다는 친노모바일”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 아무 근거 없이 ‘오더 투표’라고 우기기
 MBN <시사스페셜>(8/28)에 출연한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은 어떠한 근거도 없이 ‛오더 투표’ 의혹을 제기했다. “일단은 오더가 내려갔다는 말이 처음부터 있었어요. (오더가) 친문 쪽에서. 그러니까 당대표는 추미애 그다음에 여성 최고위원은 양향자, 또 청년 최고위원은 김병관 오더가 내려갔다는 말이 있었는데” 라며 오더를 기정사실화 했다. 송 본부장은 오더 투표의 영향력이 어느정도였는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새누리당에서 친박계가 7:3 정도로 결집을 했다고 하죠. 여기서는 지금 보면 거의 7.5:2.5 정도로 김상곤 후보와 추미애 후보의 표를 합치면 뭐 그런 상황”라며 발언을 이어갔다.
정말 오더투표가 있었던 새누리당의 전당대회와 더민주의 상황을 비슷하게 치부한 것이다. 지난 새누리당 전당대회 당시 이주영, 한선교 후보는 오더 투표 의혹을 공식적으로 비판했다. 이정현, 주호영 후보지지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가 근거였다. 하지만 송국건 본부장 사견 외에 오더 투표에 대한 아무런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특히 언론이 늘 친문이라 떠드는 정청래 전 의원과 손혜원 의원의 행보를 생각하면 더욱 맥락 없는 발언이다. 정청래 전 의원은 청년 최고위원으로 이동학 후보를 지지했다. 하지만 언론과 대중은 이동학 후보를 친문 성향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반면 당선된 김병관 의원은 인재영입 2호, 언론이 분류하는 친문재인 계다. 여성 최고위원 역시 마찬가지다. 손혜원 의원은 유은혜 후보를 지지했다. 하지만 다수의 유권자는 각자의 판단 끝에, 양향자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선거 이전까지 이번 전당대회를 둘러싼 조작 혐의는 알려진 바 없다. 그러다 선거 결과가 나오자, 결과에 끼워 맞춰 보이지 않는 세력의 힘으로 조장하고 있는 셈이다.

 

■ 온라인 당원을 홍위병, 친위대로 폄훼한 TV조선 <이봉규의 정치 옥타곤> 
 홍위병은 1960년대 중국 문화대혁명 당시 마오쩌둥을 지지한 학생단체다. 마오쩌둥을 신격화하고, 일반인 수십만 명을 무참히 학살했다. 친위대는 왕, 국가 원수 같은 주요 인물을 호위하기 위한 군대다. 개인이 직접 조직하기도 한다. 특히 근대 이후, 독재자들이 반대 세력을 탄압하기 위해 꾸리는 경우가 많았다. 쉬운 예로 히틀러가 조직한 나치스 친위대(슈츠슈타펠)이 있다. TV조선 <이봉규의 정치옥타곤>(8/28)에서 느닷없이 홍위병과 친위대가 등장했다. 대화 주제는 더민주 전당대회였다. 온라인 권리당원들이 ‘문재인 친위대’라는 것이다.

 

 

 패널들이 저지할 정도로 격한 비유다. 민영삼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까지도 “홍위병이라는게 무시무시하잖아요. 문화혁명 때 수백만 명이 죽고”라며 해서 안 될 비유임을 인지하면서, “친위대 정도로 순하게 얘기를” 하자고 정정할 정도다. 그러자 코미디처럼 함익병 씨가 “친위대는 더 무서운 얘기”라 다시 한 번 정정한다. 무엇이 되었든 온라인 당원들을 극단주의 단체에 비유하고, 당권을 행사한 당원들을 모조리 ‘문재인 개인의 친위대’라 격하한 것이다.

 

 

△ 더민주 온라인 당원을 ‘홍위병’에 비유하는 상황 TV조선 <정치옥타곤>(8/28) 화면 갈무리

 

■ 친문 성향의 ‘일베’까지 나온 TV조선 <최희준의 왜>
 더민주 김한정 의원은 온라인 권리당원들을 ‘완장 찬 권리당원’이라고 비판했다. 더민주 김현미 의원 역시 SNS에 ‘대선까지 길이 더 복잡하고 험난해졌다, 소탐대실’이라며 경선 결과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악성 댓글이 달렸고, 의원들은 이에 응수하면서 실랑이가 오갔다. 김한정 의원은 ‘욕설과 저주를 반복하는 한 '일베'류와 행태적으로 근본적인 차이가 없다’는 발언을 남겼다가, 이후 이에 대해서는 사과하기도 했다.
 그런데 TV조선 <최희준의 왜>(8/30)가 더민주 내부의 이런 논란을 놓치지 않고 꼬집었다.  진행자 최희준 씨는 SNS를 통한 비방이 3만 5천 온라인 권리당원의 행동이라고 일반화했다. 최희준 앵커는 이들을 ‘친문 성향의 일베’라 비유했다. 그는 “보수 진영에는 일베라는게 있어요. 일베라는게 있고 이쪽에는 이제 지금 이번에 드러난 친노, 친문 성향의 이제 온라인 당원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 사람들이 결집된 힘으로 지금 각종 선거에서 위세를 발휘하고 자기네 저거에 조금 방향이나 원칙에 조금만 안 맞으면 그냥 아군이고 적군이고 안 가리고 피아를 안 가리고 공격 해대는 것 아닙니까”라고 비아냥거렸다. “미국 공화당의 강경 보수, 이른바 티파티 세력의 행태하고 매우 닮았어요” 극보수의 상징, 티파티와 권리당원을 비교하기도 했다.

 

△ 보수의 일간 베스트가 더불어민주당 온라인 당원이라 비유하는 진행자 최희준 씨
TV조선 <최희준의 왜>(8/30) 화면 갈무리

 

 물론 SNS에서의 무분별한 비방은 분명 옳지 않은 행동이다. 이견을 존중하고, 건전하게 논의해야 한다. 하지만 비방 세력이 모두 온라인 당원들인가에 대해선 확인된 바 없다. 온라인 권리당원의 일부 혹은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자 중 일부일지도 모른다. 일부는 ‘물타기’로 동원된 보수 진영의 누군가일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수년 간 ‘일베’라는 집단이 우리 사회에 끼친 해악을 생각해보면, 이들을 ‘진보 일베’라고 비유한 것은 성급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2016년에 발표한 ‘차별․비하에 따른 심의 및 시정 요구자료’에 따르면 “‘일베’는 우리나라에서 차별비하 표현문제가 가장 심각한 집단”이다. 일베는 지역, 성, 역사 등 비방의 대상과 수위까지 무분별, 무차별적이다. 티파티, 일베 등 보수의 최극단 사례를 끌어다 진보의 최극단 세력으로 비유한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

 

■ 대표성 없는 결과, 2030의 적극적 참여가 문제?
  TV조선 <뉴스를 쏘다>(8/29)에서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본부장은 진보 성향의 20·30대의 참여가 늘었다며 이를 부정적인 것인 양 비난했다. “온라인 당원의 특성은 20대, 30대 특히 진보성향”이라고 규정지었다. 문제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원이 된다라고 하는 것은 그만큼 정치에 관심이 많고 진보적인 성향이 강하고 그래서 친문적인 성격이 상당히 강한 것이거든요. 바로 이런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다가 이들의 투표의 적극성은 남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배 본부장은 “그렇다면 이것이 특정후보 또는 특정세력에 상당히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는 지원 세력이 된다라는 것이거든요”라 말했다. 진보적인 성향이 강한 20·30대가 ‘친문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칭찬인지 비난인지 구분조차 되지않는다. 하지만 이런 도식을 너무나 쉽게 만들고 있는 것은 지적해야만 한다.
  심지어 배 본부장은 “문제는 여론 조사만 하더라도 우리가 대표성을 따집니다. 물론 여론조사도 논란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지역, 연령 등등등을 반영하지 않습니까? 온라인 당원의 경우에 그것이 반영이 되는 것이 아니거든요”라면서 이번 전당대회가 대표성이 없는 결과라 지적하기에 이른다.
  배 본부장이 언급했듯 ‘정치에 관심이 많고, 진보적 성향이 강하다’면 그만큼 스스로 판단하고 투표했을 것이다. 또한 온라인 투표는 위에서부터의 공작이 통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개인이 개인 공간에서 개인기기로 투표에 참여한다. 배 본부장의 발언은 의원, 지역위원장 등이 실어 날라주며 치르던 ‘동원 투표’에만 머물러 있는 사고다. 대표성에 대한 지적도 같은 맥락이다. 버스떼기, 박스떼기가 전 연령의 ‘당심’을 모두 반영한 대표성이 보장된 투표였는지 의문이다. 온라인 권리당원은 전체 권리당원 20여만 명 중 3만 5천여 명에 불과하다. 실제 권리당원의 6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다만 권리당원의 투표율은 27.7%, 온라인 권리당원의 투표율은 50%로 그 투표율에서 차이가 있었다. 이들의 적극적 참여를 강제적으로 막을 이유는 없다. 오히려 정치 참여의 기회가 적었던 2․30대의 참여 증가는 장려할 일이다. 
 이번 선거에서 온라인 권리당원의 영향력이 컸던 것은 큰 이견이 없는 사실이다. 문재인 전 대표가 상대적으로 2․30대에 강한 것 또한 마찬가지다. 온라인 당원들의 입당 시기를 고려해도 문 전 대표 지지자가 상대적으로 많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을 모두 싸잡아 ‘친문 패거리’로 모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적절한 절차를 통해 투표한 당원마저 계파로 나누고 비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번 선거 룰 역시 과거 대의원 제도의 문제가 있어 수정한 제도다. 당원에 대한 비난 보다는 후유증을 줄일 수 있는 제도 전반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3. 이래도 ‘문제’인, 저래도 ‘문제’인

■ 모두 모여라! 유일한 희망은 제3지대론
 문재인 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을 고립시키려는 노력은 여전했다. 이미 ‘문재인 사당’이 되어버린 당에선 문재인 전 대표 때문에 어떤 후보에게도 기회는 없을 거라 단언했다.
 신지호 전 새누리당 의원은 채널A <이남희의 직언직설>(8/29)에서 “문재인 후보 외에 다른 후보들, 그분들 다 한 분, 한 분 엄청나게 훌륭한 분들인데 말씀드리기 민망하고 죄송스럽습니다만 그분들은 페이스메이커 밖에 못한다”고 비아냥거렸다. 진행자 이남희 씨는 “추미애 의원은 한 분(만) 꽃가마 안태울 거라고 얘기는 하거든요”라며 문재인 전 대표 독주체제를 돌려 표현했다. 그러자 신 전 의원은 “말이라도 그렇게 해야죠”라며 대권 후보 모두가 들러리가 될 것을 단언했다. 그러면서 종편 출연자들은 꾸준하게 ‘제3지대론’ 띄우기에 몰두했다.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8/26)에서 조해진 전 새누리당 의원은 비박계 인사들에게 규합할 것까지 제안하기도 했다. “여러 나름대로 일정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는 대통령 후보들, 많게는 5명, 많으면 10명까지도 될 수도 있는데 이 사람들의 입장에서 지금 희망이 없거든요. 이 민주당 안에 들어가 봐야 문재인 꺾을 것도 없고 이쪽에서도 친박 패권을 넘어설 만한 그런 기대감이 별로 없고 이분들에게 있어서도 새로운 플랫폼, 제3지대의 필요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건에 있어서 어느 때보다도, 그러니까 구슬은 엄청 많아졌어요”라고 말했다.
 정당은 공통의 목적과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이 함께하는 집합이다. 진보 정당의 비문과 보수 정당의 비박 거기다 중도를 표방하는 국민의당까지, 모두 모여 제3당을 구축하란 이야기다. 이 ‘제3지대론’이 패권주의로 물든 정치를 해결할 유일한 희망으로 내놓은 대안이라니. 이것이 우리나라 정치의 현실이다.

 

■ 이회창 평행이론 – 문재인 대선 필패론
 종편 출연자들이 더민주에 내놓은 공통적 관측은 문재인 전 대표 필패론이다. 채널A <뉴스뱅크>(8/28)에서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장은 ‘이회창과의 평행이론’을 언급했다. 최 전 편집장은 “2002년에 이른바 한나라당의 이회창 총재 체제하고 비슷한 상황이 되어 버렸어요. 그 당시에 물론 일부 반창, 그러니까 비창이죠. 이회창 총재 체제가 아닌 일부 세력이 있기는 했지만 사실은 그때 대세론으로 거의 확정되다시피 했거든요. 지금의 문재인 전 대표 체제, 지금 더민주 지도부도 보면 그 당시와 상당히 유사하다”고 주장한다.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선에 출마하면 낙선할 것이란 것을 둘러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장이 문 전 대표가 ‘제2의 이회창’이 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하는 동안,
친문 일색, 문재인 대세론 등의 화면을 보여주는 중. 채널A <뉴스뱅크>(8/28) 화면 갈무리

 

 채널A <이용환의 쾌도난마>(8/29)에서 소종섭 전 시사저널 편집국장도 문재인 전 대표가 위험한 상황이라고 예측했다. 소 전 편집국장은 “‘문재인 대표, 이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문재인 대표로 정해졌구나’ 이런 얘기가 시중에 파다하단 말이에요. 그 얘기는 무엇을 의미하냐면 당의 역동성과 활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 겁니다, 한편으로 본다면. 무언가 우리가 드라마틱한 경쟁을 통해서 거기서 대선후보가 만들어지고 이래야 당이 어떤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이런데 이 문재인 이른바 대세론, 대세론이라는 부분이 벌써부터 나오기 시작했다라는거죠”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세론이 경선 화제성의 동력을 떨어뜨릴 것이란 이야기다. 물론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선 같은 이목이 집중되는 경선도 있다. 하지만 매번 드라마틱한 경선이 일어날 순 없다. 당장 지난 2012년 대선만 봐도 마찬가지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변 없이 예측대로 한나라당의 대선후보가 되었고,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치열한 경선이 흥행을 보장하는 것도, 무난한 경선이 실패하는 것도 아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 낼 수 없는 ‘흐름’의 문제임에도 이것이 큰 문제인 양 떠벌리고 있다. 무엇보다 문재인 필패론을 열심히 퍼뜨리는 종편의 속내에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많은 진보진영에서 가장 예민하게 동의하는 프레임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종편이 앞으로 얼마나 치열하게 ‘문재인 필패론’을 앞세워, 문재인을 문제로 몰아갈지 민언련은 꾸준히 감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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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종편 모니터 김유나 활동가 (02-392-0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