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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오늘의 신문보도]태영호 전 공사 국감 증인요청한 야당의원들 종북몰이 나선 동아․조선(2016.09.09)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태영호 전 북한공사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자고 한 것에 대해서 안보기밀이며 인권침해라고 한 목소리로 반대했다. 이들 사설을 9월 9일 민언련 오늘의 나쁜 신문보도로 선정했다.
“‘나는 여성을 혐오하지 않는데, 왜 나에게 그러느냐’는 지적에 대해” 한겨레 <황현산칼럼>은 말한다. “여전히 바뀌지 않은 남성중심 사회에서 우리가 어머니에게, 아내에게, 직장의 여성 동료에게, 길거리에서 만나는 여성에게, 심지어는 만나지도 못할 여자들에게 특별히 기대하는 ‘여자다움’이 사실상 모두 ‘여성혐오’에 해당한다.” 이 칼럼을 오늘의 좋은 신문보도로 선정했다.
모니터 대상 :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종이신문 지면에 한함)
모니터 기간 : 2016년 9월 9일
■ 민언련 오늘의 나쁜 신문 보도
· 동아일보 <사설/북 망명 외교관 국감에 불러내 안보기밀 유출할 셈인가>(9/9, https://goo.gl/wySCth)
· 조선일보 <사설/야는 태영호 전 공사에게 최소한의 연민이라도 있나>(9/9, https://goo.gl/a64lsG)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의원들이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해 동아일보와 조선일보가 한 목소리로 비난을 쏟아냈다. 주요 논리는 ‘민감한 정보 유출’을 막아야 하며, ‘증인의 신변 보호’ 측면에서도 불가하다는 것이다. 국정원의 조사와 발표를 기다리면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는 민변이 집단 탈출한 중국 식당 종업원들을 법정에 불러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자고 요구했을 당시와 다르지 않다.
△ 과거 탈북민에게 ‘배신자’라고 했던 야당 의원의 인식이 정말 예외적인 것이냐는 의문이 든다며
야당 의원들에 대한 종북몰이에 나선 조선일보
동아일보는 <사설/北망명 외교관 국감에 불러내 안보기밀 유출할 셈인가>에서 “마구잡이식 국감 증인 채택은 안보를 해칠 우려가 있다”, “국가안보와 관련된 민감한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아일보는 “당국이 보호 중인 탈북자를 반(半)공개석상으로 불러내다 북에 남아 있는 가족을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도 크다”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진보좌파 시민단체”가 “식당 종업원에 대해 ‘자발적 탈북’인지를 문제 삼”았는데, “야당이 이들을 불러내려는 이유도 북의 주장이 맞는지 캐묻겠다는 것”이라며 “야당이 진보단체의 나팔수 역할을 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최근 탈북 인사의 증인 요구는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야는 태영호 전 공사에게 최소한의 연민이라도 있나>에서 태 전 공사가 “북의 보복에 대한 불안감, 북에 남아 있는 친인척에 대한 걱정 등으로 심적 고통이 적지 않을 것”인데 “아무리 비공개라 하더라도 이런 처지의 사람을 국감 증인으로 불러낸다는 것은 한 가족의 인권과 안전을 도외시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우리처럼 대북 인식에서 여야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국회 정보위에 보고된 내용이 거의 전부 까발려지는 풍토를 감안하면 태 전 공사 증인 채택은 그의 안위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 모른다. 지금 북이 대남 보복을 공언하고 있기도 하다”라며 정보위 소속 야당 의원들이 정보를 북에 ‘까발리는’ 존재인양 묘사했다.
북한 류경식당 종업원들에 대한 언급도 등장한다. “야당 정보위원들은 지난 4월 탈북한 북한 류경식당 종업원 가운데 인솔자 역할을 했던 지배인도 국감 증인으로 요청”했다는데 이는 “자의로 탈북했는지 보자'며 그들을 우리 법정에 세우려 했던 민변의 행태”와 닮아있다는 것이다. 해당 사설은 “우리 야권은 사선(死線)을 넘어온 탈북민에 대한 연민이 없는 듯 느껴질 때가 있다. 과거 탈북민에게 ‘배신자’라고 했던 야당 의원의 인식이 정말 예외적인 것이냐는 의문이 드는 것”이라는 지적으로 마무리된다.
우선, 태 전 공사의 안위가 정말 걱정됐다면, 북한 고위급 당국자의 탈북에 대해 그간 모호한 대응을 해왔던 정부가 이번에는 매우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그의 탈북 사실을 공개했다는 사실부터 지적하고 비판해야 한다. 그러나 그런 지적을 하는 대신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태 전 공사의 탈북 사실 보도 당시, 그의 처가 혈통을 운운해가며 그야말로 신상을 터는 듯한 보도 태도를 보인 바 있다. 현 시점에서는 그의 ‘인권’과 신변보호를 주창하며 국감 증언을 ‘인권 침해’라 비난하는 것이 우스꽝스러운 것은 이 때문이다.
게다가 정말 안보가 중요하다면, 정부 대북강경책의 ‘성과’로 당장이라도 북한이 무너질 것이라 주장하는 것 보다는, 실제 “김정은 체제의 북한 동향”에 대해 직접 들어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아닌가? 민변과 야당 의원들을 싸잡아 종북주의자인양 묘사하며 북한에 정보를 넘길 가능성까지 점치는 것 역시 황당할 뿐이다. ‘당사자들의 신상’은 아무렇지도 않게 유출시키면서,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에는 왜 이토록 부정적으로 반응하는지. 그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부터 밝혀야 할 것이다.
■ 민언련 오늘의 비추 신문 보도들
· 조선일보 <누리예산 받고 딴지거는 진보 교육감>(9/9, 1면, 정경화 기자, https://goo.gl/yzbilo) 외 1건
누리과정 예산과 관련한 문제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공약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국고로 편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막상 누리과정 사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중앙정부는 지방에 교육 부담을 전가했다. 덕분에 지방 시도교육청 부채는 3조에서 14조 5천억까지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여전히 내년 누리과정 예산을 별도로 편성하지 않고 대신 지방에 내려보내는 교부금으로 누리과정 특별회계를 신설했다. 해당 사업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안에서 해결하되 부족한 돈은 지방정부와 교육청이 책임지라는 것이다.
이에 일부 교육청은 시도교육청에 배분될 1조9000억원의 성격은 시도교육청에 추가로 지원해주는 예산이 아니라 내년, 내후년에 시도교육청이 받아야할 보통교부금을 미리 당겨서 주는 것이며, 공무원 인건비 인상분까지 고려하면 실질적인 교부금은 전년 대비 1조7000억 원 이상 감소하는 만큼, 이는 결국 누리과정 예산을 지방에 전가하려는 꼼수일 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자 교육부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교육청에 대해서는 교부금을 감액할 것이라며 압박의 수위를 높여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일보는 “어린이집들은 운영난을 호소하고 있지만, 진보·좌파로 분류되는 이 교육감들”들이 고집을 부리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는 고스란히 해당 지역 어린이집과 학부모 등이 떠안고 있다”고 강조하거나 “정부가 누리 과정에 쓰라고 준 돈을 교육감이 왜 못 준다고 하는지 원망스럽습니다. 5개월째 월급날마다 죽을 맛입니다”라는 어린이집 원장의 발언을 인용하는 식이다. 그러나 앞서 설명했듯 일련의 상황에서 원칙을 어기고 논란의 불씨를 지핀 것은 정부다. 그럼에도 이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진보 교육감 탓’이라 지적하는 것은 사실관계와도 다를 뿐 아니라 악의적이기까지 하다.
· 조선일보 <기고/좌클릭만으로는 안 된다>(9/9, 34면, 변양호 보고펀드 고문·前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https://goo.gl/18P15T)
변양호 보고펀드 고문·前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이 조선일보 칼럼을 통해 경제가 어려운데도 “구조 개혁의 내용에 대해서는 논의가 부족하다”며 “능력 있는 사람들이 더 큰 역할”을 맡도록 원칙을 세워야 한다 주장했다. 이어 그는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고 사유재산권을 올바로 보호해 주면 경제는 발전한다”며 이와 동시에 “경쟁에서 뒤처지는 사람”을 위해서 사회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법개혁의 중요성 역시 강조된다.
여기까지는 상식적인 주장이다. 그런데 이 같은 주장은 곧이어 “사회안전망이 갖춰지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다는 이유로 만들어진 각종 경쟁 제한 조치를 폐지해야 한다. 영리의료법인도 허용되어야 하고 실효성이 없는 골목상권 보호대책도 폐지되어야 한다. 성과가 부진한 정규직을 좀 더 유연하게 해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이어진다. “이런 조치들로 일자리가 늘어나면 OECD 평균 수준으로 조세부담률을 높여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면 된다”는 것이다.
변 고문이 생각하는 사회안전망이 대체 무엇인지. 그리고 또 어느 수준의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의료공공성을 포기하고 사회적 약자들에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이런 정책들을 다 포기한 사회를 과연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이런 정책들을 펼쳐서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보장은 어디에 있는지 역시 불분명하다. 그때 늘어나는 일자리는 기존에 있던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생겨난 더 낮은 질의 일자리인 것은 아닌지 역시 알 수 없다. 영세 자영업자들을 대기업의 문어발식 점포 확장으로부터 지켜주지 않고, 그 다음에 이들을 위해 별도의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는 것이 정말 합리적인 판단일 수 있는 것일까?
이 혼란스러운 주장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좌클릭하는 정치인이 늘어나고 있다. 복지 지출은 아무리 늘려도 우리가 선망하는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선언으로 이어진다. 그는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으면 복지 재원을 만들 수 없”는데 “일자리는 공정한 경쟁을 더욱 촉진해 능력 있는 사람들이 창의와 열정을 마음껏 발휘하게 될 때 창출된다”고 강조하며 “좌클릭도 필요하지만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는 것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혀 다른 출발선을 지닌 이들에게 ‘공정’이라는 미명하에 불리한 조건을 감내하라고 말하고, 낙오되면 ‘사회안전망’으로 문제를 처리해주겠다고 말하는 것. 이것이 정말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필수 요건이란 말인가. 오히려 이것은 재벌과 기존 기득권 세력의 ‘재도약’을 위한 조건 아닌가?
■ 민언련 오늘의 좋은 신문 보도 : 없음
· 한겨레 <황현산 칼럼/‘여성혐오’라는 말의 번역론>(9/9, 26면, 황현산 고려대 명예교수, https://goo.gl/fFb4Dv)
여성혐오로 번역되고 있는 ‘미소지니’에 대해 문학평론가 황현상 명예교수가 입을 열었다. ‘나는 여성을 혐오하지 않는데, 왜 나에게 그러느냐’는 지적에 대해 황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여전히 바뀌지 않은 남성중심 사회에서 우리가 어머니에게, 아내에게, 직장의 여성 동료에게, 길거리에서 만나는 여성에게, 심지어는 만나지도 못할 여자들에게 특별히 기대하는 ‘여자다움’이 사실상 모두 ‘여성혐오’에 해당한다. 나는 한 사람의 번역가지만 ‘여성혐오’라는 번역어의 운명을 가늠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 고통의 시대에 더 많은 고통을 받는 사람들의 불행을 그 오해 속에 묻어버리려는 태도가 비겁하다는 것은 명백하게 말할 수 있다.”
■ 민언련 오늘의 ‘은폐가 의심되는 무보도’(9/9)
· 해커스어학원 쪼개기 계약 강요 폭로, 경향만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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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커스어학원 쪼개기 계약 강요 폭로에 대한 6개 신문 보도(9/9) ⓒ민주언론시민연합
8일 아르바이트노동조합은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해커스어학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명 어학원인 ‘해커스 어학원’이 아르바이트생에게 이른바 ‘쪼개기 계약’을 강요하는 등 근로기준법을 어기고 있다며 당국에 적극적인 관리·감독을 촉구했다. 이를 보도한 것은 경향신문 뿐이다. 한겨레는 해커스어학원을 명시하지 않고, ‘강남 유명 어학원’으로 표시해 보도했다.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는 알바노조의 지적 자체를 아예 보도하지 않았다.
· 이재명 성남시장 '청년수당' 헌재 공개변론, 조중동 미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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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성남시장 '청년수당' 헌재 공개변론에 대한 6개 신문 보도(9/9) ⓒ민주언론시민연합
8일 헌재는 대심판정에서 서울시와 성남시가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제12조 1항 9호’가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을 침해한다며 대통령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의 공개변론을 열었다. 이번 공개변론에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직접 참석해 “정부는 지자체가 독자적인 복지사업을 시행하는 것을 두고 법 위반으로 확대 해석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지면에 보도한 것은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다.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보도하지 않았다.
· 사라진 시간선택제 1만개 약속, 경향·한겨레만 보도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시간선택제 일자리 지원사업장 현황’ 자료를 근거로, 정부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지원금의 혜택이 대형 파견업체나 대기업 아웃소싱 업체에 대부분 돌아갈 뿐 당초 기대했던 대기업 양질의 일자리 만들기 효과는 미비했음을 지적했다. 이를 지면에 보도한 것은 경향신문과 한겨레 뿐이다.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는 보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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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진 시간 선택제 1만개 약속에 대한 6개 신문 보도(9/9)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