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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오늘의 방송보도]편파 수사와 ‘청와대 기획설’ 모조리 은폐한 KBS‧MBC‧MBN‧연합뉴스TV(2016.8.30)
등록 2016.08.3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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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언련 오늘(8/29)의 방송 무보도
․ 전환기 맞은 우병우 사태, 모든 의혹에 침묵한 KBS‧MBC‧MBN‧연합뉴스TV

아들의 병역 특혜 의혹 및 가족회사 정강의 횡령 및 배임 의혹으로 불거진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위 사태가 29일, 일대 전환을 맞았다.
‘강성 친박’으로 꼽히는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지난 26일, 청와대가 ‘부패 기득권 세력’이라고 지목한 유력 일간지의 주필이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억대의 호화외유 접대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어서 29일, 김 의원은 유력 일간지 주필이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라고 실명을 거론하며, 송 주필의 부인이 2009년 8월 대우조선해양 선박 명명식에 참석한 사진까지 공개했다. 이와 동시에 검찰은 우병우 수석과 이석수 특별감찰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전격적으로 진행했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사의를 표했고 송희영 주필은 주필 직에서 물러났다.


불과 사흘 새 벌어진 급박한 상황에 여러 의혹이 일고 있다. 김진태 의원은 폭로의 출처를 비밀에 부쳤는데 그가 공개한 정보들은 해외 전세기·요트 이용 내역, 런던 골프장 라운딩 자료와 사진, 비용 등 국가정보원이나 검찰 등 사정당국의 도움 없이는 얻기 어려운 세밀한 수준이다. 검찰은 이석수 감찰관의 감찰 누설 혐의를 조사하면서 누설 의혹을 보도한 MBC는 압수수색하지 않았다. MBC는 이 감찰관과 조선일보 기자의 대화 내용을 불법적으로 입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우 수석을 살리기 위해 청와대가 모든 상황을 기획한 것 아니냐는 ‘기획설’이 여권 내부에서도 나오는 배경이다.


청와대가 반격을 가하는 형식으로 사태가 급변했으나 일부 방송사들의 침묵은 여전하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감찰 누설 의혹이 MBC 보도로부터 나왔던 16일 당시에도 ‘감찰 방해 공작 의혹’을 언급한 것은 JTBC와 TV조선뿐이었다. 권력 핵심부의 ‘공작정치’ 의혹에 대한 타사의 침묵은 언론의 기본적 책무를 져버린 행태라 할 수 있다.
29일에도 이런 상황이 똑같이 반복됐다. KBS, MBC, MBN 연합뉴스TV는 우병우, 이석수에 대한 검찰수사 관련 의혹이나, 김진태 의원의 송희영 주필 관련 폭로가 청와대로부터 기획되었다는 의혹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사실상 편파 수사, 눈감은 지상파3사와 MBN‧연합뉴스TV
29일 시작된 검찰의 동시 압수수색에는 사실상 편파 수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우병우 수석은 봐주고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감찰 누설 혐의 입증에만 주력한다는 것이다.


JTBC는 <우 수석 사무실 압수수색 ‘제외’>(11번째, 김준 기자, https://bit.ly/2bW8Lt4)에서 “그동안 검찰이 일반적인 범죄 혐의를 수사할 때에는 피의자들의 자택이나 사무실을 압수수색을 하는 경우가 많았던 점을 고려할 때 우 수석에 대해서 다소 제한적으로 수사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언급하는 등 우 수석 수사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짚었다.


채널A도 <우병우 가족 회사 금고 ‘텅텅’>(6번째, 이동재 기자, https://bit.ly/2bNDO9U)을 통해 “열쇠 수리업자를 불러 사무실에 있는 금고 두 개와 책상 서랍을 뒤졌지만 모두 텅 비어 있었던 것”과 같은 상황을 들어 “압수수색 사실을 미리 알고 대비라도 한 듯 자료는 거의 남아있지 않았던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검찰은 우 수석 가족회사의 횡령 및 배임을 수사하기 위해 정강과 삼도회계법인을 압수수색했지만 정작 우 수석의 자택과 청와대 사무실은 압수수색 대상에서 제외했다. 검찰이 정치인의 횡령 혐의를 수사하면서 자택을 빼놓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심지어 검찰이 압수수색한 정강에서는 종이가방 한 개 분량의 문서만 나왔으며 금고 2개는 아예 비어 있었다. 검찰이 주요 자료가 있을 리 없는 페이퍼컴퍼니만 수색하면서 보여주기식 압수수색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반면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감찰 유출 의혹 수사에는 검찰의 태도가 다르다. 감찰 내용을 유출했다면 통화내역과 SNS 서버 내역의 대화 내용만 입수해도 충분한데 검찰이 무리하게 특별감찰관 사무실까지 압수수색했다는 지적이 있다. TV조선은 <MBC는 왜 압수수색에서 빠졌나>(5번째, 장용욱 기자, https://bit.ly/2bEGvsC)에서 “SNS가 적절한 절차에 의해 수집된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는 MBC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런 의혹들이 화수분처럼 터져 나왔지만, 지상파 3사와 MBN, 연합뉴스TV는 검찰 수사에 대한 문제제기에 입을 다물었다. 5개 방송사는 검찰의 압수수색과 이석수 감찰관의 사의 표명을 건조하게 전달하기만 했다. 검찰과 청와대가 합심하여 우병우 수석의 비위를 덮으려 한다는 의혹을, 주요 방송사들이 눈감아주는 이중적 은폐라 할 만 하다.

 

당정의 ‘공작 정치’ 의심 받는 김진태 의원 폭로에도 침묵한 공영방송
KBS, MBC, MBN, 연합뉴스TV가 눈감아 준 또 하나의 의혹은 김진태 의원에게 제기되는 ‘폭로 기획설’이다. 결국 KBS, MBC, MBN, 연합뉴스TV는 우병우 수석 비위 사태 관련 모든 의혹에 침묵한 것이다.


김 의원은 청와대가 21일 조선일보를 ‘부패 기득권 세력’으로 지목한지 닷새 만에 유력 언론인이 대우조선해양이 제공한 전세기를 이용했다고 밝혔다. 당시 출처는 산업은행이라고 했다. 다시 3일이 지나자 김 의원은 해당 유력 언론인이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라며 실명을 폭로했다. 2011년 9월 5일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호화요트에 탄 내역과 비용, 2011년 9월 9일 런던 한 골프장에서 한 라운딩 내역, 송희영 주필이 이용한 항공권 내역과 비용, 호텔 비용과 관광 경비 등 세세한 호화 접대 내역까지 공개했다. 이번엔 출처 공개를 거부하면서 “1차 기자회견 이후로 제보가 많이 들어왔다”고만 했다. 제보들을 검증하기도 부족한 시간인 3일 만에 추가 폭로가 이뤄졌다는 점, 제보자가 사정기관에서나 볼 수 있는 고급정보를 굳이 ‘강성 친박’인 김진태 의원에게만 제보를 몰아 줬다는 점 등 납득하기 어려운 의혹들이 있다. 이 때문에 국정원과 검찰 등에서 나온 자료를 청와대가 김진태 의원을 통해 폭로했다는 ‘기획설’도 제기됐다.


KBS, MBC, MBN, 연합뉴스TV와 TV조선이 이러한 ‘기획설’에 침묵했다. 이들은 김진태 의원의 폭로 내용을 받아쓰기만 했다. KBS는 <“호화 외유 언론인 조선일보 주필”>(3번째, 박민철 기자, https://bit.ly/2bWj6Fl)라는 보도에서 제목 자체를 김진태 의원의 폭로 내용으로 달았다. 리포트에서는 9개 방송사 중 유일하게 “김 의원은 우병우 민정수석 사건을 물타기 하려는 폭로란 지적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라며 ‘물타기 의혹’을 일축한 입장까지 받아 적었다. 이날 KBS처럼 김진태 의원 폭로 보도에서 제목을 폭로 내용으로 채운 보도는 MBN <“아내까지 연루”>(5번째, 최은미 기자, https://bit.ly/2c4puYj)뿐이다. 당사자에 해당하는 TV조선은 사실상 자사 문제라 침묵했다고 치더라도, 우병우 수석에 대한 편파 수사와 청와대의 ‘폭로 기획설’ 의혹을 모두 언급하지 않은 KBS, MBC, MBN, 연합뉴스TV의 태도는 부적절하다. 이미 타 매체는 모두 보도했고 온 국민이 인지하고 있는 의혹을 이들 방송사만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인데, 청와대를 두둔하려는 의도는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반면 JTBC는 ‘청와대 기획설’에만 5건을 할애하면서 적극적으로 의혹을 파고들었다. 특히 <김진태 ‘2차폭로’가 노린 것>(2부 3번째, 임종주 기자, https://bit.ly/2bS8d6i)는 김진태 의원의 폭로에 대해 “검찰 수사가 점차 송희영 주필을 향하고 있다는 점을 종합해 보면, 1차와 2차 나눠서 폭로한 점에 뭔가 전략적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 이렇게 볼 여지”가 있다면서 “법사위원인 김 의원이 산업은행의 자료를 받았다는 것도 의문” “열흘쯤 전인 8월 18일 친박계 이장우 의원이 처음으로 국기문란을 거론하고, 이튿날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특정 언론과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동시에 겨냥합니다. 그리고 이틀 뒤 부패 기득권 세력이라는 표현이 청와대에서 나옵니다. 과연 김진태 의원의 단독 플레이라고 보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다는 것” 등 당정의 ‘폭로 기획’ 정황을 구체적으로 짚었다. SBS, 채널A, YTN도 “청와대와 강성 친박계의 교감이 있던 게 아니냐는 얘기” “청와대의 '일부 언론 등 부패 기득권 세력의 정권 흔들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강성 친박계인 김 의원이 나선 것 아니냐는 주장”을 언급했다.

 

■ 민언련 오늘(8/29)의 좋은 방송 보도
‧ SBS <‘치욕의 날 잊지 말자’ 위안부 기억의 터>(23번째, 박수진 기자,
https://bit.ly/2bxvg6o), <120년 전 아픈 역사…‘왕의 길’로 복원>(24번째, https://bit.ly/2cnDukJ), JTBC <위안부 아픔 새긴 ‘기억의 터’>(20번째, 정원석 기자, https://bit.ly/2bxxlza)
8월 29일은 경술국치일이다. 106년 전인 1910년 8월 22일, 대한제국 내각 총리대신 신분이었던 이완용이 한일 강제병합조약에 서명을 했고 일주일 뒤인 29일, 순종황제 명의로 공식 조서가 내려졌다. 우리 역사상 가장 부끄럽고 참담한 날이라 할 수 있다. 뼈아픈 역사적 교훈을 되새겨야 할 날이지만, 경술국치일은 무관심 속에서 잊혀져가는 실정이다. 방송사들도 관련 보도를 내지 않는 가운데, SBS와 JTBC가 그나마 제 역할을 했다.

 

 

 

SBS는 이날 역사와 관련된 보도를 유일하게 2건을 했다. SBS <‘치욕의 날 잊지 말자’ 위안부 기억의 터>는 “106년 전 오늘(29일)은 일본이 우리의 국권을 침탈한 경술국치일입니다. 치욕스러운 역사지만, 잊지 말고 제대로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위안부의 역사를 추모하는 공간이 만들어졌습니다”라며 경술국치일임을 알리고 위안부 추모 공간 조성 소식을 전했다. “1910년 매국노 이완용과 일본통감 데라우치가 한일병합조약을 체결한 조선통감관저 터”에 “일제 치하의 아픈 상처 중 하나인 위안부 피해의 역사를 알리는 '위안부 기억의 터'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제막식에 참석해 “자기네들이 한 짓이라고 (인정)하고 사죄하고 할머니들 명예회복 시켜주고 나서 그다음에 배상을 하라는 거예요”라고 일본 정부를 비판한 김복동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발언 장면도 보여줬다. JTBC 역시 <위안부 아픔 새긴 ‘기억의 터’>에서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SBS는 여기에 1건을 더해 “올해는 또, 구한말 고종이 일본의 감시를 피해 러시아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긴 아관파천 120년 되는 해”라는 사실도 알렸다. SBS <120년 전 아픈 역사…‘왕의 길’로 복원>은 고종황제의 아관파천 당시 이동했던 경로가 “'왕의 길', '고종의 길'이라는 이름으로 복원”된다고 전했다. “수치, 수모가 됐던 역사도 실제 그 진실이 뭔가를 밝혀내야 합니다”며 부끄러운 역사의 복원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설명한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의 인터뷰도 덧붙였다.

 

KBS, MBC, 채널A, MBN, YTN, 연합뉴스TV는 국치일 관련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다. 다만 TV조선이 <잊히는 국치일…조기 게양 확산>(7번째, 윤동빈 기자, https://bit.ly/2caJgoj)에서 서울시내 관공서와 산하단체, 경기도 등 다른 지자체 등이 태극기를 조기로 게양한 점에 주목하면서 “경술국치를 잊지 않고 의미를 되새기려면 조기 게양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역사 교육 강화 등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전했다.
최근 보수진영에서 8월 15일 광복절을 1945년 독립이 아닌, 1948년 정부수립을 기리는 ‘건국절’로 바꾸자는 허황된 주장이 나오는 등, 근대사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보도의 가치는 더 클 수밖에 없다. 일제에 국권을 빼앗기면서 국민 모두의 고통이 시작된 국치일을 기억한다면, 민중의 자유와 국가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투사들의 영령도 되새겨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국치일 자체가 독립운동의 역사를 지우려는 ‘건국절’ 주장에 대한 역사적 반박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술국치일을 맞아 그 의미를 되새기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까지 되짚은 SBS와 JTBC의 보도는 언론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보도였다. SBS와 JTBC의 보도가 역사적 의미를 더 깊이 있게 확장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타사의 침묵과 비교한다면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 모니터 대상 : 9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YTN <뉴스나이트>(1,2부), 연합뉴스TV <뉴스20>) *YTN은 홈페이지 사정상 관련 보도 URL 링크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사)민주언론시민연합(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