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더민주 초선의원 중국방문 등 사드 관련 종편 시사토크쇼 모니터 (2016.8.17)“전략 전술도 구분 못 하면서 영웅 심리에 벌써부터 나대”
- 더민주 초선의원들의 중국방문을 공명심으로 폄훼한 종편 -
우리나라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반발하는 중국을 지난 8일부터 2박 3일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의원 6명에 대해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초선의 공명심’ 운운하며 정치 공세를 하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8월 5일부터 10일까지 TV조선, 채널A, MBN의 시사토크쇼 프로그램 16개의 더민주 방중 관련 방송을 모니터했다. 그 결과 채널A는 총 28회 차 방송 중 더민주 의원 방중(訪中) 관련 아이템을 24회 다뤄 방송회당 방중 아이템을 방영한 비율이 85.7%에 달했다. 같은 기간 TV조선은 방송 회당 75%, MBN은 19%가 더민주 방중 관련 내용이었다.
종편들은 방중 의원 6명이 모두 초선이란 사실에 집중해 ‘구상유취’, ‘영웅 심리’ 등 자극적 표현을 썼다. 이는 더민주 초선의원들의 중국방문의 정당성 및 실효성을 깎아내리는 깎아내리기 전형적인 표현이었다. 종편 시사토크쇼는 ‘사드 반대=중국 동조’란 이분법적 잣대를 들이대 의원들을 사대주의자로 규정했고, 외교·안보 문제에 이견은 없다는 ‘일체론’을 통해선 남남갈등을 일으키는 국익침해자로 분류했다.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정부여당이 아무런 대응책도 마련하지 않아 양국 관계가 급속히 얼어붙은 가운데, 사실상 유일 대화 채널이었던 의원 외교마저 비난과 평가절하로 일관하면서 관계 회복을 위한 생산적 논의는 실종됐다. 한편, 종편은 지난 5일 사드배치 반대 성주 촛불집회에 참석한 방송인 김제동에겐 ‘선동꾼’ 딱지를 붙였다.
첫째, “당선 3개월 밖에 안됐는데, 벌써부터…” 초선의원 자격 시비
종편은 더민주 초선의원들의 방중 결정을 공명심에 기반을 둔 성급한 행위로 단정했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외교안보 문제를 경력이 일천한 신참들이 국익에 대한 고려보다 자신을 알리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TV조선 <뉴스를 쏘다>(8/9)에 출연한 조순형 전 국회의원은 “이분들이 초선입니다. 또 초선 얘기 미안한데 당선된 지 4개월밖에 안 되지 않습니까(중략) 그런 거창한 사드 문제를 가지고 나설 때가 아니란 말이에요”라며 훈계조로 말했다.
채널A <쾌도난마>(8/5)에서 최양오 삼평삼민연구소 이사장 역시 “지금 초선 국회의원 되신 뒤 배지 두 번 달았지만 우린 국민으로 60년, 50년 산 사람들이에요. 두 달 된 거로 어떤 특권을 누리셔 갖고 우릴 대표해서 뭘 말하시려고 하는데, 국익이 뭔지 뭐가 중요한 건지 진짜 '뭣이 중한디?' 그걸 한 번 더 생각하시고 가야 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은 MBN <뉴스와이드>(08/08)에서 중국 전문가의 말을 전하며 “영웅심리에 의해서 (중국)가는 거 아니냐”는 해석도 내놨다.
△<그림1> TV조선 <뉴스를 쏘다>(8/9) 화면 갈무리
- 김영호 의원에게 “공부 좀 더 하고 하십시오. 아직 그렇게 나댈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비난의 화살은 더민주 사드대책위 간사이자 방문을 주도한 김영호 의원에게 모아졌다. 채널A <김승련의 뉴스 TOP10>(8/5)에 패널로 나온 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편집위원은 독설을 내놨다. 그는 “김 의원 보면서 제가 느끼는 점은 미안한 말이지만 ‘구상유취’입니다. 전략과 전술 뭐 구별도 못 하고 외교하고 국방을 뒤죽박죽 이야기하는데 중국어 좀 한다고 그래서 대 중국 전략가가 되는 거 아니거든요? 그리고 공부 좀 더 하고 하십시오. 아직 그렇게 나댈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내뱉었다.
△<그림2> 채널A <김승련의 뉴스 TOP10>(8/5)
- 손혜원 의원에게 “신중하지 못하게 깊이 생각해 보고 행동 안 하고 그런 말 뱉어놓고…”
최근 각종 현안에 대해 강하게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손혜원 의원에 대한 비난 역시 감정적 언사로 가득 찼다. 채널A <뉴스특급>(8/5)에서 고영신 한양대 특임교수는 손 의원이 이번 방중 논란에 대해 ‘우리가 중국에 나라라도 팔러 가는 것이냐’고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 글을 두고 “저분은 연세는 꽤 되신 것 같은데 왜 저렇게 저분이 홍보 전문가가 사드 전문가가 됐는지는 모르겠어요.(중략) 국회의원 되면 뭐든지 다 할 수 있고 뭐 내가 한마디 하니까 언론에서 팍팍 써주고 뭐랄까 스포트라이트를 받다 보면 뭔가 붕 뜬 기분이 있고 그러다 중진의원 되면 착 가라앉으면서 경륜이 생기는 건데 너무 앞서나가시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림3>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8/5) 화면 갈무리
같은 날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8/5)에 출연한 조해진 새누리당 전 의원은 “초선의원이고 국회의원 된 지 2달밖에 안 됐는데 그런 식으로 독선적으로 말 하는 거. (중략) 초선 의원들이 벌써 이렇게 하니까, 그만큼 국회가 가벼워 보이고. 더구나 지금 국가적으로 국익이 엄중한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신중하지 못하게 깊이 생각해 보고 행동 안 하고 그런 말 뱉어놓고 또 ‘중국에 간다’ 그러고. 그런 것들이 참 염려스럽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진행자 박종진이 “재선의원 선배가 하는 충언입니다. 조언이니까요. 좀 잘 들으시는 게 좋겠습니다”라며 말을 보탰다.
그러나 이와 같은 더민주 초선의원들에 대한 이 같은 일방적인 매도는 온당한 것일까? 우선 사드 배치 결정으로 중국 정부가 강한 반발과 함께 저강도 보복조치에 이미 들어간 점을 고려하면 더 늦기 전 중국 측과 최소한의 대화 통로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방중은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더구나 물밑으로 중국 등 주변국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해야 할 정부여당이 군사 주권론을 앞세우며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는 만큼, 외교사절의 역할을 자청한 것이기도 하다. 이를 외면한 채 초선의원의 ‘과욕’이나 ‘무지’ 등으로 폄훼하는 것은 다분히 악의적 시각이다.
더욱이 초선의원들의 야성과 재기발랄함을 ‘당선된 지 100일밖에 안 된’ 등의 표현을 써 가며 ‘미숙함’으로 치환해버리는 태도는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이기도 하다. 초선보다 재선, 재선보다 다선의원이 더 풍부한 의정 경험을 가졌을지 모르나, 사드 배치 결정처럼 개별 사안에 대한 각자의 생각은 경중과 우위를 따질 성격이 아니기 때문이다.
- “결국 중국에 놀아날 것” 불안감 조성
초선 의원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대국외교를 펼치는 중국의 노련함과 대비돼 방중 결과가 어두울 것이란 전망으로 이어진다. 대표적인 게 ‘남남(南南)갈등’이다.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8/9)에서 패널로 나온 전원책 변호사는 “초선의원들이 여섯 분이 가서 중국 오피니언리더들에게 무슨 말을 하면 그게 거꾸로 이용당하기 쉽지 그게 무슨 사드 문제에 대해서 중국의 여론을 트는 힘이 있겠어요?”라며 회의적 반응을 내놨다.
△ <그림4> 채널A <쾌도난마>(8/5) 화면 갈무리
채널A <쾌도난마>(8/5)에서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장 역시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중국이 그렇지 않아도 한국에서의 갈등을 유발하고 여러 가지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 거기에 편승해서 자칫 잘못하다가 중국에 놀아나는 거 아니냐, 우려를 다 가지고 있단 말이죠”라고 말했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8/8)에 출연한 서정욱 변호사도 “중국의 전통적 외교정책이 '이이제이'거든요. 오랑캐는 오랑캐로 제압하는 거고, 이게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게 적진 분열을 야기 시키면 이게 승리의 가장 지름길이거든요. 따라서 중국이 그런 전술을 펴고 있지 않나. 우리의 분열을 유도하는. 이렇게 보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애초 더민주 의원들의 방중 일정은 학술 좌담회 참석이었다. 때문에 현지 학자들과의 논의 및 합의 수준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눈에 띄는 결과 역시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가운데 오히려 청와대가 중국 관영언론의 사드 배치 논평에 맞대응하고 종편이 논리를 받아쓰면서 좌담회를 양국 외교 현안이 부딪치는 장으로 키운 것이다. 따라서 남남갈등을 해소하고 양국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선 앞으로 우리 정부의 태도 변화와 치밀한 외교전략 수립이 중요하다.
- 함익병 씨의 황당 발언까지
황당 발언도 이어졌다. TV조선 <이봉규의 정치옥타곤>(8/7)에 출연한 패널 함익병은 더민주 의원들의 방중을 1894년 갑오농민혁명에 빗댔다. 당시 혁명이 농민들의 선의로 시작됐으나 주변국 군대가 국내 주둔해 조선이 망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처럼, 이번 방중 역시 의도하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서양 속담 중에 이런 게 있습니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 물론 이분들(더민주 의원 6명)이 선의로 가는 거라고 믿습니다. 나라 팔아먹으러 가는 길이 아니고 중국에 우리 입장을 설명하고 그러리라고 생각을 해요. 근데 우리가 역사를 한 번 반추해보자고요. 동학농민혁명군이 일어났을 때 무능한 그 조선왕조에서 뭘 했냐 그러면 청군을 불러들여요. 청군을 불러들이는 순간 톈진조약에 의해 갖고 일본군도 바로 다음 날 들어옵니다. 그때부터 일본군은 안 나갑니다. 그때부터 시작해서 청일전쟁, 러일전쟁하는 사이에 우리는 한 20년에 걸쳐서 힘없이 일본에 국권을 뺏기는 시발점이 됩니다.(중략) 좋은 의도로 가고 중국 가는 건 좋지만, 과연 한국의 사드 배치라는 우리 국방에 어떤 영향을 줄 건지에 대해 생각을 해 봐야 된다는 거죠”라고 말했다. 억지 비유를 하느라 역사적 사실관계가 왜곡된 것이다.
둘째, “중국 대변인이냐,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냐” 흑백논리
종편은 이번 방문을 통해 한중 간 대화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겠다는 의원들의 선의마저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채널A <뉴스특급>(8/8)에서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은 “중국 측의 의견을 들으러 가면, 또 환구시보에 소병훈 의원이, 본인은 아니라고 그러는데 소병훈 의원의 언급도 나왔어요. ‘사드 배치는 타당하지 않다. 중국의 반대 여론을 확인하고 한국에 전달할 것이다’ 이거 한국 국회의원입니까, 중국 국회의원입니까”라고 언급했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8/5)에 출연한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도 “너무 한심한 건 뭐냐면 한 의원 같은 경우는 ‘우리가 가서 중국의 입장을 듣고 와서 설명을 하겠다’ 이야길 했어요. 이건 무슨 중국의 대변인인지,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인지 헷갈릴 정도”라며 소 의원의 발언을 비난했다. ‘사드 반대=중국 동조’의 공식이 비판 없이 그대로 적용된 것이다.
- “외교 안보는 한 가지 색깔” 일체론
이분법적 태도는 ‘외교안보 일체론’으로도 확장됐다. 채널A <김승련의 뉴스TOP10>(8/5)에 출연한 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편집위원은 “야당의원들이요. 외교에 있어서는 한 색깔이 나와야 합니다. 중국을 제가 아는 사람을 통해서 자료를 모으고 있는데 처음에 남중국해 문제에서 재판에 졌기 때문에 굉장히 난리가 났었어요. 사드의 ‘사’ 자도 안 나왔는데 대한민국에서 자꾸 사드 갖고 시끄러우니까 쟤네들이 남중국에서 패배한 걸 이쪽으로 돌리고 있고요. 여기서 뭘 소재 거리로 할까 하다가 성주에서도 보도가 되고 야당의원들이 나오니까 그걸 가지고 무역 제재는 안 되니까 한류제재를 하고 뭐하고, 우리가 자꾸 건수를 던져주고 있는 상황인 겁니다. 그래서 지금 저렇게 국회의원들이 가시면 또 그걸 가지고 확대 재생산을 합니다. 지금 중국은 사드 문제에 대해서 안 다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전술적인 문제가 없었는데 지금 다 (우리가) 만들어주고 있는 상황인 거거든요”라고 강조했다.
‘외교안보 일체론’을 거부할 수 없도록 미군 철수 같은 안보 위기감 조성 작업도 이어졌다. 채널A <쾌도난마>(8/6) 박성원 앵커가 ‘한국의 사드 철수 시 한미동맹에 미칠 여파’를 묻자 패널로 나온 김기호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조교수는 “북한 핵미사일이 점점 고도화되기 때문에, 우리가 우리 돈으로 구입해서 그것도 1개 포대가 아니고 2개 포대가 돼야 우리나라 전체를 막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그게 아니고 주한미군이 자기 거를 갖다가 주한미군을 방어하면서 우리나라 방어를 같이 겸해서 해주겠다는데 ‘(야당 국회의원들이)중국까지 가서 난리 친다’ 그러고 ‘미국 백악관에 청원운동 한다’ 그러니까, 미국이 볼 때는 ‘야. 이거 한국이 방어할만한 가치가 있는 나라인가’ 사드 문제가 잘못되면 우리 인천상륙작전 영화도 봤지만 ‘제2의 애치슨라인’으로 되는 게 아닌가”라며 안보불안을 환기시켰다. 자주국방 차원에서 사드 배치를 부르짖는 보수정권과 이를 받아쓰는 종편들이 미군 철수에 대비한 자주국방력 증강 문제에는 눈 감는 모습이다.
- 중국 비판 보도와 군사주권론, 핵개발론
중국에 대한 공격적 보도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TV조선 <최희준의 왜?>(8/5)에서 진행자 최희준은 “인민일보가 ‘만약 충돌이 일어난다면 한국을 가장 먼저 공격할 것이다’ 이거는 조금 확대 해석하면 선전포고나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에다가 ‘인근 국가와의 우호 관계만이 한국이 안전을 보장받는 최선의 방법이다’ 이거 ‘우리가 중국하고 잘 지내는 게 제일 안전하다’ 이 얘기 아닙니까? 이거는 옛날같이 조공국으로 돌아가라는 얘기냐. 이걸 조금만 확대 해석하면 그 뜻이라고밖에 받아들일 수가 없는, 굉장히 충격적인 말들이 지금 중국에서 계속 나오고 있는데, 물론 정부 말은 아니지만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지금 이렇게 얘기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지금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은 대한민국은 동등한 주권국가가 아니니까, 예전처럼 다시 중국의 조공국이 되라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 쭉 전개되는 과정이, 그렇기 때문에 아까 말씀드린 대로 이 사드 배치가 이제는 국가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가 됐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라며 문제를 애국심에 호소하기에까지 이르렀다.
나아가 여상원 변호사는 채널A <김승련의 뉴스TOP10>(8/5)에서 “우리나라 안보는 우리가 하는 거지, 중국이 우리나라를 보호해주는 게 아니거든요. 근데 우리 안보에 관한 문제를 왜 계속 중국의 입장에서 결정해야 됩니까? 외교적이란 말이 바로 그 말이거든요. 중국 비위에 거슬리지 않게 하는 것이 이게 뭐 전략적이라는 건데 중국은 있죠. 우리가 사드를 배치하면 자기들도 거기에 맞춰서 전략, 전술을 바꾸면 되는 거지 우리가 중국에 밀려가지고 어떤 선택을 하게 되면요. 앞으로 우리나라 다른 무기를 배치할 때도 중국이 기분 나빠하면 못하게 되는 겁니까?”라며 군사주권론을 강변하기도 했다. 심지어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8/9)의 앵커 박종진은 “우리도 마지막 카드는 있네요. 국회에서 ‘핵개발 하자’고 결의하는 게 굉장한 마지막 카드네요”라며 일부 보수층의 주장을 읊었다. 모두 주변국 역학관계와 우리의 외교 현실을 외면한 감정적 대응에 불과하다.
셋째, ‘친노·문재인 VS 김종인’ 더민주 가르기
더민주 초선의원들을 겨냥한 칼끝은 당내 문재인 전 대표와 김종인 대표를 갈라놓는 데 쓰였다. 핵심 안보이슈에서 야권 유력 대선주자와 그 세력의 무능을 강조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림5> TV조선 <이것이 정치다>(8/8) 화면 갈무리
TV조선 <이것이 정치다>(8/8)에 출연한 현경병 성균관대 초빙교수는 “더민주가 김종인 대표 체제 하에서 안보문제에 관해 국민에게 상당히 다가가는, 그리고 신뢰감을 주기도 한다고까지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8월 2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본격적인 차기 지도부 문제가 나오니까 이분들이 전부 선명성 경쟁을 하는데, 그 선명성 경쟁의 저변이 뭐냐 하면 거의 다 친문계의 마음에 들기 위한 접근에 치중한다고 봐야 됩니다. 그런데 더민주 정당이 누구의 정당입니까. 문재인 전 대표가 압도적인 위상을 갖고 있고 친문계가 거의 절반 정도가 아니가 한 60% 이상의 계보를 확보하고 있거든요. 사드 배치가 발표되자마자 문재인 전 대표가 사드 배치에 대해서 반대를 해버렸기 때문에 그 후에 큰 물결을 만들어서 가고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8/5)에 나온 고영신 한양대 특임교수는 “앞장서는 손혜원 의원이나 이런 분들 보면 사실은 문재인 전 대표가 사드에 대해서 반대를 하는 명시적인 입장 표명은 안 했지만, 실질적으로 반대를 하고 있기 때문에 친노 의원들이 문재인 대표 그런 입장에 따라서 좀 반대에 앞장서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여상원 변호사도 5일 뒤 같은 프로그램에서 “저는 이 여섯 분의 방중으로 더민주의 내년 대선을 생각한다면 조금 손해를 본 게 아닌가. 왜냐하면 김종인 대표가 들어오면서 사실 더민주당 색깔을 변모시킨 건 부인할 수 없잖습니까. 그런데 여섯 분이 갑자기 심각한 고려도 없이 방문함으로써 ‘더불어 민주당이 내년에 집권할 경우에 믿을 수 있는 정당인가’, 옛날에 노무현 대통령 때 전혀 생각지 못한 많은 언행을 해가지고 국민들을 불안하게 했잖습니까. ‘이 또 똑같은 행동을 벌일 게 아닌가’”라며 일방적 전망을 이어갔다.
넷째, ‘외부세력’ 프레임 깬 김제동에게 ‘세 치 혀’, ‘선동꾼’ 비난
지난 5일 성주 사드반대 촛불집회에 참석한 방송인 김제동은 정부의 ‘외부세력’ 프레임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를 두고 종편은 김제동을 ‘선동꾼’으로 일제히 보도했다. 당시 발언 가운데 ‘주민등록이 성주로 되어 있지 않은 대통령과 국무총리도 외부세력’이라는 표현이 재반박의 근거로 활용했다. 채널A <김승련의 뉴스TOP10>(8/8)에서 심규선 동아일보 대기자는 “(김제동을) 보는 첫 번째 느낌은 뭐냐면 세 치 혀로 사람들을 선동한다는 표현을 들 수가 있는데 저런 논리라면 김제동 씨는 외부세력 아닙니까? 주민등록증이 분명히 성주로 되어있지 않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림6> 채널A <김승련의 뉴스 TOP10>(8/08) 화면 갈무리
이날 같은 채널의 <직언직설>(8/8)에 출연한 신지호 연세대 객원교수 역시 “외부세력 발언도요. 이게 우리가 보통 외부세력이 개입되었을 때, 대한민국의 주민등록 기준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그야말로 전문 ‘꾼’들 있지 않습니까. 전문 시위꾼들. 이 사람들은 무조건 대한민국의 국법질서를 흐트러뜨리고 그래서 초기에 성주에서 집회 시위 과정에서 소고기 광우병 때부터 늘상 집회 시위 때마다 등장하는 전문 꾼들 있지 않습니까. 그런 단체 소속 간부들. 그런 사람들이 성주에 가서도 또 성주 군민들을 선동하려고 하기 때문에 그 사람들을 지칭하면서 나온 표현이 그게 외부세력이라고 한 건데, 저런 식으로 주민등록 기준으로 이렇게 하는 건 말꼬투리 잡고 뭐 하는 거 같아서 씁쓸하네요”라고 언급했다.
김제동은 정부가 외부세력 프레임을 만들 목적으로 ‘통진당’, ‘종북세력’, ‘전문시위꾼’ 등을 무리하게 거론하는 행위를 비판하기 위해 주민등록에 따른 외부세력 구분법을 꺼내 들었다. 주민 의견 수렴 등 최소한의 절차도 지키지 않은 정책에 대한 반성과 사과 없이 사정기관을 무차별 동원하는 정부와 대통령을 조롱하고 ‘사드 문제에 외부세력은 없다’고 주장하기 위해 반어법을 쓴 것이다. 그러나 종편은 이를 두고 ‘말장난’, ‘견강부회’ 등 꼬리표를 붙이며 김제동 깎아내리기에 애를 썼다. <끝>
(사)민주언론시민연합(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