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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오늘의 방송보도]모든 갈등은 중국 때문? 사드 배치 비호하려는 KBS의 어깃장(2016.8.5)
등록 2016.08.05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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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언련 오늘의 나쁜 방송 보도(8/4)


·나쁜보도 1 l 모든 갈등은 중국 때문? 사드 배치 비호하려는 KBS의 어깃장
·나쁜보도 1 l KBS <이슈&뉴스/중 ‘군사 굴기’ 선포…주변국과 ‘마찰’>(5번째, 남승우‧김기흥‧조빛나 기자

·나쁜보도 1 l KBS <‘사드 반대’ 중 매체 기고…여 고강도 비판>(6번째, 황진우 기자)
 

우려했던 중국의 사드 반발 조치가 현실화되고 있다. 중국 관영언론은 연일 강도 높게 한국 정부를 비판하고 있고 2일 상용비자 발급 요건 강화에 이어 ‘한류금지령’ 조치까지 확인됐다. 이렇게 민간영역에서의 ‘저강도 보복’이 나타나면서 경제적, 외교적 보복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3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규탄 성명도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채택되지 못했다. 국제적 대북 공조를 장담했던 정부의 ‘안보 외교’에는 구멍이 뚫렸고 북핵 저지를 위해 도입했다는 사드가 오히려 ‘대남 제재’를 불러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급박한 상황에 방송사들도 4일, 일제히 중국의 대응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중국의 한국 비판, 대중국 사드 반대 외교에 나선 야권,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KBS는 중국의 사드 반발 조치에 대해 단 1건의 보도도 내지 않았다. KBS는 사드 배치 결정 직후 제기된 중국의 보복 가능성과 동북아 긴장 고조에 대해 철저한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한국 정부의 외교적 패착을 은폐하고 있는 것이다. 7월 25일에는 오히려 중국과의 ‘협력 관계’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황당한 보도(KBS <앵커&리포트/중 ‘사드 유감’ 불구 한중 대북제재 확고>(조빛나 기자)를 내놓기도 했다.


반면 KBS는 중국과 야권에 대한 비판은 빼놓지 않았다. 사드 반대 목소리를 ‘중국 편’ ‘비(非)애국’ ‘중국 편’으로 매도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런 태도는 MBC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지만 MBC는 4일, 중국의 한류 제재와 무역 제재를 묶어 1건의 보도를 냈다. 중국 비판과 사드를 비판하는 인사를 ‘중국 편’으로 모는 보도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TV조선도 중국의 사드 보복을 3건 보도했다.

 

 

모든 갈등은 중국 때문? KBS의 어깃장
중국의 사드 보복에 침묵한 KBS가 내놓은 보도는 <이슈&뉴스/중 ‘군사 굴기’ 선포…주변국과 ‘마찰’>이다. ‘이슈&뉴스’는 보도 시간만 5분에 달하는 보도 형식으로서 통상적인 2분짜리 보도보다 훨씬 더 구체적으로 특정 사안을 조명한다. 리포트를 하는 기자도 무려 3명이다. KBS는 이런 보도에서 중국의 사드 보복이나 그에 따른 외교적 난점은 배제한 채, 중국 비판에만 열을 올렸다. 중국 비판 보도는 SBS, JTBC, 채널A를 제외한 5개 방송사에 모두 1건씩 있었지만 보도의 분량과 내용의 편파성에서 KBS가 독보적이었다.


먼저 황상무 앵커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했다고 비꼬았고,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면, 한국이 가정 먼저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는 등 도를 넘은 언급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라며 중국 정부를 겨냥했다. 그러자 첫 리포트를 맡은 남승우 기자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중국은 스스로 제국주의의 피해자라며, 저우언라이 총리 주도로 '평화 공존 5원칙'을 수립” “2년 전 '평화공존 5원칙' 발표 60주년을 맞아 시진핑 국가 주석도 '주권 평등'과 '포용' 등 '신 6대 원칙'을 발표하며 이웃나라에 대한 상호 존중 의지를 밝혔습니다” 등 중국의 과거 행보를 나열했다. 심지어 “고구려와 발해를 자국 역사라고 주장하는 '동북공정'”까지 중국의 사드 반대와 연관시켰다. 이는 사드로 인한 갈등의 책임을 모두 ‘중국의 호전성’으로 돌리려는 포석이다.


이어서 조빛나 기자는 “한국이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봉사하는 바둑돌로 전락하는 것” 등 중국 언론을 인용하며 “중국의 사드 배치 반대가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중국은 한반도 사드 배치가 한미일 3국의 안보적 결속을 크게 강화시켜, 동쪽에서 중국을 압박하는 형국을 초래하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는 앞선 리포트와 같은 맥락으로서 사드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은 쏙 빼놓고 “중국의 사드 배치 반대가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뒤집어진 해석만 내놓은 것이다.


이렇게 ‘중국의 호전성’을 갈등의 원인으로 꼽은 KBS는 곧바로 본심을 드러냈다. “한반도 사드 배치의 근본 원인은 북한 핵문제인 만큼 중국도 우선 북핵 문제 해결에 함께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김기흥 기자는 “북한의 핵 개발은 직접 당사자인 우리 국민들에겐 생존권을 위협하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북한의 핵미사일을 막기 위한 사드 배치는 양보할 수 없는 주권 사항이라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며 지난달부터 수없이 받아썼던 정부의 ‘국가주권론’을 또 앞세웠다. 이어서 “북핵은 궁극적으로 중국의 안보 이익을 심대하게 침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중국은 우선, 북핵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는 겁박에 가까운 설명을 하더니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되면 원인 무효가 된 사드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고 못 박기도 했다.

 

 

이 보도의 요지는 중국이 ‘아시아 정복 야욕’에 눈이 멀어 우리 주권 사항인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것임으로 비판받아야 마땅하고, 중국은 당장의 안보 위협인 북핵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아전인수에 불과하다. KBS는 이날 보도하지 않았지만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실험에 대한 유엔 안보리 규탄 성명 채택이 불발됐다. 중국이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줄곧 비협조적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북핵 방어를 위해 들여왔다는 사드로 인해, 북한 미사일에 대한 제재마저 좌초된 것이다. 한국의 사드 레이더가 종말단계 모드라고 하지만 단 몇 시간 만에 전진 배치로의 전환이 가능한 이상, 중국의 탄도 미사일 추적 정보를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NMD)에 제공하게 된다는 분석은 미국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성주의 사드가 수도권도 방어하지 못하는 등 본질적으로 북한 미사일로부터 한국을 방어할 능력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이 사드 배치를 자국을 겨냥한 미국의 전략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상황은 KBS가 내세운 중국의 ‘군사 굴기’ 등 기존의 외교 행보와는 관계가 없다. 

 

오히려 지난해 9월,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의 전승 기념대회에 처음으로 참석하여 시진핑 주석과 천안문 성루에 나란히 서면서 ‘균형 외교’ ‘한중관계 개선’을 외쳤던 것은 우리 정부였다. KBS 역시 당시 ‘최상의 한중 관계’라며 극찬했다. 돌연 사드 배치를 결정하며 중국의 반발을 야기한 우리 정부에게도 현재 갈등에 대한 책임이 있을 수밖에 없다. 또한 중국의 강력한 반발과 보복조치, 국내 여론 분열 등 사드 배치 결정이 초래할 부작용을 정부가 제대로 예상하지 못한 정부의 무능에도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KBS는 이런 배경에 대한 설명을 모두 생략한 채, 중국에게 모든 잘못을 떠넘기면서 박근혜 정부를 비호한 것이다.

 

 

‘사드 반대=중국 편’ 황당 프레임도 받아 쓴 KBS
KBS는 중국을 비판하는 보도에 이어 사드 반대 행보를 본격화한 야당에도 공세에 나섰다. 야 3당은 국회 내 사드특별위원회 구성 추진에 합의했고,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6명은 오는 8일 중국을 방문해 중국 측 학자 등과 사드 관련 의견을 교환하기로 했다. 그러자 4일, 정진석 원내대표는 “신사대주의적 매국 행위”라며 야권에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사드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중국 편에 선 것으로 매도하는 프레임은 이미 조중동과 TV조선이 짜놓은 판이었다. 특히 TV조선은 사드 전자파 논란이 뜨거웠던 지난달 14일, TV조선 <중국 눈치 보는 반대론자>(톱보도, 김경화 기자)라는 노골적인 보도로 비판 여론을 ‘중국 편’으로 규정했다. 8월 3일에는 <일부 전문가 ‘중국 부채질’ 논란>(3번째, 윤동빈 기자)에서 김대중, 노무현 정권 출신 인사로서 사드에 비판적인 정세현 전 장관, 김충환 전 비서관 등을 겨냥해 “중국 편들기” “중국의 도 넘는 사드 공세를 부채질하고 있다”라며 ‘편 가르기’에 나섰다.


KBS는 TV조선의 3일 보도를 바로 다음날인 4일, 그대로 받아썼다. KBS <‘사드 반대’ 중 매체 기고…여 고강도 비판>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의 인사들이 잇따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등의 매체에 사드반대 기고와 인터뷰를 해서 정치권에서 논란”이라며 TV조선의 논리를 따랐다.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더민주 일부의원들은, 중국의 의견을 듣겠다며 방중을 계획”한 사실도 함께 “논란”으로 지목했다. 리포트에서 기자는 “김대중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전 장관” “노무현 정부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김충환 씨” 등이 중국 관영매체에서 사드 배치를 비판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새누리당의 비판도 덧붙였다. KBS가 타깃으로 삼은 인물도 정세현 전 장관과 김충환 씨로서 TV조선과 동일하다.

 

 

이날 JTBC를 제외한 6개 방송사가 모두 야권을 비판하는 보도를 내놨지만 정세현 전 장관 등 실명까지 거론한 것은 KBS와 MBN뿐이다. 한편 MBC는 <중 매체에 사드 기고 ‘사대주의’ 논란>(4번째, 현재근 기자)이라는 보도제목으로 사드 반대 여론을 ‘사대주의’로 몰았다.

 

 

·나쁜보도 2Ⅰ3km도 못 가는 대북확성기가 ‘소리미사일’?
·나쁜보도 2Ⅰ채널A <‘소리미사일’ 더 멀리 더 또렷이>(8/4, 19번째, 서환한 기자)
 

채널A의 우스꽝스러운 ‘북풍 무리수 보도’가 오랜만에 나왔다. 4일, 채널A는 DMZ 지뢰도발 1주년을 알리는 보도를 낸 후 그 다음 보도인 <‘소리미사일’ 더 멀리 더 또렷이>에서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갖은 방법으로 선전했다.


박상규 앵커는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해 이른바 '소리 미사일'로 불리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더 멀리, 더 강력히 나가고 있습니다”라는 칭송으로 보도를 시작했다. 리포트가 시작되자 뜬금없이 가수 AOA의 ‘심쿵해’라는 노래가 흘러나오면서 해당 노래의 가사와 뮤직비디오가 화면에 깔렸다. 뮤직비디오 왼쪽으로는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를 보여줬고 기자는 “군은 북한 병사들의 나이를 감안해 IOI, 러블리즈, 여자친구 등 아이돌 걸그룹들의 노래를 내보내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때 화면으로는 “대북 방송 노래 리스트”라는 자막과 함께 IOI, 러블리즈, 여자친구 등 여성 가수들의 노래 명단이 나타났다. 이 시점까지 AOA의 ‘심쿵해’는 계속 흘러나와 약 30초 동안 보도에서 가요가 삽입된 셈이 됐다. 

 

이어서 “탈북한 군대 병사들이라든가 군관들을 통해 (효과가) 확인 됐습니다. 음악을 통해서 북한의 젊은 병사들에게 상당히 영향을 줄 수 있죠”라는 한국군사과학포럼 대표의 인터뷰가 녹취 인용됐고 “출력 성능도 높여 10㎞ 밖에서도 또렷이 들립니다” “북한도 대남 방송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역효과만 자초하고 있습니다” 등 기자의 홍보도 이어졌다.

 

 

“걸그룹”의 노래와 함께 군의 대북 확성기를 선전한 채널A의 이 보도는 군에 대한 과도한 선전인 동시에, 각종 방산비리로 얼룩진 군의 이면을 은폐하는 보도이기도 하다. 국방부는 지난해 8월 일어난 DMZ 지뢰 도발 이후 대북 확성기 사업에 총 183억 원 규모의 투자를 실시해 11월 말 실전배치를 목표로 지난 4월 추가 확성기 입찰을 마무리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대북 심리전 확성기에 대한 ‘사전성능평가(BMT)’없이 확성기 제조업체가 아닌 음향 솔루션 업체 M사가 낙찰된 것은 특혜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평가 항목 80%가 국방부가 주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정성평가 항목이고, 심리전단 분야에 심리전단과 관련이 없음에도 M사에 유리한 “대리점 보유현황”을 평가항목으로 집어넣는 등 특혜 정황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21일과 22일, JTBC도 <전방 대북 확성기 사업 비리?…군 검찰, 수사 착수>(7/21, 10번째, 김상진 기자), <대북 확성기까지 비리 의혹…"납품가 80억 뻥튀기">(7/22, 12번째, 김상진 기자) 등의 보도를 통해 M사 입찰절차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파이낸셜뉴스 또한 <[단독]긴급사업으로 추진된 대북확성기 사업 공염불 되나>(7/26, 문형철 기자)보도를 통해 국방부의 특혜 입찰 의혹을 보도했다. 파이낸셜 뉴스는 “국방부 심리전단은 10㎞ 떨어진 곳에서도 받아적을 수 있을 정도로 또렷한 가청 성능을 요구했지만, M사가 성능평가에 내놓은 확성기는 3㎞ 정도밖에 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M사 확성기의 불량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는 “출력 성능도 높여 10㎞ 밖에서도 또렷이 들립니다”라는 채널A의 보도 내용이 과도한 선전이자 국방부 비리 은폐임을 보여준다. 채널A는 타 매체들이 보도한 국방부의 확성기 사업 비리 의혹을 단 한 번도 보도하지 않았다. 방산비리에는 침묵하면서 오히려 확성기의 성능을 과장하여 북한과의 대결 구도를 부각하는 ‘북풍’에 힘쓴 것이다. 
 
*모니터 대상: 7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