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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오늘의 방송보도] 학생들 의견은 어디에?…학교 편드는 MBN (2016 .8.2)■ 민언련 오늘의 나쁜 방송 보도(8/1)
MBN <"대학설립 중단" 밝혔지만…>(8/1, 8번째, 안보람 기자)
이화여자대학교는 지난 7월 초 교육부의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 추가 선정 대상’에 선정되었고, 28일 ‘미래라이프대학’이라는 이름의 단과대를 설립해 내년부터 150명의 학생을 받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실업계 고등학교 출신의 재직자나 30살 이상 무직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과정을 제공해 대학 학위를 취득할 기회를 주면, 경력단절 여성의 사회 재진입을 도울 수 있고 여성 평생학습자의 고등교육 수요 증가로 학교 재정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1984년부터 평생대학원을 통해 유사 전공 과정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데 굳이 단과대까지 만들어야 하느냐”며 반발했고 미래라이프대학 신설에 반대하며 총장 면담을 요구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의사결정과정에서 관계자를 제외한 어떤 학교 구성원도 과정을 알지 못한 일방통행식 발표에 반발한 학생들은 대학평의원회 회의가 진행되는 본관을 점거하였다. 학생 측은 “학교 측이 ‘이대’ 이름을 내세워 비싼 등록금을 챙기려 한다”며 본관에서 농성을 시행했다.
학교 측은 30일까지 본관점거 농성이 계속되자 “본관 폐쇄 및 교수ㆍ교직원 감금은 위법”이라며 경찰 병력을 요청했고 30일 감금된 교수 및 교직원 5명을 구출하기 위해 200여 명의 학생이 있는 농성장에 1,600명의 경찰병력이 투입되기도 했다. 1일 최경희 총장이 나서 미래라이프대학 일정 중단을 밝혔지만, 계획의 전면 철회는 아니었기 때문에 2일 현재까지 학교 측과 농성 측의 의견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MBN은 <"대학설립 중단" 밝혔지만…>에서 이 상황을 전하면서, 학생 측의 입장은 생략하고 학교 측의 입장 위주로 전달했다. 보도는 농성 중인 이화여대 본관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본관을 점거하고 마스크를 쓰고 농성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러나 학생 측의 인터뷰를 담은 부분은 “저희 지금 덥고 땀나는 게 제일 힘들어요, 습하고 이런 거요. 수시로 얼음물 이런 거 지원 오고 있어요” 학생 측의 입장이 아닌 시위의 어려움에 관해 이야기하는 내용을 전했다. 과연 학생들이 이런 농성의 어려움만 전하고 자신들의 취지에 대해서 제대로 말하지 않았던 것일까? 이 더위에 더워서 힘들다는 말을 전하는 것이 이 보도에서 나온 학생 측 입장의 전부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반대로 학교 측의 입장에 대해서는 “학교 측은 학생들의 강력한 반발에 대학 설립절차를 잠정 중단하고 대화를 충분히 거치겠다면서도, 학생들의 행동을 비난하고 나섰습니다”라며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했다. 게다가 학생들을 비난하는 최경희 총장의 모습과 야유를 보내는 학생 측의 모습을 번갈아 화면에 담았다.
△ MBN <"대학설립 중단" 밝혔지만…갈등의 골만 깊어져> (2016. 8. 1)
MBN은 미래라이프 대학 계획 잠정 중단이라 보도하면서도 평생 교육대 계획을 전면철회하지 않고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학교 측의 모습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았다. 또한, 학생들이 요구하는 ‘총장과의 대화’에 대한 부분 역시 생략하였다. 대신 MBN은 “이런 가운데 경찰은 학생들이 본관을 점거하는 과정에서 교수 등 5명이 46시간 동안 갇혀 있었던 것에 대해 명백한 ‘감금’이라고 보고, 주동한 학생들을 처벌하겠다고 밝혔습니다”며 경찰 측의 입장과 농성 중인 이대생들의 모습을 화면에 담았다. 200명의 학생에 대해 1,600명의 경찰을 투입한 학교 측의 과잉진압 논란과 “30일 오후 경찰 병력의 폭력진압 전까지, 총 2인의 평의원이 다수의 119구조대원과 함께 본관 밖으로 빠져나갔으며, 학생들은 이들의 진입을 전혀 막지 않았다”며 교직원 감금 의혹에 대해 해명 성명을 발표한 학생 측의 의견은 무시한 것이다.
■ 민언련 오늘의 좋은 방송 보도(8/1)
JTBC <‘배상금 아니다’ 굳히기?> (8/1, 18번째, 김소현 기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대다수가 동의했다”며 자신만만하게 출범했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화해·치유의 재단’이 좌초 위기를 맞았다. 김태현 재단 이사장이 출범식 도중 캡사이신 공격을 당하기도 했던 화해·치유의 재단은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12·28 한 일 위안부 협정에 따라 일본이 지원하기로 약속했던 10억 엔(약 107억 원)에 대해 일본이 “배상금이 아니다”라는 견해를 밝히면서 당장 재단 운영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운영비용도 사무처도 없이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명예와 존엄 회복 및 상처치유를 위한 각종 사업 △재단 목적에 부합하는 기타 사업이라는 두루뭉술한 목표를 가지고 출범한 화해·치유의 재단은 현재 김태현 이사장이 기탁한 100만 원이 기본재산 전부이며, 일본이 약속한 10억 엔이 없으면 당장 사무실 임대료와 관리비가 없어 어떤 활동도 불가능하다. 이에 여성가족부는 재단 운영비를 정부에서 부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실정이다. 졸속 합의에 이은 졸속 출범이다.
채널A <‘화해 재단’ 상처 난 출범>(7/28, 7번째, 박지혜 기자)처럼 악의적인 보도를 내기도 했던 종편과 지상파 방송사들은 정작 이 소식에 입을 다물었다. 김태현 재단 이사장을 향한 캡사이신 공격에 대해서는 일제히 보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위안부 합의금의 성격에 관해 이야기하며 출연을 미루고, 대학 등록금 지원 등 자국 내 우파들의 의견만을 신경 쓰는 일본 정치인들의 안하무인 한 태도를 아무도 지적하지 않은 것이다.
JTBC는 유일하게 위안부 지원재단에 대해 보도하면서 “이나다 도모미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그러면서 "소녀상 철거가 양국 합의의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습니다”며 아베 측근의 소녀상 철거 언급을 보도했다. 또한 “10억 엔을 위로금 등 명목으로 위안부 지원재단에 전달하면서 소녀상은 철거시키려는 속내를 보다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입니다”며 일본이 한일 위안부 합의와 위안부 지원재단에 가지고 있는 생각을 분명하게 보도했다.
*모니터 대상: 7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