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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오늘의 방송보도]김영란법 반대 여론몰이에 나선 KBS의 추태(2016.7.28)
등록 2016.07.28 21:15
조회 274

■ 민언련 오늘의 나쁜 방송 보도(7/27)


‧ 나쁜보도 1|‘김영란법’ 흠집 내기 시도한 KBS
KBS <김영란법 ‘위헌 여부’ 내일 결론…쟁점은?>(16번째, 노윤정 기자,
https://me2.do/x7T3DrG5)
28일, 헌법재판소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김영란법은 오는 9월 28일 시행을 앞두게 됐다. 2011년 김영란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의 최초 제안부터 2015년 국회통과 및 이번 헌법소원까지의 과정에서, 김영란법을 반대하는 언론계의 목소리는 특히 주목을 받았다.


언론인에 대한 향응 및 접대가 올바른 취재 관행인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고 급기야 조선일보는 지난 5월 <한우의 한숨, 굴비의 비명>(5/12, 1면, 곽래건 기자, https://me2.do/xlnRb4uY)이라는 황당한 보도를 내놨다. 도덕적 논란에서 취재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자 김영란법의 프레임을 ‘내수 위축’으로 돌린 보도였다. 이 보도는 시종일관 별다른 근거도 없이, 김영란법이 굴비 가게 사장 등 자영업자의 생계를 위협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더 황당한 일은 헌재의 결정 하루 전인 7월 27일 벌어졌다. KBS가 헌재 결정을 하루 앞두고 조선일보의 저 조악한 프레임을 그대로 보도로 옮긴 것이다.

 

 

KBS <김영란법 ‘위헌 여부’ 내일 결론…쟁점은?>(7/27)은 리포트를 시작하자마자 “소를 끌고 도심에서 시위”에 나선 한우 농가 농민들의 모습을 보여줬다. “부정청탁 금지법, 이른바 김영란법 시행 철회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김영란법이 “일부 민간 부문에서도 3만 원 이상 식사, 5만 원 이상 선물 등을 받는 것”에 대해 “광범위하게 금지”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후엔 김영란법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배우자가 금품을 받았을 경우 이를 신고하도록 강제한 조항”은 “연좌제 금지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과도한 규제”라서 논란이고, “법에서 금지하는 부정 청탁의 개념이 모호해서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는 지적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김영란법에 갖은 성토를 내놓고서 보도 말미에 “김영란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따라 경제와 사회, 문화 전반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며 다음날 있을 헌재의 판단을 전했다.

KBS의 이 보도는 한우 농가 농민들을 앞세워 김영란법이 마치 내수에 타격을 입힐 것처럼 묘사하고 법적 결점까지 부각한 사실상의 ‘흑색선전’이다. 하지만 ‘내수 위축’ 프레임은 이미 각계각층의 반박으로 힘을 잃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용역 보고서는 “대표적인 피해 업종이라고 알려진 화훼산업에 대해선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충격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고 “행동강령을 위반한 공무원의 숫자 등을 대입해 시장 수요를 조사해봤더니, 많아야 0.86% 정도가 줄어든다는 결과”를 내놨다. 선물 수요가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과도한 접대 및  부패의 감소가 노동자의 임금 상승으로 연결되면서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내수를 진작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KBS가 지적한 ‘법적 결점’도 지난해 3월 한국기자협회가 헌법소원을 내면서 주장했던 바를 그대로 읊은 것에 불과하다. 한국기자협회는 당시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에 사립 교직원과 언론인 등을 포함한 조항, 부정청탁과 예외의 유형을 열거한 조항, 직무수행이나 사교 목적으로 허용한 가액을 대통령령으로 정하게 한 조항, 배우자가 금지된 금품을 수수한 경우 신고를 강제한 조항 등 4가지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것이다. 헌재가 28일 4가지 부분에 모두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부패 척결을 위한 개혁의 칼날을 피하려 했던 KBS 등 언론들의 주장이 모두 어깃장이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이다.

 

‧ 나쁜보도 2|TV조선 <또 등장한 ‘원탁의 기사들’…野 원로 “사드 반대”>(27일, 25번째, 김경화 기자 https://goo.gl/rmyjLo)
TV조선이 야권 재야인사들이 모인 ‘민주주의시민행동’이 사드 반대 기자회견을 연 것을 두고 ‘훈수정치’, ‘편 가르기’행태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TV조선 <또 등장한 ‘원탁의 기사들’… 野 원로 “사드 반대”>는 시민사회 원로들이 참여하는 민주주의국민행동이 국회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을 보도했다. 이날 사드 배치철회를 요구하는 서명에는 시민사회·노동계·정치권 인사 2천600명이 참여했고, 더불어민주당의 설훈·송영길·소병훈·유승희·우원식의원과 무소속 김종훈·윤종오 의원이 연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TV조선은 이런 연명의 규모도, 이들이 왜 사드반대 철회를 요구하는지도 전하지 않았다. 그저 민주주의국민행동의 일부 인사들과 연서명한 설훈 의원 등을 공격하는데 집중했다.


기사는 제목부터 ‘원탁의 기사들’이라며 재야 원로들을 향해 비아냥거렸다. 물론 ‘원탁의 기사’라는 표현 자체는 부정적인 의미라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기사 전반에 담긴 “사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라고 압박”, “야당을 꾸짖으러 왔다”, “문재인-안철수 대선 후보 단일화를 주문”, “때만 되면 등장해 감놔라 대추놔라 하는 원로들의 훈수 정치”, “오히려 대결 정치와 편 가르기를 부추긴다” 등의 표현은 재야 원로들이 뭔가 엄청난 압력을 행사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부정적 묘사들이었다. 국민이 주요 국가적 사안에 대해서 의견을 표명하고, 정당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것은 정당한 정치 행위이다. 게다가 재야 원로들의 이런 행위에 대해서 온갖 부정적 묘사는 총동원한 셈이다.


특히 기자는 인물들의 발언을 녹취인용하면서도 이에 대해 강경한 어조로 해석을 덧붙여 마치 이들이 엄청난 문제발언을 한 것 같은 인상을 준다. 앵커는 “함세웅 신부,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등 소위 재야의 원로들이 더불어민주당에 '사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라고 압박했습니다”라고 전한 뒤, 오늘은 “야당을 꾸짖으러 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리포트에서는 함세웅 신부의 “더민주가 시대정신을 안고, 이 문제를 분명하게 선택하고, 지향해야 되는데 우물우물하고 그렇지 못한 점…마음 속으로 꾸짖는 마음 지니고 있다”는 발언을 녹취 인용했다. 그런데 기자는 여기에 굳이 함 신부가 “미국의 자발적인 식민지가 돼가는 것을 반대한다” “사드 배치에 합의한 정부를 '매국노'라고 비난”했다고 토를 달았다. 더민주 설훈 의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녹취인용된 발언 내용은 “다행히 우리 당은 한 달 뒤면 지도부가 바뀌어. 한 달 뒤쯤이면 정리된 입장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서”이었다. 그러나 기자는 이를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물러나면 입장이 바뀔 거라고 했습니다”라고 표현했다. 앵커는 “총선이나 대선, 주요 정치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원탁회의'라는 이름으로 '훈수 정치'”라고 비아냥거리며 보도를 소개했고, 기자도 보도를 마무리하며 “거듭 이들이 때만 되면 등장해 감놔라 대추놔라 하는 원로들의 훈수 정치가 오히려 대결 정치와 편가르기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고 보도를 끝맺었다.

 

■ 민언련 오늘의 좋은 방송 보도(7/27)
‧ JTBC <6번 연기 끝 ‘뱃머리 들기’>(13번째, 신진 기자,
https://me2.do/FGgubXqi), <단독/‘플로팅 도크’ 시운전 중 파손>(14번째, 박창규 기자, https://me2.do/58PStnSF)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당시부터 ‘기레기’의 오명을 썼던 타 방송사와 달리 사실을 보도하려 노력했던 JTBC의 고군분투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특조위 활동을 중단시킨 정부‧여당의 작태와 부실 논란이 끝이지 않는 세월호 인양에 대해서도 JTBC만이 보도를 하고 있다.


27일, JTBC는 <6번 연기 끝 ‘뱃머리 들기’>에서 “세월호 사고해역에서 뱃머리를 들어 올리는 작업”이 “지난 6월, 너울로 중단된 뒤 여섯 차례나 연기한 끝에, 오늘(27일)에야 재개”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초 7월에 인양을 마무리한다는 계획보다 3개월 이상 늦춰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JTBC의 세월호 참사 관련 보도의 백미는 다음 보도인 <단독/‘플로팅 도크’ 시운전 중 파손>이다. 이 보도는 ‘뱃머리 들기’ 작업 후 세월호를 뭍으로 운반해야 할 ‘플로팅 도크’가 파손되었음을 단독으로 전했다. 지난 17일과 18일 플로팅 도크를 시운전하던 도중 “물 주입 속도 조절에 실패해 벽면이 부서져” 버렸다는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운전 미숙으로 생긴 사고였을 뿐"이라며 "인양 시점까지 훈련을 반복해 해결할 수 있다’고 해명”했지만 “이번에 부서진 곳이 세월호 길이에 맞추기 위해 연장한 부분이어서 연장설계 자체가 잘못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꾸준히 세월호 인양 상황을 보도하면서 정부의 무책임을 지적하고 있는 방송사는 JTBC뿐이다. JTBC는 지난 6월에는 <무시당한 자문업체 권고>(6/15, 6번째, 강버들 기자, https://me2.do/GwK4J0SU), <‘인양 회의록’에 지적된 문제들>(6/15, 7번째, 김혜미 기자, https://me2.do/xSE7PKkx)등에서 첫 번째 뱃머리 들기 실패를 전하면서 해수부가 세월호 인양을 자문하는 컨설팅업체 TMC의 문제제기를 무시한 채 ‘졸속 인양’을 했다고 폭로했다.

 

* 모니터 대상 : 7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사)민주언론시민연합(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