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민언련 2016년 5월 ‘이달의 좋은·나쁜 방송보도’ 선정·발표(2016.6.21)
등록 2016.06.2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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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힐 뻔한 주한미군의 생화학 실험 폭로한 JTBC

 

 

민언련이 2016년 5월 ‘이달의 좋은 방송보도․나쁜 방송보도’를 선정했다.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 시상식과 간담회는 6월 28일(화) 오후 7시 공덕동 민언련 사무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관심 있는 분은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좋은 방송보도, 탄저균 반입 사태 이후의 주한미군 생화학 실험 폭로한 JTBC

 

지난해 5월, 주한미군이 한국 오산 공군기지로 살아있는 탄저균을 들여왔다는 사실이 드러나 온 국민이 충격에 빠졌다. 당시 청와대와 국방부는 유감 성명서조차 발표하지 않았고 미군은 제대로 된 사과나 해명도 하지 않았다. 진상조사에 나선 한미합동실무단은 12월 17일,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서둘러 사태를 종결지어 버렸다. 위험 물질 반입 시 한국 정부의 승인을 받도록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를 개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셌지만 법적 강제력이 없는 소파합동위원회 합의권고안을 내는 수준에서 대책 마련도 마무리됐다. 해가 바뀌면서 주한미군 생화학 실험 관련 논란이 잠잠해질 때 쯤, JTBC가 다시 미군의 생물학적 대비 프로젝트의 문제를 고발했다.


JTBC는 지난해 탄저균 사태에서 실체가 드러난 미 국방부의 ‘주피터 프로그램’이 여전히 한국에서 진행 중이며 그 일환으로 용산 미군기지에서 ‘지카 바이러스 탐지 역량 강화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고 폭로한 것이다. 이번에도 우리 국방부는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고 부랴부랴 “JTBC의 해석 오류”라는 해명을 내놨다. 주한미군은 지카 바이러스 실험 추진 계획을 부인했지만 어떤 방식으로 지카 바이러스 탐지 역량을 강화할 것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논란이 계속 되는 사이 JTBC는 ‘주피터 프로그램’이 부산에서도 가동될 계획임을 추가 폭로했고 결국 주한미군은 이 사실을 인정했다. 주한미군의 지카 바이러스 탐지 역량 강화 프로젝트가 샘플 반입 및 실험 추진을 의미하는지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하지만 실험 추진 여부를 차치하더라도 JTBC가 한국의 두 주요 도시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미군의 생화학전 대비 프로그램을 국민에게 상기시켰다는 점,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는 주한미군과 국방부의 무책임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JTBC보도의 기여는 상당했다.

 

‘지카 바이러스 실험 추진’ 폭로, 고위험성 생화학실험은 계속 된다
주한미군의 생화학 실험을 폭로한 JTBC의 첫 보도는 5월 11일에 나왔다. JTBC <단독/서울 복판서 ‘지카 실험’ 추진>(12번째, 정제윤‧김명현 기자)는 미국 육군 산하 에지우드생화학센터(ECBC) 홈페이지에 게재된 글을 인용해 “주한미군이 용산의 미군기지 내 실험실에서 지카 바이러스 실험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주피터 프로그램 책임자인 브레디 레드몬드 박사가 “용산에서 지카 바이러스 관련 프로그램을 추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에지우드 생화학센터’는 1998년부터 진행된 한국 내 ‘탄저균 실험’의 주체이고 ‘주피터 프로그램’은 ‘에지우드 생화학센터’가 주도하는 ‘연합 주한미군 포털 및 통합위협인식’ 프로젝트로서 2014년 12월, “한국에서 설계된 틀은 미군의 아프리카‧유럽‧태평양사령부에 적용될 수 있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한국에서 실행되는 주피터 프로그램이 전 세계 미군의 생물학전 대응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탄저균 실험에 대한 후속조치가 흐지부지되는 사이, 미군은 우리 국민과의 합의도 없이 계속해서 고위험성 생화학실험을 추진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음 보도인 <단독/하루 수십개 ‘생화학 실험’>(13번째, 김태영 기자)는 “주한미군 부대 내에서 실험하는 샘플 수도 지난해 탄저균 사태 이후, 오히려 크게 늘어난 걸로 확인” “문제는 이미 지적된 것처럼 부실하기 짝이 없는 미군 부대 내 연구실에서 실험이 이뤄진다는 것”이라며 문제의 심각성을 구체화했다. “지난해 탄저균 사고 이후, 미국 정부 측은 주한미군이 사균화된 생물학 검사용 샘플을 국내로 반입할 때 우리 정부에 미리 통보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마저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JTBC는 지난해 탄저균 사태를 겪었음에도 여전히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무책임도 지적했다.

 

실험 없는 탐지 역량 강화? 믿을 수 없는 이유들
11일 JTBC의 보도가 나온 후, 주한미군의 지카 바이러스 실험 추진 여부를 놓고 큰 논란이 일었다. 12일, 주한미군은 “서울에 있는 실험실에서 지카 바이러스 실험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며 “잘못 번역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국방부도 같은 입장을 취했다. ‘해석 오류’ 공박의 대상은 에지우드 생화학센터 발표 자료 원문인 ‘ECBC Experts Enhance Military Laboratory Capabilities’의 한 문장이다. “The participants in the project are already looking to add a Zika virus detection capability in Yongsan”라는 문장인데 이를 직역하면 “용산에서 지카 바이러스 탐지 역량을 추가하려 하고 있다”이다. 국방부와 주한 미군은 이 의미를 토대로 JTBC 보도를 반박한 것이다.


이에 JTBC는 <‘지카’ 실험 안 한다지만 샘플 없이 탐지력 강화?>(5/12, 8번째, 정제윤 기자), <‘지카 샘플’ 없이 탐지력 강화?>(5/12, 9번째, 정제윤 기자) 등 2건의 보도를 통해 신랄한 재반박을 가했다. ‘탐지 역량 강화’에서 ‘실험’을 빼놓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JTBC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려는 것처럼 보이고 그러려면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를 사용을 하겠죠”라는 김정기 고려대 약학대 교수의 인터뷰도 덧붙였다. 그러자 ‘탐지력 강화’가 실험 및 샘플 반입을 의미하는지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일었다. JTBC는 <미군 ‘생화학 프로그램’ 부산 도입 확인>(5/16, 6번째, 정제윤 기자)에서 결정타를 날렸다. JTBC가 “미국의 저명한 분자생물학자인 미 럿거스 대학교의 리처드 에브라이트 교수”에게 문의한 결과 “지카와 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병원체들을 탐지하는 능력이라고 하면 모기 샘플 혹은 사람 소변이나 혈액과 같은 샘플을 가지고 조사하는 걸 뜻한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결국 ‘실험 없는 탐지력 강화’라는 미군의 주장을 미국 측 전문가가 반박한 셈이다.


하지만 JTBC가 제시한 근거는 전문가 견해뿐만이 아니다. JTBC가 모든 보도에서 매번 강조한 부분이 있다. 고위험성 바이러스와 관련된 생화학 프로젝트를 한 국가의 수도 한복판에서 추진하면서도 ‘비밀주의’로 일관하는 주한미군과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 하고 있는 국방부의 태도가 문제라는 것이다. JTBC 보도를 주도한 정제윤 기자는 민언련과의 통화에서 “미군 측은 ‘탐지능력 강화’ 자체가 장비 도입을 의미하는지, 샘플 반입인지 이런 것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JTBC 보도가 나올 때까지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국방부도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방부는 11일 첫 보도 이후 정 기자가 문의를 하자 “바이러스에 따라 통보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모호한 대답을 내놨다고 한다. 그러더니 12일 공식 브리핑에서는 “미국에서 샘플을 보낸다면 우리 측에 반드시 통보를 할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JTBC 보도가 ‘해석 오류’라는 주한미군과 국방부의 주장을 국민이 믿지 못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 JTBC는 <미군 ‘생화학 프로그램’ 부산 도입 확인>(5/16)

 

생화학 프로그램 부산 추진 확인, JTBC의 화룡점정
JTBC의 행보는 용산 기지의 지카 바이러스 실험 추진과 그 진위 여부를 밝히는 데 그치지 않았다. <생화학 프로그램, 부산서도 ‘가동 계획’>(5/13, 7번째, 정제윤 기자)는 미국 군사전문 잡지 '시그널'에 실린 미군 '생화학방어합동참모국' 캔 캄머러 소장의 인터뷰를 인용해 ‘주피터 프로그램’이 부산에서도 추진됨을 추가 폭로했다. 캔 캄머러 소장은 “이 시스템을 선보일 곳은 부산 제 8부두로, 올해 3분기쯤에 이뤄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주피터 프로그램의 책임자인 피터 이매뉴엘 박사”는 다른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친우방국이다”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JTBC는 “이게 과연 한국의 안보만을 위해 설계된 프로그램인지를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JTBC에 연이은 보도를 의식했는지 주한미군은 결국 생화학전에 대비한 ‘주피터 프로그램’을 부산 제8부두에 도입하겠다는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주한미군의 태도는 석연치 않았다. JTBC <미군 ‘생화학 프로그램’ 부산 도입 확인>(5/16, 6번째, 정제윤 기자)에 의하면 주한미군은 JTBC 측에 “이 문제에 대한 한미공조가 현재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라는 답변서를 보냈다가 몇 시간 후에는 직접 전화를 해 “한미공조가 이뤄지고 있는 게 아니라, 현재 한미공조가 앞으로 이뤄질 예정”이라며 말을 바꿨다. 손석희 앵커는 “이런 보도조차 없다면 우리가 모르고 있는 사이에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정말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고, 그것이야말로 비극”이라며 한탄했다.


JTBC는 주한미군의 위험 물질 반입과 관련된 제도적 정비가 필요함도 역설했다. <‘탄저균’ 그 후, 말만 재발 방지>는 “지난해 탄저균 사태 이후 한미 양국은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했지만 “'통보'해야 한다는 것이지 우리 정부의 ''허가'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문구는 없”고 “미국 정부가 통보를 하지 않아도 어떤 제재를 할지에 대해서도 명시돼 있지 않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탄저균 사태에서 ‘주피터 프로그램’의 실체가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않던 주한미군이 프로그램의 부산 추진을 인정한 것은 사실상 JTBC 보도의 성과이다. 끊임없이 주한미군과 국방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지적한 JTBC 보도는 상당한 압박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JTBC는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사안을 끈질기게 추적하며 무엇이 진짜 안보인지 보도로서 보여주었다. 이에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 심사위원단은 JTBC의 ‘주한미군 생화학 프로그램 추진’ 관련 보도를 2016년 5월 ‘이달의 좋은 방송보도’로 선정했다.

 

 

나쁜 방송보도, 박근혜 대통령의 ‘수행 언론’으로 전락한 공영방송 KBS

 

박근혜 대통령이 5월 1일 수교 54년 만에 처음으로 이란을 방문하여 2박4일간의 일정을 소화하고 4일 귀국했다. 4일간 대다수 언론은 청와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면서 ‘외교 성과’를 대서특필했고, 이에 ‘수행 언론’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특히 법적 구속력이 없는 MOU(양해각서) 체결이 대부분인 경제성과를 지나치게 부풀려 ‘최대 52조 규모 계약 수주’를 부각한 언론의 행태는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주요 7개 방송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공영방송 KBS의 대통령 순방 찬양은 낯 부끄러운 수준이다.

 

‘대통령 순방’ 3일 연속 톱보도에 보도량도 독보적, KBS의 충성심
KBS는 박 대통령의 이란 순방을 5월 1일부터 4일까지 나흘간 11건 보도했다. 이는 SBS와 함께 7개 방송사 중 가장 많은 보도량이다. 같은 기간 3건의 보도로 주요 일정 전달에만 집중한 JTBC와 대조적이다. KBS와 SBS는 똑같이 11건을 보도했지만 KBS 보도 중에는 상세한 앵커 분석이 포함된 <앵커&리포트>가 2건 포함되어 있어 실질적으로는 KBS의 보도 비중이 SBS보다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대통령 이란 순방을 주요하게 다룬 정도에서도 KBS는 타사를 압도한다. KBS는 1일부터 3일까지 3일 연속으로 톱보도에 대통령 순방을 배치했다. MBC와 SBS는 박 대통령이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2일과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를 만난 3일까지 2차례를 톱보도로 냈다. TV조선과 채널A는 로하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2일)만 톱보도로 다뤘고 MBN은 출국일과 로하니 대통령과의 만남을 톱보도로 전했다. JTBC는 톱보도가 없었다. 전반적으로 지상파 3사가 보도량과 톱보도 배치에서 모두 종편 방송사들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대통령의 순방을 대대적으로 띄웠다. 그 중에서도 KBS가 가장 두드러진다.

 

 

“제2 중동붐” 경제성과 보도량도 1등, 못 말리는 KBS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 당시 청와대가 가장 적극적으로 선전했던 “제2 중동붐”, 즉 경제성과를 부풀리는 데에도 KBS가 앞장섰다. KBS는 전체 11건의 순방 관련 보도 중 45.5%에 해당하는 5건을 경제성과에 할애했다. 이는 보도량과 보도 비율에서 타사를 압도한다. KBS가 청와대의 의중에 따라 ‘선전관’ 역할을 한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보도 내용을 뜯어보면 KBS의 경제성과 부풀리기는 더 노골적이다. 본격적인 순방 일정이 시작된 5월 2일, JTBC를 제외한 6개 방송사가 일제히 박 대통령이 “42조 규모 경제성과”를 이뤄냈다며 찬사를 보냈다. KBS와 MBC는 다음날인 3일에도 전날과 별반 다르지 않는 비슷한 내용을 ‘재탕’ 보도했고, 심지어 박 대통령이 귀국한 4일에도 또 다시 ‘42조원 경제성과’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들의 보도 제목에는 “최대 52조 원 규모” “6천억 수주”와 같은 구체적인 액수까지 명시됐고 이중 KBS는 “제2 중동붐”을 무려 3건의 보도 제목에 명시했다. 하지만 이런 용어들이 가리키는 것은 모두 완료된 계약 건이 아닌 MOU(양해각서) 체결에 불과하다.

 

 

총 5건으로 경제성과를 찬양한 KBS의 보도는 독보적이다. KBS <‘한‧이란 경협’ 지원…6천억 원 MOU체결>(5/3, 톱보도, 김병용 기자)는 “1:1 현장 비즈니스 상담회를 통해 하루 만에 31건, 6천여억 원의 양해각서가 체결돼 향후 경제협력 성과에 기대감을 높여줬습니다”라며 대통령의 ‘경제성과’에 찬사를 보냈다. 귀국일인 4일에는 <“제2중동붐, 경제 재도약 계기 돼야”>(5/4, 4번째, 김병용 기자)에서 “제2의 중동붐을 만들어나갈 수가 있는데, 경제 재도약을 이룰 수 있는 모멘텀이 되도록 많이 챙겨 나가려고 합니다”라는 박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면서 “371억 달러가 걸린 66건의 양해각서가 본계약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고, 테헤란의 우리 대사관에 별도 지원 조직도 설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KBS <“제2중동붐, 경제 재도약 계기 돼야”>(5/4)

 

 KBS의 태도가 심히 부적절한 이유는 수치까지 언급하며 MOU 체결을 띄워놓고 법적 구속력이 없는 MOU의 한계를 제대로 언급한 보도가 단 1건도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제성과 보도를 4건이나 내면서 5건의 KBS의 비슷한 보도량을 보인 SBS는 <구속력 없는 MOU, ‘제2 중동붐’ 되려면…>(5/3, 3번째, 이호건 기자)에서 “대규모 MOU, 즉 양해각서가 체결되긴 했습니다만, 이건 그야말로 강제력 없는 약속에 불과합니다. 무엇보다 이란의 현재 상황이 우리 기업들에게 그리 녹록치 않아서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라며 한계를 분명히 설명했다.


KBS를 포함한 모든 방송사들이 이란과의 경제 협력이 추진된 배경조차 짚어주지 않았다는 사실 또한 비판받아야 할 점이다. 이란 측 언론인 Tehran Times <한국 측의 250억불 규모 금융 지원>(5/2,  https://me2.do/FFbczdqs), Irna<한국으로 석유 수출 증가>(5/1, https://me2.do/5CdhH8oK)에 따르면 한-이란 양국은 무역 규모를 180억 수준으로 키울 예정이고 이란은 미국의 간섭 없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관계, 그리고 경제재제 이전의 석유 수출 회복을 원하고 있다. 단순히 한국의 경제적 이익만을 의미하는 경제 협력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또한 무역 규모 180억 원은 2011년과 비슷한 수준에 해당한다. 당시 한국과 이란의 무역 수지를 따지면 한국은 오히려 -52.9억 달러의 손실을 입고 있다. “제2중동붐”에 축포를 터뜨리기에는 민망한 수준의 수치이다.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 당시, 청와대 발표를 반복적으로 받아쓰며 그 성과를 찬양한 것은 비단 KBS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모든 언론이 똑같은 행태를 보여 ‘관제 언론’이라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또 가장 노골적으로 모든 문제점을 은폐한 채 “제2 중동붐”을 선전한 공영방송 KBS의 폐해는 타 언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수준이다. KBS는 5월 25일 시작된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유럽 순방 때도 같은 태도를 반복하며 대통령 행보를 선전했다. 공영방송 KBS가 청와대의 ‘선전기관’ 노릇에 매진하면서 국민을 선동하는 작태가 대통령 순방 때마다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 심사위원단은 KBS의 ‘박 대통령 이란 순방’ 관련 보도를 2016년 5월 ‘이달의 나쁜 방송보도’로 선정했다. <끝>

 

 

 (사)민주언론시민연합(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