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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오늘의 방송보도] MBN ‘성폭행 섬’ 우려? 피해자 모독하는 MBN의 인권 수준이 더 걱정(2016.6.7)
등록 2016.06.0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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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언련 오늘의 나쁜 방송 보도(6/6)
‧ MBN <인심 좋은 섬에서 ‘성폭행 섬’으로>(4번째, 정치훈 기자,
https://me2.do/5MlduDMp)
MBN <인심 좋은 섬에서 ‘성폭행 섬’으로>(6/6)는 지난 4일, 전남 신안군의 한 섬마을에서 학부형 3명이 술에 취한 여교사를 성폭행한 사건에 대해 보도했다. 그런데 이 보도의 초점은 섬 이미지 훼손을 걱정하며 피의자들을 두둔하는 일부 주민의 목소리에 맞춰져있다. 
 김주하 앵커는 “조용했던 마을에서 벌어진 사건에 이웃주민들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되면서 순식간에 인심 좋던 섬마을 주민들은 날카롭게 신경이 곤두선 모습”이라며 운을 뗐다. 이어서 이무형 기자는 “술이 시켜서 그랬는가는 모르겠지만 그 정도까지 할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은 하는데…”라며 피의자를 두둔하는 주민의 목소리를 담았다.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신들의 섬에 대한 이미지와 이웃이었던 가해자를 걱정하며 ‘술이 시켜서일 것이다. 그럴 사람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주민의 목소리는 피해자에게는 2차 가해에 가까운 폭력적인 발언이다. 또한 이런 발언을 그대로 담아 보도로 내보내는 MBN의 낮은 인권의식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 MBN <인심 좋은 섬에서 ‘성폭행 섬’으로>(6/6)

 

이런 보도는 피해자에 대한 모독일 뿐만 아니라, 해당 주민에게도 결코 유익한 보도가 아니다. 기자는 “우리가 피해를 보니까 문제라는거야. 우리 OO섬 이미지가 얼마나 나빠지고 있는데…”라고 한 주민의 발언을 전하고 보도 말미에서 “사건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길까 걱정”이라는 언급도 덧붙였다. 이 보도는 겉으로는 흉흉한 섬 민심에 대한 우려를 전하고 있지만 해당 주민을 욕보이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 실제 이런 보도의 댓글에는 전라도를 비하하는 ‘홍어’ 등의 비어가 난무하고 있다. MBN 보도가 해당 지역에 대한 혐오 정서를 부추긴 셈이다.


또한 이 보도는 성폭행 범죄 장소를 굳이 찾아가 스케치하려는 야만적인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기자는 “마을 전체가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섰습니다. 섬마을 교사와 학부형이 술을 마신 식당을 취재하려고 하자 마을 주민들이 막아섭니다. 자칫 섬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다며 언성이 높아집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애초에 이런 취재는 하지 말아야 한다. 성폭력 관련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사는 인근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피해자 신상의 노출을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성폭력 보도의 경우 성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해 특별히 ‘영상’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실제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 22조(공개금지) 1항은 “방송은 범죄사건 관련자의 이름, 주소, 얼굴, 음성 또는 그밖에 본임을 알 수 있는 내용을(이하 ”인적사항“이라한다) 공개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기자협회가 제정한 ‘인권보도준칙’의 세부기준으로 발표한 <성범죄 보도 가이드라인>에서도 실천 요강에서 1항에서 “언론은 취재와 보도과정에서 성범죄 피해자와 그 가족의 2차 피해를 유발하지 않도록 피해자의 신상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라고 규정했다. 물론 MBN 보도에서 피해자의 신상 자체는 노출되지 않았지만, 이미 타 매체를 통해 섬의 이름이 노출됐고 MBN도 피의자들이 술을 마신 식당과 관사의 모습을 수차례 보여준 상황이다. 심지어 식당과 관사의 거리까지 알려주는 보도도 있다. 이런 언론의 관음증 적인 보도행태 때문에 누구든 의지만 있으면 피해자 신상을 특정 하는 것이 가능한 지경이 되어버렸다. 식당을 찍으려는 카메라를 막아서는 주민보다, 이를 찍기 위해 카메라를 들이대는 기자의 행태가 더 부적절하다.

 

■ 민언련 오늘의 비추 방송 보도
MBC <‘학교 밖 청소년’ 범죄‧성매매 유혹>(17번째, 조윤미 기자,
https://me2.do/FTjm4vDm)
MBC가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이 범죄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집중취재’라는 제목의 심층 보도 형식이었다. 하지만 화면 구성에 부적절한 부분이 많았고 방치된 ‘학교 밖 청소년’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로지 일부 청소년들의 범죄 가능성에만 초점을 맞추며 선정성에 치우친 보도가 되고 말았다.
MBC <‘학교 밖 청소년’ 범죄‧성매매 유혹>의 보도 화면 대부분은 모두 유흥가에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들, 유흥가를 헤매는 청소년, 채팅앱에서 성매매 유혹에 빠지는 여성 청소년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유흥가를 걷고 있는 여성들의 뒷모습이 반복적으로 화면으로 나갔는데 이들이 ‘학교 밖 청소년’인지 여부도 알 수가 없다. 이런 선정적인 장면으로 이뤄진 보도에서 청소년을 방치하는
 부실한 사회적 안전망 및 제도적 문제, ‘학교 밖 청소년’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다뤄지지 않았다.

 

△ MBC <‘학교 밖 청소년’ 범죄‧성매매 유혹>(6/6)

 

먼저 리포트가 시작되면 “서울 도심의 한 유흥가. 밤 10시가 되기도 전 술에 취한 청소년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습니다”라는 기자의 설명과 함께 무리지어 담배를 피우는 일군의 사람들이 화면에 잡힌다. 남녀가 무리지어 담배를 피우는 장면, 남성 2~3명이 담배를 피우며 “놀아야죠. 불금인데”라고 인터뷰하는 장면이 차례로 나온다. 이어서 조윤미 기자는 “청소년들이 많이 사용하는 휴대전화 채팅 앱”을 소개하면서 “이른 아침부터 잠자리 상대를 구하는 남성들과 여학생 사이에 노골적인 대화가 오갑니다”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해당 ‘휴대전화 채팅 앱’과 대화 내용이 그대로 화면에 노출됐다. “야한 거 관심있어?” “야한 거 좋아하는 순종적인 여학생 찾아” “스킨십은 어디까지 해봤어?” 등의 대화를 선명하게 보여준 것인데, 이런 낯 뜨거운 대화 내용을 굳이 보여줬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이렇게 ‘채팅 앱’을 통해 성매매 범죄에 노출되는 여성 청소년들을 바라보는 MBC의 관점도 문제이다. 기자는 “학교를 나온 여자 청소년의 경우 성매매의 유혹에 쉽게 노출됩니다”라면서 “22살이라고 말하면 랜덤 채팅창에서 바로 나가고. 17, 18살이라고 하면 되게 좋아하던데”라고 말하는 “2년 전 학교를 그만둔 김 모 양”의 인터뷰를 덧붙였다. 김 모 양은 “나도 이런 거(성매매) 하기 싫었어요. 무섭고…돈이 필요하고 언니들도 이걸로 돈 쉽게 벌고 그러니까”라는 발언도 했다. 이에 기자는 “가출해 돈도 없는 상태에서 잘 곳을 구하려다 보니, 겁이 나도 성매매가 가장 쉬운 방법으로 보였다고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가족과 사회로부터 고립 또는 방치된 여성 청소년들이 처한 실질적 어려움을 외면한 것이다. 마치 여성 청소년들이 돈을 벌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으로서 성매매를 선택하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MBC는 보도 말미에서 “조건만남이나 성매매 이런 쪽으로 흘러들어 가게 된다면 그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그 길에서 벗어나기 굉장히 힘듭니다. 그 부분을 끊어주는 게 저희의 역할”이라는 서울시립청소년이동쉼터 소장의 인터뷰만 덧붙이면서 언론이 갖춰야 할 사회적 관점과 대안 제시 역할도 외면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을 선정적인 화면으로 담아 부적절한 묘사를 하는 것도 모자라 청소년들에게 일탈의 책임을 지우는 무책임한 보도라 할 수 있다.

 

‧ TV조선 <빚으로 복지를…포퓰리즘 비극>(19번째, 지선호 기자, https://me2.do/GOYijrJr)
6일, 스위스에서 모든 성인에게 300만원을 매달 지급하는 기본소득 제도에 대한 국민투표가 이뤄졌다. 국민 77%가 반대하면서 ‘보편적 복지’의 도입은 부결됐다. 하지만 유럽 선진국에서도 소득 양극화와 실업이 극심해지면서 보편적 복지 확대 논의는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소식에 TV조선은 남다른 반응을 보였다. 스위스 국민의 77%가 반대표를 던지자 반색하면서 ‘보편적 복지=포퓰리즘’이라는 흑색선전 프레임을 꺼내든 것이다. TV조선은 보도 제목부터 빚, 복지, 포퓰리즘, 비극을 한 데 묶어 복지 자체에 악마적 이미지를 덧씌웠다. 복지 포퓰리즘의 위험성을 증명하는 사례로는 지난해 국가 부도 위기를 맞았던 그리스가 또 소환됐다. 지선호 기자는 “국가부도 직전까지 내몰렸던 그리스 경제의 위기는 이른바 '보편적 복지'에서 시작됐습니다. 1981년 출범한 파판드레우 정권이 의료보험 혜택을 전 계층으로 확대한 것을 시작으로, 대학을 못간 고교 졸업생에게 국비유학을 지원하는 등 유권자 환심을 사기 위해 '공짜 공약'을 남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이미 지난해부터 수없이 반박된 ‘낡은 왜곡’이다. 지난해 유로존 탈퇴까지 언급될 수준으로 심각했던 그리스의 경제 위기는 과도한 복지지출 때문이라기보다는 상류층의 만성적인 탈세와 조세체계 부실에 따른 세수 부족에 결정적 원인이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매우 취약한 제조업에 비해 지나치게 비대한 관광산업에서 드러나는 비정상적 산업구조도 그리스 경제를 토대에서부터 갉아먹었다는 지적도 있다. 유로로 통화를 통합한 유로존 자체가 독일과 같은 산업 선진국에 유리하고 그리스와 같은 신흥국에는 상당히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또한 그리스의 1인당 국민소득 대비 정부 복지지출 비중은 유로존 국가 가운데 높은 수준이 아니다. 이런 배경에도 불구하고 EU(유럽연합)와 IMF(국제통화기금) 등 국제적 채권단은 위기에 빠진 나라를 향해 으레 게으르고 공짜만 좋아한다는 낙인을 찍곤 했는데, 이를 우리 정부는 물론 TV조선과 같은 언론들까지 무책임하게 받아 쓴 바 있다. 지난해 7월 13일, 채권단과의 협상을 통해 그리스 사태가 진정된 지 1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TV조선은 또 그리스를 끼워 넣으면서 ‘반복지 공세’에 나선 것이다. TV조선은 여기다가 “남미 최대산유국인 베네수엘라도 마찬가지.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은 석유 수출로 채운 국고를 무상교육, 무상의료 등 포퓰리즘 정책으로 탕진했습니다. 결국, 국제 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남미 부국은 끼니를 걱정해야 할 극단적 상황으로 내몰렸습니다”라며 베네수엘라 사례까지 덧붙였다. 이 역시 베네수엘라 경제 상황을 악의적으로 왜곡한 설명이다. 베네수엘라의 경제 위기에는 2013년 3월, 차베스 전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촉발된 정치적 혼란과 후임을 맡은 마두로 정부의 통화정책 실패, 농업 등 기초산업 분야의 지나친 수입 의존도 등 다양한 배경이 있다. 베네수엘라 경제가 정상궤도에 있던 90년대 후반에는 무상교육과 무상의료 등의 복지정책이 오히려 가난한 사람들의 생활수준을 끌어올린 요인이었다. 복지와 차베스 전 대통령에 집중되는 비난은 베네수엘라의 반정부적 우파가 동원한 선동 구호인데 이를 TV조선이 무비판적으로 가져다 쓴 것이다. 한국에서도 심각한 사회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경제적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해 여야를 막론하고 복지 확대를 논의하는 지금, TV조선은 복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타국의 사실관계마저 왜곡하기 바쁘다.

 

■ 민언련 오늘의 좋은 방송 보도(6/6)
JTBC <팩트체크/‘대통령 건강’ 공개해도 되나?>(2부 5번째, 김필규 기자,
https://me2.do/FYD2JDhh)
지난 5일,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간의 해외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자 지상파 3사는 일제히 ‘순방 외교성과’에 찬사를 보내며 환영했다. 민언련은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로 인한 정국 경색 및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방중 등 대내외적으로 급박한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찬사 일색의 보도는 부적절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단순히 순방 외교 찬사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박 대통령이 귀국하자 청와대는 브리핑을 내고 대통령이 순방 기간 중 링거를 맞아가며 일정을 소화했고 “박 대통령이 순방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 행사, 한 만남이라도 더 가지려고 강행군을 했다”고 밝혔다. 결국 대통령은 휴식을 가진 후 공식 일정에 복귀하기로 했다. 지난해 4월, 중남비 순방 직후 위경련과 인두염 진단을 받아 휴식이 필요하다는 청와대 브리핑과 거의 흡사한 상황이다. 이렇게 청와대가 정해진 수순처럼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반복적으로 발표하자 문제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군 통수권자이자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건강은 국가 안보 사항인데 청와대가 안보 기밀까지 무시하면서 지지층 결집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번에도 모든 방송사가 침묵했지만 JTBC가 나섰다.

 

△ JTBC <팩트체크/‘대통령 건강’ 공개해도 되나?>(6/6)

 

<팩트체크>의 김필규 기자는 먼저 “2014년 3월 네덜란드, 독일 방문 때 대통령이 몸살기로 국왕 주최 만찬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청와대 대변인이 밝힌 걸 시작으로 또 그 해 이제 9월에 캐나다 국빈 방문 때는 2~3시간씩 쪽잠만 자는 강행군 일정으로 링거를 맞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지난해 4월 중남미 순방 때도 이 링거 이야기와 함께 만성피로로 인한 위경련에 인두염으로 인한 미열도 있다면서 구체적인 병명까지 밝혔고요”라며 청와대의 대통령 건강상태 공개 사례를 나열했다. 이어서 2014년 당시 청와대 경호실 박종준 차장이 “어느 나라나 국가 원수의 건강상태는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에 전부 비밀로 관리한다. 그래서 우리도 2급 비밀에 해당해서 관리한다”고 말한 사실을 들어 청와대의 발표의 부적절함을 지적했다. “미국 케네디 대통령은 대장염과 전립선염, 그리고 또 부시 대통령은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재임 기간 동안에 꽁꽁 숨겼다”면서 “우리 청와대의 지금 대응은 국제적으로도 분명 이례적”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이게 한두 번도 아니고 순방 때마다 '대통령이 아프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에 대해 “실제로 최근 순방을 전후한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를 보면 정치 상황에 따라서 물론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보시는 것처럼 귀국 후에 대부분 상승한 모습”이 보인다면서 “'지지도를 더 끌어올리기 위해서 청와대가 대통령 건강을 자꾸 언급하는 거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짚었다. 김필규 기자는 “박 대통령의 다음 순방이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국민 불안감을 담보로 한 링거투혼 이야기, 더 이상 미담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청와대가 기억해야겠습니다”라는 따끔한 일침도 빼놓지 않았다.

 

* 모니터 대상 : 7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사)민주언론시민연합(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