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민언련 2016년 4월 ‘이달의 좋은․나쁜 신문보도’ 선정․발표(2016.05.23)
등록 2016.05.2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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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농성’ 때문에 국민안전수준 제자리라는 조선일보

 

민언련이 2016년 4월 ‘이달의 좋은 방송보도․나쁜 신문보도’를 선정했다.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 시상식은 5월 25일(수) 오후 7시 공덕동 민언련 사무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4월의 수상자인 기자가 참석하는 시상식과 간담회에 관심 있는 분은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좋은 보도, 검찰·법원의 ‘국정원 직원 불법행위 봐주기’ 폭로한 한겨레

 

업무 시간에 3천개가 넘는 글을 남겼는데 개인일탈?…‘납득 어렵다’
4월 21일. 서울중앙지법은 ‘좌익효수’라는 필명으로 악성 정치 댓글 등을 인터넷에 올린 혐의로 기소된 국가정보원 직원에게 선거개입 행위를 금지한 국정원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한겨레는 22일자 지면을 통해 곧바로 <‘좌익효수’ 일탈로 취급…수천개 정치개입 글 눈감아>(4/22, 10면, 허재현 기자, https://me2.do/FQZ0MHD6)로 판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국가정보원법 9조 2항은 ‘특정 정당이나 특정인의 선거운동을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수 천 개의 댓글을 남길 당시 “좌익효수는 당시 대공수사국 소속 5급 공무원”이었다. 따라서 좌익효수에 대한 이날 판결의 핵심은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느냐 여부”에 있었으나 법원은 “유 씨의 댓글 활동이 개인적인 일탈일 뿐, 국정원 차원의 조직적인 선거개입”이라며 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한겨레는 “좌익효수가 남긴 수천 개의 정치개입성 글 중 선거개입으로 볼 수 있는 글이 10건에 불과하다는 법원 판단은 너무 소극적인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검찰이 국정원 직원들의 정치개입 행위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있어, 유씨에 대한 기소 내용도 부실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해당 판결의 이면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이어지는 한겨레의 <좌익효수 봐수기 기소·판결> 관련 단독 보도들은 이 같은 의혹이 사실이었음을 증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검찰, ‘야당 비방․선거개입’ 결정적 증거 슬쩍 빼놓으며 ‘봐주기’
한겨레는 이번 ‘좌익효수 무죄’ 판결의 배후에 검찰의 ‘봐주기 기소’가 있음을 지적하고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먼저 <단독/‘좌익효수’ 댓글 수백건 중 10건만 기소했다>(4/25, 1면, 서영지 기자, https://me2.do/5YuHqyXR)에서는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지난해 11월 유 씨를 불구속 기소하면서 국정원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10개의 글만 기소”했으며, 그 조차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2011년 경기 성남 분당 국회의원 보궐선거 관련 글이 6건이었고, 2012년 대선 관련 글은 단 4건”이었다는 것을 폭로했다.

애초 “‘좌익효수’를 처음 수사했던 국정원 댓글 사건 특별수사팀은 유씨가 2012년 대선을 앞두고”“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를 노골적으로 비방한 내용의 글 수백건”이 “선거개입 혐의가 뚜렷하다고 판단”했다. 그런데도 “검찰이 유 씨의 국정원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유도하려고 봐주기 기소”를 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적은 <단독/검찰, 안철수 등 야당 비방 ·선거개입 증거물 ‘원천 배제’>(4/25, 3면, 최현준·허재현 기자, https://me2.do/x3puDuOM)에서도 반복됐다. 한겨레는 좌익효수의 수천 건의 정치성 댓글 가운데 단 10개만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검찰이 “단순 비방이나 욕설은 배제하고 엄격한 기준에 따라 기소한 것”이라고 해명한 것을 두고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기소한 10건에도 단순 욕설이 들어 있을 뿐 아니라” “기소하지 않은 다른 글들 중에는 유력 대선주자였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한 비방글 등 선거개입 혐의가 있는 댓글이 다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어 한겨레는 “검찰은 2013년 6월 유 씨의 불법 행위를 확인하고, 그해 7월과 10월 유 씨에 대한 고발·고소를 접수하지만, 지난해 11월에야 유 씨를 국정원법 위반 및 모욕죄 혐의로 기소”했으며 “이마저도 검찰의 늑장 수사를 비판하는 여론에 떠밀려 마지못해”한 것이고, “유 씨의 소환조사도 1년 만인 2014년 6월에야 이뤄졌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단독/“이번에 뽑고 종신여왕으로” 노골적 댓글도 기소 안돼>(4/27, 9면, 최현준·허재현 기자, https://me2.do/GIcpmpg4)에서는 기소 당시 증거물로 채택되지 않은 것이 ‘의아할 정도’로 노골적인 댓글들이 있음을 폭로했다. 검찰은 “안찰수 이게 뭔 ○싸는 소리야. 문죄인이랑 같이 죄인이 되겠다고??? 설사○싸는 소리 그만 집어치워 구태정치꾼 색갸. 우리가 원하던 게 니가 말하던 게 이런거냐?”, “문죄인 인지부조화, 안찰수 그지 ○싸는 소리 그만 집어치워…” 등의 댓글을 외면한 이유로 “안 대표가 당시 대선 후보를 사퇴한터라 선거운동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고 해명했다. 이에 한겨레는 “당시 안 대표가 대선판을 뒤흔들 정도의 강력한 변수였음을 감안하면, 검찰의 이런 해명은 매우 군색해 보인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좌익효수’ 봐주기 기소 비판에…검찰, 뒤늦게 “항소”>(4/28, 9면, 최현준 기자, https://me2.do/F2G3j9EW)에서는 검찰이 좌익효수에 대해 항소 의사를 밝힌 것을 두고 “봐주기 기소로 무죄 선고의 빌미를 제공한 검찰이 비판 여론을 의식해 마지못해 항소에 나섰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겨레는 “지난해 11월26일 유 씨를 기소할 때 검찰 지휘 라인에 있던 이들은 현재 주요 보직을 맡고 있”는 반면 “유씨를 처음 적발해 강도 높은 수사를 벌였던 특별수사팀 소속 검사들은 승진 탈락 등 고배를 마셨다”는 점도 지적했다.


<원세훈 지시 뒤 ‘좌익효수’ 댓글 집중>(4/27, 1면, 최현준·허재현·김지훈 기자, https://me2.do/GaOoKScK)에서는 공판 기록 등을 근거로 좌익효수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댓글 지시’ 이후 선거개입 혐의가 있는 글 100여건을 집중적으로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유 씨의 댓글 작성을 국정원의 조직적 활동으로 해석할 수 있는 정황”인 만큼 “검찰이 개인적 활동이라는 유 씨의 주장을 받아들인 배경”에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법원, 증거기록 있는데도 국정원 직원에 유리한 해석으로 면죄부 
검찰이 봐주기 기소를 했다면, 재판부는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사실관계조차 외면한 채, 국정원 직원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해석을 밀어붙였다. <단독/‘댓글 수백개’ 자백 · 목록 있는데 재판부, 확인조차 않고 ‘면죄부’>(4/25, 3면, 서영지 기자,https://me2.do/GyI5E51e)에서 한겨레는 “앞서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당시 좌익효수는 검찰 조사에서 수백 건의 선거 개입 글을 올렸다는 사실을 자백”했던 만큼 “재판부가 검찰이 제출한 증거기록 등을 꼼꼼히 봤다면, 좌익효수가 10건의 글 말고도 선거개입 혐의가 짙은 수백개의 댓글을 올렸다는 정황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가 수백 개의 선거개입 글을 올린 정황을 알고도 이를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유씨에게 유리하게 해석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법원이 “그동안 국가공무원의 선거개입을 엄격하게 처벌”해왔으면서도 이번에는 “댓글 건수가 적다고 선거개입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2014년 5월 서울시 공무원 김아무개(50)씨는 당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를 홍보하고, 정몽준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각각 한 차례 올린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는데 왜 더 심한 댓글을 더 많이 단 좌익효수에는 무죄를 확정했냐는 것이다.


검찰과 재판부의 이 같은 국정원 봐주기 정황에 대해 한겨레는 <사설/검찰과 법원의 ‘좌익효수’ 감싸기>(4/25, https://me2.do/x8MCjCkJ)을 통해서도 비판하고 나섰다. “법원의 ‘면죄부 판결’ 뒤에는 검찰의 ‘봐주기 기소”가 있었으며 “검찰과 법원이 힘을 합쳐 국정원 직원의 명백한 불법행위를 눈감아주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한겨레는 “검찰과 법원의 국정원 감싸기는 법치주의의 기본을 뒤흔들고 사법기관의 신뢰를 땅에 떨어뜨리는 행위”라며 “좌익효수 엉터리 기소 사실이 드러난 이상 관련자들과 검찰 지휘라인에 대한 철저한 문책이 뒤따라야”하고 “또 검찰은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마땅히 추가 기소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국정원의 여론조성을 통한 선거 개입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심각한 범죄다. 그러나 같은 시기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이번 좌익효수 무죄 판결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어떠한 보도도 내놓지 않았다. 경향신문과 한국일보는 해당 판결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는 냈으나, 그 양과 질에 있어 모두 한겨레의 보도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에 민언련은 한겨레의 <좌익효수 봐수기 기소·판결> 보도 8건을 2016년 4월, 이달의 좋은 신문보도로 선정한다.

 

나쁜 보도, 세월호 특별법이 정쟁의 산물이라 폄훼한 조선

 

조선 “세월호 특별법은 민생 아닌 야당의 정치이슈”
조선일보의 세월호 보도는 크게 세월호 특별법이 민생 법안이 아닌 두 야당의 선명성 경쟁을 위한 정치 이슈임을 부각하는 것과, 세월호 특조위나 세월호 유가족 등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싸움을 이어나가는 대상을 비판하는 것으로 나뉜다.

야당의 세월호 특별법 개정 요구에 대한 우려는 세월호 2주기 당일인 16일자 지면에서부터 시작된다. 조선일보는 먼저 <제3黨이 던진 경제·세월호法 딜>(4/16, 1면, 원선우 기자, https://me2.do/IMe8yIiQ)을 통해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터 역할을 하게 됐음을 강조한 뒤 이런 국민의당이 “자신들이 주도할 법안의 첫 카드로 세월호법 개정안과 민생 경제 법안을 꺼내 들었”으며 이는 “20대 국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자기들의 역할을 보여줄 '시험탄'을 쏘아 올린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이어 <사설/거대 야당, 안보·민생 대책부터 내놓고 공동 책임도 져야 한다>(4/16, https://me2.do/FTjQiXhw)에서는 “국민이 걱정하는 것은 두 야당이 선명성 경쟁을 벌이면서 자신들의 정책만 밀고 가는 것이다. 이 경우 국정 파탄은 뻔하고 나라는 미래를 향해 한발도 나아갈 수 없다”는 우려를 표했다.


이 같은 우려의 ‘실체’는 이후의 보도에서 보다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를테면 <임시국회 열어 세월호 특검 추진>(4/18, 1면, 김아진·박국희 기자 https://me2.do/5YuHB9qa)에서는 “정부·여당의 경제 실정을 비판하며 4·13 총선에서 승리했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선거가 끝난 후에는 민생·경제 대신 세월호특별법 개정과 국정교과서 폐기 등 정치 이슈에 우선적으로 힘을 합치고 있다”며 세월호특별법 개정을 민생경제 이슈와 대치되는 것으로 표현한다. 이 같은 주장은 야당이 선거에 승리한 이후 주장을 바꿨다는 식의 지적으로 이어진다. “더민주는 투표 전인 지난주 초까지만 해도 ‘문제는 경제다’는 구호를 앞세운 ‘경제 심판론’으로 총선을 치렀”고 “국민의당 역시 ‘싸움만 하는 1, 2번 대신 3번이 나서 민생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양당 체제를 비판”했으며 “두 당이 선관위에 제출한 10대 정책·공약에는 세월호법 개정이나 국정교과서 폐기는 들어 있지도 않았”는데 이들이 ‘정치 이슈’인 세월호특별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날 <2野, 총선땐 경제…巨野되자 세월호·국정교과서>(4/18, 30면, 김아진 기자, https://me2.do/F0bh7kh3)에서도 조선일보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총선이 끝나자 세월호특별법 개정과 국정교과서 폐기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고 나섰다”며 이를 “청와대와 여당에 대한 공격으로 20대 국회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공격을 시작한 것” 등으로 해석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총선 당시 이 두 가지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주로 경제 및 민생을 내세웠”는데 총선 이후엔 “두 야당이 정치적 사안에 힘을 합치기로 하면서 선거 때 약속한 민생 경제 이슈는 뒤로 밀릴 조짐”이라는 식의, 세월호특별법 개정을 민생 경제 이슈가 아닌 정쟁의 소재로 격하시키는 주장도 반복됐다. 조선일보는 해당 기사에서 “총선이 야당 승리로 끝나자 '이때다' 하면서 정치적 제1 야당 자리를 놓고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것”이라는 익명의 야권 관계자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야당의 행보에 대한 ‘악의적’ 해석을 넘어 야당을 향한 직접적인 ‘비판’도 이어졌다. <류근일 칼럼/국민의당은 선명성 경쟁보다 합리적 제3의 길을>(4/19, 1면, https://me2.do/GTfuyUbk)에서는 국민의당을 향해 “야당적 선명성 경쟁에만 급급한 나머지, 등판하자마자 ‘정치성 청문회’ ‘세월호 특검법 재추진’부터 꺼내 들고 ‘경제 포퓰리즘’과 ‘안보 유화(宥和)주의’로 흐를 경우엔 ‘그러려거든 친노-친문과 왜 갈라섰느냐?’는 질문을 받아 마땅할 것”이라 지적했다.


<사설/이번 임시국회로 앞으로 4년 나라가 어디로 갈지 보일 것>(4/19, 31면, https://me2.do/x8Mv9BUq)에서는 임시국회 소집을 주도한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향해 “‘양보와 타협을 통해 국민에게 마지막 모습이라도 잘 보여야 한다’면서도 세월호법 개정, 국정교과서 폐기 같은 정쟁 이슈에 중점을 뒀다”고 지적한 뒤 “강성 야당이 분당(分黨)되었음에도 두 당 모두 강성이 되어간다는 느낌마저 준다”고 한탄했다.

 

조선 “특조위는 무능 유가족은 싸움박질”
정치권이 아닌 유가족들과 세월호 특조위 등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2주기 당일 조선일보는 1면의 <入面鋒>(4/16, 1면, https://me2.do/xOUTOjHu)을 통해 “세월호 慘事 2년… 광화문 농성, 단원고 ‘존치 교실’ 문제 합의 못 해. 답답하고 부끄러운 우리 현주소”라는 지적을 내놨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답답함과 부끄러움을 느낀 것이 아니라 유가족들의 광화문 농성과 단원고 존치 교실 문제 합의 불발에서 답답하고 부끄러웠다고 ‘선언’한 것이다.


같은 날 조선일보는 <또 미뤄진 단원고 기억 교실 이전>(4/16, 11면, 권상은·최재용 기자 https://me2.do/GwKZ2VI1)에서는 “단원고 재학생 학부모들이 요구해온 ‘기억 교실’의 외부 이전이 예산 문제 때문에 미뤄지게 됐”다며 그간 학교가 기억 교실을 보존해오면서 “재학생들을 수용할 교실이 부족해져 재학생 학부모들이 반발해왔다”는 것을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한편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년10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세월호 천막 농성'은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세월호 천막은 2014년 7월 14일 단원고 희생자인 고(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49) 씨 등 유가족들이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에 들어가면서 설치”된 것인 반면 “일반인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추모관'은 16일 인천 부평구 부평동 인천가족공원 안에 문을 연다”고 강조했다.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들의 천막 농성과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 문제를 대비시켜 그려내는 이 같은 보도 태도는 세월호 천막 문제를 일부 강성 유가족들의 항의 문제로 축소하는 한편, 광장이 아닌 ‘추모관’으로 거점을 옮겨야 한다는 요구나 다름없다.

 

이런 시각은 <사설/국민 안전도, 비극 內面化도 이루지 못한 세월호 2년>(4/16, 27면, https://me2.do/xRtYlhFL)에서 보다 선명해진다. 사설은 세월호 참사 이후 2년이 지났음에도 “안산 단원고 ‘기억 교실’은 다음 달쯤에야 학교 밖으로 옮기는 문제를 유가족과 교육 당국이 협의 중”이며 “서울 광화문 세월호 유가족 천막은 22개월째 그대로 서 있다”며 재차 천막 농성 문제와 기억 교실 존치 문제를 세월호 참사 문제의 주요 쟁점으로 끌어올리려 한다.


이어 조선일보는 “언제 또 세월호 비슷한 참극이 벌어질지도 알 수 없”는데 “다들 비극을 마음속 깊이 내면화(內面化)하기는커녕 길거리에서 싸움박질하거나 천막 안팎에서 단식하고 고함만 외쳐댔”다며 “이제 그 천막부터 걷어내고 세월호 참사 직후 모두가 가슴속으로 느꼈던 아픔과 각오를 되살려 보아야 할 때”라는 식의 주장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이들이 거리에 나와 목소리를 높인 이유는 우리 사회가 조선일보의 지적대로 “참사를 계기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조직해 차분하게 사고의 구조적 원인을 들여다보고, 선진국 사례를 연구해 국민 안전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저력”을 보여주기는커녕, 진상 규명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농성을 해서 국민 안전 수준 강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은 인과관계를 완전히 왜곡하는 주장일 뿐이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를 향한 근거 없는 비방도 이어졌다. 조선일보는 “미국 9·11테러조사위원회가 21개월간 쓴 1500만달러(170억원)의 두 배에 육박하는 360억원의 예산을 쓰도록 돼 있지만 여태 주목할 만한 조사 결과 하나 내놓지 못했다”며 “이러다간 304명 아까운 인명의 죽음이 무의미하게 허비되고 말 뿐이라는 걱정을 떨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2015년과 2016년에 세월호 특조위에 배정된 예산은 총 150억원이다. 미국 9·11테러조사위원회 170억원의 2배가 넘는다는 것은 사실과 전혀 다른 주장이다. 이에 조선일보는 4월 21일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예산과 관련해 정정보도문을 냈다. 제대로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고 특조위 깎아내리기에만 몰두한 결과인 셈이다. 


조선일보는 세월호 2주기를 전후해 내놓은 보도를 통해 야당의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 공조 움직임을 정치 투쟁이나 선명성 경쟁 등으로 폄훼했다. 또 참사의 실질적 책임자인 정부와 특조위 활동을 직접 훼방하는 여당이 아닌 진실 규명을 요구하는 세력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민언련은 조선일보의 <세월호 특별법> 보도 10건을 2016년 4월, 이달의 나쁜 신문보도로 선정한다. <끝>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