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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오늘의 신문보도] 5․18 당일에 간판칼럼으로 전두환 연애담 내건 동아일보(2016.05.18)
등록 2016.05.18 14:32
조회 576

■ 민언련 오늘의 나쁜 신문 보도(5/18)
․ 동아일보 <횡설수설/전두환과 이순자의 천생연분>(5/18, 35면, 최영훈 수석논설위원,
https://me2.do/FyY7KKSV)

△ 동아일보 <횡설수설/전두환과 이순자의 천생연분>(5/18)

동아일보 최영훈 수석논설위원은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 전두환․이순자의 연애담과 전두환의 젊은 시절 품성을 이야기했다. “전두환은 육사 생도 시절” “일요일 오전 축구 연습을 마치면 무리를 끌고 육사 교장 사택으로 가 점심을 배불리 얻어”먹던 와중 “진해여중 2학년 이순자와 운명적인 만남”을 했다는 것이다. 이어 최 논설위원은 “학창시절 가무잡잡한 얼굴에 예쁜 편이던 이순자의 별명은 ‘필리핀 공주’”였고 “경기여고 3학년 때 전두환 중위와 재회하고 사랑에 빠”졌고 “전 중위가 보낸 연애편지를 들켜 교장실로 불려가 꾸중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일이 잦았”다는 것까지 구구절절 설명했다.


전두환에 대한 설명은 더 가관이다. 최 논설위원은 전두환이 “젊을 때부터 넉살이 좋았”고 “육사 정규 1기(11기)로 자부심이 강”했으며, “선배 장군뿐 아니라 부하들도 통이 큰 그를 좋아하고 따랐”다고 강조했다. “내가 잘난 게 뭐 있어, 부하들 잘해 주다 보니 대통령까지 됐지”라는 전 전 대통령의 발언 역시 소개했다.
‘횡설수설’은 “(백담사 유배 당시) 분노했다기보다 무서웠다”는 이순자 씨와 “일생일대의 실수가 노태우 대통령 시킨 것”이라는 전두환의 발언으로 마무리됐다. 


 <횡설수설>은 소재와 형태의 제약 없이 자유로운 내용을 담는 칼럼이지만, 조선일보의 <만물상>처럼 오랫동안 유지해온 동아일보의 간판 칼럼이다. 외부 기명칼럼도 아니고, 동아일보의 논설위원들이 쓴다. 한마디로 <동아일보>의 주요 지면이다.

 

그런데 이런 지면에 5ㆍ18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 지면에 전두환의 연애담과 좋은 품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은 전두환 신군부세력의 집권을 거부하고 민주화를 요구한 운동이며,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의 광주시민들에 대한 발포명령은 대법원이 확정한 움직일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는 것 따위는 전혀 모르는 듯 말이다.

 

이런 칼럼을 5·18 당일에 내놓는 동아일보가 아들의 시신이 담긴 관 앞에서 우는 어머니의 사진을 놓고 ‘택배’라 지껄이며 온갖 지역비하와 혐오를 조장하는 ‘일베’와 무엇이 다른가. 오히려 ‘그들만의 세상’에서 자기들끼리 떠드는 일베의 막말보다, 한국의 대표적 종합일간지의 간판칼럼에서 이런 칼럼을 내놓은 동아일보의 패악이 더 심각하지 않은가. 이는 명백한 광주 영령은 물론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모독이다.

 

■ 민언련 오늘의 비추 신문 보도들(5/18)
․ 중앙일보 <나물·김치에 소시지 반찬… 박정희 밥상 재현>(5/18, 14면, 김윤호 기자,
https://me2.do/5hVLggMy)

△ 중앙일보 <나물·김치에 소시지 반찬… 박정희 밥상 재현>(5/18)

 

중앙일보는 18일자 지면에 1966년부터 16년간 청와대 조리사로 활약했던 손성실(73·사진)씨와의 인터뷰를 실었다. 인터뷰 주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입맛’이었다. “고춧가루가 많이 들어가는 매운 음식보다 짜고 칼칼한 음식”, “된장과 고추장을 반반 섞어 비빈 비름나물”과 “고소한 생선전, 도시락 반찬이던 소시지”를 특히나 좋아했다는 것이다.

 

이어 중앙일보는 “박 전 대통령이 즐겨 먹던 음식만 모은 ‘박정희 대통령 테마 밥상’”을 사진으로 소개하며 “손씨와 박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시가 (이 밥상을) 손잡고 복원”했으며 “구미시는 이달 초 이 밥상 메뉴를 지역 대표 음식으로 지정했”고 “하반기에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구미시 상모동) 옆에 ‘박정희 대통령 테마 밥상 전문점’을 낼 계획”임을 홍보했다. “식재료는 고기·생선 위주가 아니라 나물·김치 위주”로 “서민적이란 평가를 받는 이유”가 있다는 식의 ‘찬사’도 이어졌다.

 

지자체가 특정 대통령의 밥상을 일종의 상품으로 냈다는 것을 홍보하는 것이 기사 가치가 있는지 여부는 차치하고, 독재자의 밥상을 추억하고 소개하는 것이 꼭 시민이 민주주의를 위해 항거한 5ㆍ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이어야 했나?

 

■ 민언련 오늘의 좋은 신문 보도(5/18)
‧ 한겨레 <5·18을 모르는 당신에게>(5/18, 6면, 김지은·현소은 기자,
https://me2.do/xomXLKRp)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한겨레는 ‘5.18을 잘 모르는 우리들’을 위한 ‘5.18 안내’ 기사를 준비했다. “168명(정부 집계)이 민주주의를 지키려다 목숨을 잃었”고 “5000여명이 다쳤”는데 “지금 5·18은 ‘민주화운동’이라는 단어로 박제화 된 채 흐릿해지고 있”으며 이 와중 “‘임을 위한 행진곡 불가 세력’은 이런 틈을 비집고 들어와 5·18을 기리지 못하게 흔들”기까지 하고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기사는 5.18민주화운동이 발발하게 된 원인과 실제 벌어진 사건, 책임자, 정확한 명칭, 이 사건이 알려지게 된 계기 등을 알기 쉽게 소개했다. 

 

■ 민언련 오늘의 강추 신문 보도들(5/18)
· 한겨레 <“우릴 간첩으로 몰아야 쓰냔 말여?”>(5/18, 1면, 정대하 기자,
https://me2.do/x8M2Biz1)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한겨레는 80년 5.18 당시 공수부대원에게 맞아 남편이 사망한 심복례(74)씨와 80년 광주에 침투한 북한 특수군으로 날조된 김진순 씨(86)가 살아온 삶과, 이들이 전하는 슬픔과 분노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독재 정권과 일부 극우세력의 주장으로 망가져버린 이들의 삶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한겨레는 “현재 이뤄지는 5·18 왜곡은 국가 차원에서 이뤄지는 일종의 ‘상징조작’의 일환”이며 이를 통해 “김대중·노무현 탈냉전 개혁정권의 정당성을 박탈하고 이승만·박정희·전두환으로 이어지는 냉전수구정권의 정당성을 회복하려는 것”이라는 오승용 전남대 5·18연구소 연구교수의 발언으로 기사를 마무리했다.

 

· 한겨레 <사설/5·18 희생자 능멸하는 전·현직 대통령들>(5/18, 31면, 이형주·차길호 기자, https://me2.do/GOY9CQHr) 한겨레는 “민주주의를 향한 희생자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이 땅에 민주주의를 더욱 활짝 꽃피우기 위해 노력”해야 할 5·18 민주화운동의 서른여섯 돌에 “5·18의 진실을 가리고 정신을 왜곡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가 지목한 이 같은 움직임의 대표 주자는 최근 5·18 발포 책임을 전면 부인한 전두환 전 대통령과 기념식 주인공들이 간절히 원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들은 척도 하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이다.

 

■ 민언련 오늘의 병맛 신문 보도들(5/18)
· 동아일보 <야 “기념식서 기립해 셀프제창 할 것”>(5/18, 4면, 이형주·차길호 기자,
https://me2.do/xq4kvopm) 야당 지도부들의 17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전야제 참가 보도에서 동아일보는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를테면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치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던 더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도 참석했다”거나 “지난해 전야제에서는 시민들로부터 야유를 받으며 불청객 취급을 받았던 문 전 대표는 이날 행진 도중 ‘박근혜 정권과 열심히 싸우고 계신 분’이라는 행사 관계자의 소개에 일부 시민들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행사장 통제가 어려울 정도로 지지자가 몰린 안철수 대표의 인기에는 못 미쳤다”는 식이다. 동아일보의 ‘쪼잔함’이 돋보이는 보도다.

 

· 동아일보 <송평인 칼럼/보수는 섹시하지 않아도 된다>(5/18, 34면, https://me2.do/xTRtlSAp) 동아일보 송평인 논설위원은 “협치니, 연정이니 하는 말로 겉멋을 부리지 않아도 보수는 아름답다. 그런 보수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보수의 혁신”이라며 “당을 뛰쳐나가지도 못하면서 꼰대로 보이기는 싫은 쇄신파들”을 꼬집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엉뚱한 얘기 같지만 수지는 왜 섹시하지 않을까. 현아는, 설현은 섹시한데 왜 수지는 아무리 노력해도 섹시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는 “질문이 잘못됐다. 수지는 섹시하지 않아도 아름답다. 수지의 아름다움은 섹시한 데 있지 않고 우아하거나 다른 데 있다. 보수란 그런 것이다. 굳이 섹시해지려고 할 필요가 없다. 수지는 섹시해 보이려고 노력할수록 더 어색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보수의 우아함을 강조하려는 것은 말리지 않겠지만, 칼럼 속에 등장한 연예인들은 이 구설수에 오르고 싶었을까. 아무도 묻지 않고 듣고 싶지 않았던 개인적 취향을 이렇게 열심히 쓰는 것도 우스꽝스럽다.

 

■ 민언련 오늘의 ‘논쟁에 나선’ 신문 보도들(5/18)
․ 사내유보금 논란에 재계 입장 대변한 동아 VS 아전인수라는 한겨레
동아일보 <‘구조조정 복병’ 떠오른 사내유보금>(5/18, 5면, 김지현·김창덕기자,
https://me2.do/5ptSjj2n)
한겨레 <“사내유보자산 많을수록 경제 기여” 전경련의 아전인수>(5/18, 18면, 곽정수 선임기자,
https://me2.do/xHqOiia6)


대기업들이 막대한 이익을 얻고도 투자·고용·배당 등에 사용하지 않고 사내유보금을 과도하게 축적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7일 ‘사내유보금이 많을수록 투자 및 고용 기여도가 높다’는 요지의 보고서를 냈다.


동아일보는 전경련의 주장에 동조하며 “국내 기업들의 사내유보금 중 80% 이상은 이미 설비나 R&D 등에 재투자됐”으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사내유보금이 많은 상위 10개 기업의 지난해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54.1%가 늘어난 반면 하위 10개사는 45.1% 줄었”던 만큼 “그룹 지배력 강화나 사적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현금성 자산을 쌓아 두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단순히 사내유보금이 많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는 주장을 펼쳤다.


반면 한겨레는 이를 ‘억지 주장’으로 규정했다. “전경련의 주장은 사내유보 자산 증가나 국가경제 기여가 모두 기업 실적이 좋은 데 따른 결과물인데, 마치 사내유보 자산 증가(원인)가 국가경제 기여(결과)를 낳은 것처럼 억지 논리를 편 것”이라며 “중소 하청업체에 대한 납품단가 후려치기, 과도한 비정규직 활용 등의 정당하지 않은 행위를 했다면 사내유보 자산 논란이 클 수밖에 없다”는 전성인 홍익대 교수의 발언을 소개했다. 이어 한겨레는 “전경련의 주장은 20대 국회에서 야당의 사내유보 자산 규제 강화 움직임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꼬집었다.

 

■ 민언련 오늘의 ‘은폐가 의심되는 무보도’(5/18)
· 박근혜 대통령 광주 기념식 3년 연속 불참, 경향․중앙 먼저 보도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에 참석한 뒤로 3년 연속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불참했다. 박 대통령은 기념식이 열리는 이날 오전 10시, 이미 청와대에서 마수메 에브테카르 이란 부통령 접견 일정을 사전에 잡아뒀다. 이를 지면에 미리 보도한 것은 경향신문과 중앙일보다. 동아일보, 조선일보, 한겨레, 한국일보는 보도하지 않았다. 

 

· 박원순 서울시장 옥바라지 골목 철거 중단, 조선․중앙 미보도

박원순 서울시장은 17일 재개발이 진행 중인 서울 종로구 무악동 이른바 ‘옥바라지 골목’의 철거 공사를 중단시켰다. 박 시장은 “손해 배상을 당하더라도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 옥바라지 골목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지면에 보도한 것은 경향신문과 동아일보, 한겨레다. 한국일보도 해당 사안을 사진기사로 보도했다. 그러나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 독·미 최저임금 전문가 국회 간담회, 한겨레만 보도

17일 민주노총, 한국노총 출신 20대 국회의원 당선인들과 미국, 독일 전문가들은 국회의사당에서 최저임금제도 개선 간담회를 열고, 최저임금 인상이 경영계의 주장과는 달리 소상공인에게도 도움이 되고, 고용에 미치는 영향도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를 지면에 보도한 것은 한겨레뿐이다.

 

* 모니터 대상 :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종이신문에 한함)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