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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오늘의 신문보도] 강정주민과 제주 더민주 당선자 싸잡아 비난한 조선일보(2016.05.03)■ 오늘의 나쁜 신문 보도(5/3)
‧ 조선일보 <海軍, 강정마을에 구상권 청구 말라 제주서 당선 野3인, 韓국방에 요구>(5/3, 8면, 전현석 기자, https://me2.do/FSHh2H4S), <사설/제주 기지 훼방꾼 때문에 허비한 세금 탕감하라는 더민주>(5/3, 39면, https://me2.do/F87frxmL)
조선일보는 전일에 이어 <海軍, 강정마을에 구상권 청구 말라 제주서 당선 野3인, 韓국방에 요구>에서 “지난 28일엔 강정마을 주민과 외부 활동가들이 제주 해군기지 방호훈련 중이던 군용 차량을 막고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으며 “해병대원들은 제주 해안에 상륙한 적군을 소탕하는 상황을 가정한 훈련 중이었는데 주민들은 ‘왜 마을까지 총 들고 나오냐’ ‘총알을 넣고 다니지 그러냐’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시가지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총기를 조준하며 공포분위기를 조성한 군의 행태에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사설/제주 기지 훼방꾼 때문에 허비한 세금 탕감하라는 더민주>에서는 강정마을과 국방부 사이의 해묵은 갈등을 조정하려 노력하는 제주지역 더민주 소속 국회의원 당선자들에 대해 날선 비난을 쏟아냈다. 보도에서는 우선 “얼마 전 해병대의 훈련이 일부의 항의로 중단된 일까지 있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젊은 해병대원들이 총을 내리고 고개를 숙인 채 거친 항의를 듣고 있다. 안보 시설을 지켜야 할 군인들이 언제까지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또 다시 이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이 같은 편향적인 보도와는 달리 완전무장한 해군이 훈련 중 주민들에게 총구를 겨눈 상황에 대해서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해군 측은 기지방어훈련 과정에서의 사주경계 차원이라 해명했으나, 강정마을회 측은 논평을 내고 “마을에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탄창을 결합하지 않은 빈총이라도 사람을 향해 총을 겨누는 행위 자체가 위협이고, 안전사고를 동반하는 행위”이며 “약실에 총알이 들어있었다면 오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으로 “군이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어린 학생과 주민들이 위협을 느껴 항의하는 것은 주민들 입장에서 당연하다”는 것이다.
강정마을회는 이어 “총을 보고 80세가 넘는 노인이 몸이 떨려 잠을 자지 못했다. 제주 4·3사건과 6·25 전쟁을 겪은 사람에게는 극한의 공포가 될 수 있다”며 “구상권 청구로 강정 주민들과 끝끝내 대립각을 세우고 기지 경계훈련을 이유로 공포 분위기를 조장하는 것은 부적절의 범위조차 넘어서는 행태”라며 성토했다. 군이 항구적 공존이 아닌 공포분위기 조성을 택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일보는 앞뒤 맥락 없이 군인들이 이 같은 대우를 받아야 할 이유가 있느냐고 묻는 보도를 이틀간 연이어 내놨다. 그렇다면 시민들은 군으로부터 이 같은 대접을 받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해군기지 건설을 결사적으로 반대했음에도 국가의 일방적 진행으로 해군이 들어와서 지역 내에 상주하게 되었다. 이제 상생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했을 때, 해군이 보다 앞서서 주민들과의 경계를 풀기 위해 노력했어야 마땅함에도 일상적인 ‘사주경계’라며 마을 안에서 총을 겨눴다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명백한 실수이며 무례하고 몰상식한 행위이다. 왜 군은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이렇게까지 하고 제대로 사과하지 않는가? 조선일보는 왜 이 사안을 왜곡하고 부풀려 강정마을 주민들이 행패라도 부리는 양 몰고 가는가?
게다가 조선일보 사설은 “제주 지역 출신인 더민주당 소속 총선 당선인 3명이 제주 민군 복합항 공사 방해와 관련해 해군의 구상권 청구 소송을 철회해 달라고 2일 국방장관에게 요구”한 것을 비난했다. 제주지역 더민주 당선자 3인을 지적하는 것에서 나아가, “더민주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은 노무현 정부가 시작한 강정 기지 건설을 좌파 단체들과 손잡고 반대했다. 이번엔 여소야대를 앞세워 시위 책임을 덮자고 하고 있다. 정치권이 매번 이런 식으로 나오니 불법 시위의 악순환이 끊어지지 않는다”면서 야당이 마치 불법 시위를 조장하는 불순 세력인 양 부각한 셈이다. 여러모로 참으로 나쁜 보도가 아닐 수 없다.
■ 오늘의 좋은 신문 보도(5/3)
‧ 한겨레 <사설/한 달 뒤 현실화할 ‘국정원 독재’, 막아야 한다>(5/3, 31면, https://me2.do/I5PriQfs), 한국일보 <인권위 이제서야 "테러방지법 위헌 소지" 뒷북 의결>(5/3, 8면, 김현빈 기자, https://me2.do/xvPbiyoD)
국가인권위원회가 2일 정부가 입법예고한 테러방지법 시행령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를 제외한 경향신문과 조선일보, 한겨레, 한국일보는 관련 보도를 내놨다. 이 중 한겨레는 인권위의 입장을 전달하는 수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설을 통해 이번 시행령이 “국회 통보 등 통제장치는 다 빠졌고, 대통령 ‘건의’ 등 최소한의 절차도 없이 국가정보원 등이 바로 군 투입을 ‘요청’하도록”했으며 그 외에도 “국정원의 ‘권한 남용’에는 아무런 감시장치나 제어장치가 없”는 상황임을 강조했다. 이어 한겨레는 “정부가 6월4일 시행령을 그대로 발효한다는 방침을 끝내 강행하려 한다면, 방법은 하나뿐”이라며 “모법인 테러방지법을 폐기하거나 전면수정해야 무지막지한 시행령의 시행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이날 국가인권위원회의 테러방지법 위헌 소지 판단에 대해 “테러방지법 국회 통과가 한창 이슈가 됐던 지난 2, 3월엔 별다른 입장이 없었던 터라 뒷북 의결”임을 지적하고 나섰다.
국정원의 ‘고삐 풀린 폭주’가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짐작하기조차 두려운” 결론으로 이어질지, 야당의 적극적 공조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경각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 오늘의 강추 신문 보도들
‧ 동아일보 <단독/마약 단순매매 사범 기소된 ‘김무성 사위’ 거래 온상 나이트클럽 지분 6년간 보유>(5/3, 14면, 신동진 기자, https://me2.do/FdPD429z) 동아일보는 “코카인 등 5종의 마약을 15차례나 투약하고도 집행유예 판결을 받아 ‘봐주기’ 논란이 일었던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사위 이모 씨(39)가 서울 강남의 유명 나이트클럽 지분을 6년간 보유했던 사실이 법원 판결로 드러났다”며 “검찰이 마약거래의 온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나이트클럽의 2대 소유주인 이 씨를 ‘마약 단순 매매사범’으로 기소한 경위와 이 씨가 지분 투자한 자금 출처를 놓고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 한겨레 <‘2NOㄹ’ 이 누군지 알아보실 수 있나요?>(5/3, 12면, 방준호 기자, https://me2.do/5voLLhoh) 한겨레는 “4·13 총선이 끝난 이후 낙천·낙선운동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짚는 보도를 내놨다. “4·13 총선에서 반환경적 국회의원을 퇴출시키자며 낙선운동 기자회견”을 했다는 이유로 “신우용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국장은 최근 서울 종로경찰서로부터 출석요구서를 받았”으며 “안진걸 2016총선넷 공동운영위원장 등도 후보자를 명시하지 않은 구멍 뚫린 손팻말을 들고 후보 사무실 앞에서 낙선 기자회견에 나섰다가 선관위의 고발을 당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각종 제약을 통해 기계적인 선거 공정성만을 강조하는 선거법 체계는 해외 사례에 비춰봐도 과도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기사를 읽으며 유권자의 선거참여는 어디까지 가능할 것이고, 어디까지 가능해야 하는 것일지 고민해보자.
‧ 경향신문 <세월호 특조위, MBC 사장 포함 3명에 동행명령장>(5/3, 11면, 김형규 기자, https://me2.do/xSEe6mQy) 경향신문은 6개 일간지 중 유일하게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안광한 사장을 비롯한 MBC 고위 간부진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기로 결정”했음을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세월호 관련 보도의 경위를 조사하기 위한 특조위의 출석 요구에 두 차례 이상 불응했”다.
■ 오늘의 비추 신문 보도들
‧ 조선일보 <朝鮮칼럼 The Column/독일식 協治, 포퓰리즘 유혹 막아야 가능하다>(5/3, 38면, 강규형 명지대 교수, https://me2.do/GEBagBSt) 강규형 명지대 교수는 “한국은 국내외적으로 점점 어려운 상황에 빠져들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인식이나 세계관에 대한 최소한의 공통분모가 있어야 어느 정도의 협치가 가능하겠지만, 한국의 정치 지형은 그런 것과 거리가 멀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 과정에서 ‘현실인식’이나 ‘세계관’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목되는 것은 야권이다. 특히 “제1당이 된 더민주당”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운동권 마인드의 구성원이 절대다수”이며 “그런 정당에게서 개혁적 리더십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인기영합적인 푸닥거리에 익숙한 정당 체질로부터의 탈피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라는 식의 비난이 이어졌다.
강 교수의 말대로 어려운 상황에서 정치권의 ‘협치’는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협의와 협치는 일방적인 ‘양보’나 ‘순응’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여당이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법안에 대해 부작용을 우려하며 반기를 들면 개혁적 리더십이 없는 걸까? 강 교수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야권의 모습이라는 것이 혹시 관재야당은 아닌 건지, 스스로 점검해 봐야 할 듯싶다.
‧ 동아일보 <동아광장/생사의 기로에 선 造船 구조조정>(5/3, 34면,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https://me2.do/FIvRnK4A)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구조조정의 결과 대량실업은 불가피”하며 “실업자들이 조속히 산업계로 재진입할 수 있도록” “기업들이 부담 없이 한시적이라도 인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파견법의 개정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비정규직 고착화와 질 낮은 일자리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파견법을 마치 구조조정의 부작용을 줄일 만병통치약인양 단언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개혁의 과제를 언제까지 낡은 이데올로기의 감옥에 가둬 둘 것인가”라며 “파견 대상 업무와 파견 조건이 유연해지더라도 기존 정규직 근로자의 일자리를 훼손하지 않도록 노사가 합의하여 파견 대상 업무와 파견 근로자의 수까지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면 파견법이 비정규직 양산법이라는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에서는 정작 중요한 지점에서는 ‘노사가 합의하여’라는 말로 얼버무리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 모니터 대상 :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종이신문에 한함)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