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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방송보도>‘어버이연합 관제 시위’ 파문, 본질 흐리는 TV조선(2016.4.23)■ 오늘의 나쁜 방송 보도(4/21~22)
TV조선 <“진보도 동원한다” 주장> (4/21, 3번째, 채현식기자, https://me2.do/xsxenfyj)
전경련의 보수단체 자금 지원 파문이 커지자 21일 SBS, 채널A, TV조선 등 타사도 이 사안을 보도했다. SBS와 채널A는 전경련의 ‘뒷돈’ 지원 정황과 청와대 연루설을 짧게 요약해 1건을 보도했다. 그런데 유독 TV조선은 제대로 된 근거도 없이 진보단체 역시 탈북자를 돈으로 고용했다는 일방적 주장만 부각했다. 전경련 및 청와대라는 권력의 핵심이 연루된 사안을 ‘진보단체’로 ‘물타기’한 것이다.
TV조선 <“진보도 동원한다” 주장>에서 최희준 앵커는 “그런데 이 탈북자들이 보수단체 집회 뿐 아니라 진보단체 집회사 행사에도 일당을 받고 동원됐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보수단체한테는 2만원, 진보단체한테는 5만원 씩을 받았다는 것인데, 그러니까,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각종 행사에 돈을 주고 탈북자들을 동원했다는 것입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기자는 같은 내용을 설명한 뒤, TV조선은 “교통비 명목으로 2만원씩 드린 건 사실입니다. 우리 탈북자들, 진보세력 집회 5만원 받고 나갔습니다”라는 김미화 자유민학부모연합 대표의 발언을 화면에 담았다. 하지만 보도에서 제시한 유일한 근거인 이 발언은 시사저널과 JTBC 등 파문을 선도적으로 보도한 언론사를 규탄하며 집회를 연 보수단체 인물의 발언이었다. “진보단체에서 부르고 보수단체에서도 부르고. 1만원 줄 때도 있고 근데 진보단체에선 돈 5만원씩 줘요”라는 또 다른 증언은 “안모씨/탈북자”라는 자막과 함께 녹취 인용되었을 뿐이다. 탈북자를 고용한 진보단체가 어디인지, 고용 자금의 출처는 어디인지, 탈북자를 고용했다는 증거가 있는지는 언급조차 하지 않은 채, 지금까지 폭로된 사안이 모두 거짓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보수단체 당사자들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쓰기만 한 것이다. 이처럼 중차대한 사안이라면 명백한 근거를 가지고 보도해야 마땅하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 사안을 왜곡하려는 의도로 억지를 부리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 오늘의 한심한 무보도(4/21~4/22)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청와대의 ‘자칭 보수단체’ 지원 의혹을 폭로하는 JTBC의 보도가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다. JTBC는 4월 17일부터 22일까지 탈북자를 집회에 동원하는 보수단체의 실태, 전경련의 보수단체 자금 지원 정황, 청와대 연루 가능성 등을 고발하며 6일간 30건의 보도를 냈다. 파문이 커지자 타사도 20일 이후부터 이 사안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타사 중 가장 먼저 ‘보수단체 관제 시위’ 파문의 전반을 소개한 것은 MBN이다. MBN은 20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에 거액의 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과 야당의 진상조사 촉구를 전했다. SBS와 채널A도 곧바로 다음날인 21일 비슷한 내용으로 파문의 핵심을 요약해 전달했다. TV조선도 21일부터 보도를 시작했지만 앞서 살펴보았듯이 ‘진보단체도 탈북자 동원’에 방점을 찍으며 본질을 호도했다. 22일에도 SBS, 채널A, TV조선, MBN은 어버이연합의 기자회견을 전하며 의혹이 계속되고 있음을 전했다.
가장 한심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22일까지도 단 1건의 보도조차 내지 않은 공영방송 KBS, MBC이다. 총선 기간 내내 ‘북풍 몰이’와 ‘친여당 편파보도’로 일관했던 두 공영방송이 이번엔 청와대 연루설까지 나오는 ‘자칭 보수단체 관제 시위’를 은폐하고 있다.
심지어 KBS는 지난 21일, ‘황정민의 FM대행진’에서 ‘간추린 모닝뉴스’를 진행하던 이재석 국제부 기자가 “JTBC와 시사저널을 비롯한 몇몇 언론보도를 종합해보면 일단 전경련이 돈을 보낸 사실 자체는 확인이 되는 것 같다”며 ‘관제 시위’ 파문을 전하자, 바로 다음날 이재석 기자를 교체해버렸다. KBS2FM의 김병진 부장은 “팩트 정도만 간단하게 이야기를 하면 좋은데 추측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개편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도 염두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와 KBS기자협회는 “어버이연합 관련 보도를 하지 않는 것이 KBS의 입장인가”라며 강력 반발했다. 청와대의 치부를 감추려는 KBS의 행태가 도를 넘은 것이다.
■ 오늘의 좋은 방송 보도(4/21~4/22)
JTBC <단독/ ‘전경련 뒷돈’ 일파만파 또 다른 ‘우회 통로’ 의혹>(4/21, 7번째, 유선의 기자, https://me2.do/x3pKeGw9) 등 11건, JTBC <의혹만 더 키운 어버이연합 기자회견>(4/22, 강신후 기자, https://me2.do/FBdP466C) 등 4건
JTBC는 21일 보수단체 집회동원 자금동원 문제와 관련해서, 이미 밝혀진 어버이연합의 차명계좌 외에 또 다른 자금 통로가 있음을 보도했다. “어버이연합 추선희 사무총장의 측근이자 집회 동원과 자금조달 역할을 맡은” 탈북어버이연합 대표 김 씨가 “어버이연합 사무실과 같은 곳을 주소지로 하는 사단법인 비전코리아”의 등기상 대표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비전코리아는 등기상 대표도 실체를 모르는 “유령 법인”으로서 어버이연합의 비밀 자금 통로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JTBC는 “올초 정부는 이 유령법인 단체에 3500만 원 지원 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되었다며 이 모든 ‘뒷거래’의 배후에 청와대가 있을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제기하기 시작했다. 또한 ‘국정원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인 유우성 씨와 관련, “국정원이 유 씨의 간첩 혐의 증거를 수집할 당시 탈북자 단체가 나섰는데, 이때 어버이연합이 그 활동비를 댔다는 진술”이 나왔음도 단독으로 보도했다. <앵커브리핑>에서 손석희 앵커는 “일본으로부터 직접 사과 한마디 듣지 못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일본 지진 피해자들을 위해 130만 원을 기부”한 사실과 어버이연합에 뿌려진 돈을 대조하며 “어떤 돈은 누군가의 심장을 저릿하게 하고 어떤 돈은 누군가의 심장을 할큅니다”라며 일침을 놓았다.
JTBC는 22일에도 4건의 보도에서 어버이연합의 해명 기자회견이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습니다”라고 비판한 데 이어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을 직접 스튜디오로 초빙해 단독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에서도 추 총장은 “청와대 배후설은 근거 없다” “(전경련에)무료급식. 종묘공원에 있는 어르신들의 무료급식을 위해서 저희가 예산을 신청했다”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보수단체의 탈북자 동원 실태부터 국정원 및 청와대의 ‘관제 시위’까지, JTBC의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 오늘의 비추 방송 보도들
KBS <앵커&리포트/‘복지 포퓰리즘’ 경계…정부 “특별법 제정”>(4/22, 14번째, 우한울 기자, https://me2.do/xVerg1xX)
22일, 국가 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한 박근혜 대통령은 “포퓰리즘적 내용을 담은 법안이나 사업은 현재와 미래 세대 모두에게 부담을 지우는 일”이라며 복지 확대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박근혜 정부가 대선 당시 복지 공약도 모두 지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총선까지 여당이 패했음에도, 복지보다는 ‘허리띠 졸라매기’를 유지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증세 없는 복지’ 논란에 이어 박근혜 정부의 복지 제도 관련 후폭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채널A를 제외한 6개 방송사가 모두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전한 가운데 유독 KBS만 정부 입장을 강력히 옹호하는 보도를 냈다. 김민정 앵커는 “5년 전 국가 부도를 맞은 그리스. 당시 부도의 원인으로 무분별한 복지비 지출이 지목”됐다며 이미 사실과 다르다는 비판이 수없이 제기된 ‘복지병 프레임’으로 운을 뗐고 우한울 기자는 “정부는 나랏돈을 ‘번 만큼만 쓰겠다’는 원칙을 내놓고, 관련 특별법을 하반기 정기국회 이전까지 국회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국가 채무 한도를 못 박아 과도한 빚을 차단하자 취지”를 설명한 기자는 “전방위 재정개혁을 통해, 경제도 살리고 복지도 튼튼히 하자는 것, 이른바 '스웨덴 모델'”이라며 정부의 목표가 ‘스웨덴 모델’이라고 밝혔으나 세수 확충 방안이나 점진적 복지 확대 방침 등은 언급도 없었던 정부 측 입장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해석한 대목이다.
KBS 보도에서 언급한 정부 노선에 대한 지적은 “세수 증대 없이 한계가 있다는 지적”뿐이다. KBS는 “돈을 차단해 재정 개혁의 고삐”를 죈다는 정부 입장을 다시 언급하며 리포트를 마무리했다. 반면 같은 날 한국일보는 사설 <재정건전화 특별법(안) 제정은 바람직하지만…>에서 “매년 정부가 균형재정을 다짐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던 경험” “증세 등 세수 확충계획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도 이해하기 어렵다”며 정부의 제안에 한계가 있음을 분명히 전했다.
■ 오늘의 강추 방송 보도들
JTBC <“극심한 갈등 우려” 신중론> (4/21, 6번째, 이주찬 기자, https://me2.do/GrlR4KdV)
정부가 나선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두 야당도 적극적으로 협조 의지를 표명하면서 가장 취약한 상태의 조선업계가 먼저 구조조정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이미 3천여 명 규모에 이르는 대규모 인력 감축 및 조직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7개 방송사가 모두 전한 가운데 JTBC만이 구조조정에 의한 대규모 해고 사태를 우려했다. “경영 실패의 책임을 노동자에게만 떠넘기면서 인력 감축에 나설 경우 극심한 사회적 갈등과 대립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JTBC는 “과거 쌍용차 대량해고 사태를 교훈 삼아 사회안전망 확충이 전제돼야 한다는 목소리” “구조조정을 기업 자율협약에 맡기지 말고 법적 틀 안에서 진행되도록 특별법을 개정하자는 방안”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자동차나 반도체 등 산업 분야별 경쟁력 강화 방안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신중론” 등 구조조정의 속도와 방안과 관련된 다양한 목소리를 모두 전했다. 이는 경제 불황 때마다 ‘만병통치약’으로 거론되는 구조조정의 이면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동시에 경제 실패의 책임을 사회적으로 공정하게 나눠가져야 함을 주지시키는 보도이다.
KBS <단독/“옥시, ‘독성 입증’ 서울대 실험 결과 은폐”> (4/21, 12번째, 김유대 기자, https://me2.do/5SohP5UO), <단독/“폐‧간 완전 손상” 연구…옥시, 용역중단>(4/22, 11번째, 노윤정 기자, https://me2.do/GeMuxjFZ), <앵커&리포트/ 원래는 세탁용…‘가습기 살균제’로 변경>(4/22, 12번째, 김영인 기자, https://me2.do/5QqmOeqN)
KBS는 5년이 지나서야 검찰 조사와 관련 업체의 공식 사과가 이뤄지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파동’과 관련한 단독 보도를 연일 내놓고 있다. 20일, 불리한 증거들을 인멸한 옥시 측의 검찰 제출 의견서 보도에 이어 21일에는 살균제의 치명적인 위험성이 발견된 서울대의 실험 결과를 옥시 측이 누락했음을 추가 폭로했다. 22일에도 KBS는 “정부 인증 기관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이 옥시 측의 의뢰를 받아 동물실험을 했고, 그 결과 또 치명적인 위험성이 드러났으나 “옥시는 실험 조건이 정확하게 유지되지 않았다면서 용역 계약을 중단하고 보고서도 작성하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단독으로 전했다. 또한 22일 <앵커&리포트>에서는 제도 미비와 업체 측의 비용 부담으로 독성 물질에 대한 심사가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조명하기도 했다.
* 모니터 대상 : 7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사)민주언론시민연합(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