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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신문보도] 동아는 ‘새마을운동 홍보’‧조선은 ‘전두환 회고록 출간 안내’■ 오늘의 나쁜 신문 보도(4/21)
‧ 동아일보 <朴대통령 “새마을운동, 도전-혁신 중심돼야”>(4/21, 8면, https://me2.do/Fi6caxKP)
△ <朴대통령 “새마을운동, 도전-혁신 중심돼야”>(4/2)
동아일보는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청와대로 새마을지도자 270여 명을 초청한 자리에서 “새마을운동이 창의적 도전과 혁신을 주도하는 중심이 돼야 한다”, “새마을운동은 어려운 지역주민을 돌보면서 지역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새마을운동이 지역사회와 더욱 긴밀하게 연계돼 우리 사회의 공동체 정신을 복원하는 중심이 돼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아무런 비판도 없이 그대로 소개했다. 이어 동아일보는 “우리의 새마을운동 경험은 수많은 개발도상국들에 커다란 희망의 등불이 되고 있다”, “지구촌 개도국들의 보편적 개발 전략으로 뿌리내리게 될 것”이라는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동아일보는 단순히 박 대통령의 발언을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박 대통령은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주도한 새마을운동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 왔다”고 강조하며 “선친께서 새마을운동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떠한 성공 요인들이 어떻게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국민과 나라를 바꿔 놓는지를 경험할 수 있었다”는 박 대통령의 ‘새마을운동 특별행사’에서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독재 시대 유산을 부끄러움 한 점 없이 임기 내내 ‘밀고’ 있는 박 대통령을 향해, 동아일보는 비판은커녕 ‘홍보지’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정말 ‘못 말리는 대통령 사랑’이다.
‧ 조선일보 <“전두환 대통령, 장남 통해 노태우 후보와 6·29 선언 이틀 전까지 조율”>(4/21, 6면, https://me2.do/xfOvrMoc)
△ 조선일보 관련보도
동아일보가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새마을운동 홍보에 전념한 사이, 조선일보는 출간이 임박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회고록 홍보에 나섰다. 이날 조선일보는 전 전 대통령이 “회고록 집필을 거의 마무리하고 이르면 6월쯤 출간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현재 회고록 초고를 퇴고(推敲)하고 있다”, “퇴고 작업이 끝나면 곧 출간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 전 대통령 측 인사의 발언을 소개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전 전 대통령은 3~4년 전부터 회고록 집필에 들어갔으며 총 3권 1500페이지 이상이 될 것이라고 이 인사는 덧붙였다”며 “회고록 출간은 출판사 ‘시공사’를 운영하는 장남 전재국 씨가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정보까지 제공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아직 출간도 되지 않은 전두환 회고록에 담길 내용을 프리뷰 해주기도 했다. “1979년 10·26 이후 12·12, 1980년 5·18 등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전 전 대통령이 집권하기까지의 과정과 7년간 대통령으로 재임하면서 있었던 일, 퇴임 후 백담사 유배와 5공 청문회, 김영삼 정부 때 쿠데타 혐의 등으로 구속된 일 등을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는 것이다.
해당 기사에는 심지어 “회고록 초고를 읽어본 전 전 대통령의 측근”까지 등장해 “5공 청문회를 앞두고 밀사(密使)를 통해 최규하 전 대통령과 10·26 이후 있었던 상황을 복기하고 의견을 나눈 일, … 김영삼·김대중·김종필 등 3김(金)과 박근혜 대통령, 정주영·이병철 등 재벌 회장 등과 관련된 비화도 담겨 있다”며 “읽는 이에 따라 일부는 충격적인 사실에 놀랄 것이고, 일부는 불편한 진실에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기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전 전 대통령 뿐 아니라 “전 전 대통령의 아내 이순자씨도 몇 해 전 회고록 집필을 끝낸 것으로 전해져 ‘퍼스트레이디 스토리’도 출간될 것으로 보인다”고 추가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이 여사는 컴퓨터를 배워 본인 회고록과 전 전 대통령 회고록을 직접 타이핑했다”, “전 전 대통령 회고록이 출간된 뒤 적절한 시점에 이 여사 회고록도 출간되지 않을까 한다”는 5공(共) 인사의 발언 역시 등장했다. 시공사 블로그에나 올라올만한 낯 뜨거운 이 홍보성 기사. 광고비라도 받았다고 하면 차라리 다행일 듯 하다.
■ 오늘의 좋은 신문 보도(4/21)
‧ 경향신문 <돈줄 드러난 어버이연합… 청와대가 집회 지시>(4/21, 1면, https://me2.do/54cslISF)외 3건, 한겨레 <‘세월호 반대집회’ 에 흘러들어간 전경련 자금>(4/21, 1면, https://me2.do/F5x34SCZ) 외 3건, 한국일보 <이번엔 청와대 지시설... 어버이연합 ‘알바 집회’ 파문 확산>(4/21, 1면, https://me2.do/xKewDPzY)외 1건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민국재향경우회가 어버이연합 등의 극우·보수 성향 단체들에 억대의 자금을 지원한 정황이 드러났다. 해당 자금을 받은 단체들은 탈북단체를 동원한 관제 데모를 수 차례 개최해왔다.
이 황당한 커넥션에 대해 경향신문 4건, 한겨레 4건는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도 2건의 보도를 통해 최소한의 ‘도리’를 했다. 그러나 중앙일보는 <“전경련의 어버이연합 자금 지원 의혹 조사”>(4/21, 10면, https://me2.do/xLOyDMZ2)라는 단신 한건으로 해당 이슈를 처리했고,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아예 침묵했다. 탈북자 알바부터 청와대 지시설까지. 이제부터가 시작인 이번 ‘전경련의 어버이연합 지원’ 관련 보도에 우리 모두 주목해보자.
■ 오늘의 비추 신문 보도들
‧ 조선일보 <기자의 시각/노무현도 내린 법인세>(4/21, 30면, https://me2.do/GeMuZOOE)
조선일보 손진석 경제부 기자는 노무현 대통령 역시 임기 내 법인세를 인하했음을 강조하며 더민주가 지난 총선을 앞두고 법인세를 올리겠다고 공약한 것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른바 더민주 사람들은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도 법인세를 인하했던 사실은 입도 뻥긋하지 않”고 있는데 “이건 자기 부정이거나 속임수”라는 것이다. 그런데 손 기자는 노무현 정부 때보다 박근혜 정부 때 재정적자가 더 늘어난 상황이라는 지점과 현재 법인세와 사회보장기여금 사업주 몫을 합한 ‘기업 부담’은 국제수준보다 낮다는 지점은 일체 지적하지 않고 그저 “해외에서도 경쟁적으로 법인세를 낮추고 있다”는 주장만을 강조했다. 그럼 이건 “자기 부정이거나 속임수”가 아닌걸까? ‘노무현도 그랬다’라는 말 하나면 뭔가 면죄부가 생길거라는 조선일보의 ‘끈질긴 믿음’ 역시 이 칼럼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 중앙일보 <사설/여야, ‘경제 특위’ 당장 열고 민생살리기 나서라>(4/21, https://me2.do/xjrS4RRw)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청년실업도 지난달 역대 최고 수준인 11.8%를 기록했”고 “대학 졸업 후 5~6년이 지나도록 취직을 못해 ‘만년 알바’로 살아가는 청년들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들 가슴에 맺힌 피멍을 정치권이 해소해 주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민란’ 수준의 위기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는 상식적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중앙일보가 제시한 것은 “노동개혁 4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회기 내에 처리해 일자리 창출에 힘을 실어 줘야 할 것이다”이다. ‘청년들의 가슴에 맺힌 피멍’을 노동 4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통과를 위해 이용한 셈이다.
■ 오늘의 강추 신문 보도들
‧ 경향신문<유성기업 ‘제3 노조’ 설립 신고>(4/21, 10면, https://me2.do/xYlJij5l) 경향신문은 회사가 주도한 2노조 설립은 무효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온지 닷새 만에 현대자동차 협력업체인 유성기업 아산·영동공장에서 제3노조가 조직돼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는 단독 보도를 내놨다. “유성기업 아산·영동공장에는 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영동지회, 사측 주도로 세워진 2노조(유성기업 노조)가 조직돼 있”으며 “아산·영동지회와 2노조는 조합원 수가 각각 300명 내외로 비슷한데 2노조 조합원 중 110명가량이 3노조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고 “3노조의 위원장, 사무국장은 2노조의 위원장, 사무국장과 동일 인물”이라는 것이다.
유성기업은 2011년 직장폐쇄를 시작으로 고소·고발과 징계를 이용한 노조 탄압을 자행해왔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노조파괴 범죄자 유성기업·현대차자본 처벌! 한광호 열사 투쟁 승리!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달 14일 사측의 노조탄압에 목숨을 끊은 한광호 열사의 죽음에 대해 “재벌의 갑질과 불법이 만들어낸 사회적 타살이며, 유성기업과 현대차 자본은 사회적 타살을 방조한 범죄자”라 지적한 바 있다. 지난 18일 서울 중구 유성기업 한광호 열사 분향소 앞에서는 ‘한광호 열사 한 달, 집중추모주간’이 선포됐다. 유성기업과 현대차는 어디까지 갈 것인가. 권력과 자본을 향한 비판과 감시라는, 언론이 당연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경향신문의 행보에 지지를 보낸다.
한겨레 <단독/옥시, 불리한 유해성 실험보고서 다 숨겼다>(4/21, 9면, https://me2.do/GLfLrUXO) 한겨레는 “유독성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해 1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제품 유해성을 경고한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의 실험보고서 말고도 자사에 불리한 실험보고서 1~2건을 더 은폐”했음을 단독으로 보도했다. “옥시는 이 가운데 자신들에게 유리한 실험 결과가 나온 서울대와 호서대 연구팀 등 2건의 보고서만 검찰에 제출하고, 불리한 실험 결과가 나온 다른 기관의 보고서 2~3건은 제출하지 않았”고 그나마 “검찰에 제출한 서울대와 호서대의 실험보고서도 조작”했다는 것이다. 파렴치한 기업과 고통에 빠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 사이에서 한겨레는 묵묵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 꼭 읽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지 고민해보자.
* 모니터 대상 :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종이신문에 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