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일일브리핑]20대 총선, 방송 보도는 ‘3無 선거’…‘친여당’ 편파성도 두드러져(D-1 방송보도 일일브리핑)13일, 20대 총선이 드디어 치러졌다. 더불어민주당이 예상을 깨고 123석을 차지하며 122석의 새누리당을 따돌리고 제1당을 차지했다. 국민의당은 38석을 얻어 돌풍을 일으켰고 정의당도 6석으로 선전했다. 이로써 박근혜 정부 말기는 ‘3당 체제’와 ‘여소야대’ 국면으로 돌입하게 됐다. 이에 박근혜 정부의 ‘막가파식’ 국정 운영과 새누리당의 ‘막장’ 계파 갈등이 심판받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방송사들의 선거 보도는 부끄러운 언론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날마다 보도된 여론조사는 실제 결과와 거리가 멀었고 새누리당의 ‘과반’을 확신했던 ‘전문가 예측’ 역시 민심을 따라가지 못했다. 특히 TV조선, 채널A는 선거 기간 내내 ‘친노 패권’을 빌미로 더민주의 필패를 부르짖었으나 ‘친박 패권’을 심판한 국민 앞에 부끄러운 꼴이 되고 말았다. KBS가 ‘물량 공세’를 퍼부은 ‘북풍 몰이’ 역시 효과를 보지 못했다. SBS <‘인물-정책-바람’ 3無…‘사죄’만 있었다>(4/12, https://me2.do/GKdsjk1C)는 이번 선거에 대해 야권 분열과 여야의 공천 파동으로 정책 이슈가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총선보도 방송사들의 ‘직무유기’와 ‘공정의무 위반’ 문제는 더욱 심각했다. 방송 선거보도 역시 정책‧공약, 후보자 검증, 군소정당 보도 3가지가 없는 ‘3무 선거보도’였기 때문이다. 일부 방송사에서는 노골적인 ‘친여당’ 편파성이 노출되기도 했다.
1. 선거 기간 내내 ‘3無’였던 방송 보도, 전날에도 마찬가지
총선보도감시연대는 3월 24일부터 4월 2일까지의 선거보도 양적분석(4/8, https://me2.do/GmQ2dnMg)에서 정책, 후보자 검증, 군소정당이 사라졌음을 지적한 바 있다. 선거가 20일에서 11일 남은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선거보도의 대부분이 정당 공천 관련와 판세 분석 관련 보도였다. 정당공천은 특정 당파나 정당의 내부갈등, 후보자 선출, 지명, 경선, 공천, 정당 선거전략을 포함한 것이고, 판세분석은 선거 판세분석, 여론조사, 민심탐방, 시민반응을 포함한 것이다. 정당공천과 판세분석 보도를 합한 수치를 보면 KBS(32건, 48.5%)가 가장 낮은 비율이고, 전체적으로 모두 60%를 넘는다. 반면 정책공약과 후보검증 보도를 합해도 총 7.3% 정도였고, MBN은 3건(2.4%)에 불과한 황당한 경우도 있었다. 정책공약은 정책단순전달과 검증보도이고, 후보검증은 후보자 검증보도와 토론회 보도를 포함한 것이다. 선거가 임박한 시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이런 수치는 심각하다. 선거보도 대부분이 정당 공천과정과 내부분열, 여론조사, 판세분석 등으로 일관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당 간 편중 현상도 두드려졌다. 1개 보도에서 1개 정당 등장 건수를 체크한 결과,‘비박 유승민계’를 포함한 여당을 1개 보도로 조명한 보도가 50.5%를 상회하지만 정의당, 민중연합당, 무소속은 모두 합쳐도 2.4%(7건)에 그쳤다.
■ 정책‧공약 및 후보자 검증 보도 끝까지 없어
그런데 이런 현상은 선거 전날까지도 여전했다. 총선 바로 전날까지 방송사들은 각 정당의 정책 및 공약을 유권자에게 전달하지 않았다. 후보자 검증 보도와 소수정당에 대한 보도도 여전히 없었다. 4월 12일 7개 방송사 선거보도의 소재를 분류하면 각 정당의 유세장면을 보도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정책공약과 후보자 검증보도는 없었으며, 대신 자사 개표방송에 관한 보도가 있었다.
정책 및 공약 보도의 경우 JTBC가 유일하게 1건 보도했다. JTBC <총선용 ‘5만개 일자리’?>(4/12, https://me2.do/GSwVrKuf)는 교육부가 12일 국무회의에서 “신규 일자리 5만 개 창출”을 약속한 “산학협력 5개년 기본계획”을 발표했지만 “기존 정책과의 차이점도 없지 않느냐, 효과도 의문인데다가 한편에선 선거 하루 전에 이런 정책이 나오는 것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타사는 ‘선거용 정책’ 의혹이 있는 정부의 정책 발표를 모두 외면했다.
후보자 검증 보도의 경우 7개 방송사에서 전무했다. 다만 JTBC와 TV조선이 경기 성남 분당갑에 출마한 새누리당 권혁세 후보가 ‘불법 댓글 선거 운동’ 혐의로 고발된 사실을 전했다. 나머지 5개사는 이 사안도 무시했다.
■ MBN, 여당 관련 보도는 늘리고, 야당 보도는 묶고, 소수정당은 빼고
MBN은 12일 가장 극심한 ‘친여당’ 편파성을 드러냈다. 야당만 묶어서 보도하는 고질적 방식이 또 반복됐다. MBN은 새누리당의 마지막 유세를 <김무성 대표, 수도권 지원 ‘올인’>(4/12, https://me2.do/IMe1B4rW)과 <대구 끝내 안갔다>(4/12, https://me2.do/xLOGusFt) 2건으로 처리한 반면,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야당 마지막 유세지는>(4/12, https://me2.do/5kIFDPMm)에서 하나의 보도로 처리했다. 이는 3당에 각 1건을 할애한 타사와 대조적이다. 이날 지상파 3사와 JTBC는 정의당도 따로 1건으로 다뤘다.
■ 정책과 후보자 검증 대신 자사 개표방송 홍보한 지상파3사와 TV조선
정책 및 공약, 그리고 후보자 검증 보도 대신 방송사들이 택한 보도는 자사 개표방송에 대한 홍보였다. 지상파 3사와 TV조선은 1건 이상의 자사 개표방송 홍보 보도를 내놨다. KBS <“신속‧정확”…KBS 개표방송 ‘이렇게’>, MBC <첨단기술 접목 정보‧재미‧볼거리 풍성>, SBS <스토리 입힌 선거방송…쉽고 맛깔나게>, <첨단 통계의 마법으로…더 정확하게>, TV조선 <32격전지 ‘멀티뷰’…유투브 생중계> 등은 모두 자사의 개표 방송이 “첨단 기술”을 접목했다며 자화자찬했다. 아무리 많은 인력과 비용을 투자해서 개표방송을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자사 홍보는 뉴스 시간에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시간이 모자라 국민의 삶을 결정할 정책이나 정치인의 자격을 검증하는 뉴스 한건이라도 더 내놓아야 마땅한 시기에, 그 시간을 자사 개표방송을 홍보하는 데 사용한 것은 시청자에게 매우 불쾌한 일이다.
2. 선거 D-1일까지 극심했던 편파 보도
■ 국민의당 띄우는 TV조선
TV조선과 MBN은 선거 보도 마지막 날까지 ‘편파 보도’ 퍼레이드를 이어갔다. 총선 관련 보도가 시작된 이후 두 방송사는 KBS, MBC, 채널A와 함께 일관된 ‘친여당’ 편파성을 보여줬다.
12일 TV조선은 무려 4건의 보도로 국민의당의 선전을 점쳤다. 실제로 국민의당이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보여줬으나 그 돌풍이 호남에 국한됐다는 한계 역시 분명하다. 실제 결과를 차치하더라도 투표가 이루어지기 전에 특정 정당을 노골적으로 홍보하는 태도는 불공정하다. TV조선은 12일 이전부터 꾸준히 국민의당을 띄웠는데 이는 공식 SNS 계정에서 국민의당 지지를 표명했다가 급히 삭제했던 새누리당의 입장과 겹쳐 그 의도를 의심케 하는 ‘편파 보도’이다.
TV조선 <‘판세 흔들’…속타는 ‘비례’>(4/12, https://me2.do/5lU5Xoxn)는 “국민의당 녹색바람에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 의석 사수에 비상이 걸렸습니다”라며 “교차 투표”가 늘어나면서 국민의당의 비례대표 의석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 보도인 <정치 지형 변화 ‘카운트 다운’>(4/12, https://me2.do/GRbWJOXw)은 “총선 이후 정치 변화의 가장 큰 변수는 20석 교섭 단체 조건을 갖춘 3당 체제 등장 여부”라며 국민의당을 집중 조명했다. “새누리당 혹은 더불어민주당과 합쳐 180석이 넘으면 선진화법을 무력화할 수 있고 200석이 넘으면 개헌도 가능” “새누리당이 압승한다면 노동개혁을 밀어붙일 수 있지만,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이라며 국민의당이 총선 이후 정국을 주도한다는 예단도 덧붙였다. “더민주는 목표로 잡은 107석 이상을 확보하면 제1야당의 체면을 세우지만, 100석에도 미치지 못하면 김종인 대표 퇴진은 물론 극심한 책임 공방을 피할 수 없습니다”라면서 더민주에 대한 ‘악담’도 빼놓지 않았다. 선거 전날, 유권자의 표심에 영향을 미치기 충분한 ‘선동’에 다름 아니다.
△ TV조선 <정치 지형 변화 ‘카운트 다운’>(4/12)
이어지는 <성과없이 끝난 ‘단일화’>(4/12, https://me2.do/GUKRjLfp)는 야권 단일화가 무산된 상황에서 더민주와 국민의당 사이의 “감정의 골”을 강조했고 “이미 호남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정치적 수명과 평가는 어느 정도 내려졌다”라는 국민의당 정기남 선대위 대변인의 발언을 덧붙여 문재인 전 대표를 깎아내렸다. <뉴스쇼판 정치분석>에서도 “더민주당은 울상을 짓지 않을까 싶습니다. 국민의 당은 활짝 웃을 것 같습니다”라는 발언으로 국민의당의 선전에 힘을 실었다.
■ ‘대통령 선거 개입 논란’은 묵살…‘명불허전’ MBN
MBN은 나머지 6개사가 모두 다룬 박근혜 대통령의 ‘선개 개입 발언’ 논란을 묵살했다. MBN <단신/ 새로운 국회 탄생해야>(4/12, https://me2.do/x8M35VmD)는 박근혜 대통령의 “20대 국회는 진정으로 국민들을 위해 몸과 마음을 던질 수 있는 진정한 민의의 국회가 되길 바란다”라는 발언만 받아썼을 뿐 ‘선거 개입 논란’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MBN의 판세분석으로도 ‘여야 차별’이 나타났다. <새누리당 413 총선 관전 포인트>(4/12, https://me2.do/xukjrEAa)로 “과반 의석 확보” “무소속 바람” 등 여당의 성패를 가늠할 사안들을 짚은 MBN은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성패는 <야권 4‧13 총선 관전 포인트>(4/12, https://me2.do/FrDdcoyt)로 묶어서 다뤘다. 그나마 MBN이 꼽은 야당의 관전 포인트 3개 중 “야권 심장, 호남 성적표는” “원내교섭단체 구성” 두 가지는 모두 국민의당의 관점에 치우친 것으로서 사실상 더민주는 외면한 셈이었다.
한편 선거 당일인 4월 13일, 7개 방송사의 저녁종합뉴스는 모두 개표 현황을 중계하면서 사실상 개표 방송으로 대체되었다.
* 모니터 대상 :
8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