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19차 주간보고서 3][방송]야당을 바라보는 MBC의 관점, 새누리당과 ‘판박이’
등록 2016.04.04 22:13
조회 201

 

[방송]

야당을 바라보는 MBC의 관점, 새누리당과 ‘판박이’

 

19차 주간 보고서 주요 내용

 

■[종편 시사토크쇼] 종편도 ‘본격’ 선거운동 시작?!
 1. 본격 선거운동 시작되자, 종편도 ‘본격’ 선거운동 시작?!
 2. 후보와 공약검증은 간데없고, ‘예쁜 딸’과 ‘내조 부인’ 얘기만 넘치는 종편
 3. 여성 정치인에 대한 폄훼 잇따라
 4. 종편의 말․말․말: 또 다시 시작된 종편의 낙인찍기

 

■[신문 보도] 조중동 선거 키워드는 ‘기권․절망․포기’
   1. 조중동 선거 키워드는 ‘기권․절망․포기’
   2. 야권연대를 향한 엇갈린 시선들
   3. 통진당=민중연합당이니 찍지 말라는 동아·조선
   4. 세월호 청문회를 향한 조중동의 침묵
   5. 새누리당 공약 홍보물로 전락한 조선

 

■[방송 보도] 야당을 바라보는 MBC의 관점, 새누리당과 ‘판박이’
   1. “노동개악 심판” 외친 5차 민중총궐기, 외면한 지상파와 왜곡한 TV조선
   2. 소수정당 보도 제대로 하라
   3. TV조선과 채널A의 민중연합당에 대한 ‘종북 낙인’
   4. 야당을 바라보는 MBC의 관점, 새누리당과 ‘판박이’

 

▢ 모니터 대상 :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 모니터 기간 : 3월 25일 ~ 4월 1일

 

1. “노동개악 심판” 외친 5차 민중총궐기, 외면한 지상파와 왜곡한 TV조선
 3월 26일, 민중총궐기투쟁본부와 2016총선공동투쟁본부 등이 주최한 5차 민중총궐기가 서울역과 청계광장 등지에서 열렸다. 주최 측 추산 4000여명의 시민이 참석한 집회에서 “노동법 개정 반대” “총선에서 최대 투표율 달성으로 청년들의 요구를 국회 1호 법안으로”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경찰은 7500여명의 병력을 투입하여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지만 충돌은 없었다. 테러방지법과 노동개혁법 등 박근혜 정부의 실정과 최악의 계파 싸움으로 얼룩진 집권 여당의 행태에 국민들은 울분을 터뜨렸으나 지상파 3사는 이를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채널A와 MBN도 민중총궐기를 보도하지 않았고 TV조선은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지우고 “불법 선거운동” 여부만 운운했다.

 

■ 국민의 목소리 외면한 KBS는 뭘 보도했을까, 역시 ‘북풍’
JTBC와 TV조선을 제외한 5개사가 모두 5차 민중총궐기를 보도하지 않았지만 공영방송 KBS의 책임은 더 커 보인다. 공영방송, 그 중에서도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는 권력에 대한 견제와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전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KBS는 새누리당 윤상현 욕설 녹취록 파문에는 은폐로 일관했고 정부에 대한 비판 보도는 종적을 감춘 지 오래다. 정부와 집권 여당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동시에 북한의 위협을 과도하게 부각한 보도로 ‘북풍 몰이’에 주력하고 있다. 민중총궐기를 외면한 26일에도 KBS는 총 6건의 북한 관련 보도로 공포감을 자극했다. 이 중 3건은 26일 열린 천안함 6주기 추모식 관련 보도였는데 이를 제외하고도 7개 방송사 중 가장 많은 보도량이다.

 

 

타사와 비교하면 KBS의 북한 관련 보도량은 독보적인 수준이다. 이런 경향은 비단 26일 뿐 아니라, 지난 2월 7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 이후 매일같이 반복되고 있다. 보도 내용에서도 북한의 선전물과 군 내부 동향을 이용하여 대결 국면을 조장하면서 ‘북풍 몰이’의 선구자인 TV조선과 채널A를 압도하고 있다.


천안함 6주기와 관련, 5~7번째 꼭지에 걸쳐 추모식 거행과 생존자들의 고통을 전한 KBS는 곧바로 8번째 꼭지부터 북한의 위협을 부각했다. 8번째 보도인 <북 매체, 미 워싱턴 공격 동영상 공개>(3/26, https://me2.do/GiuhsARV)는 “북한은 오늘(26일)도 군사적 위협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청와대에 이어서 이번엔 미국 수도를 겨냥했습니다”라며 전쟁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 근거로 제시된 것은 북한이 공개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SLBM으로 워싱턴DC를 폭파하는 동영상”이다. 보도 화면에서는 북한의 선전 동영상이 노출됐고 강나루 기자는 “무차별적인 포사격에 이어 갑자기 수면 아래에서 미사일이 솟구쳐 오릅니다. 구름을 뚫고 대기권 바깥으로 나갔다 재진입한 미사일이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 떨어지더니. 버섯구름과 함께 도시 전체가 화염에 휩싸이며 미 의사당이 폭파되고 성조기도 불에 탑니다”라며 동영상 내용을 상세히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KBS도 스스로 보도했듯이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가 유포한 동영상이다. KBS는 남북관계가 경색될 때마다 북한이 수시로 유포하는 ‘과시용 선전물’을 보여주며 굳이 위협이 임박했다고 대서특필한 것이다.

 

 

KBS는 다음 보도인 <북 70일 전투 속도전…24시간 밤샘 노동>(3/26, https://me2.do/xtXCHMje)에서는 “5월 당 대회 전까지 발전소를 완공하겠다며 70일 전투를 24시간 밤샘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북한의 “결사옹위의 사상전”을 전했다. 이날 북한 선전물과 ‘70일 전투’로 위협을 고조시킨 방송사는 KBS뿐이다. ‘북풍 몰이’의 선구자 격인 TV조선도 26일, 천안함 6주기와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만 각 1건씩 보도했다. 채널A의 경우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청년들을 군사 훈련 전방으로 앞세우며 애국심을 고취하고 내부 결속”하는 북한의 상황을 각 1건으로 다뤘다.

 

■ “노동개악 심판” 대신 “불법 선거운동”, TV조선의 왜곡
26일, TV조선은 KBS처럼 북한의 위협을 과장하지도 않았다. JTBC와 함께 5차 민중총궐기를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내용이 국민을 우롱하는 수준이다. 정부에 대한 국민의 성토는 쏙 빼고 ‘불법 낙선운동’과 ‘반정부 성격’만 내세웠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의 치부를 은폐하는 동시에 정부에 대한 비판을 무조건 ‘반정부 투쟁’으로 낙인찍으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TV조선 <총선 코앞 도심 집회…불법 낙선운동 주시>(3/26, https://me2.do/xAr0WKn9)는 이미 제목에서 “불법 낙선운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도 내용에서는 “20대 총선을 18일 앞두고 서울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 도심 집회가 열렸습니다”라고 보도하면서도 이 집회가 ‘5차 민중총궐기’라는 사실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노동개혁 심판” 등 현 정부와 여당에 쏟아진 비판의 목소리마저 단 한 마디도 소개하지 않았다. 대신 “하반기 총파업을 포함, 총력 투쟁할 것을 결의” “노동자와 민주주의 힘으로 박근혜 정권을 심판” 등의 구호만 보여주면서 집회가 “현 정권을 심판하자는 목소리”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보도 말미에는 “민노총은 당초 특정 후보 7명을 지목해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지만, 오늘 집회에서 낙선운동 구호가 나오지는 않았습니다”라며 ‘불법 낙선운동’ 여부를 주목하기도 했다. 이는 명백한 왜곡이자 반쪽짜리 보도이다. 같은 날 JTBC 보도와 비교하면 TV조선의 악의가 드러난다. JTBC <“노동법 개정 심판” 도심 대규모 집회>(3/26, https://me2.do/5sSp3K9M)는 “서울역 앞 광장에서 5차 민중총궐기 범국민대회가 열렸습니다. 200여개 노동시민단체로 구성된 주최측은 정부의 노동법 개정 등을 비판하며 총선에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 “신촌에서는 45개 대학 학생회 소속 800여명이 모여 청년실업과 반값 등록금 등에 대한 대책을 촉구” 등 민중총궐기에서 나온 비판의 목소리를 전했다.

 

 

2. 소수정당 보도 제대로 하라
선거보도에서 방송사는 소수정당을 ‘의식적으로’ 노출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특히 비례대표 투표가 이루어지는 총선에서 소수정당에 대한 정책과 비례대표 후보의 면면 등은 유권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이다. 선거방송에 관한 특별규정 제7조(소수자에 대한 기회 부여)도 “공정성 및 형평성을 유지하는 범위 안에서 소수자나 소외계층을 대변하는 정당 또는 후보자에게 출연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가장 최근에 발표한 선거보도준칙인 KBS의 ‘2016년 총선보도준칙’에서도 제3조(선거보도의 원칙)의 ③항(공정성)으로 “후보자가 난립할 경우 주요 정당 소속 여부나 지지율을 감안하되 군소 후보들에 대해서도 적절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한다”고 명시했다.


그렇다면 방송에서 소수정당은 어느 기준으로 노출되고 있을까. KBS의 ‘2016년 총선보도준칙’ 제11조(선거 참여 정당과 후보자가 다수일 때 보도 방법) ①항에서 “1. 국회에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과 그 정당이 정한 후보자 2. 보도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전국 단위 언론사 등에서 공표한 여론조사에서 평균 5% 이상 지지를 얻은 후보자”라고 정하되, ②항에서 “군소정당이나 지지율이 낮은 후보자라도 가급적 포함해서 보도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거듭 규정해놓았다. 그러나 정작 현재 2016 선거보도는 대체로 새누리당, 더민주, 국민의당 3당 구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원내 정당인 정의당 관련 보도조차 사실상 제대로 된 내용을 접하기 힘들다. 보도준칙과 원칙에 비해 노출빈도는 지나치게 낮은 것이다.

총선보도감시연대는 3월 14일부터 3월 29일까지 16일간의 방송보도에서 소수정당이 얼마나 노출되었는지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1개 보도에서 1개 정당이 노출된 기사를 살펴보면 모니터 기간 중 총 선거보도량 대비 78%(MBN)에서 57.5%(KBS)가 새누리당, 더민주, 국민의 당 관련 보도였다. 정의당이 단독으로 노출된 경우는 JTBC와 TV조선이 각 1건씩 보도한 것이 전부였다. 그 외 민중연합당 관련 보도가 1건으로 다뤄진 경우가 TV조선과 채널A가 각 1건씩 있다. TV조선은 공화당 박근령 상임이사의 인터뷰가 TV조선에서 보도되었으며, 새누리당 등 군소정당을 한 꼭지로 모아서 보도한 기사가 JTBC와 TV조선이 1건씩 있었다. 무소속 출마자에 대해서 단독으로 보도한 경우는 TV조선이 2건, 채널A와 MBN이 1건씩 있었다.

 

 

■ 방송사들의 소수정당 배제 심각한 수준…원내 정의당도 ‘찬밥 신세’
3월 14일부터 25일까지 정의당, 녹색당, 노동당, 민중연합당 관련 보도를 간단하게 언급한 경우를 모두 포함해서 체크한 결과 총 22건 뿐이었다. 같은 기간 7개 방송사의 선거 보도량 총계는 752건이었는데 정의당, 녹색당, 노동당, 민중연합당 관련 보도는 2.9%에 불과했다는 의미다.

 

 

■ 소수정당 다루더라도 '종북 몰이' 또는 '들러리'
소수정당을 비교적 많이 다룬 것으로 드러난 TV조선이 양질의 보도를 한 것도 아니다. 공교롭게도 1개 정당을 특정하여 다룬 보도 2건이 모두 TV조선에서 나왔는데 그 중 민중연합당을 다룬 <민중연합당 입당…제2 통진당?>(3/20, https://me2.do/xZungsoZ)은 “제2 통진당” “통진당 부활”을 운운하는 ‘색깔 논란’을 부추긴 보도였다. 사실상의 ‘종북 몰이’ 보도로서 민중연합당의 공약, 정책 비전, 전략, 목표 등 주요 사안과는 거리가 먼 내용이다.


다른 1건인 <‘깜짝’ 상승…제3당 노리나>(3/19, https://me2.do/G2qkNxnz)는 “정의당 지지율이 1주일 만에 3% 급등하면서 올해 최고치인 7%를 기록”했다며 정의당의 지지율 상승을 조명했으나 그 배경을 “연일 막장극을 펼친 새누리당의 집안싸움” “더불어 민주당과 국민의당 사이의 야권통합과 연대 논란, 이해찬 의원 공천 탈락을 계기로 야권 지지층 일부가 이동” 등으로 묘사하면서 사실상 정치권 전체를 문제 삼은 보도였다.

 

정의당이 거론되는 21건 모두가 TV조선의 보도처럼 정의당을 주변적으로 다룰 뿐이다. <표 2>를 보면, 정의당을 언급한 21건 중 42.9%에 해당하는 9건이 야권 단일화 관련 내용이다. 당연히 더민주와 국민의당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정의당은 해당 지역구 출마자 이름과 함께 잠깐 언급될 뿐이다.

 

 

일례로 MBC <국민의당 독자 행보…정의당 연대 총력>(3/25, https://me2.do/FLzarV61)는 제목에 정의당이 등장하지만 리포트에서는 “야권연대를 한 후보는 퇴출하겠다면서 끝까지 독자 행보할 것”을 선언한 국민의당의 상황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정의당과 관련해서는 “정의당은 각종 방식으로 야권 후보 간 연대를 이루는 데 총력” “창원 성산 노회찬 전 의원의 경우는 오는 29일까지 다른 야권 후보와 단일화 논의”라는 언급이 전부이다.


선거철 정당 보도의 핵심인 공약의 경우 단 2건에 그쳤는데 여기서도 정의당은 보도의 중심이 아니다. JTBC <총선 공약엔 눈 씻고 봐도…>(3/16, https://me2.do/FsuYJLjh)는 “각 당의 일자리 공약을 분석”했다면서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공약을 상세 비교했으나 정의당과 관련해서는 “국민의당과 정의당도 관련된 공약을 각각 2개와 6개를 발표”라는 언급이 전부였다.

 

 

3. TV조선과 채널A의 민중연합당에 대한 ‘종북 낙인’
 민중연합당은 2월 13일, 흙수저당, 농민당 등 소수정당이 합당하여 ‘청년 실업 해결’ ‘비정규직 철폐’ 등을 기치로 내걸고 창당한 신생정당이다. 20대 총선 출마자수는 72명이다. 방송보도에서 정의당을 제외한 소수정당에 대한 보도가 전무한 가운데 이상할 정도로 민중연합당만이 유일하게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보도는 모두 통진당과 관련된 내용이다. 


 TV조선 <민중연합당 입당…제2 통진당?>(3/20, https://me2.do/xZungsoZ), <정의당 “두 자리 의석이 목표”>(3/29, https://me2.do/5QqbVQzg), 채널A <“북한과 손잡아라”>(3/25, https://me2.do/FkMCppWl) 등의 보도는 민중연합당에 통진당 출신이 많다는 이유로 “제2 통진당” “통진당 부활”을 운운하고 “북한과 손잡고 대화를 나눠야 한다는 통진당식 주장”을 하고 있다며 ‘통진당 정체성’ 논란에 불을 지폈다. 특히 TV조선의 <정의당 “두 자리 의석이 목표”>(3/29)의 경우 정의당의 총선 목표를 보도하면서 전혀 관련이 없는 “민중연합당이 통진당 재건을 시도하고 있다는 지적”을 끼워 넣었다.  


 TV조선과 채널A는 녹색당, 노동당 등 여타 군소정당에 대한 보도는 전무한 상태에서 민중연합당만 보도했지만 정작 그 내용은 “통진당 부활” 뿐이다. ‘최초의 청년 주도 정당’ ‘비정규직 철폐’ 등 당의 기본적인 슬로건조차 소개하지 않았고 ‘통진당 논란’에 대해 “당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처음으로 정당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반박한 민중연합당의 입장도 언급되지 않았다.


그저 통진당의 부활에 가깝다는 정보만 주는 민중연합당 관련 보도는 사실상 ‘흑색선전’에 가깝다. ‘통진당 정체성’이 왜 문제가 되는지에 대한 주장도 정확하지 않다. 주로 북한과의 대화와 협력을 강조하는 주장을 한다거나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의 ‘내란음모’를 제기하는 것인데, 그마저도 비논리적이다. 북한과의 대화는 대북정책에서 필수적인 요소이고 내란음모 혐의의 경우 대법원이 “국가 기간시설 파괴 등 폭력적 방안을 실행하기 위해 추가적인 논의를 했다거나 준비를 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면서 “RO의 실체를 인정할 구체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근거도 없이 ‘통진당 출신’을 문제 삼는 TV조선과 채널A의 태도는 ‘통진당 출신’은 절대로 정치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 ‘민중연합당은 통합진보당 부활’…악의적인 종편의 프레임 차용한 MBC
그런데 이런 TV조선과 채널A의 목소리에 MBC도 합류했다. 그동안 민중연합당과 관련한 보도는 지상파 3사와 JTBC가 보도하지 않았지만 31일, MBC <‘야권 연대’ 티격태격 통진당 경력 논란>(3/31, https://me2.do/F4c7aWV9)은 처음으로 민중연합당을 언급했다. 보도는 더민주와 국민의당 간의 단일화 논쟁을 전하다가 느닷없이 “헌재 결정으로 해산된 옛 통진당 출신 12명을 후보로 낸 민중연합당도 선거전에 뛰어들었습니다”라며 민중연합당을 언급했다. “한일위안부 합의 반대 운동 단체에서 이른바 소녀상 지킴이로 활동해 비례대표 1번을 받은 정수연 후보는 2012년 통진당 중앙위 폭력 사태 현장에 있었습니다”라며 정수연 후보의 ‘통진당 경력’을 문제 삼기도 했다. 앞에서 소개한 TV조선, 채널A 보도와 같은 악의성이 엿보인 보도였다.

 

△ MBC <‘야권 연대’ 티격태격 통진당 경력 논란>(3/31)

 

4. 야당을 바라보는 MBC의 관점, 새누리당과 ‘판박이’
3월 25일의 공천 맞교환으로 가까스로 ‘옥새 파동’을 봉합한 새누리당이 28일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동시에 ‘일하는 국회’를 구호로 내세워 총선 채비를 서둘렀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24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김종인 대표가 이번 선거의 전략으로 ‘경제 심판론’을 선언한 바 있다. 새누리당의 ‘일하는 국회’ 프레임은 더민주의 ‘경제 심판론’에 대응한 ‘야당 경제 발목 심판론’의 연장선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대부분의 방송사도 여야의 전략을 ‘일하는 국회 vs 경제심판론’으로 정리했다. 하지만 유독 MBC만 ‘경제 심판론’을 쏙 뺀 채, 야당에 대해 분열과 공약 철회 등 부정적 사안을 강조하면서 ‘친여당적’ 관점을 드러냈다. 이번 총선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야권 후보 단일화에는 새누리당 입장과 똑같은 비판을 달기도 했다. 반면 여당의 갈등과 치부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 새누리당 쏙 뺀 MBC의 ‘막말 퍼레이드’
 3월 31일, MBC는 정치권의 ‘막말’ 사례를 나열하면서 새누리당만 쏙 빼놓았다. MBC <인신공격‧막말 모욕 총선 구태 도지나?>(3/31, https://me2.do/Fm87XJ53)는 “과거 총선에서 노인폄하, 막말 논란 등이 있었죠. 이번 총선에서도 이런 정치권의 고질병이 또 도지고 있습니다”라며 정치권의 ‘막말’ 사례들을 열거했다. “노년에 조금 좀 안타깝습니다. 엄하게 집에서 아무도 안 찾아주는 노인 불러다가…”라며 강봉균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을 비하한 주진형 더민주 경제대변인의 발언, “여우집에 굴러온 늙은 하이에나처럼 무례하기 짝이 없다”며 김종인 더민주 대표를 겨냥한 국민의당 임내현 의원의 말이 사례로 제시됐다. “대통령을 ‘씨’로 호칭하거나, 여당 중진 의원들을 인터넷 은어나 모욕성 발언으로 깎아내리는 등 막말”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는 모두 야권에서 나온 ‘막말’들이다. 새누리당의 윤상현 의원 욕설 녹취록 파문, 유승민 의원을 “대통령의 개혁에 딴지를 거는 사람이 북한과 야당”에 비유한 조원진 의원 등 여당발 ‘막말’은 단 한 마디도 언급되지 않았다. MBC는 오히려 “새누리당은 막말 주의령을 내리면서 돌발악재를 경계했습니다”라며 여당의 ‘막말 주의보’만 전했다.

 

■ 여당에는 ‘선대위 선전’, 야당에는 ‘공약 철회와 갈등’
28일에는 MBC의 ‘친여 프레임’이 두드러졌다. 대부분의 방송사가 선거 관련 첫 보도와 두 번째 보도에 걸쳐 ‘일하는 국회’라는 새누리당의 구호와 ‘경제 심판론’을 내세운 더민주 전략을 대조한 가운데, MBC만 여야의 상황을 ‘선대위 출범 vs 공약 철회’로 보도했다.

MBC 톱보도 <계파 다툼 접어두고 총선지지 호소>(3/28, https://me2.do/FXhfADJp)는 새누리당 관련 보도, 두 번째 보도 <본격 중원 공략…국회 이전 공약 철회>(3/28, https://me2.do/GcgfTPdn)는 더민주 관련 보도였다. 그런데 두 정당 스케치의 내용을 비교해보면 극단적 편파성이 드러난다.


 우선 새누리당 관련 보도인 톱보도 <계파 다툼 접어두고 총선지지 호소>는 “새누리당은 계파를 초월한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 “선거 사령탑인 선대위는 계파를 초월한 화합형으로 구성” 등 새누리당 선대위 출범의 풍경을 상세히 전했다. 먼저 “새누리당에는 더 이상 갈등과 분열이 없습니다. 오로지 총선 승리라는 한 가지 목표만 있을 뿐입니다”라는 김무성 대표의 발언을 녹취 인용해 희망찬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진 리포트는 모두 더민주 비판 일색이었다. 현재근 기자는 “과거에 얽매인 운동권 정당이자 달콤한 공약으로 살림을 거덜 내는 더불어민주당에 나라를 맡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라고 말했고, 이어 강봉균 새누리당 공동 선대위원장의 “(더민주는) ‘낡은 진보’ 이걸 먹이로 해서 자기들끼리 똘똘 뭉친 사람들이 당을 지배하는 그 구조를 깨기가 어려운 정당입니다”라는 발언을 녹취 인용했다. 기자멘트와 녹취인용 모두 동원해 더민주를 강력하게 비판한 것이다.

 

 

반면 바로 다음 보도인 <본격 중원 공략…국회 이전 공약 철회>는 더민주 관련 보도였으나 더민주의 총선 비전이나 새누리당을 비판하는 입장을 싣지 않았다. 장재용 기자는 먼저 김종인 대표가 “충청 지역당이 없는 이번 총선에 여야 일대일 구도를 강조했습니다”라고 말한 뒤 김종인 대표의 발언을 녹취했다. 그런데 김종인 대표의 발언 내용은 “자민련(충청권 정당)이 새누리당과 통합을 해서 이번에 여대야가 직접 격돌을 하는 그런 지역이기 때문에…”라는 부분이다. 김무성 대표의 발언과는 달리 과거 지역주의에 기댄 발언내용으로서 긍정적 인상과는 거리가 먼 발언이다. 김종인 대표가 과연 이런 발언만을 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새누리당의 보도와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더 황당한 것은 이 리포트가 시종일관 더민주의 부정적 측면만 강조하다 끝났다는 것이다. 기자는 “충청 방문을 하루 앞두고 총선 공약집에서 정부 부처들처럼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겠다고 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말을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