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일일브리핑]야당만 ‘묶어서 보도’, 단일화엔 ‘내분 사태’…MBC는 ‘여당 편’?(D-12 방송보도 일일브리핑)
등록 2016.04.0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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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야당만 ‘묶어서 보도’, 단일화엔 ‘내분 사태’…MBC는 ‘여당 편’?
 총선을 10여일 앞둔 상황에서 공영방송 MBC의 편파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27일, MBC는 탈당 의원들의 복당을 두고 대립한 새누리당의 갈등은 쏙 뺀 채 여야의 선거 전략을 ‘일하는 국회 vs 야권연대’로 비교해놓고 더불어민주당의 ‘더불어경제’라는 공식 전략은 외면했다. 28일에도 여당에는 “계파다툼 접고 총선지지 호소”와 같은 긍정적 내용을 부각시키고 야당에는 “공약 철회” “야권 분열” 등 부정적 인식을 부추기는 방식으로 ‘친여 프레임’을 반복했다. 31일에도 ‘정치권 막말 퍼레이드’를 보도하면서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의 욕설 녹취록을 제외한 채 야당발 ‘막말’에만 스포트라이트를 비췄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 MBC가 전격적인 ‘여당 표몰이’에 나선 모양새다. 여야의 상황과 공약, 정책을 고루 다뤄야 할 공정성 의무는 이미 흐려진지 오래다.

 

■ 여당은 ‘따로 1건’, 야당은 ‘묶어서 도매금’
 MBC는 4월 1일에도, 새누리당은 따로 1건을 보도하며 긍정적 내용을 부각시켰다. 반면 더민주와 국민의당을 묶어 한 꼭지로 보도하면서 ‘야권 분열’만 조명하는 방식을 반복했다. 이날 이처럼 더민주와 국민의당을 묶어 단일화 관련 대립을 부각한 방송사는 MBC와 MBN뿐이다. 타사의 경우 모두 새누리당, 더민주, 국민의당 순으로 따로 1건을 할애해 각 당의 전략과 상황을 짚었다.


 MBC 톱보도 <경기 집중 공략…5대 개발 공약 제시>(4/1, https://me2.do/xm83qIvS)는 “새누리당은 오늘 선거구가 가장 많은 경기지역에 힘을 쏟았는데요”라면서 새누리당의 경기 남부 지역 유세를 화면에 담았다. 이준희 기자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른바 '어부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수원 후보 다섯명을 치켜세웠습니다”라며 김무성 대표의 지원 유세를 집중 조명했다. “경기도를 '청년 일자리의 보고'로 만들겠다며 서울과 세종시를 잇는 제2경부고속도로 조기완공과 GTX 개통, 북부권 개발과 관광인프라 확대 등 5대 경기 공약도 제시”했다며 상세 공약까지 덧붙였다.

 

 

 

그러나 MBC의 바로 다음 보도 <전북·수도권 공략 내일 광주 맞대결>(4/1, https://me2.do/x1iWDzzJ)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을 묶은 보도였다. 보도 내용도 더민주와 국민의당 모두 대결하는 모습에만 치중했을 뿐, 새누리당 관련 보도와 같이 공약을 제시하거나 희망찬 모습을 담지 않았다. 더민주는 “전주와 군산, 익산 등 더민주 후보가 국민의당 후보와 접전 중인 지역을 다니며 총력 유세전”을 펼쳤고 국민의당은 “민생 문제 해결의 중재자가 될 3당의 필요성을 내내 강조”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더민주 관련해서는 “전국을 돌면서도 유독 호남만 가지 않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는 서울 유세 지원에 집중했습니다”라며 문 전 대표가 호남의 관계를 강조하는 멘트를 넣었다.
이런 불공정한 여야 묘사는 MBN에서도 나타났다. MBN은 선거 관련 첫 보도인 <“내가 업어주면 당선”>(4/1, https://me2.do/5CdMvcP4)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어부바 지원 유세’를 전한 반면, 다음 보도인 <야권연대 기싸움>(4/1, https://me2.do/5PqPJFBD)에서 더민주 김종인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단일화 관련 ‘입씨름’만 집중 보도했다.
 
■ “이합집산” “무원칙”, 야권 단일화에 ‘주관적 맹공’ 퍼부은 MBC
 한편 1일, 야권의 후보 단일화에 제동이 걸렸다. 서울 강서병 더민주 한정애 후보와 국민의당 김성호 후보가 단일화에 합의했으나 국민의당이 개입해 여론조사에서 당명을 빼자고 하면서 무산 위기에 처한 것이다. 또 법원이 더민주와 정의당 간 후보 단일화에 ‘야권 단일 후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해달라는 국민의당의 가처분 신청을 수용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7개 방송사가 모두 이를 보도했는데 유독 MBC만 ‘친노 패권’을 운운하고 단일화는 ‘무원칙’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는 야권 단일화에 대한 새누리당의 입장과 동일하다.

  
 MBC <막판 변수 단일화…‘야권 단일’ 명칭 제동>(4/1, https://me2.do/GQobcbVJ)에서 배현진 앵커는 “법원은 야권 단일화라는 명칭에 제동”을 걸었다며 법원의 판단을 전하는 듯 했지만 장재용 기자는 대뜸 “불과 몇 달 전, 친노 주류와 안철수 의원 등 비주류 간의 제1야당 내분 사태는 정점으로 치달았습니다”라며 3개월 전의 야당 분당 사태를 꺼내들었다. “신랄한 상호 비난 속에 안철수 의원을 중심으로 탈당과 신당 창당”이 이어졌고 “국민의당 역시 선거를 위해서는 단일화가 필요하지만, ‘더민주는 아니라’며 뛰쳐 나온 마당에 다시 연대할 명분이 없습니다”라는 것이다. 기자는 이렇게 ‘야권 분열’을 구체적으로 각인시킨 뒤 보도 말미에 가서야 “‘야권 단일후보’라는 표현도 논란”이라며 법원의 판단을 전했다. 장 기자는 보도를 마무리하면서 “정당의 정책과 신념과는 상관없이, 표만을 위한 이합집산이 여전히 무원칙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라며 야권 단일화에 대해 재차 비판했다. 이는 사실상 야권 단일화를 비판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입장을 그대로 전달한 것이나 다름 아니다. 이날 ‘야권 단일 후보’ 명칭 사용 관련 법원의 판단을 전하면서 야당의 분열을 되짚고 자체적인 비판 멘트까지 첨언한 방송사는 MBC뿐이다.

 

 

 

그동안 ‘친노 패권’에 가장 공세적인 태도를 보였던 TV조선도 <단일화 시한 임박…결과물은?>(4/1, https://me2.do/5CdMv50N)에서 “최대 변수중에 하나가 야권 후보 단일화인데, 시한이 사실상 이틀 남았지만 말만 많고 결과물이 별로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국민의당과 안철수 대표가 단일화에 별 뜻이 없기 때문”이라며 서울 강서병의 단일화 무산 위기만을 객관적으로 묘사했다.

 

 

2. 채널A, ‘인터뷰’ 가장한 ‘김무성 홍보 영상’
 선거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방송사는 중계차를 통한 실시간 보도와 특정 후보와의 동행 취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생생한 소식을 담으려 시도하고 있다. 4월 1일, TV조선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더민주 김종인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각각 동행 취재한 보도로 현장감을 더했다. 타사에서는 채널A가 김무성 대표만을 인터뷰했는데 그 내용이 김무성 대표의 선거 홍보 영상이나 다름없었다. 화면 구성과 음향 효과는 민망한 수준으로 김 대표를 미화했고 질문의 대부분은 ‘가십’수준이었으며 여기에 화려한 화면 구성과 음향 효과가 더해져 ‘연예 뉴스’를 방불케 했다. 뉴스가 지지를 호소하는 후보의 유세 장면을 보도 형식으로 전할 수 있고 특정 후보를 인터뷰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김무성 대표에게만 ‘예능’식 스포트라이트를 비춘 것은 분명 불공정하다. 이후 다른 정당의 후보들에게도 동일한 수준의 홍보를 해줄 것인지도 문제이지만 인터뷰에서 각종 화면 효과까지 동원해 특정 후보를 홍보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

 
 채널A  <“유승민 지킨 것은 내 소신”>(4/1, https://me2.do/5FLV3QrP)에서 김설혜 앵커는 김무성 대표의 유세 차량에 동승하여 직접 김 대표를 인터뷰했다. 질문은 총 8개인데 이중 “아침식사는 하셨어요?” “아드님도 선거운동에 참여하시는 거에요?” “부산 영도는 많이 안 가시는 거 같아요?” “유승민 후보와는 그 후로 연락 하시나요?” “보셨어요? 그 영상? 사진 패러디 된 거?” 등 대부분이 공약이나 정책 등 본질적인 사안을 비껴간 ‘가십’에 불과했다. “아침식사는 하셨어요?”라는 질문에 “못했어요. 마누라가 지금 내 선거구에 가 있고. 내가 내 선거구 못 내려가니까 어휴”라고 대답한 김무성 대표의 화면 스틸컷에는 한숨을 묘사하는 효과음과 컴퓨터그래픽이 따라붙었다. 아들 관련 질문에 “촬영이 있어서 못내려간다나?”라고 대답하는 장면에서는 김 대표의 아들이자 배우인 김종민 씨의 영화 출연 장면이 함께 노출됐다. “정청래 의원은 영도 선대위원장까지 맡으셨는데요”라고 김 앵커가 묻자 김 대표는 “오히려 표 떨어질껄요? 선거대책위원장 맡는다고 해서 아이고 잘됐다 싶었습니다”라고 대답했는데 대답하는 김 대표 얼굴 옆으로 식은 땀을 흘리는 정청래 의원의 사진이 노출됐다. “유승민 후보와는 그 후로 연락 하시나요?” “정치지도자로서 자신감을 내비치셨어요”와 같은 곤란한 질문에 김 대표가 말을 돌릴 때는 “말 돌리기 2. 개나리…”와 같은 ‘흥미 유발용’ 자막이 붙었다. 이런 식으로 ‘예능’에 가까운 화면 구성과 질의응답으로 사실상 ‘김무성 홍보 영상’이 완성된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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