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일일브리핑]‘비박’은 ‘종북’? 새누리당의 ‘막장’ 계파 갈등에 입 닫은 지상파 (D-15 방송보도 일일브리핑)
등록 2016.03.30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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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박’은 ‘종북’? 새누리당 ‘막장’ 계파갈등에 입 닫은 지상파
28일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하면서 표면적으로나마 갈등을 봉합했던 새누리당이 다시 시끄럽다. 29일 대구 경북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최경환 의원이 “무소속 찍는 건 결국 야당 찍는 것과 똑같습니다”라며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들을 ‘야당 후보’로 규정했다. 조원진 의원은 “사심 없는 대통령의 개혁에 딴지를 거는 세력들이 나는 북한만 있는 줄 알았어요. 우리 당 출신 의원 중에서도 박근혜 개혁에 딴지를 거는 사람 있더라”라며 유승민 의원을  ‘종북’에 빗대는 듯한 발언을 했다. ‘비박’ 후보들에 대한 ‘마녀사냥’이나 다름없는 발언들이다. 최경환, 조원진 의원 모두 ‘친박’ 핵심으로 꼽히는 인사이다. 이들의 발언은 새누리당의 계파갈등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동시에, ‘친박 정치’가 어느 수준에 머물러 있는지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전한 방송사는 JTBC뿐이다. 지상파 3사는 새누리당의 첫 중앙선대위 회의만 전하며 대구에서 나온 ‘막장’ 발언을 외면했다. TV조선, 채널A, MBN은 보도는 하였으나 ‘친박’의 입장만 받아썼다.

 

■ ‘공약 제시’ ‘갈등 자제’만 전한 지상파 3사
지상파 3사의 보도는 일방적인 ‘여당 편들기’에 가깝다. 지상파 모두 여당 소식만 다룬 보도가 1건이었는데 그 보도에서 새누리당의 ‘화합’에만 초점을 맞추고 문제의 발언들은 외면했기 때문이다.


KBS <선대위 첫 회의…‘통화 완화 정책’ 공약>(3/29, https://me2.do/x9pfAXoI)는 “첫 선대위 회의에서 새누리당은 튼튼한 안보와 경제를 총선 화두로 야당심판론에 포문” “대통령 사진 반납 논란 등 무소속 후보와의 갈등은 자제” 등 새누리당의 첫 선대위 회의 풍경을 전했다. ‘공약 제시’와 ‘갈등 자제’와 같이 단합된 총선 체제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다. 리포트 도중 “영남권 시도 선대위를 출범시키며 세몰이”라는 언급이 나왔지만 정작 ‘영남권 선대위’에서 나온 최경환, 조원진 의원의 ‘비박 겨냥’ 발언은 외면했다.

 

△ KBS <선대위 첫 회의…‘통화 완화 정책’ 공약>(3/29)

 

MBC <투자 늘려 일자리 창출…‘경제 심판’ 반박>(3/29, https://me2.do/xX4iOAIk)도 “새누리당은 기업 족쇄 채우기로는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기업 투자를 촉진하는 과감한 규제 개혁을 강조”했다며 여당의 공약을 전하고 “김무성 대표는 서울 수도권지역의 여론이 공천 내홍으로 나빠졌다는 자체분석에 따라 이 지역 선거지원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면서 ‘봉합 국면’을 부각했다.


SBS <“경제 발목 잡는 야 심판”…반격 나선 여>(3/29, https://me2.do/FNvVHEHh) 역시 마찬가지 내용인데 SBS는 보도 말미에 “친박계 조원진 의원은 공천에서 대구의 자존심을 짓밟은 사람이 있다며, 김무성 대표를 비판해 논란”이라고 관련 논란을 전했다. 하지만 최경환, 조원진 두 의원의 전체 발언 중 극히 일부만 짚은 것에 그쳐 사실상 사안을 외면한 KBS, MBC와 다를 바 없었다.

 

■ 몰상식한 발언에 당사자 반박은 쏙 뺀 TV조선‧채널A‧MBN
TV조선, 채널A, MBN는 최경환, 조원진 의원의 발언을 1건으로 보도했지만 가장 논란이 됐던 조원진 의원의 ‘북한’ 발언은 쏙 뺐다. 최근 여당에 대한 비판을 북한의 주장으로 돌리며 ‘종북 몰이’에 앞장서고 있는 이들 3사가, ‘여권 후보’를 겨냥한 ‘친박’의 ‘종북 몰이’에는 부담을 느낀 것일까. 불과 일주일 전까지 한 솥밥을 먹던 동료 ‘여권’ 후보들을 ‘야당’으로 규정하고 심지어 ‘종북’으로 매도했으니 이에 대한 반박도 있을 법한데, 유승민 의원 등 ‘비박’의 입장도 전혀 담지 않았다. 


 TV조선 <“무소속 찍는 건 야당 찍는 것”>(3/29, https://me2.do/G3bOChPN)은 “무소속 찍는 것은 결국 야당 찍는 것과 똑같습니다 여러분!”이라는 최경환 의원의 발언을 녹취 인용하며 이를 “유승민계 의원들을 견제하면서 TK에 부는 무소속 바람을 차단하고, 이른바 'TK 맹주'로서의 위상을 다지겠다는 것”으로 규정했다. 조원진 의원의 발언의 경우 “대통령의 개혁에 딴지를 걸었다”라고만 전해 정작 중요한 ‘북한’ 관련 내용은 잘라냈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에 선물 보따리를 준비하고 있다”라는 조 의원 발언에 대해 “논란이 일 수도 있는 발언”이라고 덧붙였을 뿐이다. 채널A <“무소속은 야당” 맹공>(3/29, https://me2.do/GvDwI2nh) 역시 “최경환 대구경북권 선거대책위원장이 대구를 찾아 무소속으로 나선 친유승민 후보들을 강력 견제”했다면서 최경환, 조원진 의원의 발언을 전했지만 조 의원의 ‘북한’ 관련 언급은 배제했다. MBN <“대구 자존심 밟아”>(3/29, https://me2.do/xOUcoKB8)도 똑같이 ‘북한’ 내용은 쏙 뺀 반쪽짜리 보도였다.

 

■ 새누리당 진박 의원 발언의 의미와 파장 모두 다룬 JTBC
반면 JTBC는 최경환, 조원진 두 의원의 발언이 지니는 의미도 시청자에게 전달했고 유승민 의원 등 ‘비박계’의 반응도 다뤘다. JTBC가 29일 두 ‘친박’의 발언을 다룬 보도만 3건이다. JTBC <“딴지”…유승민 겨냥 북에 비유>(3/29, https://me2.do/GIckrysy)에서 손석희 앵커는 “박 대통령에게 딴지를 거는 세력들이 북한만 있는 줄 알았는데 탈당한 의원들 중에도 있더라”라는 조원진 의원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말 그대로라면 유 의원은 북한처럼 현 정권에 딴지를 거는 존재가 된 셈”이라고 꼬집었다.


다음 보도인 <“얄팍한 술수” 받아친 비박>(3/29, https://me2.do/5AM6txgv)는 “선거운동 중 진박 후보들의 발언을 접한 무소속 유승민 후보”가 “선거 끝나면 바로 복당할 거고요. 그래서 저희들 찍으면 야당 찍는다는 그 말은 그 자체가 틀린 말이죠”라고 반박했다고 전했다. 이어서 “국민을 겁박해서 반사이익이나 얻으려는 얄팍한 술수”라며 날을 세운 임태희 전 의원의 반응도 덧붙였고 “류성걸, 권은희, 수도권의 이재오 의원 측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직접 대응은 자제하는 분위기”라며 여타 무소속 출마 의원들의 표정도 모두 언급했다. 이날 이렇게 공격을 받은 ‘비박계’의 반응까지 다룬 방송사는 JTBC뿐이다. JTBC는 바로 다음 보도에서 권성동 새누리당 선대위전략본부장을 인터뷰해서 “무소속 찍는 거 야당 찍는 거나 똑같다는 얘기는 결국은 우리 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가 있는 경우에 그건 당연한 얘기”라는 ‘친박’의 입장까지 직접 듣기도 했다.

 

 

2. TV조선의 민중연합당 ‘낙인찍기’…방송사들의 소수정당 외면 심각해
TV조선은 <야권연대 속도전…옛 통진당 논란>(3/25, https://me2.do/xZunxW42)에서 더민주 후보들이 통합진보당 출신 후보들과 단일화를 하고 있다며 이를 “야권연대가 표류”하는 이유라고 못 박은 바 있다. 이는 통진당을 트집 잡아 야권연대에 ‘종북’ 낙인을 찍으려는 의도가 투영된 것이었다. 이렇게 통진당을 이용한 ‘종북몰이’가 선거가 다가올수록 잦아지고 있다. TV조선은 29일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TV조선 <정의당 “두 자리 의석이 목표”>(3/29, https://me2.do/5QqbVQzg)는 제목만으로는 정의당 관련 보도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보도는 정의당과 민중연합당 두 당 관련 소식을 묶은 것이었다. 소수 정당을 나란히 묶어 한 꼭지로 다룰 수는 있다. 하지만 이 보도의 경우 정의당에 대해서는 선거 비전과 목표를 전하는 반면 민중연합당에는 통진당과의 연계만 부각했다. 앵커는 시작부터 “선거를 앞두고 창당한 민중연합당 소속 후보자중 60% 이상은 옛 통합진보당 인사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라고 말했고, 김명우 기자도 “지난달 창당한 민중연합당도 국회 입성을 노립니다. 민중연합당은 후보자 60명 가운데 40명이 옛 통합진보당 인사로 파악”된다고 전한 뒤, “민중연합당이 통진당 재건을 시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라고 강조했다. 원내 정당인 정의당을 다루는 보도에서 전혀 관련이 없는 민중연합당을 끼워 넣은 그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통진당 출신을 문제 삼으며 민중연합당은 물론, 정의당까지 ‘종북’으로 내몰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 TV조선 <정의당 “두 자리 의석이 목표”>(3/29)

 

■ 방송사들의 소수정당 배제 심각한 수준…원내 정의당도 ‘찬밥 신세’

이처럼 정의당과 같은 소수정당의 총선 전략, 공약, 목표 등을 다른 정당과 묶어 보도하는 경향은, 비단 TV조선만의 문제는 아니다. TV조선을 포함한 7개 주요 방송사들의 소수정당에 대한 외면은 심각한 수준이다.

 

 

3월 14일부터 25일까지, 정의당, 녹색당, 노동당, 민중연합당 등 소수정당 중 1개 정당만 특정하여 다뤄주는 보도는 7개 방송사 통틀어 단 2건이다. 소수정당이 단지 언급된 보도를 모두 포함해도 22건에 그쳤다. 같은 기간 7개 방송사의 선거 보도량 총계는 752건이었는데 소수정당이 언급된 보도는 이 중 2.9%에 불과했다는 의미다.


<표1>에서 드러나듯, 소수정당 별 편중도 심각하다. 정의당을 제외한 3개 정당은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다. 방송사별 보도량을 보면, TV조선이 6건으로 그나마 소수정당을 가장 자주 언급한 편이고 1건에 그친 JTBC는 말 그대로 ‘무관심’한 수준이다.

 

■ 소수정당 다루더라도 '종북 몰이' 또는 '들러리'
6건을 보도한 TV조선이 양질의 보도를 한 것도 아니다. 공교롭게도 1개 정당을 특정하여 다룬 보도 2건이 모두 TV조선에서 나왔는데 그 중 민중연합당을 다룬 <민중연합당 입당…제2 통진당?>(3/20, https://me2.do/xZungsoZ)는 “제2 통진당” “통진당 부활”을 운운하는 ‘색깔 논란’을 부추긴 보도였다. 사실상의 ‘종북 몰이’ 보도로서 민중연합당의 공약, 정책 비전, 전략, 목표 등 주요 사안과는 거리가 먼 내용이다.
다른 1건인 <‘깜짝’ 상승…제3당 노리나>(3/19, https://me2.do/G2qkNxnz)는 “정의당 지지율이 1주일 만에 3% 급등하면서 올해 최고치인 7%를 기록”했다며 정의당의 지지율 상승을 조명했으나 그 배경을 “연일 막장극을 펼친 새누리당의 집안싸움” “더불어 민주당과 국민의당 사이의 야권통합과 연대 논란, 이해찬 의원 공천 탈락을 계기로 야권 지지층 일부가 이동” 등으로 묘사하면서 사실상 정치권 전체를 문제 삼은 보도였다.


정의당이 거론되는 21건 모두가 TV조선의 보도처럼 정의당을 주변적으로 다룰 뿐이다. <표 2>를 보면, 정의당을 언급한 21건 중 42.9%에 해당하는 9건이 야권 단일화 관련 내용이다. 당연히 더민주와 국민의당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정의당은 해당 지역구 출마자 이름과 함께 잠깐 언급될 뿐이다.

 

 

일례로 MBC <국민의당 독자 행보…정의당 연대 총력>(3/25, https://me2.do/FLzarV61)는 제목에 정의당이 등장하지만 리포트에서는 “야권연대를 한 후보는 퇴출하겠다면서 끝까지 독자 행보할 것”을 선언한 국민의당의 상황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정의당과 관련해서는 “정의당은 각종 방식으로 야권 후보 간 연대를 이루는 데 총력” “창원 성산 노회찬 전 의원의 경우는 오는 29일까지 다른 야권 후보와 단일화 논의”라는 언급이 전부이다.


선거철 정당 보도의 핵심인 공약의 경우 단 2건에 그쳤는데 여기서도 정의당은 보도의 중심이 아니다. JTBC <총선 공약엔 눈 씻고 봐도…>(3/16, https://me2.do/FsuYJLjh)는 “각 당의 일자리 공약을 분석”했다면서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공약을 상세 비교했으나 정의당과 관련해서는 “국민의당과 정의당도 관련된 공약을 각각 2개와 6개를 발표”라는 언급이 전부였다.

 

 

* 모니터 대상 :

8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