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일일브리핑]여당은 ‘선대위 출범’, 야당은 ‘공약 철회’? MBC 연이틀 ‘편파 보도’(D-16 방송보도 일일브리핑)
등록 2016.03.2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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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당은 ‘선대위 출범’, 야당은 ‘공약 철회’? MBC 연이틀 ‘편파 보도’
지난 27일, MBC는 탈당 의원들의 복당을 두고 대립한 새누리당의 갈등은 쏙 뺀 채 여야의 선거 전략을 ‘일하는 국회 vs 야권연대’로 비교하는 편파적인 태도를 보였다. 타사가 ‘일하는 국회 vs 경제 심판론’으로 여야의 대결을 갈무리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28일에도 MBC의 ‘친여 프레임’이 반복됐다.
 28일, 새누리당은 선거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하면서 전날 기자 브리핑에서 언급했던 ‘일하는 국회’ 구호를 내걸고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이에 맞서 충청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는 ‘문제는 경제다’라는 구호를 앞세워 정부 여당의 ‘경제 실패’를 비판했다. 대부분의 방송사가 선거 관련 첫 보도와 두 번째 보도에 걸쳐 이를 대조시킨 가운데 유독 MBC만 여야의 28일 상황을 ‘선대위 출범 vs 공약 철회’로 보도했다.

 

■ 여당에는 ‘선대위 선전’, 야당에는 ‘공약 철회와 갈등’
MBC 톱보도인 <계파 다툼 접어두고 총선지지 호소>(3/28, https://me2.do/FXhfADJp)는 새누리당 관련 보도, 두 번째 보도 <본격 중원 공략…국회 이전 공약 철회>(3/28, https://me2.do/GcgfTPdn)는 더민주 관련 보도였다. 그런데 두 정당 스케치의 내용을 비교해보면 극단적 편파성이 드러난다.


우선 새누리당 관련 보도인 톱보도 <계파 다툼 접어두고 총선지지 호소>는 “새누리당은 계파를 초월한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 “선거 사령탑인 선대위는 계파를 초월한 화합형으로 구성” 등 새누리당 선대위 출범의 풍경을 상세히 전했다. 먼저 “새누리당에는 더 이상 갈등과 분열이 없습니다. 오로지 총선 승리라는 한 가지 목표만 있을 뿐입니다”라는 김무성 대표의 발언을 녹취 인용해 희망찬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진 리포트는 모두 더민주 비판 일색이었다. 현재근 기자는 “과거에 얽매인 운동권 정당이자 달콤한 공약으로 살림을 거덜 내는 더불어민주당에 나라를 맡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라고 말했고, 이어 강봉균 새누리당 공동 선대위원장의 "(더민주는) '낡은 진보' 이걸 먹이로 해서 자기들끼리 똘똘 뭉친 사람들이 당을 지배하는 그 구조를 깨기가 어려운 정당입니다"라는 발언을 녹취 인용했다. 기자멘트와 녹취인용 모두 동원해 더민주를 강력하게 비판한 것이다. 


 반면 바로 다음 보도인 <본격 중원 공략…국회 이전 공약 철회>는 더민주 관련 보도였으나 더민주의 총선 비전이나 새누리당을 비판하는 입장을 싣지 않았다. 장재용 기자는 먼저 김종인 대표가 “충청 지역당이 없는 이번 총선에 여야 일대일 구도를 강조했습니다”라고 말한 뒤 김종인 대표의 발언을 녹취했다. 그런데 김종인 대표의 발언 내용은 “자민련(충청권 정당)이 새누리당과 통합을 해서 이번에 여대야가 직접 격돌을 하는 그런 지역이기 때문에…"라는 부분이다. 김무성 대표의 발언과는 달리 과거 지역주의에 기댄 발언내용으로서 긍정적 인상과는 거리가 먼 발언이다. 김종인 대표가 과연 이런 발언만을 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새누리당의 보도와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더 황당한 것은 이 리포트가 시종일관 더민주의 부정적 측면만 강조하다 끝났다는 것이다. 기자는 “충청 방문을 하루 앞두고 총선 공약집에서 정부 부처들처럼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겠다고 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말을 바꿨습니다”라며 ‘국회 이전 공약 철회’를 언급했다. 이어서 공약에 대한 별 다른 설명도 없이 “첫 중앙선대위 회의에선 야권 연대를 위해 야당끼리 경쟁을 멈추자는 주장이 쏟아졌습니다”라며 이번엔 ‘야-야 갈등’으로 방향을 돌렸다.


이게 끝이 아니다. 또 주제를 바꾼 리포트는 “문재인 전 대표는 김종인 대표와의 갈등설을 부인” “김 대표는 영남에서, 문 전 대표는 충남에서 지원에 나서는 등 당분간 두 사람은 각자 행보” 등 문재인 전 대표와 김종인 대표의 당내 갈등을 다루고 마무리됐다. ‘문제는 경제다’라는 더민주의 선거 전략은 쏙 뺀 채, ‘공약 철회’, ‘야-야 갈등’, ‘문-김 갈등’ 등 관련이 없는 부정적 이슈만 잔뜩 부각시킨 것이다. 연이틀 톱보도와 두 번째 보도를 통해 여당은 긍정적으로 묘사하고 야당은 폄훼한 셈이다. 본격적인 선거보도가 시작되는 상황에서 MBC의 편파보도 독주가 우려된다.

 

 

■ KBS, SBS, JTBC, TV조선은 모두 여야의 ‘경제 대결’ 주목
 타사 보도와 비교하면 MBC의 불공정이 더 두드러진다. KBS는 톱보도인 <선대위 출범…“갈등 끝내고 총선 승리”>(https://me2.do/GNAchCHM)에서 새누리당의 선대위 출범과 함께 “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의 80%까지 올리고, 기초연금 등 복지 혜택은 빈곤층에 집중되도록 하겠다”는 경제 관련 공약을 전했다. 이어서 바로 다음 보도인 <경제 심판론에 전면에…‘연대’ 거듭 강조>(https://me2.do/5wKJPsyU)를 통해 “‘문제는 경제다’를 총선 구호로 정했고, 당 선대위는 ‘경제선대위’를 약칭으로 했습니다” “‘10년간 공공임대주택 240만호 공급’, ‘무상보육 100% 국가 책임제’ 등 150가지 세부 공약을 담은 총선 공약집도 발표”했다며 역시 ‘경제 공약’으로 맞선 더민주의 전략을 다뤘다. KBS는 여야 보도 모두에서 초점 자체를 ‘경제 공약’에 맞췄고 다루는 내용 역시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았다. MBC와 대조적이다.


SBS도 톱보도 <선대위 출범…‘안보’ 내세워 보수 결집>(https://me2.do/Gb0t9NXw)와 두 번째 보도 <‘국회 세종시 이전’ 철회…‘경제’로 승부>(https://me2.do/xcry1Ckj)에서 KBS와 비슷한 소식을 전했다. <‘국회 세종시 이전’ 철회…‘경제’로 승부>의 경우 MBC처럼 더민주의 공약 철회를 비중있게 전했지만 “더민주는 "문제는 경제, 정답은 투표"라는 구호 아래 김진표, 진영, 최운열 같은 경제와 복지 전문가를 앞세워 경제선대위 진용을 구축”했다며 경제 전략을 언급했다. TV조선의 경우 톱 보도 <“갈등 극복하고 총선 승리”>(3/28, https://me2.do/xTR0XXDP)와 두 번째 보도 <“경제 무능 심판하겠다”>(3/28, https://me2.do/GM71ZZxB)의 제목에서 이미 여야의 전략 대결이 잘 드러나 있다. JTBC는 톱보도 <여야 선대위 본격 가동…‘득표전’ 돌입>(https://me2.do/54cT4fwE)에서 새누리당 선대위 출범을 전한 후, 새누리당, 더민주, 국민의당 대표의 선거 구호를 한 마디씩 전하면서 각 당의 슬로건을 비교했다.

 

■ ‘경제 공약 대결’ 사라진 채널A‧MBN, 그래도 MBC보다는 낫다
 채널A의 경우 선거 관련 첫 번째 보도부터 연달아 4건에서 새누리당의 계파 갈등을 보도하면서 타사와 다른 태도를 보였다. <“박 대통령 사젠 떼라” 공문>(3/28, https://me2.do/5Mlj97vm)는 탈당 의원들에게 박근혜 대통령 사진을 반납하라고 요청한 새누리당의 공문 관련 논란을 다뤘고 <말로는 “뭉치면 산다”>(3/28, https://me2.do/GWPD3yRk)의 경우 새누리당이 선대위를 출범시켰지만 “최악의 공찬갈등이 남긴 앙금은 좀처럼 감춰지지 않습니다”라며 내분이 진행 중임을 강조했다. ‘옥새 투쟁’ 끝에 낙천된 이재만 후보 등의 반발까지 전한 채널A는 첫 야당 관련 보도인 <“국회 이전” 반발 거세자 철회>(3/28, https://me2.do/F3gGCsiy)에서 더민주의 국회 이전 공약 철회를 집중 조명했다. 여야가 모두 선거 구호로 ‘경제’를 최전선에 내놓은 상황에서 이와 관련한 ‘공약 보도’가 없는 것은 문제지만 여당의 갈등 상황과 야당의 공약 철회를 모두 짚었으니 MBC보다는 균형을 지켰다고 할 수 있다. MBN은 정호준 의원 등 당적을 바꾼 후보들의 성적표와 지역별 표심, 새누리당의 당내 갈등 등을 다뤘다. 경제 공약 관련 보도가 없었으나 특별한 편파성이 보이지는 않았다.

 

 

2. “종북좌익 북한 강제이주” “동성애 철폐”가 ‘이색공약’? 상식을 잃은 TV조선‧채널A‧MBN
 28일, TV조선과 채널A, MBN은 약속이나 한 듯 군소정당의 ‘이색 공약’이라면서 황당한 보도를 선보였다.

 TV조선 <“성매매 합법화” 이색공약>(3/28, https://me2.do/GAGXFH4q)은 “박근혜 대통령 여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이, 원외 정당인 공화당 간판으로 원내 입성에 도전”한다면서 “성매매 합법화, 종북좌익 인사 북한 강제 이주”라는 공화당 공약을 “이색 공약”으로 소개했다. 여기에 “성매매의 집창촌. 기업화하는 것. 왜냐하면 여기엔 꼭 인신매매가 끼고 조직폭력이 낍니다. 그래서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이 인권이 유린되는 거예요” “그렇게 이북이 좋고 그렇게 북한을 찬양할 사람들이 왜 남한에 와서 그렇게 불편하게 살 필요가 없지 않겠습니까? 북한에 가서 더 행복을 누리고 살아야 되겠지요”라는 박근령 씨의 발언까지 덧붙여 공약 내용을 상세히 전했다.

 

△ TV조선 <“성매매 합법화” 이색공약>(3/28)

 

채널A <“결혼하면 1억” 황당공약>(3/28, https://me2.do/FbWTLxEm)도 “극우 정당을 표방하는 공화당의 공약”이라면서 “성매매 합법화, 핵무기 개발과 핵무장”을 소개했다. 이현용 기자는 “실현 가능성을 떠나, 군소 정당들의 이색 공약이 솔깃한 이유”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MBN <톡톡 튀는 공약들>(3/28, https://me2.do/FvCDcNCi)의 경우 공화당 대신 기독자유당을 언급하면서 “동성애와 이슬람 퇴치를 위해 기독자유당에 함께 해달라”는 공약을 소개했다. 이 공약을 “군소정당이 내세운 이색 공약”으로 소개해 TV조선, 채널A와 마찬가지 태도를 보였다.


이들이 “이색 공약”으로 소개한 것들은 하나같이 합리적인 민주 사회의 통념을 한참 벗어난 것들이다. 군소정당의 공약을 소개한다면서 정의당, 녹색당, 노동당 등 민주적 가치에 부합한 정당들을 놔두고, 극우성향으로 논란이 큰 ‘공화당’, 성소수자 차별의 혐의가 있는 ‘기독자유당’ 등을 굳이 화면에 담는 의도도 의심스럽다.

 

* 모니터 대상 :

8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