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일일브리핑]총선으로 ‘대통령 친위대’ 만드는 새누리당의 야욕…외면하는 방송사들(D-28 방송보도 일일브리핑)
등록 2016.03.1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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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쁜 방송보도> 총선으로 ‘대통령 친위대’ 만드는 새누리당의 야욕…외면하는 방송사들
15일 새누리당의 7차 공천 발표에서 이재오 의원과 진영 의원이 탈락하자 당 안팎에서 거센 비판이 일었다. 윤상현 의원의 욕설 녹취록으로 ‘친박’의 공천 개입 의혹이 불거졌지만 이재오 의원, 조해진 의원 등 박근혜 대통령이나 이른바 ‘친박계’와 마찰을 빚었던 인사들이 대거 배제됐다. 16일, 김무성 대표는 공천관리위원회가 단수추천 지역으로 결정한 11개 지역 중 7곳에 대해 최고위원회 의결을 보류하면서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했으나 이한구 위원장은 1분 만에 반박 기자회견으로 재의마저 거부했다. 새누리당 공천이 사실상 대통령을 향한 충성 경쟁의 논공행상으로 변질됐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김무성 대표의 측근들은 모두 공천을 받거나 경선에 포함되어 김무성 대표와 ‘친박계’ 간의 암묵적 합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왔다. ‘상향식 공천을 통한 선거 개혁’을 운운했던 새누리당의 총선은 되려 반민주주의의 온상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어처구니없는 공천과정과 결과에 대해 방송사들의 태도는 하나같이 ‘모르쇠’이다. 윤상현 의원 파문으로 촉발된 공천 개입 의혹에도 침묵했던 방송사들은 권력 감시라는 언론의 역할을 잃어버렸다. 

 

- 불공정 공천에 침묵, 언론의 비판 기능은 어디에
이른바 ‘비박계’가 대거 탈락하고 대통령과 마찰을 빚었던 유승민 의원의 공천 여부가 계속 미뤄지는 새누리당 공천 행태에 비판적 태도를 보인 것은 8개 방송사 중 SBS와 JTBC뿐이다.


SBS <‘친유승민’ 몰락…‘공천 학살’ 논란 확산>(https://me2.do/xdZ6zMq1)는 “전체 컷오프 결과를 보더라도 친박계가 4명인 반면, 비박계는 12명에 달합니다. 이렇게 차이가 크다 보니, '공천 학살'이다, '고무줄 잣대'다 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며 ‘친박계’와 ‘비박계’의 탈락 규모를 수치로 비교했다. “가장 두드러진 공천 논란은 별 기준 없이 경선기회조차 빼앗았다는 주장” “다음 논란은 새누리당 우세지역의 3선 물갈이” 등 새누리당 공천에 제기되는 비판점을 열거한 김정인 기자는 “이런 가운데 비박계 김무성 대표 측근들은 공교롭게 한 명도 탈락하지 않아서 김 대표와 친박계 간의 거래설이 돌았습니다”라며 김무성 대표에 대한 의혹도 덧붙였다.


JTBC는 <공천 탈락한 ‘친 유승민’ 조해진 의원>(https://me2.do/5vojUurR)에서 공천 탈락한 조해진 의원을 직접 인터뷰하여 “배신의 정치가 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굳이 따지자면 유승민 원내대표 할 때 제가 수석 원내부대표를 했다는 거 말고는 아무런 근거도 댈 수 없는데 공당에서 특정 당직을 했다는 것이 공천의 낙천 기준이 될 수가 있습니까?”와 같은 비판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면 합의설’ 의심의 눈>(https://me2.do/GIcEhKNQ)에서는 김무성 대표와 ‘친박계’ 간의 이면 합의설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대구에서 공천 탈락한 친이계 김두우 예비 후보는 김 대표가 측근들을 살리기 위해 친박계에 전략적인 대구 진박 공천을 눈감았다는 취지로 의혹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SBS와 JTBC를 제외한 6개 방송사에서는 이런 지적을 찾아볼 수 없다. 타사는 △김무성 대표와 이한구 위원장의 주호영 의원 재의 관련 대립 △유승민 의원의 공천 결과 발표 여부 △이재오 의원 등 탈락 의원들의 연대 여부 등 가시적인 사실 전달에만 주력하면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표적인 방송사는 KBS와 MBC다. KBS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 여당의 공천을 <‘공천 제동 vs 반박’…김무성‧이한구 충돌>(https://me2.do/5Qqgjo2m)이라는 단 1건의 보도로 갈음하고 모든 의혹을 덮어버렸다. 보도는 “김무성 대표가 공천 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최고위 의결을 보류”했다며 김무성-이한구 대립만을 다루고 있다. MBC는 김무성-이한구 대립 외에 1건을 더했지만 유승민 의원의 공천 여부에만 관심을 보였다. (MBC <뜨거운 감자 유승민 공천 또 보류>(https://me2.do/5Ec27ijR)) 이런 태도는 MBN과 YTN 역시 마찬가지였다.

 

- “선거의 여왕 박근혜” “유승민은 배신의 아이콘”…침묵 넘어 ‘친박 호위’ 자처한 TV조선‧채널A
TV조선과 채널A는 침묵에 그치지 않았다. 아예 적극적으로 대통령에 충성스러운 사람만 살아남는 새누리당 공천을 적극적으로 비호하고 나선 것이다. TV조선 <“찍히면…” ‘눈 밖 인사’ 탈락>(https://me2.do/5q6Wr5fE)에서 최희준 앵커는 “이번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박근혜 대통령 또는 친박계와 대척점에 서 있었던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찍히면 죽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공천이란 뒷말”이라며 운을 뗐지만 이 보도는 ‘찍히면 죽는’ 공천을 비판하는 보도가 아니다. 오히려 “대표적 비박계 인사인 5선의 이재오 의원은 유달리 박근혜 대통령과 악연이 깊습니다” “공천을 받지 못한 임태희 전 의원은 이명박정부에서 대통령실장” “진영 의원도 낙천자 명단에 올랐습니다. 2004년 박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초대 비서실장, 현 정부 복지부 장관까지 지냈지만 기초노령연금을 둘러싼 항명 파동으로 박 대통령의 눈 밖에 났습니다” 등 낙천자들이 탈락한 이유가 ‘대통령에 대한 배신’임을 일일이 설명해주고 있다. 다음 보도인 <“진박은 불패”…‘박심’ 공천?>(https://me2.do/FSHrisvC)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얼마나 잘 보이고 밉보였느냐가 공천의 기준이 됐다는 비아냥”을 언급한 비교적 비판적인 취지의 보도였다. 그러나 정작 최희준 앵커의 도입부 멘트는 “민심보다는 박 대통령의 마음, '박심'에 맞춰서 공천을 했다는 비판이 나오는데, 선거의 여왕인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총선을 웬만하면 이길 수 있는 구도로 보고, 집권 후반기 또는 그 이후까지 대비해 당을 확실하게 장악하겠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이다. ‘선거의 여왕’ 박근혜 대통령을 지원하는 총선 전략을 적극 옹호하는 발언이다.

 

△ TV조선 <“찍히면…” ‘눈 밖 인사’ 탈락>(3/16)

 

채널A의 옹호 방식은 조금 다르다. 채널A <원조 친박서 배신 아이콘으로>(https://me2.do/xCuoIdqd)는 이미 제목에서 유승민 의원을 ‘배신 아이콘’으로 규정하고 있다. 리포트에서는 “유 의원은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창조경제 정책을 공개 비판하며 친박계와 사이가 틀어졌습니다” 등 유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에서 멀어지게 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저녁종합뉴스에서 특정 의원을 ‘대통령을 배신한 자’로 규정하여 사실상의 낙천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객관성과 공정성을 모두 내팽개친 행태이다.

 

- 더민주에는 ‘친문재인 음모론’, 김무성 대표 ‘밀약설’엔 침묵? TV조선의 이중잣대
새누리당의 공천 논란 와중에 제기된 김무성 대표와 ‘친박계’ 간 ‘밀약설’은 근거가 불확실한 추정으로서 정확한 사실이라 보기 어렵다. 하지만 ‘비박계’가 12명 탈락하는 와중에 ‘친박계’와 날을 세우고 있는 김무성 대표의 측근 중에서는 낙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의혹은 깊어지고 있다. 의혹이 사실일 경우 상향식 공천 개혁을 주장하고 ‘친박계’를 비판해 온 김무성 대표의 이중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사안이기 때문에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의혹은 16일, SBS와 JTBC만 다뤘다.


근거가 불확실한 소문이기 때문에 보도하지 않은 방송사들을 모두 비판할 수는 없다. 하지만 TV조선의 편파적 태도는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TV조선이 그동안 더민주의 공천에 대해서는 ‘친노 패권 청산’부터 ‘친문재인 체제로 재편’까지 갖가지 음모론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TV조선은 14일 <친노에서 친문으로 재편?>(3/14, https://me2.do/G9qGi8mf)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측근인 전해철 의원과 홍영표 의원, 김경협 의원이 낙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더민주의 공천을 ‘친문으로의 재편’이라 규정했다. 15일 <뉴스쇼판 정치분석>(3/15, https://me2.do/5J7me8ga)에서는 “문 전대표는 차도지계, 즉 남의 칼을 빌려 자신이 하고자하는 바를 이룬 것”이라며 김종인-문재인 간 이면 합의 수준을 넘어 ‘차도지계’라는 음모론을 운운했다. 반면 김무성 대표의 측근인 김학용, 김성태, 서용교, 권성동, 안대희, 김종훈 등이 공천을 받거나 경선에 나간 상황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 것이다. 김무성 대표가 측근을 살리기 위해 ‘친박계’와 이면합의를 했다는 의혹이 16일 TV조선 <뉴스쇼판 정치분석>(https://me2.do/Fm8Lawzn)에서 언급되기는 한다. 대담자인 조선일보 최승현 기자는 “김무성 대표와 가까운 사람들은 살아남고 친유승민계, 친이계가 탈락하면서 청와대 친박계와 비박계의 김무성 대표 계열 의원들이 손잡은 거 아니냐 그런 말이 나오면서 당내에서 곱지 않은 시선이 있으니까 본인이 그렇지 않다라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서 강한 말 한 것 같다”라고 지나가듯 ‘밀약설’을 언급했다. 이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일각의 소문으로 치부한 것이다. 더민주 공천에는 근거도 없는 소문을 끊임없이 음모론으로 재생산하면서 김무성 대표의 ‘밀약설’엔 입을 다문 TV조선의 이중성은 결국 총선에서 야당에 불리한 여론을 조성하려는 의도로 읽을 수밖에 없다.

 

 

* 모니터 대상 :

8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주말뉴스 토일>),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YTN <뉴스나이트 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