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일일브리핑]“고마해라 KBS~ 북풍 마이 묵었다 아이가~”(D-29 방송보도 일일브리핑)
등록 2016.03.16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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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쁜 방송보도> “고마해라 KBS~ 북풍 마이 묵었다 아이가~”
KBS는 3월 7일부터 8일, 11일, 15일에 걸쳐 북한의 위협을 톱보도로 전했다. 최근 열흘 동안 무려 4차례다. MBC 2회(7일, 8일), SBS 1회(7일), JTBC 0회, TV조선 1회(7일), 채널A 1회(11일), MBN 2회(7일, 10일), YTN 2회(7일, 11일)에 비해 독보적이다. 이러한 KBS의 북한 위협 보도들은 근거가 부족한 국정원의 첩보, 또는 북한의 주장을 현실적 위협으로 과장한 뉴스들이다. 그러나 북한의 주장에 대한 치밀한 검증 없이 무조건 군사적 위협을 현실화하는 것은 ‘선동’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선거를 앞둔 시기에 북한의 위협과 안보 불안을 부각하는 것은 의도적인 ‘북퐁 몰이’이다.

 

- 15일에 KBS만 ‘북풍’ 톱보도
15일, 북한은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의 핵심 요소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고 주장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핵 공격 능력의 믿음성을 보다 높이기 위하여 빠른 시일 안에 핵탄두 폭발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여러 종류의 탄도 로켓 시험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며 추가 핵실험도 예고했다. KBS는 8개 방송사 중 이를 유일하게 톱보도로 전하는 동시에 무려 6건을 할애해 남북 긴장 국면을 부각했다.

 

이날 톱보도를 보면 MBC, SBS, TV조선, 채널A, YTN은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을 다뤘고 JTBC와 MBN은 새누리당의 공천 결과 발표를 타진했다. 이 와중에 KBS만 북한의 위협을 톱으로 내세우며 ‘북풍 몰이’에 나선 것이다. TV조선이 6건으로 KBS와 함께 최다 보도량을 보였지만 9번째로 배치하면서 KBS처럼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타사의 경우 대체적으로 뉴스 중반부에 북한의 주장을 배치하여 평이한 태도를 보였다. 보도량은 2~4건으로 천차만별인데 기본적으로 북한의 주장과 국방부의 부인을 나열한 후 ‘서울 파괴 훈련’과 같은 북한군의 훈련 양태를 1~2건 덧붙였다. MBC, TV조선, 채널A, YTN이 북한군의 훈련 보도를 더해 긴장 국면 조성에 가담했다. JTBC는 북한 위협 보도가 없었다.

 

 

- 북한의 주장 사실 아니라는 국방부 입장은 또 뒷전으로
KBS는 최근 북한 관련 보도에서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와 같은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사실인양 대대적으로 보도한 후 북한의 주장을 부인한 국방부 입장은 다른 보도에서 뒤늦게 슬쩍 끼워 넣고 있다. 시청자로 하여금 북한의 핵 위협이 임박했다는 인상을 주는 눈속임이다. 이번에도 이 수법이 동원됐다.


KBS는 톱보도인 <“곧 핵탄두 폭발 실험…재진입 기술 확보”>(https://me2.do/5BEHJkOi)에서 “북한은 이 내열 실험 장면을 처음 공개하면서, 대륙 간 탄도 미사일 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다고 주장” “김정은 특히 핵탄두 폭발 실험과 각종 탄도 미사일 발사를 조만간 감행하겠다며 철저한 실무 준비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일방적 주장이었지만, 이 보도에서 국방부 입장은 언급되지 않았다.


또한 2번째 보도인 <‘핵탄두 폭발 실험’ 전력화 임박 의미>(https://me2.do/xgcyFNVO)는 “1946년 7월, 미국이 태평양에서 실시한 핵폭발 시험” 장면을 보여주며 “북한이 핵탄두의 위력 판정을 위해 실시하겠다는 폭발 시험도 이런 방식의 시험을 의미하는 것”이라 해석했다. “핵탄두 폭발 시험은 미사일에 장착할 탄두를 떼어내 검증해 보는 것이어서 핵무기의 전력화가 눈앞”이라며 북한의 핵무기 전력화가 임박했다고도 덧붙이기도 했다. 4번째 보도 <궁지 몰린 김정은…‘무모한 도발’ 가능성>(https://me2.do/5aNfLjRA)는 “기술적으로 언제든 추가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상황에서 실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적지않다는 관측”을 내세워 추가 도발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 KBS <‘핵탄두 폭발 실험’ 전력화 임박 의미>(3/15)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더니 5번째 보도인 <“재진입 기술 확보 못해”…북 주장 일축>(https://me2.do/xX4TIEUw)에 가서야 “군 당국은 북한이 아직 탄도미사일 재진입체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고 평가” “군은 북한이 예고한 핵탄두 폭발시험에 대해서는 추가 핵실험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고 밝혔습니다”라며 국방부 입장을 보도했다. KBS는 국방부의 입장을 전했으니 문제가 없다고 주장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미 4건에 걸쳐 북한의 핵 위협을 강조하며 불필요하게 공포감을 자극하는 보도를 늘어놓은 뒤에야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하는 태도는 매우 부적절하다. 북풍몰이에 혈안이 되어 객관성마저 던져버린 KBS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무엇보다 시청자에게 위협이 임박했다는 인상을 주면서 불안감을 부추기는 이런 행태는 국민의 안보의식 함양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불안감을 조성하여 합리적 판단을 흐릴 뿐이다. 

 

- ‘서울 파괴 훈련’ ‘협박 댄스곡’…타사의 ‘안보 장사’도 볼썽 사나워
15일 북한의 핵탄두 재진입 기술 확보 주장 관련 보도와 관련해 KBS만 ‘안보 장사’ 행태를 보인 것은 아니다. 특히 TV조선은 KBS가 다루지 않은 북한의 서울 파괴 훈련과 ‘협박 댄스곡’을 다루면서 더 노골적인 의도를 드러내기도 했다. TV조선 <“서울모형으로 파괴훈련”>(https://me2.do/F5xy0VY9)은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한·미 군사 훈련에 맞선 이른바 '서울 해방작전'의 일환으로 ‘서울 특정지역을 본뜬 모형도를 만들고 주요 시설 파괴를 훈련하고 있다’고 보고”했다며 대비 태세에 돌입한 정부와 군의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TV조선도 보도에서 언급했듯이 이는 정부와 새누리당의 당정협의회에서 발표된 내용이다. 국정원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테러 위협과 같은 주요 첩보를 줄곧 여당과 정부에게만 먼저 보고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하지만 이런 지적은 TV조선에서 언급되지 않는다. ‘서울 파괴 훈련’는 MBC와 YTN도 보도했다.

 

△ TV조선 <‘전쟁 한 번 합시다’ 댄스곡까지>(3/15)

 

TV조선의 <‘전쟁 한 번 합시다’ 댄스곡까지>(https://me2.do/5bPSMryE)는 TV조선만이 선보인 보도로서 ‘안보 상업주의’를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이고 있다. 이채현 기자는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가 “전쟁 한번 합시다라는 댄스곡까지 공개”했다면서 뮤직비디오를 상세히 보여줬다. “전쟁 한 번 합시다~ 신의 아들 모두 모아 특수부대를 만들어서 전쟁 한 번 합시다”라는 가사도 화면에 자막으로 표시됐다. “내란음모혐의로 수감된 이석기 전 의원을 두둔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 여당 인사들은 조롱” “북한은 선전물을 '남한스럽게' 바꾸는 검증팀까지 운영” 등 이른바 ‘남남갈등’을 겨냥한 보도 내용도 이어진다. 북한이 ‘댄스곡’으로 전쟁 협박을 하고 있다는 중심 내용은 KBS나 TV조선 등이 과장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선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어떤 국가가 핵 위협과 군사적 타격을 ‘댄스곡’으로 경고한단 말인가? 또한 북한 선전매체의 선전물을 굳이 보도하는 TV조선의 의도도 의심스럽다. ‘남남갈등’을 앞세워 정부에 비판적인 국민을 모두 ‘종북’으로 모는 저급한 마녀사냥을 재차 시도하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 모니터 대상 :

8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주말뉴스 토일>),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YTN <뉴스나이트 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