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일일브리핑]일상이 되어버린 KBS의 ‘북풍몰이’…공영방송은 어디로(D-30 방송보도 일일브리핑)
■ 나쁜 방송보도
▢ 일상이 되어버린 KBS의 ‘북풍몰이’…공영방송은 어디로
KBS의 ‘북풍 몰이’가 이제 일상이 되어버렸다. 지난 11일, 대다수 방송사가 새누리당의 공천 파문을 톱보도로 다룰 때 KBS는 여지없이 북한의 위협을 톱보도로 내며 전쟁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번엔 10일 새벽 황해도에서 이뤄진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훈련이 도마 위에 올랐다. 채널A도 이를 톱보도로 냈고 YTN도 북한의 사이버테러 위협을 톱보도로 냈지만 보도량에서는 KBS를 따라가지 못했다.
KBS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톱보도 포함 무려 3건이나 보도했는데 타사의 경우 MBC만 2건이고 나머지 6개사는 모두 1건으로 처리했다. KBS는 톱보도인 <노골적 핵 위협…“핵 공격 실험 계속”>(3/11, https://me2.do/FuMbdm8Q)에서 10일 새벽 황해도에서 이뤄진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조선중앙TV의 위협 발언을 조명했다. 앵커는 “북한의 김정은이 ‘핵실험을 계속하라’며 공개적, 노골적으로 추가 핵실험을 천명하고 나섰습니다. 미사일 발사 장면과 화력 타격계획이라는 지도 사진까지 공개하며, 핵 위협을 이어갔습니다”라며 소개하고 리포트 화면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조선중앙TV 보도 장면이 연신 노출했다. 기자의 “미사일 발사에 이어 탱크병 경기대회가 이어진 이번 훈련에는 군 서열 1위 황병서를 비롯해 김락겸과 리병철, 홍승무 등 무력시위의 단골 인물들이 다시 총출동” 등 북한 군 내부 상황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 부산 포격? 왜 전쟁 분위기 조성하나
KBS는 다음 보도인 <“부산‧포항까지 사정권”…계산된 핵 협박>(3/11, https://me2.do/xrIbiZ5y)에서 “탄착점을 중심으로 그려진 반원을 연장해 보면, 우리 군의 전략적 요충지인 부산과 포항이 사거리에 들어갑니다”라며 “북한이 이례적으로 공개한 ‘전략군 화력 타격계획’이란 지도”를 집중 보도하기도 했다. “한반도 남쪽까지 핵공격이 가능하다는 걸 과시하면서 우리 사회에 불안을 조성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KBS가 화면에서 보여준 북한군의 지도에는 일본 방향으로 사정권이 표시되어 있고 부산이나 포항은 표기되어 있지 않다. 단지 사거리를 예상해볼 때 부산과 포함도 포함될 뿐이다. 북한이 부산과 포항을 겨냥하고 있다고 언급하지도 않았다. 이쯤 되면 우리 사회에 불안을 조성하는 것이 북한인지 KBS인지 헷갈릴 정도이다. 모든 군은 적을 타격하기 위해 존재하며 우리 군의 미사일 역시 언제든 북한 전 지역을 타격할 수 있다. 현재 한미연합군은 ‘참수 작전’이 포함된 사상 최대 규모의 훈련으로 북한을 위협하고 있다. 통상적인 남북한 군의 모습을 침소봉대하여 당장이라도 부산과 포항이 포격을 당할 것처럼 전한 KBS의 보도가 ‘안보 장사’에 불과한 이유이다.
△ KBS “부산‧포항까지 사정권”…계산된 핵 협박>(3/11)
부산 포격 가능성을 언급한 방송은 채널A와 YTN도 마찬가지였다. 채널A 톱보도인 <북 핵공격 부산‧평택항 ‘타깃’>(3/11, https://me2.do/5aN1ylu1)에서 “부산과 평택 등 주요 군항들을 선제 타격해, 미군의 상륙부터 저지한다는 북한의 핵 공격 시나리오가 공개” “상공에서 핵을 폭발시켜 한미 연합군의 최첨단 전력을 무력화하는 전술도 포함”됐다며 부산과 평택의 포격 가능성을 타진했다. YTN 두 번째 보도인 <“핵‧미사일 시험 계속하라”>(3/11, https://me2.do/xvPOQ5cg)도 북한의 황해도 미사일 발사 훈련에 대해 “방향이 남쪽이었다면 우리 부산이나 포항까지 올 수 있는 사거리”라며 부산과 포함을 끼워 넣었다.
MBC와 TV조선, MBN도 톱보도는 아니지만 부산이 북한 미사일의 사정거리임을 강조했다. 북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 보도에서 부산이 사정권에 포함됨을 언급하지 않은 방송사는 JTBC와 SBS 뿐이다. JTBC는 같은 사안을 <김정은 “공중·수중서도 핵 공격 준비”>(3/11, https://me2.do/59cHhKkP)라는 15초짜리 단신으로 전했다. 전진배 앵커는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핵 공격 능력을 높이기 위한 시험을 계속하도록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습니다”라며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만 언급했다. SBS는 <북 “어제 미사일은 핵탄두 탑재 방식”>(3/11, https://me2.do/G09TSANi)에서 “핵탄두가 폭발할 때 누출되는 방사성 물질은 동해안의 우리 관측소에서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라며 핵탄두 탑재 여부에만 집중했다.
▢ 북한의 ‘미인계 해킹’ 대서특필…방송사 데스킹 한심한 수준
11일 국정원은 새누리당 단독으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최근 우리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과 핵심 군 관계자 300여 명의 스마트폰 해킹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8일에 이어 재차 북한의 사이버테러 첩보를 전한 것이다. 해킹 방법까지 보고된 발표에는 황당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페이스북 등 SNS에서 미모의 여성 사진을 이용해 공직자들에게 접근하여 정보를 빼가는 수법도 있다는 것이다. 타인의 이름을 도용하기가 쉬운 SNS의 특성상 전 세계에서 이를 악용한 사기가 일어나는데 이를 북한의 ‘미인계 해킹’ 가능성으로 포장한 것이다. 문제는 이 한심한 수준의 첩보를 SBS, MBC, JTBC를 제외한 5개 방송사가 모두 보도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채널A는 아예 1건을 따로 떼어 미인계 해킹만 다뤘다. 사이버테러방지법 통과를 위한 국정원의 포석에 방송사들이 동조하는 모양새다.
채널A <공직자에 ‘SNS 미인계’>(3/11, https://me2.do/FtVSzpEi)는 “페이스북 등 SNS를 이용해 이른바 ‘사이버 미인계’까지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국정원은 파악”하고 있다며 “미모의 여성 사진을 이용해 계정을 만든 뒤 전현직 공직자들과 친구를 맺고 민감한 정책자료를 요구하거나 ‘정부 흠집내기’ 등을 시도하는 등 신종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라며 북한의 ‘미인계 해킹’을 자세히 설명했다. TV조선도 <‘외교안보’ 40명 해킹…“사이버 미인계도”>(3/11, https://me2.do/FsumbBwk)에서 북한의 사이버테러 위협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사이버 미인계’를 다뤘다. 이슈의 객관성과 신뢰도를 누구보다 엄밀하게 따져야 할 지상파 방송에서는 이번에도 KBS가 나섰다. KBS <“북 사이버 공격 2배 증가…40명 해킹”>(3/11, https://me2.do/FNv8W53m)은 “페이스북에 미모의 여성 사진을 내세워, 전현직 공직자 수십명과 친구맺기를 한 뒤 민감한 정책자료를 요구하는 미인계까지 사용했다고 전했습니다”라며 ‘미인계’를 언급했다. SBS, MBC, JTBC는 북한의 고위 공직자 해킹 방식만 전했을 뿐 ‘미인계’는 언급하지 않았다.
* 모니터 대상 :
8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주말뉴스 토일>),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YTN <뉴스나이트 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