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일일브리핑]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 고쳐 맨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 청와대 주장 앞세운 연합뉴스 (D-34 연합뉴스)친박 실세 윤상현 의원의 막말 파문이 진정되고 있지 않는 가운데, 10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지역 3곳을 방문했다. 공교롭게 이 3곳은 ‘진박’과 새누리당 후보가 고전하고 있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대통령의 이 지역 방문은 매우 민감한 정치적 의혹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총선을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대통령의 방문은 누가 봐도 고전하고 있는 ‘진박’ 후보들에 대한 선거 지원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정치적 의도가 아니라고 부인하겠지만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끈을 고쳐 메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연합뉴스는 관련 기사의 제목을 <朴대통령, 총선 前 ‘정치고향’ 방문…대구 3곳 광폭행보(종합)>(3/10, 13:44, https://me2.do/xsxLfcFm)라고 뽑았다. 소제목은 청와대의 홍보문구를 그대로 받아쓴 것 같은 인상마저 준다. <靑 “경제활성화·일자리 창출 행보 일환” 정치적 해석에 선긋기>, <창조경제혁신센터 → 국제섬유박람회 → 스포츠 문화·산업비전 보고대회>라는 소제목은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이 경제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행보임을 분명히 드러내기 때문이다. 제목에부터 ‘경제활성화-일자리 창출’이라는 청와대의 주장을 앞세웠을 뿐, ‘선거법 위반’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대통령의 부적절한 정치 행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비판적 언급이 없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방문한 대구 지역 중 대구·경북 창조혁신센터가 있는 동구갑은 ‘진박’인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곳이고, 대구국제섬유박람회 전시장이 있는 북구갑은 ‘진박’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이 고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육상진흥센터가 있는 수성갑도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가 더민주 김부겸 후보에게 크게 뒤지고 있는 곳이다.
연합뉴스는 “대구는 박 대통령과 가까운 '진박(眞朴·진실한 친박) 후보들이 대거 도전장을 내민 곳으로,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기존 현역의원들의 '물갈이설(說)'로 정가의 주목을 받는 지역이기 때문이다”며 정치적 의미를 부여했고, “현재 새누리당 공천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공천 살생부 파문, 친박계 핵심 의원인 윤상현 의원의 막말 파문 등으로 친박계와 비박계간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시기여서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은 정가의 관심을 더욱 끌고 있다.”며 정치적 갈등 지역임을 전하면서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한 ‘선거법 위반’ 소지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취임 3주년을 맞아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현장 방문의 일환”이라며 정치적 의미가 없다는 청와대의 입장을 4번씩이나 되풀이해 전했을 뿐이다.
설령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이 청와대의 주장대로 정치적 목적이 없었다고 해도 민감한 선거 시기에 중립의무를 지켜야 할 대통령의 행보는 신중해야 하며 언론은 이러한 부분들을 비판적 안목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