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일일브리핑]새누리당 걱정하다 갑자기 김종인 대표 욕보인 조선일보 (D-34 신문보도)
등록 2016.03.10 19:07
조회 194

■ 나쁜 선거 보도
D-34 최악의 신문 선거보도 : 새누리당 걱정하다 갑자기 김종인 대표 욕보인 조선일보


□ 조선일보 <양상훈 칼럼/인정 단절이 만든 적들>(3/10, 34면,
https://me2.do/FJTQ3rsG)

 

조선일보 양상훈 논설주간은 여당의 친박‧비박의 내분을 “정신적 분당 사태”에 비견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의 포용과 인정정치가 필요하다 주장했다. 칼럼은 새누리당에 대한 따뜻한 우려와 ‘인정’에 대한 낭만적 믿음으로 가득하다. 양 주간은 “운동권 출신”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와 “그 반대에 가까운 삶”을 살아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같은 당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고 전재한 뒤, 새누리당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이렇게 된 원인은 모두 박 대통령이 “다 털고 포용”하지 못한데다가 “아예 사람들과의 관계 자체를 끊은 것”에 있다고 지적했다. 양 주간은 “아무리 정치 세계라도 인정(人情)은 사람을 움직인다”, “인정이 메마른 땅이 갈라지는 소리가 벌써 들리는 것 같다”며 해당 칼럼을 마무리했다. 막말과 폭로전으로 막장에 치닫고 있는 작금의 새누리 내분 사태를, 단순히 제왕적 대통령의 따뜻한 포용심 부족으로 진단한 것도 문제지만 새누리당 내분을 이야기하다 말고 엉뚱하게 더민주 김종인 대표를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고 있다.


양 주간은 김무성 대표와 김종인 대표는 “박 대통령이 포용했으면 모두 수하(手下)에 있었을 사람들”이라 평했다. 특히 김종인 대표에 대해서는 “선거가 끝나자 (박 대통령이) 제대로 된 전화 한 통화 없었다고 한다. 김 씨가 ‘경제 민주화’와 관련해 쓴 소리 몇 번 한 결과다”라면서 “불러서 밥 한 끼 같이 하며 대화할 수 있었지만 일절 없었다. 사람은 이럴 때 원한을 품는다. 더민주당으로 간 김씨는 지금 속으로 이를 악물고 있을 것”이라 지적했다.


양 주간의 이런 해석은 지극히 감정적이다. 김종인 대표와 박 대통령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진 가장 근본 원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김 대표를 앞세워 약속한 경제민주화 공약을 임기 내내 조금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종인 대표가 그저 ‘밥 한 끼를 먹지 않아서’, ‘전화 한 통화 없어서’로 더민주 행을 택했으리라 보는 것 자체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며 인격을 폄훼하는 것이다. 또한 김종인 대표가 박 대통령에 ‘원한을 품’고 ‘이를 악물고 있을 것’이라 지적한 것 역시 더민주로 간 그의 행보를 일종의 박 대통령에 대한 ‘복수심’ 때문인 것으로 격하한 셈이다.

 

더민주 컷오프에 ‘친노 패권 공천’ 비판 쏟아낸 동아‧조선
동아일보 <컷오프 빈수레 논란일자…“초재선만 10명, 친노 포함될 것”>(3/10, 5면,
https://me2.do/GDdY4y8s), 조선일보 <‘세작·봄날은 간다’ 모두 살아…이게 김종인표 물갈이?>(3/10, 8면, https://me2.do/GjwEYCx7)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더민주의 2차 컷오프 1차 경선 지역이 발표되자 이에 대해 ‘빈수레에 그쳤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동아일보는 <컷오프 빈수레 논란일자…“초재선만 10명, 친노 포함될 것”>에서 “야권 통합의 전제 조건으로 떠오른 친노 패권주의 청산에 대한 기대치에 못 미친다”, “친노로 분류되는 김경협 의원이 경선 후보로 확정되는 등 친노·운동권 물갈이에 대한 이렇다 할 결과가 나온 것이 없었기 때문”이라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세작·봄날은 간다’ 모두 살아…이게 김종인표 물갈이?>에서 “막말 등으로 논란이 됐던 의원들이 다수 생존하면서 ‘김종인표 물갈이’도 ‘친노 패권 공천’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기대에 못 미친다”, “‘바지 사장’ 김 대표의 ‘바지 공천’ 아니냐”는 식의 익명의 야권 인사 발언을 보도했다. 이 같은 비판의 근거로는 대표적 ‘친노’라는 김경협 의원과 대표적인 강경파로 꼽혔다는 은수미 의원 등이 탈락 대상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들었다. 자사의 입맛에 맞지 않는 특정 야당 의원들을 탈락시켜야 한다고 억지를 부리며 여론을 호도하는 행위를 멈추지 않고 있는 셈이다.


3월 9일~10일 주요보도 비교

방송에 비해서 신문은 윤상현 의원 막말에 대해서고르게 많이 보도했고, 북 소형 핵탄두 개발 주장에 대해서는 모두 적게 보도했다. 이세돌 알파고 대결에 대해서는 모든 신문이 엄청나게 많은 양의 기사를 쏟아부었고, 특히 조선일보와 한국일보의 보도는 압도적이었다.

 

■ 좋은 선거보도
경향신문 <기고/더민주 김종인 비대위 대표님께/박병우 민주노총 대외협력실장>(3/10, 29면,
https://me2.do/xvPOVB73) 7일 김종인 더민주 대표는 민주노총을 방문해 민노총의 ‘정치투쟁’ 노선을 비판했다. 그러자 박병우 민주노총 대외협력실장은 경향신문 기고를 통해 이 같은 지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박 실장은 “노동자의 총연합단체가 조합원들의 이익에만 복무해야 한다는 이른바 조합주의 논리”인 김 대표의 발언은 “이전부터 민주노조를 공격하는 수구보수 정권의 논리였”다고 지적한 뒤, 민노총이 “왜 그렇게 사회문제에 ‘집착’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풀어나갔다.
박 실장은 우선 민주노총은 “노동자들이 고문당하고 핍박받던 그 시절 국민들이 보내준 지지와 성원으로 만들 수 있었”는데 “어떻게 이런 헬조선 속에서 우리만 살아보자고 조합원들의 이익만을 지킬 수” 있겠느냐며 “근현대사 속에서 노동의 역사를 한 번만이라도 살펴”볼 것을 권했다.
이어 그는 “지금 국회 앞에서 세월호 가족 두 분이 삭발한 채 밤낮없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며 “해결 여부를 떠나 그분들 손이라도 따뜻하게 잡아 주는 것이 도리”라 지적했다. 이는 김 대표의 행보를 ‘민노총의 투쟁을 무조건 지지하던 강성 야당에서 벗어났다’며 호평을 쏟아낸 여타 언론 보도와는 다른 목소리를 전달한다는 측면에서 의미 깊다.

 

경향신문 <돌연 사이버테러 메시지 청, 도 넘은 ‘공포마케팅’>(3/10, 6면, https://me2.do/5sS6tWAu)
경향신문은 “청와대의 ‘공포 마케팅’이 도를 넘고 있다”며 “국민을 안심시킬 책임이 있는 청와대가 이런 본분을 외면한 채 앞장서 불안을 조장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라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이 같은 불안감 조성의 이유를 4월 총선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정치적 의도로 위기를 부풀린다는 것이다. 경향신문은 “특히 안보는 전통적으로 여권에 유리한 선거의제”라며 청와대가 “국민 불안을 유발함으로써 경제실정론 등 각종 심판론을 가리고 여권에 유리한 선거환경을 만들려는 의도”임을 의심했다.

 

한겨레 <20대 총선, 청년이 말한다/“몸둘 바 없는 독서실서 살아봤나요”>(3/10, 1면, https://me2.do/xPgzh3py) 4·13 총선을 앞두고 시작된 <20대 총선, 청년이 말한다> 기획의 대학생-청년 공동행동 릴레이 인터뷰 2회차 보도. 박세훈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해당 인터뷰에서 고려대학교 총학생회가 올해 진행하는 학생 주거복지프로그램 ‘몸 둘 바를 모르겠다’의 사업을 소개하고 “청년들의 주거 정보를 모으고 분석해서 개선하는 것은 정부가 해야 할 일 아닌가”라는 화두를 제시했다. 이에 한겨레는 사회안전망이 부재한 상황에서 청년들이 불공평한 민간 임대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을 보도하며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었다. 해당 보도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풀어나가야 할 청년 문제에 대해 현실적인 목소리를 전달했다는 측면에서 좋은 선거보도로 볼 수 있다.

 

* 모니터 대상 :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종이신문에 게재된 보도에 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