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일일브리핑]새누리당 막말 파문…KBS는 축소보도, TV조선은 ‘물타기’(D-35 방송보도 일일브리핑)
▢ 새누리당 막말 파문…KBS는 축소보도, TV조선은 ‘물타기’
지난 8일, 채널A의 단독보도로 폭로된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의 막말 파문이 총선 정국에 큰 파장을 낳고 있다. 김무성 대표를 겨냥해 욕설과 함께 “죽여버려” “공천에서 떨어뜨려”라고 한 윤상현 의원의 충격적인 발언으로 이른바 ‘진박’의 공천 개입은 물론, 청와대 연루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새누리당의 공천 체제에 균열 조짐이 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윤상현 의원과 서청원 의원 등 ‘친박계’는 분노와 취기에 의한 실언으로 치부하며 녹취록의 불법성으로 초점을 흐리고 있다.
- 윤상현 막말을 19번째 뉴스로 단 한 꼭지만 보도한 KBS
3월 9일 방송8사 주요 주제에 대한 보도량과 배치를 비교해봤다. 모든 방송사가 톱보도로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결을 전했다. 보도량에서 차이가 있지만 인간과 기계의 바둑대결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이날 가장 큰 파장을 일으킬만한 뉴스였던 윤상현 막말에 대한 보도는 보도량도 적고, 배치도 후순위로 밀렸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KBS다.
KBS는 이세돌, 알파고의 바둑대결을 톱보도부터 6번째 보도로 총 6꼭지를 보도했다. 이어 7번째부터 10번째로 4꼭지를 북한 핵탄두 소형화 주장에 할애했다. 그러나 윤상현 의원 막말은 19번째로 1꼭지만 보도했다. 이날 윤상현 의원 막말을 1꼭지만 보도한 방송사는 MBC, SBS, YTN이었지만 이들은 각 5, 9, 11번째로 배치해서 KBS보다는 조금이나마 주요하게 배치한 셈이다.
19번째로 배치되었던 KBS의 <‘윤상현 막말’ 파문…‘컷오프’ 내일 발표>(https://me2.do/x4VjJjXs)는 그 내용조차 윤상현 의원의 막말만 다루고 있지 않다. 윤상현 의원의 막말 파문을 더민주의 1차 공천 지역 발표와 국민의당 첫 ‘컷오프’와 끼워서 보도했다. 결과적으로 0.5건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9일, 윤상현 의원 파문을 다른 사안과 끼워서 보도한 것은 KBS뿐이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내용도 부실할 수밖에 없다. ‘친박’의 공천 개입 문제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김무성 대표는 끝내 면담을 거부”했다며 사과를 거부한 김무성 대표 반응을 전하고 “윤 의원은 취중 실언일 뿐 공천 개입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비박계는 전화 상대를 공개하라며 정계 은퇴까지 거론”했다며 계파 간 입장 차만 다뤘다.
- “육두문자는 보통이다”? ‘친박’ 대변하는 TV조선의 무리수
TV조선은 <“공천 개입 의혹” vs “음모”>(https://me2.do/FdPIYKJm)에서 “통화 상대방에 친박계 핵심 의원들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공천을 둘러싸고 친박계의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며 공천 개입 의혹을 전했다. 이어 <계파 ‘난타전’…자중지란>(https://me2.do/5Xl1nHA9)에서 파국으로 치닫는 계파 갈등도 다뤘다. 하지만 다른 보도에서는 파문을 덮으려는 ‘친박계’와 똑같은 태도를 보였다.
TV조선 <스마트폰 녹취 합법? 불법?>(https://me2.do/IDcX5Duq)은 녹취록 불법 여부에 집중하면서 “사적대화를 녹취해 언론에 공개하다니, 세상 참 흉악해졌다”는 서청원 의원의 입장을 대변했다. 정동권 기자는 “남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는 건 불법이지만, 대화 당사자로 끼어있었다면 처벌 대상은 아닙니다” “녹음 뿐만 아니라 이를 남에게 전파한 행위도 불법입니다. 이를 보도한 언론사도 법적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라며 불법 여부를 따졌다. “우리 법원은 불법 감청이나 녹음에 언론사가 직접 관여하지 않았고 보도에 공익성이 있다면 처벌을 면제하거나 완화해주는 추세”라며 녹취록 공개가 합법일 가능성도 덧붙였다. 이는 녹취의 불법 여부를 떠나 ‘친박계’의 공천 개입이라는 본질을 흐리는 왜곡이다.
TV조선 <뉴스쇼판 정치분석>(https://me2.do/57adjJ87)에서는 분노와 취중에 의한 실언이라는 윤상현 의원의 변명을 감싸는 발언이 나왔다. 이번에도 주인공은 ‘막말 앵커’ 최희준 씨다. 최희준 앵커는 “저도 개인적으로 새누리당 의원들하고 술자리나 전화 통화할 때 보면 친박 비박 간에 서로를 부를 때 육두문자는 보통이다. 그런 걸 제가 여러 번 들었다”며 윤상현 의원의 막말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이어서 최희준 앵커는 여당의 분란에 대해 한참 대담을 나누다가 돌연 “야당도 시끄럽다”며 야당으로 초점을 옮겼다. 그러자 대담자인 백대우 기자는 “호남 공천이 마무리되고 컷오프가 좀 더 마무리되다 보면 엄청나게 뒤숭숭하게 될텐데” “야당도 뒤숭숭하기는 마찬가지”라며 야당도 내분에 휩싸였다고 정리했다. 관련이 전혀 없는 야당을 끌어들여 본질을 흐린 것이다.
△ TV조선 <뉴스쇼판 정치분석>(3/9) 최희준 앵커
▢ 이번엔 소형 핵탄두? ‘전쟁 TV’ 삼총사 KBS‧TV조선‧YTN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개성공단 폐쇄 이후 일부 방송사들의 도를 넘은 ‘안보장사’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공영방송 KBS는 심각한 수준이어서 TV조선의 아성을 뛰어넘고 있다. 지난 2월 7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당시에도 북한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 기술 수준이 완성됐다며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대서특필했던 KBS가 이번엔 북한의 소형 핵탄두를 내세웠다. TV조선과 YTN도 ‘전쟁 보도’ 대열에 합류했다.
문제의 발단은 9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핵탄두 경량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국방부는 확인된 바 없다고 부인했고 일각에서는 조선중앙TV로 공개된 핵탄두 사진이 조작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KBS와 TV조선, YTN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핵탄두 소형화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언젠가는 소형화될 것이니 북핵 위협이 임박했다는 어깃장을 늘어놨다.
- KBS 또 보도량 최대…북핵 위협 현실화
KBS의 경우 9일, 북한 핵탄두 관련 보도만 4건으로서 8개 방송사 중 가장 많았다. TV조선은 3건, MBC, SBS, YTN은 각 2건씩 보도했고, JTBC, 채널A, MBN이 1건 씩 보도했다. 이중 KBS와 TV조선, YTN은 핵탄두 소형화의 사실 여부는 외면한 채 북핵 위협을 과장하는 데 몰두했다.
KBS는 이세돌와 알파고의 대결 관련한 보도를 톱보도 포함 6건을 보도한 뒤, 바로 다음에 북한 핵 관련 보도를 냈다. 7번째부터 3건에서 각각 북한의 위협을 전한 <핵폭탄 모형 공개…“소형화 성공” 주장>(https://me2.do/GyIAxzvm), 핵탄두 소형화 원리를 설명한 <“북 공개 핵폭탄 ‘내폭형 핵폭탄’ 모형”>(https://me2.do/F1Jdvio6), 핵탄두 공개 의도에 대해 짚는 보도<북 노림수는?…“핵 위협 높여 압박 맞불”>을 보도했다. 이렇게 3건이나 할애해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성공과 그 위험성을 잔뜩 늘어놓은 이후 10번째 보도에서야 국방부가 이 사실을 부인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KBS는 이들 보도에서 조선중앙TV의 화면을 보여주며 “김정은은 또 핵 선제 타격권은 미국의 독점물이 아니라며 언제든 미국을 핵으로 선제공격할 수 있다고 거듭 위협”했다고 덧붙이는 등 북한의 주장과 ‘김정은의 위협’만 조명하면서 긴장감을 부각했다. 10번째 보도인 <앵커&리포트/북핵 능력 어디까지…방어 대책은?>(https://me2.do/xOUDjTDm)는 “국방부는 오늘(9일) 북한이 아직 미사일에 장착할 만큼 충분한 핵탄두 소형화 능력을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보도가 북핵 위협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것은아니다. 오히려 가장 노골적으로 전쟁 국면을 조성했다. 김민정 앵커가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한 지도 10년이 된 만큼 소형화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운을 떼자 김희용 기자는 “군은 이와 함께 킬 체인과 KAMD를 통합 운용할 가칭 ‘K2 작전수행본부’를 이르면 다음달 공군 작전사령부에 편성할 계획” 등 우리 군의 군사적 대응을 조명했다. 소형화 가능성이 충분하니 군사적 준비에 만반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 KBS <“앵커&리포트>(3/9)
- TV조선과 YTN도 KBS와 판박이, 이성적 보도 찾기 어려워
TV조선과 YTN도 보도량만 적을 뿐 그 내용은 KBS와 다를 바 없다.
TV조선은 <“핵 소형화 성공”…모형 공개>(https://me2.do/FwyshQ68)에서 “북한이 김정은의 발언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실제 모종의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며 확인되지도 않은 핵탄두 소형화를 또 추가 도발 가능성과 연계했다. <군 “소형화 못 했다” 반박하지만…>(https://me2.do/GfjQgKft)은 “중국과 프랑스 등이 핵탄두 소형화에 걸린 기간과 비교했을 때, 북한의 기술이 이미 상당 수준에 올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라며 북한의 주장을 부인한 국방부 입장을 단박에 일축했다. “북한의 소형화 기술 확보 여부 보다 성공단계로 다가가는 북한의 행보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핵탄두 소형화를 못했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할 것이라는 식의 논리다.
YTN도 마찬가지다. YTN <북 ‘소형화 주장’ 핵탄두 사진 공개>(https://me2.do/FPMcpKvV)는 “실제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는지는 불투명”하다면서도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지금 이렇게 오랜 기간 핵실험을 해왔고, 실제 핵폭발을 일으킬 정도의 실험을 해왔다는 점에서 저 정도의 기술력을 북한이 가지고 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봐야”한다는 양욱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의 인터뷰를 덧붙였다.
핵탄두 소형화 진위 여부를 구체적으로 조명한 방송 보도는 사실상 없었다. JTBC는 북한의 주장과 국방부의 부인을 건조하게 나열했다. 채널A는 <북 소형화 핵탄두 공개>(https://me2.do/FanN2L5e)에서 소형화 기술을 인정한 통일부와 부인한 국방부의 인터뷰를 교차해 보여주며 “우리 정부는 상반된 평가를 내놓으며 우왕좌왕하고”있다고 엇박자를 비판했다. 그나마 진위 여부를 따로 보도한 것은 MBC와 SBS다. MBC <북 핵탄두 미사일 탑재 주장 진위는?>(https://me2.do/GYkXYbmb)은 “사거리 1천300km의 노동미사일에는 300kg 정도가 탑재 가능한데 북한이 이 수준에 이르지는 못한 것으로 우리 군은 분석”했다면서 “핵탄두로만 쓸 수 있는 것은 그(탄두중량) 중의 반 정도 이하가 되겠죠. 500kg 이하는 돼야 실제 핵탄두로서 사용할 수 있지 않냐”라는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의 인터뷰를 덧붙였다. SBS도 <“북 주장은 거짓…소형 탄두 확보 못해”>(https://me2.do/FrDUXWdS)에서 “핵탄두인 것 같은 사진 속 물체는 모형으로 추정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면서 “지금 본 것은(북한이 공개한 핵탄두 사진) 아주 전형적인 플루토늄폭탄 (형태)이고요. 관통부라고 하는 게 있어야 하는데, (실제는) 훨씬 더 복잡하죠. 그리고 (구형에 달린) 거울이 이렇게 보이진 않거든요”라는 서균렬 서울대 교수 인터뷰를 소개했다.
* 모니터 대상 :
8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주말뉴스 토일>),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YTN <뉴스나이트 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