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일일브리핑]KBS의 ‘종편급 북풍몰이’(D-37 방송보도 일일브리핑)
■ 나쁜 방송보도
KBS의 ‘종편급 북풍몰이’
3월 7일, 사상 최대 규모의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됐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실현되는 가운데 미국의 주요 전략자산까지 투입되는 대규모 연합훈련이 시작되면서 한반도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JTBC를 제외한 7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가 모두 이 상황을 냉철하고 합리적으로 분석하는 대신 북한과의 대결 구도를 부각하고 있다. 이미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개성공단 폐쇄를 기점으로 압도적인 ‘북풍몰이’를 행태를 보여 온 KBS는 이번에도 보도량과 질에서 TV조선이나 채널A를 능가했다.
7일 한미연합훈련 소식을 포함한 KBS의 북한 관련 보도량은 총 9건으로 TV조선과 함께 8개 방송사 중 단연 으뜸이다.
KBS 9건의 구성을 자세히 보면, 한미연합훈련 3건, 북한의 반발 및 위협 3건, 박근혜 대통령의 북한 압박 발언 1건, 중국의 대북제재 1건, 제재로 인한 북한 사회의 혼란상 1건이다. KBS는 타 방송사에서 다루지 않은 사안까지 망라하면서 강경 일변도의 대북정책을 옹호하고 대결국면을 조장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 한미연합훈련 위세 선전하고 북한의 위협 강조…전형적인 ‘북풍몰이’
KBS의 보도 중 단연 두드러지는 것은 3건의 북한 위협 관련 보도이다.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되자 북한 국방위는 “미국 본토를 과녁으로 삼은 강력한 핵 타격수단들이 항시적인 발사 대기상태”라며 강력 반발했다. 이는 타사도 모두 다뤘지만 KBS는 여기에 2건을 더해 북한의 위협을 기정사실화했다.
KBS는 톱보도부터 <“북, 주요인사‧철도기관 사이버공격”>(3/7, https://me2.do/52LWMYlk)이라는 보도로 사이버테러 위협을 내세웠는데 8개 방송사 중 이를 톱보도로 다룬 것은 KBS뿐이다. 김기흥 기자는 “북한이 올해 초 4차 핵실험을 감행한 뒤 국내 인사와 기관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사이버 공격을 해왔다”는 국가정보원의 발표를 그대로 전했다. 바로 다음 보도인 <“북 사이버테러 현실화”…정부 ‘대책’ 착수>(3/7, https://me2.do/FuMbWbPV)는 국정원이 “4차 핵실험에 따른 UN안보리의 제제 조치까지 내려진 만큼 북한이 사이버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경고”했다는 것과 8일 국정원이 “국무조정실과 미래부, 국방부 등 정부 14개 부처가 참여하는 긴급 사이버안전 대책회의”를 연다고 보도했다. 이를 따로 1건을 내어 보도한 것도 KBS뿐이다.
△ KBS <‘작계 5015’ 선제타격 대상은?>(3/7)
타사와 비교해보면, SBS는 관련 보도인 <“북, 정부 주요 인사 스마트폰 해킹”>(3/7, https://me2.do/x8MaBnYC)에서 “ 스마트폰이 해킹당한 정부 인사가 누구인지, 어떤 방식으로 해킹돼 어떤 자료가 유출됐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라고 보도했다. JTBC는 이 사안을 아예 보도하지 않았다. 국정원의 북한 테러 위협 첩보가 근거가 없는 첩보 수준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과거부터 있었으나 KBS는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톱보도부터 2건으로 북한의 위협을 강조한 KBS는 이어진 보도 <한미군 32만 참가…‘전략자산’ 총동원>(3/7, https://me2.do/5bPxRQII)에서 “실제 병력과 장비를 움직이는 야외 기동훈련인 ‘독수리 연습’에는 신속 기동에 이어 적을 타격하는 훈련과 함께 북한 지휘부를 제거하는 특수부대 작전까지 포함”이라며 한미연합훈련의 위용을 자랑했다. <‘작계 5015’ 선제타격 대상은?>(3/7, https://me2.do/G69bise3)은 “인민무력부와 인민군총참모부 등 북한군 지휘부 시설” “김정은의 집무실” “미사일 전력을 총괄 지휘하는 전략로켓사령부 등 대량살상무기 관련 지휘부” 등 한미 연합군의 타격 대상을 북한 지도에 표시해가면서 설명했다. 전시를 방불케 하는 보도이다. JTBC를 제외한 타사들도 이와 비슷한 보도내용을 보였다. 하지만 대결 국면 조성에 있어서 북한의 위협 3건과 한미연합훈련 3건을 대비시킨 KBS의 보도량과 뉴스 구성은 단연 압권이었다.
- 박근혜 대통령 발언에서도 키워드는 ‘대북 압박’
KBS 뉴스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부분은 7일 수석비서관회의를 개최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전한 보도이다. KBS는 <“북 도발 시 응분의 대가 치르게 될 것”>(3/7, https://me2.do/GIce6VrQ)에서 “북한에는 추가 도발이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기를 바랍니다”라는 대통령의 대북 압박 발언을 조명했다. 이어서 “개인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할 것이라는 사실과 전혀 다른 주장들이 유포되었는데, 이것은 사회 분열을 조장하는 이야기입니다”라며 테러방지법을 옹호한 발언도 전했다. MBC, TV조선, YTN도 KBS와 마찬가지로 대통령 발언 중 대북 압박과 테러방지법 옹호만 뚝 잘라 보도했다. 반면 JTBC, SBS는 경제법안 처리를 국회에 촉구한 발언을 다뤘다.
- KBS보다는 차분하게 한미훈련을 전한 TV조선, 북한 테러위협은 아예 다루지 않은 채널A
TV조선과 채널A는 대결 국면을 조성하는 데 있어서 KBS보다 차분했다. TV조선 <중 “한미훈련에 엄중한 우려”>(3/7, https://me2.do/Gg6KOSoM)는 “(한미 연합훈련에) 중국은 엄중한 우려를 표명합니다”라며 한미연합훈련에 반대한 중국 외교부의 공식 입장을 전하고 “왕이 외교부장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라고 촉구하며 북한과의 대화를 또다시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한미연합훈련의 위용에만 정신이 팔린 KBS와 달리 중국의 반응을 타진한 것이다. 채널A의 경우 한미연합훈련 보도가 1건에 불과했고 북한의 테러 위협은 이날 아예 다루지 않았다.
TV조선과 채널A는 북한과 관련한 다른 뉴스에 집중했다. TV조선은 <필리핀 “북 보복할까 우려”>(3/7, https://me2.do/xh7oAw2T)에서 “필리핀 정부가 수빅만에 도착한 북한 선박에 대해 전격 몰수를 하며 첫 대북 제재 이행을 하자 필리핀 내부에서 혹시 북한이 보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음을 단독으로 전했다. 채널A는 톱보도이자 단독보도인 <150만원에 팔려가는 북 여인들>(3/7, https://me2.do/xpxpY2ZO)에서 “고난의 행군 이후 무너져 버린 북한의 배급시스템은 복원되지 않았고 평양 이외의 지역에 사는 북한 주민들은 먹을 것을 찾아 전국을 떠돌고 있는 상황” “북한을 탈출한 여성들은 중국내 유흥업소 등에 팔려가기 일쑤” 등 북한의 처참한 인권 유린 실태를 전했다. 채널A는 이날 무려 4건을 북한의 인권 관련 보도에 할애했다.
- 제정신인 방송사는 JTBC뿐인가
KBS가 보도량과 자극적인 내용에서 타사를 압도했지만 다른 방송사들도 북한의 위협을 부각시키면서 대결 국면 조성에 일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모두 북한의 사이버테러 위협의 진위 여부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고 강 대 강으로 치닫는 한반도 정세에 대한 우려도 외면했다. 반면 JTBC의 북한 관련 보도는 <왕이가 주목한 ‘두 달’…한미 최대 훈련>(3/7, https://me2.do/5lUm6dZ7) 단 1건이다. 이 보도에서 박성훈 기자는 ‘참수작전’이 포함된 이번 훈련으로 인해 “북한은 수뇌부를 공격받을 것이라는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손석희 앵커는 추가 도발 가능성을 언급하며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우리 정부가 그것을 관리해나갈 능력이 어느 정도 되느냐 하는 문제”라고 짚었다. 박성훈 기자는 “한반도 대치 국면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 “현재 양측 간 대화 채널 자체가 전면 중단된 상태인데, 개성공단도 철수했고 민간 교류도 모두 중단된 상태” “중국이 북한에 대한 입김도 통하지 않고 있는 상황” 등 극단으로 치닫는 한반도 상황에 대한 다면적 통찰을 제시했다. 또한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조절하고, 냉정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도 덧붙여 8개 방송사 중 유일하게 합리적인 태도를 보였다.
* 모니터 대상 :
8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주말뉴스 토일>),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YTN <뉴스나이트 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