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일일브리핑]“해외 테러리스트 침투”, ‘종북’ 마녀사냥까지, 채널A는 ‘공안 TV’ (D-51 방송보도 일일브리핑)■ 나쁜 선거 보도
▢ “해외 테러리스트 침투” 운운하고 ‘종북’ 마녀사냥까지, 채널A는 ‘공안 TV’
- 채널A <북 해안포 사격, 왜?>(2/20, https://me2.do/GJGnJg4x)
△ 채널A <북 해안포 사격, 왜?>(2/20) 화면 갈무리
KBS와 종편 3사의 ‘북풍 몰이’ ‘안보 장사’가 도를 넘고 있다. 20일 북한은 백령도 맞은 편 장산곶 지역에서 해안포를 발사했고 백령도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우리 군은 북한의 통상적 동계 훈련의 일환으로 파악하고 “추가 도발 징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해안포는 모두 북쪽 바다에 떨어져 위협이 되지 않았다.
이날 북한의 포 사격 관련 보도량을 보면 KBS, TV조선, 채널A가 3건, MBN이 4건, MBC, SBS, JTBC가 1건, YTN이 2건이었다. 보도량만으로도 KBS와 종편 3사의 과민반응이 드러난다. KBS와 TV조선, 채널A, MBN은 공통적으로 북한의 포 사격 상황, 백령도 주민들의 불안감,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1건 씩 보도했다. 타사의 경우 북한의 포 사격 상황을 1건으로 전했을 뿐이고, YTN은 <시민들 ‘차분’…철저한 대비 태세 강조>(2/20, https://me2.do/FdPfmbVh)에서 “관련 소식을 접한 대부분의 시민들은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며 백령도의 불안감을 부각한 위 4개 방송사와 다르게 차분한 분위기에 방점을 찍었다.
백령도 소식 관련해 가장 비이성적인 보도를 한 것은 채널A였다. 채널A <북 해안포 사격, 왜?>(2/20, https://me2.do/GJGnJg4x)에 대담자로 나온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이번 포 사격의 배경을 논하던 중 앵커가 “북한 특수부대의 대남 침투, 테러의 여러 시나리오”를 설명해달라고 하자 “사이버 테러가 가장 유력시”된다고 운을 떼며 ‘종북’ 마녀 사냥을 시작했다. 유 원장은 “오프라인 상에서는 북한 특수부대가 내려오든지 국내 고정간첩이라든지 RO와 같은 종북 단체”라며 국내 ‘종북 단체’가 대남 테러에 연계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RO’가 언급되자 정연욱 앵커는 “과거 통진당을 말씀하시는 거죠?”라고 확인했고 유 원장은 그렇다고 대답한 뒤 “RO는 테러를 직접 대비했다. 철탑 폭파, 평택 기지 파괴한다는 테러를 준비했다”고 열을 올렸다. 반민주주의적 결정, 월권이라는 비판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해산된 통합진보당을 들먹이며 국내 ‘종북 세력’의 테러 가능성을 현실화한 것이다. 대법원의 경우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에 대해 “RO의 실체를 인정할 구체적 근거가 없다”고 판시했고 “국가 기간시설 파괴 등 폭력적 방안을 실행하기 위해 추가적인 논의를 했다거나 준비를 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도 했다. 통진당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실체와 근거가 없는 ‘종북 세력’을 테러의 주체로 만들어 국민을 분열시키는 채널A의 ‘종북 프레임’은 심히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유 원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북한은 자기 테러 역량에 국내 간첩망, 종북세력과 연계해서 복합적 테러하는 것이 테러 효과가 높기 때문에 해외 테러리스트까지 연계해서 테러할 가능성이 높다”며 ‘종북’ 테러에 이어 ‘해외 테러리스트 침투’까지 운운했다. 또 “북한이 테러리스트를 고용하면 돈을 줄 텐데 자금줄 추적이 안된다. 그래서 빠른 시일내에 테러방지법 제정이 필요하다”며 테러방지법을 촉구하기도 했다.
채널A의 이 보도는 ‘종북 마녀사냥’에 ‘해외 테러리트스 위협’, ‘테러방지법 촉구’까지 어우러진 ‘북풍 몰이’ ‘안보 장사’의 종합선물세트라 할 만 하다.
▢ KBS의 노골적인 테러방지법 촉구 여론전
- KBS <북 테러 ‘비상’…탈북인사 경호 강화>(2/19, https://me2.do/56LMEEnD) 등 3건
19일, 청와대는 이병기 비서실장 등 핵심 참모들을 한꺼번에 국회에 보내 테러방지법 통과를 촉구했다. KBS는 연일 테러방지법에 여론몰이를 하면서 제기되는 비판점에는 입을 다물고 있다. 북한의 대남 테러 위협에 제기되고 있는 여러 의문 사항도 외면했다. 개성공단 폐쇄 후 북한의 위협을 내세워 테러방지법 통과를 촉구하던 정부는 지난 18일 ‘긴급 안보상황 점검 당정 협의회’를 개최했고 여기서 국정원은 “북한 김정은 제1비서가 대남테러 역량을 결집하라고 지시하여 정찰총국 등이 이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고했다. 이를 기점으로 군은 대테러 태세를 연일 언론에 노출했고 대다수 방송사 역시 북한의 테러 위협을 대서특필했다. 그러나 국정원이 발표한 김정은의 대남 테러 지시는 ‘카더라’ 수준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일단 국정원은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요인 암살 가능성’이 포함되어 있는 첩보를 국회 정보위원회 등 공식적인 자리에서 발표하지 않고 당정 협의회에서 집권 여당에만 알린 사실에도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국정원이 핵심 첩보라면서도 여당에만 몰래 보고를 하고 이것을 여당이 공식 발표하는 행태 자체가 국정원의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또 4차 핵실험에 대해서는 아무런 사전 정보도 얻지 못해 수소폭탄 여부도 예상치 못했던 국정원이 김정은의 테러 직접 지시라는 핵심 첩보를 어떻게 확보했겠느냐는 의문도 잇따르고 있다. 국정원이 테러 첩보를 흘려 여당에 유리한 여론을 만들고 테러방지법도 통과시키려 한다는 의심이 일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러나 2월 19일, JTBC를 제외한 7개 방송사가 모두 정부의 주요 인사 경호 강화와 북한의 테러 위협에 대해서만 보도했지, 이러한 의혹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없었다. 특히 19일 가장 문제가 되는 방송사는 KBS이다. 타사의 경우 이병기 비서실장의 테러방지법 통과 촉구와 핵심 인사 경호 강화를 전했지만 테러방지법의 필요성은 따로 보도하지 않았다. KBS만 테러방지법의 효용성을 강조한 보도를 1건 덧붙였다. KBS <북 테러 ‘비상’…탈북인사 경호 강화>(2/19, https://me2.do/56LMEEnD)는 “북한 김정은이 대남 테러를 위한 역량 결집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찰이 주요 인사에 대한 경호를 강화”했다고 전하고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경호 병력이 “2명에서 8명으로” 증원되었다며 정부의 탈북자 보호 조치를 나열했다. “대북 전단 살포를 주도하는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는 현재 6명의 경찰관이 보호”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 외교, 안보라인 인사들에 대한 경호도 강화”한다며 본격적인 공안 정국을 조성한 정부의 결정을 연이어 전달했다. 이어진 <“OECD 31개국 반테러법 시행중”>(2/19, https://me2.do/xinT9lfh)에서는 “미국은 DNI 즉 국가정보국이 신설돼 CIA와 FBI는 물론 국토안보부까지 15개 정보기관을 통합해 관리”한다며 타국은 모두 반테러법을 이미 제정했다고 강조했다. 기자는 “테러단체의 수괴에겐 최고 사형을 내릴 수 있고, 외국 테러단체에 가입해도 5년 이상의 징역 처벌을 내릴 수” 있다면서 테러방지법의 필요성을 강변했다. 보도에서 테러방지법의 문제점은 “더불어민주당은 종종 개인정보 침해 논란을 일으킨 국정원 대신 국민안전처에 권한을 주자고 주장”이라며 야당 주장으로 국한시켜 버렸다. 이마저 “새누리당은 정보수집 대상을 UN 지정 테러단체로 한정하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득하고 있지만, 더민주는 여전히 믿을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정리했다. 결국 이 KBS는 테러방지법을 밀어붙이는 동시에 새누리당의 반박을 옹호하고 야당을 비난하는 보도를 한 것이다.
▢ 지상파 3사와 YTN, 약속이나 한 듯 ‘북풍 몰이’
22일, KBS와 MBC는 톱보도부터 북한의 테러 위협을 강조하는 보도로 국민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KBS 톱보도 <“총기‧실탄 적발 급증…대테러팀 신설”>(2/22, https://me2.do/GTfhYLvh)는 정부가 각 세관에 대테러 전담팀을 신설했다면서 “북한이 남한에 대한 테러를 위협한 상황이어서 대테러 대책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는 특히 최근 남한에 대한 테러 위협을 한 북한이 제3국을 통해 우회 침투할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각종 테러정보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라며 종편에서 연일 열을 올리고 있는 ‘해외 테러리스트 남한 침투’를 운운하기도 했다.
MBC 톱보도인 <테러범 돈줄 막고 입국 원천 차단>(https://me2.do/Fi6RaCPy)의 경우 KBS만큼 노골적이지는 않다. 북한에 대한 언급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MBC 역시 “정부가 전국 세관에 전담팀을 설치해 테러 자금 유입을 원천 차단” 등 정부 입장에 초점을 맞추면서 남북 대치 상황에 맞춰 테러방지법을 밀어붙이는 정부의 여론몰이를 대신했다. KBS와 MBC는 2번째 보도에서는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북한의 테러 위협을 강조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받아 적고, 3번째 보도에서 한미의 북한 선제타격 연합 훈련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은 뉴스를 내보냈다.
SBS와 YTN도 보도 순서만 달랐을 뿐, 정부의 대테러팀 신설, 박근혜 대통령 발언 받아쓰기, 한미 연합 훈련을 똑같이 보도하면서 ‘북풍 몰이’에 합세했다.
▢ “김종인은 욕심 많은 사람”, TV조선의 인신공격
- TV조선 <뉴스쇼판 정치분석>(2/22, https://me2.do/GxXg2nB6) 더민주 김종인 대표의 대북발언과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 영입 등에 대해 정체성 논란이 있는 가운데 22일 김 대표가 비례대표 출마를 묻는 질문에 확답을 피하면서 또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김 대표가 영입 당시 확고하게 불출마 의지를 표한 것과 달리 “단도직입적으로 무엇을 ‘하겠다, 안 하겠다’ 이런 말씀을 드릴 수가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TV조선은 이를 논평하면서 김 대표에 인신공격을 쏟아냈다. 이날 대담자로 나온 배성규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제가 조금 김종인 대표를 아는데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절대 두 달 짜리 바지사장하고 나갈 분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서 “문제는 이것이다. 친노도 죽이고 배지를 단다? 이건 힘들다. 그럼 친노랑 타협하고 배지 달 수 밖에 없다” “지금 하는 20% 컷오프 50% 컷오프가 어느 정도 쇼일지, 쇼가 아니라면 배지 포기해야 하고 쇼라면 배지 달 수 있다”며 더민주 현 지도부의 공천 혁신 기획을 김종인 대표 개인의 ‘쇼’로 격하시키기도 했다. 뉴스의 논평에서 개인적인 판단으로 제 1야당의 대표에 인신공격에 가까운 평가를 내리고 계파 갈등을 부추기는 것도 모자라 공천 혁신도 모두 ‘쇼’라는 정치 혐오까지 조장한 것이다. 이 모든 부적절한 발언이 더민주에게만 쏟아졌다는 점에서 불공정하기까지 한 보도이다.
▢ 황교안 총리의 ‘물타기’…왜 제대로 보도 안 하나
1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황교안 총리는 “참여정부 때부터도 이런 내용들이 상당 부분 알려져 있던 것”이라며 노무현 정권도 북한이 개성공단 자금을 핵무기 개발로 전용하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야당은 크게 반발했고 황 총리가 홍 장관의 거짓말로 드러난 정부의 무책임을 ‘물타기’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하지만 JTBC를 제외한 방송사들은 야당의 반박도 제대로 싣지 않으면서 최소한의 중립성마저 내던졌다.
KBS와 TV조선, 채널A는 이를 아예 보도하지 않았고 MBC, SBS, MBN, YTN은 더민주의 반박마저 일부만 언급하고 황교안 총리 입장을 강조했다. 특히 MBC는 <“개성공단 임금 전용 노 정부도 알았다”>(2/19, https://me2.do/GpXgRna4)에서 황 총리의 발언을 전하면서 “이명박 정부와 현 정부에서는 임금을 북한 근로자들에게 직접 주겠다고 했지만 북한은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말도 덧붙여 새누리당 정권을 두둔하는 입장에 방점을 찍었다. 이런 내용 이후에 야당의 반발이 정확하게 보도되어야 상식적이지만 MBC는 엉뚱하게 “(개성공단 중단이) 일자리 창출과는 전혀 상반되는 성급한 결정이 아니냐”는 김영록 더민주 의원의 발언을 갖다 붙였다. 전혀 맥락이 다른 말을 반박인 것처럼 갖다 붙여 황 총리 발언에만 신빙성을 더한 것이다. MBN은 더 심하다. MBN <개성공단 ‘네 탓 공방’>(2/19, https://me2.do/FJTXQwBe)은 개성공단 폐쇄를 놓고 여야가 “네 탓 공방”을 벌이던 중 “황교안 총리는 ‘자금 전용’ 사실을 노무현 정부 때부터 알고 있었다고 맞받아쳤습니다”라며 황 총리 발언을 언급했다. 황당하게도 이에 대한 야당의 반박은 한 마디도 덧붙이지 않았다. SBS와 YTN도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사과해야 한다는 야당의 비판만 전했을 뿐 정확한 반박을 싣지 않았다. 홍용표 통일부장관의 거짓말도 국민에게 알리지 않았던 방송사들이 정확하지도 않은 북한의 개성공단 자금 핵무기 개발 전용을 노무현 정권 탓으로 돌린 황 총리의 ‘물타기’도 말 그대로 방치한 셈이다.
JTBC는 달랐다. JTBC는 <김종인 “외교안보라인 전면 교체” 요구>(2/19, https://me2.do/5f9leD0S)에서 “참여정부 핵심 관계자는 ‘당시 핵이나 미사일 개발에 전용된다는 건 전혀 알지 못했고 70%에 가까운 임금이 근로자들에게 물표로 지급되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고 반박”했음을 전하고 “개성공단으로 북한에 들어간 현금은 참여정부 때는 4100만달러 정도지만 이명박 정부 이후 들어간 규모는 5억달러가 넘습니다. 따라서 유입 규모로 볼 때 자금 전용의 책임을 과거정부에까지 묻는 건 책임 회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이 있다며 자체적인 비판도 더했다.
■ 좋은 선거 보도 : 없음
* 모니터 대상 :
8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주말뉴스 토일>),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YTN <뉴스나이트 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