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8차 주간보고서 3][방송 보도] 뉴스에서 미녀첩보원의 독살을 걱정하는 채널A
[방송 보도]
뉴스에서 미녀첩보원의 독살을 걱정하는 채널A
■ [종편 시사토크쇼] 전 남파공작원까지 소환해 ‘북풍 몰이’하는 채널A
1. ‘북풍’ 부채질 채널A <쾌도난마>
2. 여전한 야당 조롱․희화화
3. 유권자 운동은 폄훼, 정치혐오는 조장
■ [신문 보도] 테러 시나리오 짜느라 흥분한 동아일보
1. ‘유명인 암살’에 ‘지하철 테러’까지…‘북풍 2막’ 열어젖힌 동아일보
2. 김종인 VS 문재인, 공천 놓고 ‘싸움 붙이기’ 나선 조선
3. 야당에만 더 ‘가혹’한 동아일보의 ‘표퓰리즘’ 잣대
■ [방송 보도] 뉴스에서 미녀첩보원의 독살을 걱정하는 채널A
1. 정부‧여당 편들고 야당엔 이간질, 도를 넘은 불공정 보도
2. KBS와 채널A의 과도한 ‘북풍 공작’
■ [신문・방송 보도 양적 분석] '소수 정당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
1. 신문 선거보도 양적 분석(1월 14일∼2월 13일)
2. 방송 선거보도 양적 분석(1월 13일∼2월 12일)
■ [방송 기타] “일단 단결하라”, 국민 겁박하는 MBC <100분 토론>
1. 지상파 3사 시사프로그램 선거 관련 아이템 없어 아쉬워
2. 홍용표 장관을 연단에 세운 KBS vs ‘말 바꾸기’ 비판한 JTBC
3. “일단 단결하라”, 국민 겁박하는 MBC <100분 토론>
4. JTBC <썰전>, ‘옥의 티’였던 전원책의 막말
▢ 모니터 대상 :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주말뉴스 토일>),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YTN <뉴스나이트>(1부))
▢ 모니터 기간 : 2월 17일 ~ 18일
1. 정부‧여당 편들고 야당엔 이간질, 도를 넘은 불공정 보도
개성공단 폐쇄를 정당화하려는 정부의 거짓말과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키려 안달인 여당의 어깃장으로 인해 여전히 방송 보도에서는 ‘북풍’이 주를 이루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 갈등이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적인 ‘설진’으로 비화되고 더민주도 공천을 놓고 분주하지만 17, 18일 이틀간 남북 관계를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선거 보도에서도 지배적인 주제였다. 하지만 방송사의 태도는 지나치게 편파적이다. KBS와 종편을 중심으로 일방적인 정부‧여당 옹호와 부당한 야당 비난이 만연했다.
■ 거짓말한 정부 대신 박지원 의원에 윽박지른 TV조선, 이성 되찾아야
지난 15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북한의 개성공단 현금 핵 개발 전용의 증거 자료가 있다고 거짓말한 사실이 들통났다. 하지만 공영방송 KBS를 필두로 대부분의 방송사가 정부의 태도를 비판하기는커녕 적극적으로 북한의 자금 전용을 개성공단 중단의 정당화 논리로 삼으며 정부를 비호하고 있다. TV조선도 마찬가지다. 18일, 심지어 TV조선 이하원 앵커는 박지원 의원을 인터뷰하면서 박 의원을 윽박지르고 근거도, 논리도 없는 자신의 주장만 되풀이했다.
TV조선 <‘기사회생’ 박지원의 선택은?>(2/18, https://me2.do/Gun1Irnn)은 저축은행 비리 혐의와 관련해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은 박지원 의원을 인터뷰했다. 이날 뉴스의 앵커는 이하원 씨였다. <이하원의 시사Q> 등 평소 정치적 편향성이 컸던 시사토크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습관 때문인지 이하원 씨는 저녁종합뉴스 인터뷰에서도 자신의 주장만 들이대면서 힐난과 논쟁으로 일관했다.
이하원 앵커는 개성공단 폐쇄에 대해 “북한에 우리가 준 돈이 김정일 일가에 6,500억 원에 넘어갔다. 이 중 상당수가 핵과 미사일로 전용됐다고 보는가?”라고 물었다. 박 의원은 “개성공단에는 약 1억 달러가 인건비로 지급이 되었다. 지금 북한에는 70∼80억 원의 외화 벌이를 하고 있다. 그런데 그(개성공단의) 1억 달러가 핵 개발, 장거리 로켓, 미사일, 심지어 핵 잠수함까지 개발할 수 있었을까? 저는 거기에 대해서는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그렇게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하원 앵커는 “그 돈으로 김정은의 왼쪽 호주머니에 들어간 건 확실한데 오른쪽 주머니로 옮겨서 핵과 미사일에 전용됐을 가능성을 부인한다는 건 그걸 인정하지 않는 건 조금 유감스럽고요”라며 유감을 표했다.
△ TV조선 <‘기사회생’ 박지원의 선택은?>(2/18)
이어 앵커가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에 ‘조언’을 해달라고 하자 박 의원은 “개성공단은 남북 평화, 경제 협력의 상징이다. 북한은 우리의 전쟁 상대이지만 평화의 대상이기도 하다” “국제적 협력 속에서, 6자 회담 틀 속에서 제재를 가하고 유엔을 통하고 제재를 가했어야지 개성공단 폐쇄한 것은 잘못”이라고 ‘조언’을 했다. 그러자 이하원 앵커는 또 “그 돈이 어디로 가든 끝까지 유지했어야 마땅하다?”라고 시비를 걸 듯 되물었다. 박 의원이 “개성공단 인건비가 (핵 개발에) 유용됐다는 증거가 없다”고 반박하자 이번에는 “안 유용됐다는 증거도 없지 않은가”라고 따졌다. 이하원 앵커는 이에 그치지 않고 “박 의원과 제가 합의할 수 없는 부분이다”라며 끝까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가 하면, “저는 박 의원님이 평생을 다해 모셨던 김대중 대통령도 이제 개성공단에 대해서 다르게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는 자신의 일방적 주장을 고집스럽게 말했다.
개성공단 중단 결정을 정당화하기 위해 개성공단 임금 유용의 증거를 먼저 언급한 쪽은 정부였다. 따라서 증거를 입증하는 책임도 당연히 정부에 있다. 하지만 정부는 스스로 “확증은 없다”고 번복했다. 개성공단 중단의 명분이 사라진 것이다. 그런데 TV조선 이하원 앵커는 정부를 옹호하려는 과욕에 박지원 의원에게 “안 유용됐다는 증거”를 대라며 윽박질렀다. 거짓말을 한 정부 대신 엉뚱한 사람에게 입증책임을 전가한 것이다. 중립을 지켜야 할 앵커가 ‘햇볕정책’이 북한 핵 개발의 원인이라는 정부와 새누리당 입장을 대변하고,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인터뷰이에게 ‘북한이 핵 개발에 돈을 쓰지 않은 증거를 대라’며 생떼를 부렸다. 이는 박 의원 뿐 아니라 정부 태도를 비판하고 있는 야당과 국민 모두에 생떼를 부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 정부의 거짓말과 무능 숨기는 방송사들
18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다시 한 번 정부의 거짓말이 드러났다. 전날 “자꾸 더 얘기를 하면 정치 문제가 되니까 이제는 (지원을 위해) 기업을 자주 만나고 거기(기업 지원)에 집중”하겠다며 개성공단 현금 핵 개발 유용과 관련해서 함구 의지를 밝혔던 홍 장관은 또 개성공단 임금이 핵무기 개발에 쓰였다며 말을 바꿨다. 황교안 총리는 “범정부 차원의 (대테러)기구는 뭐가 있습니까?”라는 더민주 김광진 의원의 질문에 모른다고 대답했다. 김광진 의원이 “34년 전부터 국가테러대책회의라는 기구가 있습니다”라며 알려줬지만 황 총리는 본인이 그 기구의 의장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이미 존재하는 국가 테러대응기구의 존재도 모르는 정부가 테러방지법을 밀어붙이는 한심한 작태가 드러난 것이다.
하지만 또 방송사들은 이런 상황을 무시하고 야당만 물고 늘어졌다. 홍용표 장관의 거짓말을 감싸주는 행태도 여전했다.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을 다룬 KBS <개성공단‧사드 공방…“핵무장 불가능”>(2/18, https://me2.do/FuMg0a1I)은 “개성공단 중단 조치를 놓고 여야는 정면충돌”이라며 여야 의원의 발언을 나열한 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자료는 없지만 개성공단 자금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흘러들어가는 건 사실이라고 거듭 밝혔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거짓말에 대한 지적은 한 마디도 없다. 이어서 “황교안 국무총리는 개성공단 중단은 헌법이 인정하는 고도의 정치 행위라고 강조했고, 국가 안보가 우려되더라도 자위적 핵 무장은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라며 황 총리의 입장도 전했다. 자신이 의장인 대테러 국가기구도 모르는 황 총리에 대한 지적은 없었다.
이날 지상파 3사와 JTBC, TV조선, MBN, YTN이 모두 국회 대정부질문을 1건씩 보도하고 채널A가 2건 보도했으나 모두 KBS와 같은 편파 보도였다. 특히 채널A <“말이냐 막걸리냐” 홍용표 난타>(2/18, https://me2.do/5GeNEZ5X)는 야당이 홍 장관을 몰아붙였다면서 정작 홍 장관에 대한 질의는 “거의 국민을 기만하고 계시는 거죠. 최소한 학자적 양심도 넘어서는 것 아닙니까”라는 김광진 의원의 질문 하나만 실었다. 나머지 보도는 “50불 받아가지고 이게 어떻게 핵무기 개발 자금으로 쓰일 수 있겠어요”라고 개성공단 임금 핵 개발 전용을 반박한 더민주 김태년 의원과 “5만 명이에요” “나머지는 다 북한 자금이야”라며 고성으로 반박하는 새누리당 의원들 간의 설전으로 채워졌다. 기자는 여기에 “북한 군부에 ‘달러 뭉치’를 쥐어준 책임은 개성공단 사업을 추진한 야당에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여 정부‧여당의 입장을 재차 확인시켜주기도 했다. 정부의 무책임이 드러난 장면은 모두 잘라내면서 일방적으로 정부‧여당을 대변해준 것이다.
■ 연일 박 대통령 연설 선전하는 TV조선, 앞장서서 ‘친박 몰이’
TV조선은 16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연설을 보도하면서 비판적 분석 대신 ‘친박’ 홍보에 집중했다. 하루가 지난 17일에도 또 새누리당 의원들의 ‘박근혜 마케팅’을 홍보했다. TV조선 <사진 찍어 SNS에…‘총선 마케팅’>(2/17, https://me2.do/FCKtzMuH)은 “어제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연설이 끝난 뒤 새누리당 의원들이 대통령과 인사하기 위해 줄지어 선 모습 보셨을 것”이라며 ‘친박’과 대통령의 우애를 과시한 자사의 전날 보도를 상기시키더니 “대구의 홍지만, 경북 이완영, 강남 심윤조, 그리고 비례대표인 박창식 의원이 박 대통령과의 인사장면 등을 곧바로 자신의 SNS에 올렸습니다”라고 전했다. “대부분 소위 박근혜 마케팅이 도움이 되는 TK나 서울 강남 지역 의원들”이 “재빠르게 박 대통령과 함께 찍힌 사진 등을 SNS 등에 올리며 대통령을 활용한 총선 마케팅”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 보도는 “평소 법안 처리 같은 국정활동엔 세월아 네월아 하기 일쑤인 의원들이지만 대통령이 본회의장을 빠져나오는 1분 남짓한 시간을 홍보에 활용하기 위해선 그야말로 발 빠르게”라는 비판을 딱 한 마디 언급하기는 한다. 하지만 리포트 내내 ‘친박’ 의원들에 둘러싸여 악수를 나누는 박근혜 대통령의 화기애애한 모습을 화면으로 내보내고 “어제 대통령 국정 연설은 시의적절했다”는 홍지만 의원의 대통령 찬양 발언도 더했으니 사실상 대통령 선전 보도나 다름없다. 대통령 연설 내용에 대한 비평은 하지 않고 일부 의원들의 SNS 게시물이나 보도하는 의도 자체도 한심할 따름이다.
■ TV조선의 끊임없는 더민주 이간질
더민주가 출범할 때부터 해왔던 TV조선의 더민주 이간질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TV조선 <뉴스쇼판 정치분석>(2/17, https://me2.do/5KTGwHp6)에서 대담자로 나온 정우상 조선일보 기자는 더민주의 외부 영입 인사 공천을 논하면서 영입 인사들이 김종인 대표와 갈등을 빚고 있다고 예단했다. 정 기자는 “김종인 대표 입장에서는 ‘당신들(외부 영입인사)이 영입이 됐지만, 정치는 본인들이 직접 정치판에 뛰어들어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길 개척하는 것인데. 마치 자리가 보장된 것처럼 얘기하면 안 된다’고 불만”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영입된 인재라는 사람들은 ‘당에서 처음 불러올 때는 막 그렇게 하더니 지금 와서는 아무런 전략도 없다’”고 불만이라며 “이렇게 서로 당과 개인들 사이에 희망사항이 엇갈리면서 실전 배치 문제가 큰 고민”이라고 정리했다. 이런 추측에 김종인 대표나 더민주 영입 인사의 실제 발언 등 실증 자료는 단 한 마디도 언급되지 않는다. 더민주에서 외부 영입 인사의 출마 지역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갈등이 표출된 적은 더더욱 없다. ‘카더라’식 이간질 보도이다.
이를 MBN <어디에 공천하나>(2/17, https://me2.do/xQIGP1Y6)과 비교하면 TV조선의 왜곡된 시각이 더 두드러진다. MBN도 더민주의 외부 영입 인사 공천 문제를 다뤘지만 표창원 교수와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의 예상 출마 지역을 거론한 뒤 “다른 인사들은 마땅한 지역구를 찾기 어려워 더민주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라고만 전했다. MBN 보도에는 김종인 대표가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TV조선은 18일에도 더민주에 이간질 보도를 했다. TV조선
2. KBS와 채널A의 과도한 ‘북풍 공작’
18일, JTBC를 제외한 7개 방송사가 모두 김정은이 대남 테러 활동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대규모 한미연합 작전 훈련도 보도하며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런 태도의 문제점은 첩보 수준의 북한 테러 가능성을 빌미로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키려는 정부‧여당에 편승한 선동 보도라는 것이다. JTBC만 이런 보도가 없었다.
■ 뉴스에서 ‘미녀첩보원의 독살’을 걱정하는 채널A
이 와중에 유독 채널A가 두드러진다. 채널A는 김정은의 대남 테러지시 보도를 포함하여 전쟁이나 테러 위협을 현실적으로 그린 보도가 무려 4건이다. 그 중 <대남 테러 시나리오는>(2/18, https://me2.do/52LNnrZk)는 황당한 수준이다. 대담자로 나온 강은아 기자는 “남한의 주요 정치인이나 관리를 납치할 가능성” “어선이나 비행기 등을 납치” “사이버테러”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기차역이나 놀이공원 등에서 도심테러” “송전탑이나 가스 시설과 같은 사회 기반시설 파괴” “탈북자들에 대한 테러” 등 무려 6가지의 테러 형태를 설명하며 긴장감을 부각했다. 여기까지는 JTBC를 제외한 타사와 비슷한 내용이다.
△ 채널A <대남 테러 시나리오는>(2/18)
문제는 다음이다. 김설혜 앵커는 대담자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소장에게 “김정은이나 김영철은 남한 안에 있는 간첩이나 제5열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남한 내부에 간첩 규모는?”이라고 물었다. 그러자 안 소장은 “대한민국은 자유분방한 국가이기 때문에 비행기, 함선 등 무엇으로도 외국에 드나들 수 있고 그래서 간첩이 활동하기 참 좋은 나라다. 북한의 경우 친척 집에 가도 숙박 등록해야 되고 그래서 간첩이 활동할 수가 없다”라며 황당한 논리를 폈다. 안 소장 말대로라면 북한을 제외한 모든 국가가 간첩의 테러 위협에 처해있고 따라서 모두 북한처럼 폭압적 정권을 세워야 한다. 상식도, 근거도 없는 주장이다. 또 앵커가 “안 소장도 탈북자신데 위협을 느끼시나”라고 묻자 “아마 공작원보다는 미녀 첩보원에 의한 독침 암살을 염두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미녀 첩보원의 독살’이라니, ‘북풍 공작’에 대한 채널A의 과도한 열의가 뉴스를 3류 코미디로 만들어 버렸다.
■ KBS, 개성공단 폐쇄는 정해진 수순?
KBS는 18일, 타사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대남 테러 가능성을 부각하기에 앞서 정부의 개성공단 중단 결정을 정당화하는 단독 보도를 4건이나 덧붙였다. “북한이 개성공단 가동 초기부터 공단 폐쇄와 자산몰수까지 염두에 두고 공단을 운영했을 개연성이 드러나” 있는 문건을 단독으로 전한 보도였다. 하지만 이는 특별한 사실의 폭로보다는 정부의 강경대응에 대한 정당성 제공에 가까운 것이었다.
톱보도인 <“적 기술 빨리 습득”…개성공단 ‘몰수’ 염두?>(2/18, https://me2.do/xArc65RG)는 2006년 “북한의 당 조직이 작성한 이른바 사업계획서”에서 “개성공업지구는 단순한 경제협력지대가 아닌 첨예한 계급 투쟁의 마당이라며, 우리 측을 '적'으로 규정”한다면서 “적들의 첨단 기술을 비롯한 선진 기술을 뽑아내 빨리 습득하라고 전 당원에 지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개성공단이 완공돼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할 즈음, 북한은 이미 공단 폐쇄와 자산 몰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운영에 동참했을 개연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라 규정하기도 했다. 나머지 3건의 보도에서는 “우리 입주 기업들을 감시하기 위해 별도의 감시요원을 두고 상시적으로 감시망을 가동”한 정황과 “남한의 문화와 물품이 유통되는 걸 극도로 경계한 흔적”이 문건에서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애초부터 공단 몰수를 계획했다는 증거를 내세워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중단 결정을 정당화하는 보도들이다.
하지만 KBS가 폭로했다는 사실들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 우리가 북한을 주적으로 명시하고 있듯이 북한도 우리를 ‘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갈등이 심화되어 개성공단이 중단되는 비상시기에 자력으로 공단을 가동시킨다는 북한의 의도나 우리 기업 감시는 분단 상황에서 당연히 정부가 예상하고 대비해야 했을 사항이다. 통일부 역시 KBS 보도 이후 이미 이런 사실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발표했다. 입주 기업의 막심한 피해와 남북관계 완전 단절이라는 비판에, 홍용표 장관의 ‘자금 전용’ 말 바꾸기까지 겹치면서 정부의 입장이 난처한 가운데, 10년 전에 작성된 문건을 때마침 KBS 메인뉴스 전면에 띄운 점에도 의구심이 일수밖에 없다. 정부의 개성공단 중단 결정이 날이 갈수록 명분을 잃자 KBS가 대신 여론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 전쟁 부르는 방송사들…‘북풍 몰이’의 주역은 KBS
한편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남북 관계가 이어지는 가운데 방송사들의 노골적인 ‘북풍 몰이’ 보도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르고 있다. KBS, TV조선, 채널A, MBN, YTN은 전쟁 공포를 조장하면서 유권자의 합리적 판단을 흐리고 있다.
17일에는 미국이 대북 무력시위의 일환으로 한반도에 추가하고 있는 전략 자산 중 F-22 전투기가 ‘북풍 몰이’의 중심에 섰다. KBS와 MBN은 미 공군 F-22의 한반도 전개를 톱보도로 배치하고 1건의 보도를 더 보태어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이날 F-22 관련 보도가 2건인 방송사는 KBS, MBN, YTN 뿐이고 타사는 1건씩만 보도했다. KBS 톱보도
△ KBS <‘현존 최강’ 랩터…적 레이더 ‘속수무책’>(2/17)
이런 보도 내용은 MBN과 YTN도 마찬가지이다. KBS, MBN, YTN 보도에서 한반도에 고조되는 긴장감을 우려하는 기색은 찾아볼 수 없다. 북한에 대한 경고를 강조하며 오히려 긴장을 즐기는 모양새다. 이는 “한반도 주변으로 미군 최첨단 전력이 집결하는 모양새로 군사적 긴장감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전한 JTBC와 대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