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일일브리핑]청 홍보수석의 ‘테러 위험 부각 발언’ 받들어 ‘카더라’기사 쓰는 동아 (D-54 신문보도)■ 나쁜 선거 보도
□ D-54 최악의 신문 선거보도 : 북한 특수부대가 한국 주요 인사 암살 리스트 가졌다는 동아
동아일보 <심상찮은 김정은…정관계 인사-지하철 등 노릴 가능성>(2/19, 3면, 윤상호 군사전문기자https://me2.do/5U8KNz7x) 18일, 김성우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북한 테러 위협의 현실화’를 경고하자, 동아일보는 실제 “북한의 테러 시나리오”와 “주요 인사 암살 시도” 가능성을 부각한 보도를 내놨다. 보도는 “북한 최정예 특수부대”가 “한국 주요 인사 암살 리스트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더니, “탈북자로 가장한 간첩을 보내 탈북 인사들을 노릴 가능성”과 “불특정 다수에 대해 기습 테러를 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기사에서는 “가령 4·13총선 직전 지하철역이나 공항 등 다중이용시설을 겨냥해 원격장치를 이용한 독가스나 폭발물 테러를 할 수 있다”“원전(原電)이나 가스저장시설, 변전소, 정수장 등 국가 기반시설 파괴는 도시 기능 마비와 민심 혼란을 초래할 수 있어 북한 특수부대의 핵심 표적으로 꼽힌다”라고도 전했다.
동아일보는 기사 끝에 “(북한이)3, 4월 여러 형태의 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과 “북한이 5월 당 대회를 앞두고 추가 도발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고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예측들에 제대로 된 근거는 없었다.
국가의 안보를 맡은 당국은 항상 이 기사에서 언급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지키기 위해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가 제대로 된 근거도 들지 못하면서 국민에게 테러 위험과 전쟁 위기를 강조하는 것은 국민을 불안에 빠뜨리고 국민경제 등에 직접적 피해를 주는 일이다.
게다가 선거를 앞둔 시기에 청와대 홍보수석이 별 다른 근거도 없이 테러 위협의 현실화를 경고한 것은 공안정국을 조성하며 북풍몰이에 힘을 실어준 행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동아일보는 이런 청와대의 의도를 충실히 뒷받침하기 위해 온갖 ‘카더라’로 소설에 가까운 기사를 대서특필하며 청와대의 나팔수 역할을 한 셈이다.
동아일보는 이처럼 온갖 방법으로 테러 위험을 강조한 다음 박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며 테러방지법 통과 촉구의 의지를 부각했다. 당연히, 이 보도에 어디에도 테러방지법의 독소 조항들에 대한 설명은 어디에도 없다.
□ 조선일보 <김종인 ‘문 영입’ 20여명에 “못 챙겨준다”>(2/19, 6면, https://me2.do/x5j5QXeH) 조선일보는 공천을 둘러싼 현 김종인 더민주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 간 갈등을 부각하는 보도를 내놨다. 기사는 김 대표가 최근 문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했던 인사들의 총선 공천과 관련해 약속을 한 게 있느냐고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이어서 보도는 김종인 대표가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등 영입 인사 20여명과 오찬을 함께했다”면서 “(영입 인사들) 대부분은 전략공천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당 후보 공모에 참여하지 않았다. 오찬은 냉랭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또한 김종인 대표가 “지금 시간도 없고 당에서 일일이 못 챙겨준다”며 “알아서 선호하는 지역에 가서 먼저 뛰고 있어라. 이후에 당이 챙겨주겠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한 참석자는 ‘당이 가라면 험지라도 갈 생각이었는데, 저렇게 퉁명스럽게 말하시니 할 말이 없었다’며 ‘밥맛이 없어 식사도 안 했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보도에서는 이 같은 ‘불편한 분위기’의 근본 원인으로 해당 영입인사들이 문 전 대표가 영입한 인사들이라는 점을 지목했다.
그러나 그저 익명 인사들의 불만과 ‘알려졌다’는 식의 모호한 정보 출처로 구성되었으며, 보는 이의 시각에 크게 좌우되는 ‘분위기’를 주관적으로 전달하는 이 보도는 현 대표와 전 대표 간 갈등을 부각하려는 목적에서 작성된 왜곡보도에 가깝다. 실제 19일 폴리뉴스 <김종인-문재인 갈등? 표창원 “친새누리 매체 왜곡보도”>에서 표창원 더민주 비대위원은 이 같은 보도에 대해 “김종인 비대위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 간의 영입인사 공천, 그리고 개성공단 문제 등을 두고 갈등을 빚는 것처럼 보도되고 김 대표의 리더십이 문 전 대표를 추월할 것이란 보도들에 대해 ‘갈등 부추기’식 왜곡보도”라고 비판했다.
■ 좋은 선거보도
□ 한겨레 <솔깃한 청년정책, 뒤에 딴말 않기~>(2/19, 8면, https://me2.do/GzHcMjFZ) 한겨레는 새누리, 더민주, 정의당, 녹색당의 청년 정책을 각 당의 정책 담당자의 목소리를 빌어 소개하는 보도를 내놨다. 이를테면 정현호 새누리당 청년혁신위원장의 “주거 문제를 풀려면 공공 기숙사를 무작정 공급하기보다는 기호에 맞춰 공공·민관협력·민간 등이 다양한 형태로 집을 제공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나 정의당 조성주 미래정치센터 소장의 “학교를 졸업하고 첫 직장을 구하지 못한 청년들을 ‘실업자’로 인정해 실업급여를 줘야 한다”는 식의 주장이 해당 보도에 상세히 담겨 있다.
사실 여당의 경우 전체 보도 건수는 많지만, 구체적 정책 관련 보도는 적고, 소수정당의 경우 전체 보도 자체가 지나치게 적어 정책이 소개될 기회조차 없다.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정당의 구체적 정책에 집중한 해당 보도는 유의미하다고 할 수 있다.
□ 한국일보 <선거철 되니 또…그린벨트가 무너진다>(2/19, 1면, https://me2.do/xzIJjKdr), <수도권 규제도 덩달아 풀린다>(2/19, 3면, https://me2.do/FxZKrwc3) 한국일보는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또다시 그린벨트를 마구 풀어헤치고 있다”며 “그린벨트는 늘 지역 주민들에게 던져줄 선거용 선물로 활용돼 왔”음을 지적했다. 또 “총선을 앞두고 풀리는 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만이 아니다. 내수 진작을 기치로 수도권 규제도 줄줄이 풀리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사회 전체가 향유해야 할 공공재를 사유화하는 행태”와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철학”이 없는 정부 행태에 대한 이 같은 비판적 시각은, 선거를 의식해 추진되고 있는 난개발식 개발정책에 경종을 울린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 경향신문 <기고/벼룩 간 빼 먹는 과두정치>(2/19, 31면, https://me2.do/Fi6pbkMG) 새누리당과 구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가 “현행대로 국회의원 정수를 300명으로 유지하되, 지역구를 253석으로 현재보다 7석 늘리고 대신 비례대표를 54석에서 47석으로 줄이기로 합의”한 것 과 관련, “‘승자독식’ 방식으로 선출하는 지역구를 늘리고 정당득표율에 비례해 의석을 배분하는 비례대표 수를 줄임으로써 선거제도 전반을 더욱더 승자독식구조로 개악한 셈”이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집권여당과 제1 야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개혁안을 거부하는 데 담합함으로써 20대 총선에서 소수정당이 원내에 진출할 가능성은 더 희박”해졌고 “두 거대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20.7%의 유권자들은 더 큰 손해를 보게 되었다”는 이 같은 주장은 거대 양당체제에서 불거진 부작용을 짚었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다.
* 모니터 대상 :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종이신문에 게재된 보도에 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