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4일 ‘민중 총궐기 대회’ 관련 방송 보도 모니터 보고서(2015.11.16)
정부의 ‘살인 진압’ 부추긴 TV조선‧채널A
11월 14일, 주최 측 추산 총 10만 명이 모인 ‘민중 총궐기 대회’가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렸다. 서울역, 대학로, 서울시청 등지에서 모인 각계 시민들은 세대갈등을 부추겨 비정규직 확대를 꾀하는 노동개혁,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교과서 국정화, 국민의 입과 귀를 막으려는 언론 장악, 소수자에 대한 탄압 등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 대해 성토한 후 광화문으로 집결하고자 했다.
하지만 경찰은 광화문으로의 행진과 집회가 신고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차벽과 물대포를 동원한 진압에 나섰다. 진압 과정에서 살인적인 기압으로 물대포를 직사해 곳곳에서 시민들이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고꾸라졌고 가톨릭 농민회 소속 농민 1명이 뇌진탕으로 중태에 빠지는 등 시민 30여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물리적 충돌 속에서 경찰도 113명이 다치고 50여대의 경찰 버스가 파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폭력 시위에 대한 정당한 진압을 주장했지만 평화 행진을 원천 차단하는 차벽의 위헌성과 쓰러진 농민을 집요하게 조준 직사한 경찰의 물대포 진압은 군부독재의 탄압을 연상케 했다. 이에 대한 주요 방송사들의 보도를 검토한 결과, 종편채널인 TV조선과 채널A는 10만 국민을 폭력 반체제 집단으로 매도했고 공영방송인 KBS와 MBC까지 이에 동조하고 있었다. 민언련은 이렇게 왜곡된 방송사의 보도 실태를 고발한다.
■ 14일 TV조선·채널A, “강경진압 왜 안하나” 부추겨
14일 저녁 7시경에, 집회에 참석한 농민 백 모씨가 직사 물대포에 맞아 실신해 병원에 옮겨졌으나 아직도 중태다. 당시 경찰은 10m도 채 안된 곳에 서 있는 백 씨를 향해 직사 물대포를 쐈으며, 백 씨가 땅에 쓰러진 후에도 얼굴을 향해 15초 이상 물을 쏴 백 씨의 몸이 1m이사 밀려났다. 이후 백 씨를 구하려고 나선 시민들에게 또다시 물대포를 쏘며 구조를 막았다. 현장 촬영 영상에서는 쓰러진 시민을 구하려는 시민들, 심지어 구급차에게도 물대포를 직사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해산의 목적이 아닌, 살인진압이었다. 그러나 이날 TV조선과 채널A에서는 시위 현장 화면을 내보면서 ‘살인진압’을 지시하고 있었다. 이들은 거의 생중계처럼 시위를 보여주며, “시위대, 사다리로 경찰 공격…밧줄로 차벽 흔들어”, “시위대, 쇠파이프로 경찰차 파손 중”이라는 등의 자막을 내보내며 집회참가자의 폭력성을 강조하고 모든 책임을 그들에게 돌렸다.
- 채널A “물대포를 쏘는 거 외엔 특별히 하는 게 없다”며 아쉬움 드러내
채널A <쾌도난마>(11/14)는 방송 제목부터 “도심 ‘폭력’ 시위 특집/시위대 경찰 공격, 무법천지”으로 뽑았다. 출연자들을 집회 참가자들을 ‘전문 시위꾼’, ‘일반 시민은 보이지 않는다’며 비난하는 한편, 경찰을 향해서는 “소극적 대응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체포와 진압 등 강경대응을 주문했다. 또 직사로 사람들에게 물대포를 쏘는 장면을 보면서도 “물대포를 쏘는 거 외엔 특별히 하는 게 없다”며 오히려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장시간 방송하면서도 집회에 모인 사람들의 요구는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 이들의 요구안을 잠시 화면에 비춘 후, “백화점 식이다”, “무슨 저런 요구를 하냐”면서 비아냥댔다. 결국 방송 시간 대부분을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비난과 폭력성을 부각하는 데만 사용한 것이다.
- TV조선, 특단의 대책으로 “두들겨 패”야 한다며 강경진압 주문
TV조선 <뉴스토요특급>(11/14)은 4시 30분부터 출연진(정군기, 고영신, 양욱, 홍현익)과 도심 집회를 주제로 2시간 넘게 방송했다. 이날 출연한 정군기 씨는 “우리나라가 민주화과정을 거치면서 시위 문화에 대해서는 굉장히 관용적”이라며 경찰을 향해 “소극적인 대응, 차단벽 설치 이런 걸로 만족하”지 말라며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다. 함께 출연한 양욱 씨는 “저쯤 되면 폭동 수준”이라면서 “인원이 부족하면 북유럽 식으로 해야”한다며 “거의 사람을 잔인하게 두들겨 팹니다. 정말 아주 기가 막힐 정도”라며 시위대를 ‘두들겨 패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고영신 씨는 “공권력을 무력화시키고 일종의 체제전복 내지는 타도 식의 인상을 주는 저런 과격, 폭력 시위에 대해서는 경찰도 제대로 한번 대응을 하는 것이 좋다”며 강경 진압을 부추겼다.
- 채널A, “위수령 발동해야”
채널A <뉴스 스테이션>(11/14)에 출연한 황태순 씨는 “위수령을 발동해야”한다는 주장까지 내놨다. 황 씨는 “1차 2차 3차 저지선이 뚫리고 통의동 쪽으로 확 뚫려서 (시위대가) 청와대까지 갔다고 생각해 보자”면서 “그러면 대통령이 취할 수 있는 건 딱 한 가지밖에 없다. 위수령 발동”이라 언급했다.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를 언급하며 “사회에 어떤 불안한 요소가 있을 때는, 늘 전투경찰이 장갑차에다가 기관총을 걸고 그러고 항상 경비를 선다”면서 “버스로 차벽 친다고 될 일이겠냐”고 한탄했다. 과거 군사독재 시절을 추억하는 발언에 섬뜩함이 들 정도다
시민이 경찰에 맞아 죽어 가는데도 ‘더 강경하게’를 외치는 TV조선과 채널A에게는 더 이상 왜곡이니 편파니 따위의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다. TV조선과 채널A는 살인진압에 쓰러진 시민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반성은 고사하고 시민들을 협박하고 나선 정권의 선전 도구일 뿐이었다.
■ 방송사 저녁종합뉴스도 TV조선·채널A의 왜곡‧선동 심각
- 저녁종합뉴스 보도량, 배경 설명도 없이 불법‧폭력시위만 9건 보도한 TV조선
6개 방송사의 ‘민중 총궐기’ 관련 총 보도를 보면 그 편파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TV조선과 채널A는 불법‧폭력 프레임과 종북 프레임 등 고질적인 국민 모독 보도를 또 반복했다. TV조선은 총 23건에 달하는 총 보도에서 구체적인 집회의 배경이나 진행상황 설명도 없이 불법‧폭력 프레임 등 선동적인 보도에만 골몰했다. 채널A도 보도량만 적을 뿐 내용은 마찬가지이다. 지상파 3사는 14일 당일은 1~2건만 보도했고, 모니터 기간 중 총 보도량도 3~4건 뿐이다. 보도 자체에 무관심했을 뿐 아니라, 그나마 보도한 내용도 편향적이다.
- 정부 기관방송 자처한 MBC, 집회 피해 주장하는 익명 학부모 내세운 KBS
MBC는 아예 정부 기관방송을 자처했다. <내일 10만 명 집회…불법 행위 엄단>(11/13, 10번째, 육덕수 기자)에서 정부 각처의 민중 총궐기에 대한 경계 입장을 일일이 받아 적었다. “민주노총이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데 귀를 귀울여야” “정부의 쌀 수습안정대책을 믿어 달라” “교사들의 정치적 활동을 우려한다며 내일 10 여개 대학의 대입 논술시험이 열린다고 설명” “위법 행위는 사소한 것이라도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 MBC 보도를 가득 채운 정부 각 부처의 입장이다. KBS는 <교통마비에 논술 수험생 발 ‘동동’>(11/14, 15번째, 천효정 기자)에서 집회가 민폐라는 TV조선 프레임에 힘을 보탰다. KBS는 집회로 인해 한 학생이 대학 논술 고사를 치르지 못 했다면서 “못 보고 돌아온 건 당연히 억울”하다는 학부모 인터뷰를 실었다. 하지만 보도는 화면도 없이 해당 학생의 부모인지 확인도 할 수 없는 음성 변조 녹취만 제시하고 있다. 과연 실제 존재하는 학부모인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로 부실한 보도인 것이다. 반면 SBS는 대학별 논술 고사와 관련, <도심 수만 명 집회…‘차벽’ 저지 충돌>(11/14, 9번째, 류란 기자)에서 “대입 논술과 면접 시험은 집회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진행”되었다고 보도했다.
■ 집회 신고 없으면 무조건 불법‧폭력 시위라는 TV조선 vs 집회 허용 기준 따진 JTBC
- 집회 하루 전부터 ‘민중 총궐기 대회’ 불법‧폭력으로 규정한 TV조선
‘민중 총궐기 대회’ 관련 단연 눈에 띄는 언론은 TV조선이다. 민중 총궐기 대회 하루 전인 11월 13일부터 방송사의 태도는 확연히 갈렸다. JTBC만이 민주노총의 집회 및 행진 계획과 경찰의 대응 방침을 균형 있게 전하며 “경찰이 무리하게 막지 않는다면 인도로 평화행진을 하겠다는” 민주노총의 입장도 빼놓지 않았다. 반면 TV조선은 하루 전부터 집회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