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민언련 2015년 3월 ‘이달의 좋은․나쁜 방송보도’ 선정․발표 (2015.04.21)
등록 2015.04.21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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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보고서에 세월호 등 민감 사안 삭제 지시한 인권위원 밝힌 

JTBC, 3월의 좋은 방송보도로 뽑혀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015년 3월 ‘이달의 좋은 방송보도․나쁜 방송보도’를 선정했다.

 

 

 

좋은 방송보도, UN 제출한 인권위 인권규약 보고서 문제점 지적한 JTBC

 

 

 

 

   JTBC는 독립기구로서 국민인권 신장을 위해 정부 정책 및 행태를 감시하고 비판해야 하는 인권위가  오히려 정부 편향적 태도를 보이며 인권상황을 후퇴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는 실태를 단독‧집중 보도했  다. 또한 자체 취재를 통해 인권위 인권규약 보고서 초안에 있던 주요 쟁점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유영하  상임위원이 박근혜 대통령 후보시절 대선캠프에서 조직본부장을 지낸 인물로 친정부‧친여당 성향이  짙  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민언련은 JTBC ‘인권위, 세월호 등 주요쟁점 삭제한  인권규약 보고서  UN  제출’ 관련보도 5건을 3월 좋은 보도로 선정한다. 

 

 

 

 

UN에 제출할 인권규약 보고서를 정부 편향적으로 작성한 인권위

인권위가 지난 2월 유엔에 제출한 인권규약 보고서에 초안에 담겼던 세월호 참사, 헌재의 통진당 해산 결정, 언론 독립성 문제, 집회 현장에서의 경찰 불법 채증 등 민감한 인권침해 사항들을 모두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권위가 유엔에 제출한 ‘유엔 자유권규약 제4차 국가보고서 심의 관련 정보노트’는 2007년 이후 우리나라가 유엔 국제인권규약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를 판가름할 잣대가 된다. 유엔은 각국 정부 외에 비정부기구(NGO)와 국가인권기구에 각각 의견을 구한 뒤 심의를 거쳐 각국 정부에 적합한 권고 사항을 결정하고 있는데, 특히 인권위 같은 ‘독립적’ 인권기구의 의견을 비교적 객관적‧중립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정부와 시민사회 의견은 다소 일방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인권위가 작성한 이번 보고서의 관점과 내용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인권위는 현 정부에 불리한 인권 침해 사항을 모두 삭제한 보고서를 유엔에 참고자료로 제출했다.

 

인권위, 인권‧기본권 관련 쟁점 65개 중 34개 삭제

인권위 인권정책과가 1월 5일 상임위원회에 보고한 정보노트 초안에는 유엔 자유권규약이 정한 17개 분야의 65개 쟁점이 선정됐다. 인권정책과가 선정한 쟁점은 △간첩조작사건 소멸시효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의 공정성‧독립성 △국가정보원의 감청 및 통신업체의 데이터 보관‧제공 △헌법재판소의 진보당 해산 △언론인에 대한 청와대‧정부의 고소‧고발 증가 △집회 참가자 일반교통방해죄 적용 △파업 노동자 손배‧가압류등 주로 인권‧기본권 침해 사례 중심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인권위 인권정책과와 상임위원들은 초안에 있던 65개 쟁점 중 34개 주요쟁점을 삭제했다. 삭제된 쟁점에는 인권위가 지난해 경찰청에 개선을 권고한 ‘불법 채증’도 포함됐다. 인권위의 이와 같은 행태에 대해 인권단체들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의 인권 후퇴와 현병철 인권위원장 시기 인권위의 ‘몰락’에 대한 국제적 평가를 의식한 꼼수라고 비판했다”(한겨레 <인권위, 정부 민감한 쟁점 대거 뺀 채 UN 보고>, 3/2) 

 

단독‧집중보도한 JTBC

JTBC는 3월1일부터 3일까지 3일간 인권위가 세월호 등 인권관련 주요 쟁점사항을 삭제한 채 인권규약 보고서를 작성, UN에 제출한 사실을 5꼭지로 보도했다. 방송에서는 유일한 보도였다.

 

 

주요 쟁점을 삭제한 인권위 행태에 고의성을 의심한 JTBC

JTBC는 인권위가 주요쟁점 사항 삭제한 보고서를 유엔에 제출한 사실을 처음 보도한 <‘세월호’ 빠진 인권위의 유엔 보고서>(3/1, 김혜미 기자)에서 인권위의 고의성을 의심했다. 앵커는 “유엔이 국내 인권 상황을 평가하기 위한 자료라는 점에서 의도적으로 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리포트에선 “정당 해산 심판의 최종 결정이 내려졌고 세월호 사고 역시 지난해 인권 문제에도 핵심 사안이었다는 점에서 삭제된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인권위 행태에 대한 JTBC의 의구심은 이튿날 보도로 이어졌다. JTBC는 <인권 보호 대신 정권 보호?>(3/2, 구혜진 기자)에서 인권위 보고서 초안에 있던 ‘경찰의 세월호 관련 집회에서 과잉 진압’ 항목이 삭제된 사실을 언급한 뒤 “인권위는 최신 사례들을 모두 삭제하고 엉뚱하게 초안에는 없던 7년 전 MB 정권 촛불집회 진압을 넣었습니다. 인권위가 이번 정부의 문제를 덮으려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라고 말했다.

 

 

국정원‧검찰의 일반인 카톡 사찰 누락 사실도 전해

JTBC는 <논란 컸던 ‘카톡 사찰’ 누락>(3/3, 이서준 기자)에서 인권위가 보고서에 국정원‧검찰의 카카오톡 사찰 내용도 누락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JTBC는 “카카오톡 사건만큼 전국민적 파장을 일으킨 사건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스노돈 사건 이후 UN 산하 국제적인 움직임도 굉장히 주목하는 주제입니다”라고 말한 오길영 신경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의 인터뷰를 전했다. 또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대통령 소속기관이라 독립된 역할을 못한다는 지적도 삭제”된 사실도 전달했다.

 

 

삭제 지시한 상임위원은 박근혜 대통령 선거캠프에서 요직 지낸 인물임을 밝혀

JTBC는 자체 취재를 통해 인권위 실무자에게 ‘주요 쟁점 삭제’를 지시한 인물이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 캠프에서 두 차례나 요직을 지낸 유영하 상임위원이라고 단독 보도했다. JTBC는 <“박근혜 캠프 출신, 삭제 지시>(3/2, 이서준 기자)에서 인권정책과가 초안을 보고한 1월 15일 인권위 2차 상임위원회에 참석했던 한 인권위 관계자를 통해 “유영하 상임위원이 구체적인 내용을 추후에 내려보낼테니 삭제하라는 지시를 했”고 실제로 유 위원이 “삭제할 쟁점들을 정해 문서로 해당과에 내려 보냈고, 삭제 목록에는 세월호와 통진당 해산 등이 들어있었다”고 보도했다.

 

 

 

JTBC는 유영하 상임위원이 “검사 출신”이고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조직부본부장을…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도 역시 박 후보 캠프에서 법률지원단장을”맡은 인물이라고 전했다. 또한 “현 정권 출범 후 청와대 비서관 하마평에도 올랐으며 지난해까지 새누리당 경기 군포 당협위원장을 역임”한 사실도 전달했다.  

 

정부 편파적인 인권위 비판…“정권은 짧고 인권은 영원하다”

JTBC는 <인권 보호 대신 정권 보호?>(구혜진 기자)에서 앵커는 “정부 기관의 공권력 집행을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인권위가 도리어 정부의 조력자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만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리포트에선 “(현재의 국가인권위가) 거의 관변단체 수준인데요, 그렇다면 원래의 인권위원회 체제와는 전혀 맞지 않습니다”라고 말한 오길영 신경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인권보고서 자문)의 인터뷰를 방송했다. 

 

<[앵커브리핑] 여실히 드러난 인권위의 현실…‘라쇼몽’>(3/2, 손석희 앵커)에서는 인권위가 유엔에 제출하는 인권규약 이행자료 최종안이 “어찌 보면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보수정권이 받는 인권성적표이자 논란 속에 출발한 현병철 인권위의 성적표가 될 수도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안’에 들어간 모든 쟁점을 최종보고서에까지 넣어야 한다는 법은 없”으나 “무언가를 삭제하기 위해서는 합당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앵커는 바로 직전까지 국가인권위원장을 지낸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가 퇴임식에서 “정권은 짧고 인권은 영원하다”고 말 한 것을 전하며 브리핑을 끝냈다. 

 

 

‘삼성물산의 노조․민원인 사찰’ 관련내용 소홀히 보도한 점은 아쉬워

 

한편 이번 3월의 좋은‧나쁜보도 선정위원회 회의에서는 ‘삼성물산의 노조․민원인 사찰’ 관련 내용을 JTBC가 소홀히 보도한 점이 유감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3월의 좋은 신문보도로 선정된 경향신문 ‘삼성물산 노조․민원인 실시간 사찰’ 기사 5건은 삼성물산이 카카오톡을 이용해 삼성 노조와 민원인을 실시간 사찰해온 사실을 밝혔다. 경향 보도 이후 한겨레가 관련내용을 3건 보도했고 조선일보도 한 건의 사설로  ‘삼성물산의 노조․민원인 사찰’ 내용을 전한 바 있다. 조선일보마저 삼성물산 사찰내용을 전했는데, 삼성관련 비판도 서슴없이 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던 JTBC 보도국이 ‘삼성물산의 노조․민원인 사찰’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다. JTBC는 3월 14일 <뉴스룸> 1부에서 <삼성물산, 주총 때 민원인 미행 물의>를 단신으로 다뤘고, 내용도 민원인 미행과 관련 사실관계만 간단하게 전하는 데 그쳤다.

 

 

나쁜 방송보도, 채널A 리퍼트 미 대사 피습사건 관련보도

지양해야 할 언론 보도행태의 종합판 

 

 

 

   채널A는 리퍼트 미 대사 피습사건을 전형적인 경마‧황색 저널리즘적 행태로 보도하며 ‘종북몰  이’를 자처했다. 사실을 근거로 보도해야 한다는 언론의 기본적인 책무마저 저버린 것이다. 정부‧여  당은 자신들이 불리한 상황에 놓일 때마다 국민의 북한과 안보에 대한 불안감을 부추긴다. 채널A  보도는 이러한 정부 여당의 전략에 동원된 최고의 나팔수 역할을 했다. 채널A는 3월 5일부터 31일  까지 84건이나 관련 내용을 보도하여 이른바 ‘리퍼트 보도폭격’을 퍼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단독]이라는 미명 하에 갖은 추측성 보도를 지속했다. 게다가 한미동맹을 이유로 천문학적  금액과 외교적 문제를 안고 있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사드 한반도 배치’를 정부‧여당의 주장에  따라 ‘기정 사실화’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민언련은 ‘채널A 미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 관련보도’를  3월 나쁜 방송보도로 선정한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지난 3월 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주최 조찬 강연회에서 김기종 문화단체 ‘우리마당’ 대표의 습격을 받아 부상당했다. 얼굴과 손목 등에 상처를 입은 리퍼트 미 대사는 곧 세브란스 병원으로 옮겨졌고, 김기종 씨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서울 한복판에서 주한 미 대사를 공격한 김기종 씨는 반일‧반미 성향의 문화 운동가다. 김씨는 독도 관련 반일시위를 해오다 최근에는 3월2일부터 4월24일까지 실시되는 키리졸브 및 독수리 한‧미 연합훈련이 남북관계를 망친하며 훈련을 강력하게 반대했다. 김씨는 또한 ‘외국사절 폭행 등 전과 6범’의 전력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2010년에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독도 문제로 주한 일본대사에게 시멘트 조각을 던져 실형을 선고 받은 바 있고, 작년엔 박원순 시장이 참석한 서울시 주최 몇몇 행사에서 난동을 피워 서울시로부터 요주의 인물로 낙인찍힌 상태였다. 2007년엔 1988년에 발생한 ‘우리마당 습격사건’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분신까지 시도했었다. 

 

전형적인 경마보도식 보도행태를 보인 방송

언론은 김기종 씨의 리퍼트 미 대사 피습사건을 대서특필했다. 특히 방송은 리퍼트 미 대사의 상처부위를 클로즈업 하거나 리퍼트 대사가 피습 당한 당시의 상황을 재구성해 영상으로 내보내는 등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방식으로 사건을 보도했다. 또한 리퍼트 대사가 입원한 병원상황과 체포된 김기종 씨의 진술번복 등을 마치 스포츠 중계하듯 각종 해설을 덧붙여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김기종 씨가 북한 추종자이며 종북세력을 등에 업고 미 대사를 피습한 것이라는 추측성 보도도 난무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결과 김 씨의 배후세력은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리퍼트 미 대사 피습사건 관련 내용으로 뉴스를 도배한 채널A

채널A는 사건이 발생한 3월 5일부터 3월 31일까지 한 달간 채널A는 총 84꼭지로 리퍼트 미 대사 피습사건을 전했다. 

피습사건 발생한 5일 관련내용을 톱보도한 것을 시작으로 당일에는 무려 20꼭지를 배치해 보도했다. 비슷한 논조로 많은 양을 보도한 TV조선의 당일 보도량은 16꼭지였다. 

피습사건이 발생한 5일부터 14일까지 열흘간 채널A와 TV조선의 보도량을 비교해보니 채널A가 총 76꼭지, TV조선이 총 68꼭지로 관련 소식을 전해 채널A 보도량이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중 채널A는 리퍼트 대사 피습사건을 4번이나 톱보도 했고, 71꼭지를 20번째 순서 이내에서 보도했다. TV조선의 톱보도는 2꼭지, 20번째 이내 보도량은 63꼭지였다.

 

 

 

추측과 억측이 난무한 보도…김기종은 종북주의자, 배후세력 지령 받아 습격해

채널A는 김기종 씨가 북한 추종자인 것처럼 보도했다. 이는 종북세력이 배후에 있을 것이라는 추측성 보도와 맥을 같이 한다. 

 

- 김기종 씨가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대북관련 활동한 점 부각

채널A는 <[단독]통일부 위원 활동…9차례 방북>(3/5, 박소윤 기자)에서 김씨가 민주정부 10년 동안 대북관련 활동을 활발하게 했음을 강조했다. 앵커는 “테러범 김기종 씨는 노무현 정부 때 위촉한 통일교육위원으로 활동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김대중 정부 때 첫 방북을 한 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8번이나 방북한 것으로 확안됐”다고 전했다. 이어진 리포트에선 김씨가 노무현 정부 때 통일교육위원으로 위촉된 사실과 2001년부터 2007년까지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것, 김 씨의 방북 회차 등을 나열했다. 이후 기자는 “2007년 방북 이후 김 씨는 본격적으로 반미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정전협정을 폐지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거의 북한의 주장하고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는 김기백 인터넷 민족신문 대표의 전화인터뷰를 실었다. 김 씨가 활동했던 ‘전쟁 반대 평화실현 국민행동’에 “옛 통합진보당이 속해”있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배후세력 존재에 대한 추측성 보도

<[단독]체포 직후 삭제된 SNS…증거 인멸?>(3/6, 김현지 기자)에서는 앵커가 “미국 대사 테러범 김기종 씨의 SNS 계정이 김 씨가 경찰에 체포된 직후 통째로 사라졌습니다. 문제가 될 글과 관련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제 3자가 한 행동으로 추정됩니다”라고 리드멘트 했다. 이어진 리포트에선 기자가 “김기종 씨의 측근인 것이 드러나는 걸 꺼려하는 누군가, 특히 패스워드를 공유할 만큼 가까운 누군가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혹은 범행을 공모하거나 암시하는 글에 언급된 사람이 급히 계정 탈퇴를 했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테러 예고하듯 “명줄 끊어놓겠다”>(3/6, 김성진 기자)에서는 “북한의 선전 매체는 석달 전부터 리퍼트 대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위협 발언을 해왔습니다. 그 내용을 뜯어보면 마치 테러를 예고한 듯하고, 김기종 씨의 테러를 부추긴 듯한 표현들도 곳곳에서 드러납니다”라고 전했다. <“의인” 찬양하며 이례적 신속 보도>(3/6, 강은아 기자)에선 북한이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을 당일에 보도한 사실을 “이례적”이라고 표현했고, 북한TV가 “김기종 씨의 테러를 정의로운 행동으로 묘사”했기 때문에 김기종 씨가 “종북인사라는 의혹을 더 키웠”다고 말했다.

 

 

 

- 개인의 폭력행위를 1989년 미국 대사관 점거농성과 비교해

채널A는 김기종 씨가 미 대사를 습격한 사건을 1989년에 있었던 대학생 미 대사관 점거농성과 비교하며 한미관계 악화를 우려했다. <美 대사 테러 사건, 한미동맹에 악영향 끼치나?>(3/6, 이남희 기자,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에서 앵커는 “정청래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이 어떤 이유라도 폭력과 테러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막말을 할 때마다 놀랍지만, 이런 말을 해도 놀랍군요”라고 말했다. 정청래 새정치연합 의원은 1989년 당시 대학생 신분으로 미 대사관 점거농성에 참여했었다. 같은 날 보도한 <“종북 소행 100%”…野 “개인 일탈”>(3/6, 성시온 기자)에서 앵커는 “이번 테러를 놓고 여야는 분명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당은 "종북 세력이 일으킨 사건"이라고 규정했고 야당은 "개인의 일탈 행위"라며 선 긋기와 외면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리포트에선 “이번 사건을 종북 세력의 사건으로 규정”한다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이인제 최고의원, 나경원 외통위원장의 발언을 전했다. 반면 “개인의 일탈 행위”일 뿐이라는 야당측 입장에 대해선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을 철저히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정청래 새정치연합 최고의위원의 인터뷰를 전한 것에 그쳤다. 

 

- 대사를 ‘연예인’에 비유하고 박 대통령 피습사건과 비교

채널A는 리퍼트 미 대사에 대한 지나친 사과행렬을 무비판적으로 보도했다. <“빨리 돌아오세요” 응원 글 줄줄이>(3/6, 천효정 기자)에서는 “리퍼트 미국 주한 대사와 미국 국민들에게 심심한 유감의 뜻을 전하며 리퍼트 미국 주한대사의 빠른 쾌유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라고 말한 이종문 어버이연합 안산지부장의 인터뷰를 방송했다. 

 

또한 채널A는 <리퍼트 응원하는 북소리‧장구 소리>(3/7, 고정현 기자) “리퍼트 대사가 입원한 병원까지 찾아가는 열혈팬도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세브란스 병원 앞에서 빨간 조끼를 입은 5~60대 여성들로 구성된 “시민단체” 회원들이 ‘리퍼트 대사님 사랑합니다’ 등의 팻말을 들고 “세준 아빠 힘내세요. 파이팅”이라고 외치는 모습을 방송했다. “미국과의 관계가 나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하는 입장으로 왔습니다”라고 말한 ‘리퍼트 대사 쾌유 집회’ 참가자의 인터뷰도 내보냈다.

 

<9년 전 ‘판박이’…“천운까지 닮았다”>(3/5, 황순욱 기자)에서는 “리퍼트 대사에 대한 테러는 9년 전,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테러와 비슷한 점들이 아주 많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과 리퍼트 대사의 상처부위와 세브란스 병원에서 수술 받은 점, 천운이 따라 큰 화를 면한 점 등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채널A의 이와 같은 보도행태는 JTBC가 일부 사과행렬에 대해 “이성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지적한 것과 대비된다. <미안함과 안타까움, 당연하지만…>(3/9, 구동회 기자)에서 기자는 “이번 일과 관련해서 단식을 하고 석고대죄를 하고, 부채춤을 추고, 미국대사관 쪽을 향해 큰 절을 올리는 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김씨의 비이성적인 범죄행위 이후에 일부에서 나타나는 이런 행동 역시 이성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국민이 미안하다는 생각은 충분히 전달됐다고 생각합니다. 지나치게 그런 태도를 취하면 오히려 국가의 체면이 깎이지 않나 싶습니다”라고 말한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의 인터뷰를 전했다.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한반도내 사드 배치는 불가피…정부여당 주장 대변해 

미 대사 피습사건을 계기로 새누리당에서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 한국 배치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9일 원유철 정책위의장과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이제 사드의 한국 배치를 공론화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채널A는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서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기 시작했다.

 

 

채널A는 미 대사 피습사건 이후 한반도 사드배치 관련 내용을 8꼭지로 보도했다. 채널A는 <中간섭에 되레 탄력…내달 본격 논의>(3/18, 톱보도, 손효주 기자)에서 “미국의 사드, 즉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가 우리나라에 조만간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대당 1조 5천억…‘비용 밀당’ 예고>(3/18, 2번째, 김성진 기자)에서는 “기정 사실화하고 있는 미국 사드의 우리나라 배치를 놓고 한미 양국이 ‘물밑 수싸움’을 시작했습니다. 조 단위의 천문학적 사드 비용을 누가, 어떻게 부담하고 나누느냐는 치열한 ‘밀당’입니다”라고 전했다. 

 

한반도 사드 배치는 비용 부담 및 대중관계, 국방 자주권 등의 문제가 첨예하게 대립 하고 있는 사안이다. 비용‧외교적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결코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다. 그러나 채널A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이미 ‘기정사실화’됐다고 단정 지어 성급하게 보도한 것이다. 

 

심지어 <‘통합방어’ 첫 거론…사드 배치 ‘길 닦기’>(3/27, 26번째, 김성진 기자)에선 앵커가 “한미 합참의장 회담에서 미국이 처음으로 IMAD로 불리는 이른 바 통합 항송‧미사일 방어 체계를 거론했습니다. 요즘 한창 논란이 되고 있는 사드를 포괄하는 상위 개념이어서 사실상 사드 배치를 공식화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끝>

 

2015년 4월 21일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