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민언련․한겨레21 공동기획] 2015년 1월 종편 시사토크프로그램 모니터 보고서(2015.03.12)
등록 2015.03.1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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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시사토크쇼는 한마디로 ‘막말쇼’, ‘카더라 쇼’이다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생겨나기 전, ‘시사프로그램’은 < PD수첩 >이나 < KBS스페셜 > 등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이나 다큐멘터리, 또는 특정 주제 관련 전문가들이 출연하는 <100분토론>이나 <심야토론> 등 양질의 토론 프로그램을 떠올렸다. 그러나 2011년 12월 1일 종편이 출범하면서 변종 시사프로그램이 생겼다. 바로 사회자와 몇 명의 초대손님(패널)이 나오는 노변정담 류의 시사토크 프로그램이 등장한 것이다. 이런 류의 프로그램은 다큐멘터리나 탐사보도 프로그램에 비해 제작비가 적게 들고 양질의 정통 토론프로그램에 비해 주제 설정이나 패널 섭외가 용이하다. 게다가 패널에 따라 적은 제작비로 고정 시청층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종편은 우후죽순처럼 변종 시사토크 프로그램을 편성했고, 종편은 ‘종합편성채널’이 아니라 ‘시사토크쇼 채널’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다큐멘터리, 드라마, 고품격 오락프로그램 등 다양한 장르의 편성의무를 가진 종편이 저비용 고효율의 시사토크 프로그램으로 편성표를 도배하다시피 하는 것은 인허가 당시의 약속 위반일 뿐 아니라 국민에게도 피해이다. 그러나 시사토크 프로그램이 너무 많은 것보다 더 큰 문제는 방송 내용의 편향성과 저급함이다. 얄팍한 상술로 인한 프로그램들이 마구잡이로 늘어남으로써 우리 사회를 저질, 막말, 극도의 편향성으로 몰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민언련은 2013년 8월부터 9월까지 방송된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와 채널A <직언직설> 등 6개 프로그램에 출연한 패널을 분석했다. 그 결과 단순히 술자리에서 오고 갈법한 ‘정치 뒷담화’를 다룬 종편 시사토크쇼의 문제는 심각했다. 당시 출연 패널 중 ‘친정부 성향’을 가진 패널이 평균 76%에 이르렀다. 이들은 노골적으로 정부를 옹호하고, 야권을 향해 무분별한 비난을 쏟아냈다. 이들 프로그램에게 공정성을 바라는 것은 지나친 기대였으며 방송에 적합한 소재와 언어사용이라는 기본조차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렇다면 2015년의 시사토크프로그램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민언련은 이런 의문으로 2015년 1월 한 달 간 종편의 시사토크쇼를 모니터했다. 그 결과는 별로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종편 시사토크쇼에 4주간 출연한 패널 전수를 조사한 결과 겹치기 출연자가 많았고, 혼자서 종편 3사를 돌아가며 52회나 등장한 출연자도 있었다.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토론이 아니라 일단 패널을 모은 뒤 백화점식 토론을 하는 시사토크 프로그램의 특성상 이들은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 내용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2만 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던 종편은 일부 보수 패널의 일자리만 창출한 것이냐는 비판도 가능한 모양새다. 

 

발언내용도 여전히 문제였다. 근거 없는 인신공격성 비하, 명예훼손성 발언이 있었고, 방송에서 언급하기 부적절한 소재와 수위를 넘어선 언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무지에 가까운 인권의식을 드러내는 발언도 있었다. 

 

1. 모니터 개요

이번 종편 4사 시사토크 프로그램 모니터는 <한겨레21>과 공동 기획으로 진행했다. 

 

모니터 대상 프로그램은 종편 4사의 홈페이지에서 ‘시사교양’으로 구분된 방송 중 패널 중심으로 구성된 경우로 한정했다. 단 MBN은 홈페이지 상 시사프로그램 카테고리가 없고 보도 카테고리에 토크성 프로그램들이 혼재되어 있기 때문에, 보도로 구분된 내용 중에서 시사토크에 중점을 둔 프로그램들을 선별했다. 그 결과 아래 <표1>과 같이 채널A, TV조선, MBN은 각각 5개, JTBC는 1개가 모니터 대상이 되었다. 

 

모니터 대상에서 제외된 프로그램은 채널A <이동관의 노크>(모니터 기간 중 종영), <시사인사이드>(시사토크대담은 일부, 뉴스 형식이 더 강해서 제외), TV조선 <여기자 삼총사가 간다>(연예계 소식을 주로 전해서 제외), MBN <시사스페셜>(시사토크대담은 일부, 뉴스 형식이 더 강해서 제외)이다. 

 

 

이번 모니터는 기본적으로 이들 방송사 홈페이지에 1월 5일(월)부터 2월 1일(일)까지 총 4주간 방송된 업로드 방송분을 기본으로 했다. 단, 발언 내용을 모니터하는데 있어서는 맥락상 필요한 경우 1월 2일 방송부터 모니터링 한 것도 있다. 이번 모니터는 1월의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 전수조사라 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2. 시사토크 프로그램 패널 분석 

 

1) 패널 직업 분류 

시사토크 프로그램에 출연한 패널의 직업을 아래와 같이 분류해보았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직업은 교수(20.52%)였다. 이어 변호사와 다양한 연구소에 종사하는 연구원이 13.15%를 차지했다. 

 

 

2) 패널 성향 분석

민언련이 2013년 분석한 틀에서는 친정부 성향을 가진 패널과 그 밖의 정치성향을 가진 패널로 분류한 바 있다. 이번 모니터에서는 패널의 직업, 전․현직 이력과 활동내용, 모니터기간 중 패널이 한 발언 등을 종합해서 보수적 색채를 띤 패널과 진보적 색채를 띤 패널, 그리고 중도라고 판단되는 패널을 구분했다. 이때 판단하기 애매한 경우에는 판단불가 처리하였다. 그 결과 뚜렷하게 보수 성향을 가진 패널이 60명인데 비해 뚜렷하게 진보 성향을 가진 패널은 8명, 중도 성향은 1명뿐이었다. 이는 시사토크 프로그램에서 최소한의 형식적인 균형조차 이뤄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3) 패널별 종편방송사 출연횟수

최근 종편에 겹치기 출연하는 패널이 많다는 지적에 따라 패널의 겹치기 출연여부를 알아보았다. 그 결과는 <표4>와 같다. 표에서 패널의 실명은 5회 이상 출연한 경우만 밝혔으며, 최다출연 순위는 상위 10명까지만 표기했다. 

 

분석 결과 종편4사에 모두 출연하는 패널은 없었다. 그러나 TV조선, 채널A, MBN 3사 출연한 출연자는 13명이나 되었다. 종편 2사를 겹치기 출연한 패널도 32명이나 되었다.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패널의 겹치기 출연을 무조건 비난할 일은 아니다. 방송을 잘 하는 방송인들의 겹치기 출연이 자연스러운 것처럼 패널들도 무난하게 방송을 잘 한다면 얼마든지 방송에 출연할 수 있다. 또한 상위 최다 출연 패널들이 다른 패널에 비해서 유난히 문제가 있는 발언을 많이 하는 것도 아니었다. 실제 아래 내용분석을 살펴보면 문제발언을 많이 하는 패널이 10위 안에 드는 사람이 아닌 경우가 많다. 그러나 종편의 과도한 시사토크 프로그램 홍수 속에서 교수나 변호사라는 본연의 직업보다 ‘종편 방송인’이라는 새로운 직업으로 불릴 정도가 된 사실이 바람직한 현상인지는 한번쯤 되짚어볼만하다. 

 

 

 

4) 전문성 평가 

 시사토크 프로그램에 출연한 패널들이 자신의 전문성 영역에 대한 토론을 하고 있는지를 점검해보았다. 종편은 지상파 방송에 비해서 뉴스에서도 좌담이 많다. 다만 뉴스 속 좌담은 최소한 보도 주제에 적합한 전문가가 출연해 해당 내용에 대해서 언급한다. 그러나 시사토크 프로그램은 대부분 패널 여럿이 함께 앉아서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토론한다. 이러다보니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 경우에도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자신의 전문 주제가 아닌데도 맞장구를 치거나 진행자의 질문에 상식적인 수준의 대답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민언련은 종편 출연자들이 자신의 전문성에 맞는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지 살펴보기 위해서 모니터 기간 중 종편 출연 상위 20위까지의 토론 주제를 분석해보았다. 분석 방법은 상위 출연 20위 패널에만 한정해서 그들이 출연한 방송의 아이템을 모두 정리한 뒤, 그들의 직업과 경력 등을 감안해서 전문성 분야와 비전문성 분야를 나눴다. 이때 애매한 연구원이나 시사평론가 등의 경우에는 최대한 넓은 분야에 전문성을 인정해서 판단했다. 

 

 

 

그 결과 상위 20위 내에 속하는 패널들은 대체로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한 토론이 절반, 나머지 절반은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 주제에 대해서도 함께 토론함을 알 수 있었다. 시사토크 프로그램이 술자리나 찜질방에서 나올법한 ‘인상 비평’, 또는 ‘떼 토크’라는 비난을 받지 않으려면 프로그램 기획부터 섭외까지 최대한 토의할 주제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을 섭외하고, 되도록 패널의 전문성과 관련된 내용만을 질의하는 형식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3. 시사토크 프로그램 방송 내용의 문제점

 

1)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인권의식 부족

 

상가 경비원 자살을 비아냥거리다

종편에서 가장 황당한 것은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기본적인 관점이 매우 고압적이며 반인권적이라는 것이다. 지난 1월 24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상가 경비원이 5년간 휴일수당 900여 만원을 못 받았다며 자살했다. 당시 경비원은 상가 소유주가 “돈을 안주려고 온갖 모사”를 했다고 주장했고, “내가 죽더라도 휴일근무 수당은 꼭 달라”는 유서를 남겼다. 

 

채널A <쾌도난마>(1/26)에서 이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들의 발언은 참담한 수준이었다. 황태순 씨는 “그런 일만으로 목숨을 끊는다면 이 동네 주변에 장사하는 사람들, 저 중소 이른바 대기업 납품하는 사람들 다 목숨 끊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신은숙 변호사가 말리자 “극단적인 표현을 쓰는 이유가 거기 있는 거예요. 우리가 이 분의 죽음을 아무리 안타깝다손 치더라도 그건 그것인 것이고 우리가 지금 보면 분노조절 장애란 표현을 제가 쓰는 이유가 바로 그겁니다”라고 말했다. 

 

이종혁 씨도 “대단히 죄송한데, 정말 안타까운 사연인데, 저보다 더 안타까운 사연들도 많습니다. 그 분들이 다 목숨을 끊는다면 대한민국에 얼마나”라고 말했다. 

 

최진 씨도 “갑과 을의 자격 문제, 자질의 문제인데요. 갑은 사실 힘 있는 자이기 때문에 베풀어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배려의 리더십이라는 게 당연한 거예요. 그런데 을의 자격도 있습니다. 갖춰야 될. 그게 말해서, 인내심이라고 봅니다. 저도 사실 하루에도 몇 번씩 정말 모멸감을 느낄 때가 많이씩 있지만 정말 그럴 때마다 죽는다면 대한민국에 누가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황태순 씨는 “물론 돌아가신 분들한테 이런 말하기 죄송합니다만, 아 왜 그렇게 보면 뭐랄까, 우리 분노 조절을 제대로 좀 못 하신 것 같아요. 지난번의 경우도 스스로 몸에 선 긋고 아, 사실 900만원 큰돈이면 큰돈이고 작은 돈이면 작은 돈인데 거의 그보다도 귀한 자기 목숨하고 바꿀 정도의 돈이겠습니까? 아까 또 보면 ‘니까짓 게 뭔데?’ 그런 모욕, 뭐 살다 보면은 하종대 씨도 기자 생활하면서 아마 상사들한테 ‘니까짓 게 뭔데’하는 소리 무지하게 들었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에 하종대 씨가 “욕도 많이 들었습니다” 라고 맞장구쳐주자 황태순 씨는 “많이 들었어요. 뭐, 그렇게 성장 안 한 사람이 어디에 있습니까? 그런데 너무 뭐랄까, 목숨을 쉽게 생각하는 부분이 정말 안타까운데”라고 말했다. 

 

그나마 황태순 씨는 “상가, 관리사무소도 그래요. 일을 했으면 당연히 급여를 지불해야지 그걸 왜 5년씩 묶고 안 주고 겨우 이렇게 한 사람 죽음으로 몹니까?”라고 지적했지만 이들의 대화는 주로 상가경비원의 정신력이 약하다는 점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패널들은 사회적 약자들이 왜 이렇게 목숨을 버리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태도가 없었다. 사회 구조나 제도를 넘을 수 없어 발생한 안타까운 현실에 대해 “을의 자질”, “분노조절 장애” 운운하는 것은 방송진행자의 언어폭력이며, 이런 식의 막말은 아무리 전문 방송인이 아니라 할지라도 삼가야 할 태도이다. 

 

 

안산 인질극 엄마를 비난하다

안산 인질극 사건에 대해서 다루면서 피해자인 엄마(피의자의 아내)를 비판하는 막말도 있었다. MBN <뉴스 빅5>(1/16)에서 장제원 씨는 “엄마가 문제가 있었다고 난 봐요. 엄마가 죽은 딸이 2년 전에 성폭행당한 걸 알고 있었잖아요. 그럼 바로 경찰에 신고해서 구속을 시켰어야죠. 엄마의 잘못된 일탈로 딸이 하나 죽고, 큰딸은 아버지가 자기 앞에서 살해당하고 동생이 성폭행당하고 죽어가는 그 모습을 보고 큰딸이 어떻게 살아가겠어요. 엄마가 뭐하는 엄마에요”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미 많이 보도된 대로 피의자 부인인 김씨는 사건이 발생하기 나흘 전에 경찰서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김 씨는 정황을 설명하며 남편을 구속시킬 수 있냐고 상담했지만, 민원상담관은 “현행범이 아닌 만큼 즉시 구속이 어렵다”고 답변한 바 있다. 경찰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김 씨는 둘째딸을 피신 차 전 남편(친아버지)에게 보냈다가 전 남편과 둘째딸이 살해당한 것이다. 정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사석에서 나누는 대화라 할지라도 이루 말할 수 없이 처참한 일을 겪어 고통을 받고 있을 피해자에 대해 이런 표현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하물며 방송에서 이런 막말을 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언어폭력이다.  

 

안산일질극 이야기하며 여성 탓하다

TV조선 <정치옥타곤>(1/17)에서 신동준 씨는 (연쇄살인범 강호순에 동조 여론이 발생했다는 데 대해) “여성분들도 조심했어야 되는 게 … 여성분들도 반성해야 돼요. 잘생긴 남자가 뭐 좋은 차 타고 와서 ‘야 타’ 그러면 탑니까? 자존심도 없는 …”라고 말했다. 연쇄살인사건을 언급하면서 여성의 부주의 탓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이 패널의 인식체계는 심하게 꼬여있는 것으로 보이며, 양성평등 의식은 고사하고 상식조차 없는 무식한 태도이다. 

 

무죄추정의 원칙은 필요 없다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1/28)에 출연한 신혜식 씨는 미인대회 출신 여성이 재벌 3세 대기업 대표를 성관계 동영상으로 협박한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하던 중 “그런데 왜 우리 기업인에 대해서 실명이나 기업 이름을 공개할 수 없는 겁니까?”라고 물었다. 타 패널들이 무죄 추정의 원칙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답변하자 신혜식 씨는 다시 “만약에 이게 외국 같았으면요 기업 이름, 기업의 상황까지 다 공개가 됐을 텐데,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라고 법이 보장하는 인권보호규정과는 동떨어진 주장을 폈다.

 

수갑찬 모습을 보고 싶다?

2014년 4월 헌법재판소는 경찰이 수갑을 차고 있는 피의자 얼굴 촬영을 허용한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당시 “원칙적으로 범죄사실이 아닌 피의자 개인에 관한 부분은 일반 국민에게 널리 알려야 할 공공성을 지닌다고 할 수 없다”면서 “수사 장면의 촬영은 범죄정보를 좀 더 실감나게 제공하려는 목적 외에 어떤 공익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의자의 얼굴은 개인의 인격주체성을 결정짓는 가장 기본적인 정보로 공개 시 파급효과가 강력하다. 이후 피의자가 무죄 판결을 받는다 해도 방송으로 인한 낙인을 지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종편 출연자들은 수갑 찬 모습을 공개해야 한다고 열을 낸다. 

 

신혜식 씨는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1/11)에서 신은미 강제출국 장면을 보면서 “그런데 제가 지금 답답한 것은 얼마 전에 유병언 씨의 내연녀라고 알려진 사람이 미국에서 강제출국 당할 때 사진 딱 찍고 옆에 수갑 채웠잖아요. 왜 저렇게 내보냅니까? 수갑 채워갖고 바로 거기서 비행기에 인계인수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저는요, 이렇게 내보내니까 신은미 씨가 짝사랑 했다느니 이런 한심한 소리를 한다고 봅니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1/30)에서는 조현아 씨 2차 공판 관련한 이야기를 하며, “저는요 오히려 저런 부분도 법원이 잘못했다고 봅니다.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국민들에게 공개해서 다시는 저런 일이 없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범죄자 얼굴 가려주고 오히려 경찰 얼굴은 보여주고, 이런 식의 잘못된 부분들, 미국 같았으면 저거 법정 들어가는 것까지 일일이 사진 찍어서 내보냅니다”라고 주장했다.

 

피의자의 인격권은 인정하지 않는다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피의자의 권리를 요청했다고 해서 비난하는 경우도 있다.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1/16)에 출연한 임재민 씨는 진행자가 어린이집 폭행 교사가 재출석을 앞두고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음을 묻자 “뻔뻔한 거죠. 아이를 그렇게, 신변보호도 안 되는 아이를, 자기가 보호해야 될 선생님이 무차별하게, 무자비하게 때려놓고 본인은 무서우니까 경찰서 도착하기 조금 전에 근처에 도착해서 신변보호 요청을 해서 경찰들이 와서 데리고, 보호를 하고 데리고 갔다고 합니다. 물론 법적으로 가능한 일이긴 하지만 뻔뻔스럽지 않은가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사형을 안 시켜서 화가 난다

채널A <정용관의 시사병법>(1/16)에서 백기종 씨는 “제가 사실 격앙되어있는데요, 우리나라에 사형수가 58명 정도 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사형을 시켜야 할 사람은 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은 게 저런 인간도 아닌 저런 사람들을 국가에서 예산 들여서 먹이고 재우고 하는…, 사형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사형을 안 시키는지…, 97년부터 사형제도를 계속 시행을 했어야 하는데 이게 정말 너무 화가 나고 너무 참 실망스럽고, 정말 사형시킬 사람은 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호소를 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매우 무거운 주제이며 오래 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사형제도에 대해, 깊은 고민을 바탕으로 한 이성적인 논거는 찾아보기 어렵고 지극히 편향된 사적 감정을 수많은 사람이 보는 방송을 통해 아무런 거리낌 없이 뱉어내고 있는 것이다.

 

2) 내 판단과 다르면 모두 죄악시하면서 명예훼손성 막말 퍼부어

 

세월호 알레르기? 유민아빠와 최민수 씨에게도 막말

종편은 유민아빠 김영오 씨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1/20)에서 김성욱 씨는 김영오 씨 트위터 관련해서 “참된 용기라고 했는데, 참된 용기가 무엇인지 김영오 씨가 판단하겠다는 얘기 같습니다. 뭐가 참된 용기고 뭐가 참되지 않은 용기인지 본인이 결정할 권리가 없고요, 그리고 정말 참된 용기라면 북한 주민들의 인권과 생명을 위해서 목소리 높이는 게 참된 용기고요. 그리고 이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서 참된 용기라면 유병언과 관련되어있는 부정부패 커넥션, 이것을 드러내는 것이 참된 용긴데, 단순한 반대를 위한 반대, 반정부투쟁만 하는 것이 참된 용기가 아니라는 거, 지적 드리고 싶습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나마 이 정도의 훈계는 양반이었다. 같은 방송에서 신혜식 씨는 “김영오 씨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에게 용기 있는 모습은 뭐였습니까? 바로 아이들을 위해서 성실한 아빠, 힘들지만 성실한 아빠가 되는 게 용기 있는 모습 아니었겠습니까? 아이들에게 양육비 하나 제대로 주지 못하다가 지금 나와서 용기, 용기 따지고 있는데요, 김영오 씨, 용기 있게 떠나십시오. 당신의 목소리, 당신의 얼굴, 이젠 우리 사회가 다 알고 있습니다”라고 비꼬았다.

 

신혜식 씨는 또한 같은 방송에서 최민수 씨의 수상소감에 대해 말하면서 “그렇게 할 일이 없으면 방송도 하지 마시지, 왜 방송은 하면서 상은 안 받습니까? 참 나 말이죠, 멋있으려면요, 그 멋이 말로 해서만은 안 되고 행동도 실천되어야 합니다. 김영오 씨나 최민수 씨, 말 하나 가지고 국민들에게 찝찝함을 주셨는데요, 반성하세요!”라고 비판했다. 

 

피의자에 대해서는 심한 막말도 불사 

한편 그야말로 아무렇게나 내뱉는 수준의 막말들도 이어졌다. MBN <뉴스 빅5>(1/21)에서 진행자는 “이 교사 혹시 아이들 때리는 성적 취향 있는 거 아니냐. 그래서 보육교사된 거 아니냐”고 물었다. 아무리 폭행교사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크다 하더라도 이런 질문은 이미 사회적 표적이 되어 저항할 권리를 상실한 약자를 짓밟는 잔혹한 언어테러이다. 

 

CCTV 설치 반대한 국회의원은 ‘나라 망치는 바이러스, 로비받은 자들’?

CCTV 설치 의무화를 반대한 의원에 대해서 ‘로비를 받은, 정신없는, 나라 망치는 바이러스’라고 비판하는 발언도 많았다. 어린이집 폭행사건의 문제는 당연히 해결해야 하지만, CCTV 설치만이 능사라는 식의 접근도 언론이 취할 적절한 태도는 아니다. 전반적인 보육관련 상황에 대한 접근 없이 어린이 인권이 더 중요하냐 보육교사 인권이 더 중요하냐는 식으로 감정적인 접근만 하는 것도 유치하기 짝이 없다. 

 

TV조선 <정치옥타곤>(1/17)에서 어린이집 폭행사건 관련해 토론하는 중 신동준 씨가 CCTV 의무설치 법안 반대 의원들에 대해서 “정신들이 없는 분들인데,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어린 애들을 저래놓으면 나라 망치겠다고 작정하는 겁니다. 이석기 못지않은 나라를 망치는 바이러스라고 보는데”라는 막말을 했다. 

 

MBN <뉴스&이슈>(1/21)에 출연한 고영신 씨는 “새정치민주연합이라든가 거기 태스크포스 팀장 맡은 분이 (CCTV설치 의무화를) 반대하시는 분이더라고요.… 정치권은 지금 어린이집연합회 이런 데의 로비를 받아서 그런 거예요. 자기들은 좋은 집에 어린이들 보내고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정치권이 말로는 어쩌고 저쩌고 한다고 난리법석을 치는데…”라고 비판했다. 여기에는 로비를 어떻게 누가 받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일체 없었다. 

 

이진곤 씨도 MBN <아침의창 매일경제>(1/22)에서 “다른 사람도 아니고 국민의 권리를 지켜줘야 할 국회의원이 그런 식의 논리를 펴면서 어린이집 쪽의 논리를 정당화시켜주고 말이죠. 그러면서 돈은 국민한테서 받아먹어요? 정신 차리세요”라고 윽박질렀다. 

 

 

3) 방송에서 할 말 못할 말 구분 못해

 

방송에 적합하지 않은 언어 사용 

방송에서 “잡놈 새끼”, “살짝 맛이 간” 등의 표현이 나오기도 한다. 한마디로 수준 이하의 발언인 것이다.  

강명도 씨는 TV조선 <황금펀치>(1/12)에서 “저는 노길남 씨 같은 경우는 제가 북한에 있을 때 경험을 보면 두목은 못 됩니다. 잡놈새끼들 그랬는데 제가 볼 때는 하인 정도에 불과합니다. 저렇게 노출 안 돼요”라고 말했다. 

 

TV조선<황금펀치>(1/8)의 진행자 이봉규 씨는 (김정은 여동생 김여정 관련)“살짝 맛이 간, 제정신이면 저럴 수 없다”라고 하는가 하면 “근데요 제가 뭐 정신과 의사는 아닙니다만 주변에서 머리 좋은 사람들이 살짝 맛이 간 사람이 많습니다. 전교에서 1, 2등 하는 사람들이, 저희 학교 때도요, 평상시 행동은 이상해요, 공부만 잘 해요. 김여정이도 똑똑은 했는데, 행동이, 오죽하면 북한 주민들이 삔또라고 북한 말로 맛이 갔다고 표현하겠습니까? 근거가 있어서 얘길 했겠죠”라고 비난했다.  

 

김태현 씨는 TV조선 <황금펀치>(1/15)에서 황선 씨가 묵비권을 행사한다며 수사에 차질이 없냐고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해서 “검찰 좋죠 뭐, 일 빨리 끝나고. 황선 씨 또 입 나불나불대기 시작하면 더 힘들잖아요”라고 말했다. 

 

국가 안위도 안중에 없는 극단적 전쟁불사 발언

전쟁이 나던지 말던지 일단 북한을 이기고 봐야한다는 식의 극단적 발언도 심각하다.  TV조선 <황금펀치>(1/21)에 출연한 강명도 씨는 드론에 대북전단을 실어 평양 상공에서 살포하는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그 비싼 드론을 스텔스 장착까지 해가지고 크기 조금 해서 평양 상공까지 날려서 삐라 뿌리지 말고 그냥 김정은 어디 가는지 다 아니까 그냥 갈기지 그 아까운 드론을 왜 삐라를 가지고 다 그냥”이라고 폭탄발언을 했다. 

 

신동준 씨도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1/9)에서 샤를리 에브도 김정은 만평 관련한 토론을 하면서 “옛날에 드골 대통령이 알제리에서 쿠데타가 났는데, TV에 딱 나와서, ‘쿠데타의 주역은 누구래도, 시쳇말로 갈겨라’ 이랬어요. 쿠데타가 진정됐어요. 만약에 북한의 수뇌부들, 정찰부들 이걸 볼 때 누구든지 말이죠, USB를 구하든지 <인터뷰>에 나오는 이것처럼 만약 드골 식으로 갈긴다든지 이러면 의외로 우리는 내일 바로 또 충격적인 통일의 시간을 맞을 수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는 이와 같은 방송의 말장난으로 언급해도 될 정도의 사안이 아니다. 국민의 생명이 걸려있는 중차대한 사안을 마치 인터넷게임 이야기를 하듯이 내뱉는 발언이 방송에서 여과 없이 그대로 나온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는 국민의 염원인 동시에 ‘한반도 평화’를 희화화하고 있는 것이다.

 

비행기에서 담배 피는 법 알려줘?

채널A <직언직설>(1/21)에서 김장훈 씨 비행기 흡연 관련 이야기를 나누다가, 황태순 씨는 “제 친구 중에 청와대 출입기자가 있는데 이 친구가 하도 못 참아하니까, 김대중 대통령 시절입니다. 그 나중에 보면은 경호원이 절대 못 피웁니다 하니까 사무장이 오더니 ‘사실은 방법이 하나 있긴 있습니다’, ‘뭔데요?’ 했더니 ‘화장실 변기가 (영상에) 나오네요. 화장실 변기 뚜껑을 올리고 그 다음 얼굴을 묻고 담배를 한 대 피고 누르면 공기가 확 빠져나가면서 기압이 확, 그렇게 피시면 됩니다’ 이러니까 이 친구가 ‘에효, 내가 안 피고 말지’ 했답니다”라고 말했다. 

 

진행자 이언경 씨도 “그러니까 그렇게 성공하시는 분들이 많고 원래는 담배를 피우면 빨간 불이 들어오지 않습니까? 거기를 막아서 성공한 예도 예전엔 있었다”라고 말했다. 

 

법적, 도덕적으로 부적절한 이러한 행위를 열심히 방송에서 설명함으로써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인지 도대체 알 수 없는 일이다. 그저 신변잡기로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시청률이나 높이고 광고나 유치하려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4) 미확인보도가 넘치는 ‘카더라 쇼’  

 

불교 인사가 방북 당시 성접대를 받았다?

MBN <뉴스파이터>(1/5)에서 북한이 미인계로 해외인사의 아이를 임신케 하는 북한의 대외공작방식 ‘씨받이 공작단’이 있다는 내용을 다루었다. 먼저 진행자가 “북한을 방문한 사람에게도 ‘씨받이 공작’을 한다고 이야기하셨는데, 그럼 우리나라 사람들, 이른바 북한에서 얘기하는 남한에서 온 높은 사람들도 그 대상이 되는 겁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장진성 씨는 “있을 수 있겠죠. 북한정권은 자기 독재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금기가 없습니다. 그 어떤 행위도 정권 차원에서 조작하거나 왜곡하고 감행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요. 제가 통전부에 있을 때는 불교 쪽에 있던 분들이 좀 있던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다시 한번, 불교 쪽에서요? 저희가 특정 종교를 말씀드릴 순 없는데, 하지만 북한을 방문했던 분 중에서 종교계 계신 분들이 공작 대상이었다는 건가요?”라고 되물었다. 장진성 씨는 이에 대해서 “예, 예”라고 대답했다. 이런 내용은 방송의 주제 자체로도 부적절할 뿐 아니라, 내용 자체가 입증하기도 어렵고, 뒷받침할 팩트도 전혀 없는, 그야말로 ‘카더라’식 유언비어이며, 특정 종교를 아무런 근거 없이 능욕하는 것이다.

 

진보인사도 성접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