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3차보고서②] ‘안철수 때리기’, 언제까지 계속될까?(2014.3.18)
등록 2014.03.18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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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2월 24일 지방선거 D-100일을 맞아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을 출범했습니다.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은 매주 화요일 KBS·MBC·SBS·YTN 등 방송4사의 종합저녁뉴스와 종편4사의 메인뉴스 및 시사토크프로그램, 조선·중앙·동아·문화일보 등 신문에 대한 주간 모니터 보고서를 발행합니다. 


■ 3차 보고서 주요 내용


1) 동네북 된 김상곤의 ‘무상버스’


2) ‘안철수 때리기’, 언제까지 계속될까? 


3) [방송] ‘선거개입 의혹’ 임종훈 靑비서관 사퇴, 단신 처리할 기사인가? 


4) [신문] ‘1인당 후원금’도 종북 딱지의 연장선으로 이용하나? 


5) <금주의 朴비어천가> 

       -[신문] 중앙일보 15일자 <확 바뀐 박 대통령 경례 “군인 못잖다”>


6) 표로 읽는 선거보도

   -[종편] 시사프로그램 패널 분석 결과, TV조선은 압도적 친정부·여당 패널 일색

   -[방송] 방송4사 선거보도량 분석 결과, KBS 적어도 너무 적어




‘안철수 때리기’, 언제까지 계속될까?




[종편] TV조선, 안철수 깎아내리기 위한 억지 주장·궤변 쏟아내



진성호 “폭탄주 원샷 안하면 서민이해 못한 정치인”


조선일보는 지난 11일,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추진위원회 사람들과 회식을 했다며 <샌님 같던 안철수가 달라졌네 폭탄주 들고 “파이팅” 내부 진화>(조선일보 3/11 6면)라는 기사를 내놨다. 기사는 익명의 취재원을 등장시켜 “안 의원이 회식자리에서 폭탄주를 들고 건배사를 했다”는 내용을 전하며, 안 의원의 행보를 △내부 반발이 크기 때문 △정치인으로서 대중성과 친화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라는 해석을 내놨다. 그러면서 기사제목으로 ‘샌님 같던’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 보도가 나오자마자, TV조선은 안 의원의 ‘폭탄주’를 주요 소재로 해 안 의원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폭탄주 마시는 것 보니 내부 불만이 상당”


11일,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에 나온 김미현 씨는 해당 기사를 언급하며 “안 의원이 폭탄주를 마셨다는 얘기를 듣고 좀 놀란 것이 아 내부불만이 상당하구나, 그래서 내부불만을 잠식하기 위해서 본인이 변화된 행동을 하는 구나”라며 확인되지 않은 내부 갈등을 부각했다. 이어 또 다른 패널인 최병묵 씨는 “중요한 건 폭탄주의 룰을 어겼다는 것”이라며 안 의원이 폭탄주를 다 먹었는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문제를 들어 ‘룰을 어겼다’고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폭탄주 룰을 어긴 안철수, 서민문화 이해 없어”



△ 3월 11일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 화면 캡처



같은 날 TV조선의 <돌아온 저격수다>는 한술 더 떴다. 진성호 씨는 “폭탄주라는 건 원래 만든 사람이 마셔야 한다”는 ‘주법’과 ‘예법’을 논했다. 그러더니 “대한민국의 가장들이 술 먹고 싶어서 먹는 사람 없다”며 “회사에서 잘리지 않으려고 억지로 폭탄주 마시는 서민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이게 새 정치?”라고 공격했다. 또 “정치를 하려면 이렇게 하기 싫은 것도 해야 되는데, 귀족적으로 정치한다”면서 안 의원이 폭탄주를 다 마시지 않은 것을 꼬투리 잡아 “새 정치도 좋지만요 대다수의 서민들,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얼마나 힘들게 술을 마시고 있는지. 이 고통을 이해해야만이 서민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는 궤변을 쏟아냈다.


“안철수는 무능, 주가 조작?”


10일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의 ‘안철수 죽이기’는 다양한 주제로 진행됐다.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의 진성호 씨는 최장집 교수, 이헌재 전 부총리, 김성식 전 의원을 언급하며 “사로잡은 사람을 떠나버리는 안철수 의원의 무능함”이라고 조롱했다. 같은 날 채널A <이언경의 직언직설>에 출연한 민영삼 씨는 “저번에 대통령 후보도 문재인 후보한테 아무 설명도 없이 안한다고 했다”면서 안 의원을 가리켜 “단념의 결단은 아주 최고의 의원이 아닌가”라며 비아냥댔다.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에 출연한 황장수 씨는 “안철수 의원이 항상 기자회견을 폐장 시간 이후, 휴일에 한다”면서 “안철수 막후에는 박경철이라는 주식투자전문가가 있다”, “이 사람이 안랩연구소의 주식의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람이 안철수 의원 뒤에 있다는 것은 과연 새정치에 어울리냐는 것은 한번 고민해봐야 한다”면서 “자신의 행보에 따라서 자신의 주식가격이 요동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도덕적인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맥락으로 <돌아온 저격수다>의 신혜식 씨도 “안랩의 주가가 널뛰기를 해서 피해를 보는 것은 개미투자자들”이라면서 “주식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분들을 보듬어 주는 것이 새정치”라며 안 의원이 주가조작이라도 한 듯 몰아갔다.



[신문] 최영해의 <아버지 전 상서> 안철수 버전, <金·安대화의 재구성>


보수 신문들의 ‘안철수 때리기’도 여전했다. 문화일보 허민 정치부장의 10일자 칼럼 <金·安대화의 재구성>은 말 그대로 신당 흠집 내기를 위한 재구성일 뿐 팩트에 입각한 칼럼이 아니었다. 허 부장은 안철수 의원이 예수를 세 번 부인한 베드로의 심정이었을 것이라고 운을 뗀 뒤 “안 의원은 김 대표에게 ‘새 정치’를 팔았고, 김 대표는 안 의원에게 ‘낡은 정치’의 정문을 활짝 열어줬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안철수는 달랑 지지율 하나에 의지해 빛바랜 새정치 깃발을 든 채…”라고 비꼬았다. 있지도 않은 얘기를 픽션으로 재구성하면서까지 안철수 의원을 애써 비난하는 이 보도는 채동욱 혼외자 의혹 사건 당시 ‘아버지 전 상서’라는 칼럼을 써 여론의 뭇매를 맞은 최영해 논설위원급 칼럼의 안철수 버전이나 마찬가지이다. 오죽하면 허민 부장의 칼럼에 대해 “3류 소설과 기사를 구분 짓지 못하면서 기자라고 할 수 있느냐”는 댓글까지 달렸겠는가. 


이밖에 중앙일보는 10일자 칼럼 <안철수 뺄셈의 정치>에서 안 의원이 삼고초려로 모셔온 책사들이 결국 100일도 못돼서 안 의원을 떠났다며 안 의원의 신당 창당 과정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 동아일보는 14일자 객원논설위원의 칼럼 <‘새 정치’는 죽었다>에서 아직 출범도 하지 않은 야권 신당에 대해 “성과가 분명하지 않다면 안 의원의 이번 통합 결정은 새 정치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결국 민주당의 기득권 구조에 편승하려 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조선일보 역시 10일자 권대열의 <동서남북>에서 “안 의원은 상당수 지지자와 동지 마음에도 상처를 줬다…호랑이굴에서 ‘알맹이 있는 새 정치’를 결연하게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에게 이제 더 이상 기회는 주어지지 않을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방송] 안철수 흠집내기 위해 윤여준 발언 해프닝 상세히 보도 


3월 8일에는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첫 공식행사로 세계 여성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SBS와 YTN는 이 내용을 주된 내용으로 보도하면서 통합신당 과정에서 일부 인사들의 불협화음에 대해 다뤘다. (KBS는 관련 내용이 없었음.) 그런데 MBC는 유독 타 방송과는 다르게 새정치연합 윤여준 의장의 발언만을 한 꼭지로 부각시켜서 보도했다. 



△MBC <“안, 얼마나 거짓말을…”>(3/8)



제목도 <“안, 얼마나 거짓말을…”>(3/8, 안충희 기자)으로 뽑은 이 보도에서 윤여준 의장의 정치 토크쇼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어 기자는 윤여준 의장의 “통합 논의가 언제부터인지 알아야 안 의원이 나에게 얼마나 거짓말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안 의원이 수도 없이 새정치를 다짐하더니 연기력이 많이 늘었다. 아카데미상을 줘야 한다”라고 말했다는 등의 구체적인 논란 발언을 언급했다. 이어 윤 의장이 논란이 커지자 결별은 아니라며 “농담을 주고받은 얘기 중에 한 대목이 나간거에요”라고 인터뷰하는 내용을 보도했다. 메인뉴스의 보도량에서 선거보도 비중을 감안했을 때, 윤여준의 발언 해프닝만 가지고 이렇게 한 꼭지로 리포트를 하는 것은 특정 정당에 대한 부정적 내용을 지나치게 과장한 보도이다. 


한편 이 내용을 SBS는 <통합 선언 후 첫 동행…한 식구 행보>(3/8, 한정원 기자)에서 김․안이 첫 공식행사 참석으로 세계 여성의 날 기념행사에 다녀온 모습 위주로 보도했다. 기자는 “통합 과정에 불만을 품은 안철수 의원 측 일부 인사들이 이탈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 김대표와 안 의원은 함께 갈 수 있다며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했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안․김의 인터뷰 영상과 더불어 윤여준 의장의 “내가 농담 잘하잖아요. 격노를 하지 않죠. 창당과정 두고 보고 판단한다고 그랬잖아요”라는 인터뷰 내용을 담았다. YTN도 <신당 알리기 돌입… 선거 준비 박차>(3/8, 김대근 기자)에서 SBS와 비슷한 구도로 보도했다. YTN은 SBS의 윤여준 의원이 “통합 결정 과정의 문제를 거듭 지적하며 창당 과정을 지켜본 뒤 거취를 고민하겠다고 밝혔습니다”라고 기자멘트 했다.  



<끝>



2014년 3월 18일

공정선거보도감시단(민언련/언론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