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방송 모니터_
16일 박근혜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 관련 신문ㆍ방송 모니터 보고서(2014.9.18)
등록 2014.09.18 16:59
조회 701

 

 

 

 

조중동, 대통령 발언 시점과 태도만 문제제기

MBC, 야당과 유가족의 비판 목소리 묵살

 

 

16일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한 발언의 후폭풍이 거세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요구한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문제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혔고 여야의 세월호 특별법 2차 합의안이 “마지막 결단”이었다며 추가 협상의 여지를 막았다. 또한 박 대통령 자신을 둘러싼 ‘7시간 미스터리’ 의혹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국회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던 박 대통령은 참사 5개월이 되는 당일에 유족들의 요구사항을 거부하고 특별법에 대한 재협상을 할 수 없다는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한 것이다. 게다가 행정부 수장이 입법부의 자율성을 침해했으며,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철저히 무시했다.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던 유가족과 국민의 염원에 등을 돌린 것이다. 이 때문에 야당과 세월호 유가족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만큼, 세월호 대치 정국은 더욱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신문과 방송은 대부분 대통령의 발언을 충실히 전하는 데 그쳤고, 대통령 발언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제대로 짚지 않았다.

 

 

 

■ 5개 신문사 모두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을 주요하게 다뤄

 

5개 신문은 모두 ‘박 대통령 16일 국무회의 발언’ 내용을 주요하게 보도했다. 5개 신문이 보도량이나 지면 배치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눈에 띄는 차이는 특집 기사면 제목이다. 한겨레는 <대통령 강경 돌변>으로 분명하게 대통령의 발언내용을 문제 삼는 제목을 붙였고, 경향은 <여권 ‘세월호 정면돌파’> 동아는 <세월호법 선 긋는 여권>으로 여권의 태도변화로 접근한 제목을 붙였다. 중앙은 <세월호법 침묵 깬 대통령>으로 가장 가치판단이 없는 제목을 붙였고 조선은 특집면 제목을 붙이지 않았다.

 

 

 

■ 박대통령 발언 관련 사설 비교 /조중동, 온도차 있지만 발언 태도 지적 

 

중앙, 대통령의 발언 내용에 모두 긍정

  

박대통령 발언을 가장 긍정적으로 보도한 신문은 중앙일보다. 중앙일보는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모두 긍정적으로 보도했다. 중앙은 <사설/세월호 파행 비판한 박근혜 대통령>(9/17)에서 “대통령의 언급은 행정부의 수장으로서 지켜야 하는 원칙에 맞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검이 보장됨에도 불구하고 민간조사위가 수사?기소권을 갖겠다는 건 대통령의 지적대로 외부세력의 정치적 의도일 의혹이 짙다. 세월호 특별법을 빌미로 야당이 다른 법안의 처리에 반대하는 것에 대해 행정부 수장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소위 ‘대통령 참사 당일 7시간’과 관련해 정치적 인신공격 사태가 벌어져 왔다”고 언급하며 대통령의 ‘대통령 모독=국민 모독’ 발언에 대해 “피해자로서의 항변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할 수 있는 문제 제기이자 경고”라며 옹호했다.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서도 여야는 합의한 대로 국회 통과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나마 중앙일보는 박 대통령의 ‘발언시점과 태도(방식)’에 문제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중앙일보는 유족의 농성과 ‘7시간 문제’가 두 달이 넘었음에도 해명 기자회견 한 번 열지 않았음을 언급하며 “야당이 ‘박영선 탈당’ 사태 등으로 혼란을 겪는 와중에 이런 입장이 나와 대통령이 지나치게 정치적 계산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게 됐다…대통령의 이런 자세는 포용?소통형이 아니라 대결형이라는 인상을” 준다고 평했다.

 

동아, 국무회의 발언이라는 점 세비 반납 발언은 부적절하다고 지적

 

동아일보도 비슷한 논조였지만 중앙과는 달리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언급을 장관들이 모인 국무회의에서 한 것”과 “국회의원들이 국민에 대한 책무를 다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세비도 내놓아야 한다고 한 발언”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동아는 <사설/박 대통령의 ‘특별법 작심발언’ 꼭 그런 식으로 해야 했나>(9/17)에서 “박 대통령의 언급은 본보 사설에서 누차 강조했던 법리적으로나 상식적으로나 맞는 말”이라고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동아는 이번 발언이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부족했다. …만일 대통령이 유족의 아픔에 절절히 공감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진심을 담아 국민에게 호소하는 ‘광폭의 정치’를 보였다면 이번 결단에 더 많은 지지가 나왔을 것”이라고 표현했다. 동아는 사설에서 “결과적으로 상황을 더 꼬이게 하지나 않을까 우려 된다”고 결론 내렸다. 

  

조선, 대통령이 여당에 ‘지시’하지 않고 ‘호소’했다고 강조

  

조선일보는 <사설/대통령 세월호 발언, 막힌 政局 푸는 데 도움 되겠나>(9/17)에서 대통령 발언이 “유가족 고집”, “야당 내분”, “정부?여당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이 시기에 대통령이 나서 야당과 유가족 주장을 일축하고 여당에는 협상 한계선까지 그어준 모양새”가 됐다며 “정국 정상화에 도움이 될지, 아니면 악재가 될지 좀 더 고민해 봤어야 했다”고 대통령의 발언시점과 특별법 관련 발언내용을 비판했다. 또한 “삼권분립 원칙에 따라 입법부 존중하고 예우해야 하는 게 대통령의 의무이자 예의… 그런 대통령이 ‘세비 반납’까지 거론하며 입법부를 몰아세”운 것에 대해 질책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대통령이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 발언’을 비판했다면서, “이렇게 자신을 방어하면서도 야당이 의혹을 제기해 온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행적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며 이 문제를 언급했다. 사설은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이 과연 최적의 시기에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를 갖췄다고 판단해 내놓은 것인지 냉정하게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지금 야당이 세월호 특별법에만 목을 매며 민생과 국회를 내팽개치고 있는 데 대해 국민의 반대 여론이 80%를 넘고 있다. 유가족의 수사권?기소권 요구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국민이 다수다.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이런 다수 국민의 생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하는 입장을 보였다. (물론 이 사설에서는 구체적인 ‘국민 여론’을 조사한 기관, 기간, 대상 등에 대한 정보는 제공되지 않았다. 다른 많은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수사권과 기소권 요구 주장에 찬성하는 국민이 다수로 나온 바 있다.)

 

한겨레경향, 박 대통령의 적반하장 태도 비판 

 

한겨레는 <사설/유가족 가슴에 대못 박은 박 대통령>(9/17)에서 대통령 발언 중 ‘순수한 유가족의 뜻’이란 언어 선택을 지적했다. 사설은 “진상조사위에 수사권 등을 주자는 주장은 ‘순수하지 않은 유가족의 뜻’이라는 이야기다. 유가족을 ‘순수’와 ‘불순’으로 나누고, 세월호 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 요구는 ‘정치적 의도를 가진 불순분자들의 소행’으로 몰아가는 것이 박 대통령의 편리한 사고방식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진상규명에 유족들의 여한이 없도록 하겠다. 유족들이 원하는 특검,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스스로 했던 약속을 뒤집는 이유부터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은 <세월호 특별법 본질 호도하는 건 박 대통령이다>(9/17)에서는 박 대통령이 유족들의 면담 요청을 거절해온 사실을 지적, “초기현장 방문과 유족 면담으로 “할 일 다 했다”고 뻗대는 대통령의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건 끔찍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유족들의 요구를 불온시하고 진영 논리로 국민을 분열시키고 ‘세월호 탈출’만을 도모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며 현 상황을 한탄했다. 사설의 마지막 문장은 “눈물을 흘리며 ‘진상규명에 유족들의 여한이 없도록 하겠다’고 한 그 약속은 어디에 갔는가”였다. 

 

 

■ 사설과 달리 기사에서는 가이드라인을 준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는 동아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기사에서 기본적으로 대통령 발언이 가이드라인을 준 것이라는 지적이 있음을 보도했다. 그러나 동아일보는 같은 날 또 다른 기사에서 청와대의 지시나 선 긋기가 아니라 ‘호소’나 ‘당부’였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朴대통령, 세월호法 선 긋다>(9/17, 1면, 이재명 기자)에서 “박 대통령이 세월호 특별법 협상과 관련해 여당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사실상 협상의 여지를 더 좁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與 “이제 야당 결단만 남아” 野 “협상 더 어렵게 만들어”>(9/17, 4면, 강경석 기자)에서도 “향후 여야 협상이 돌파구를 마련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협상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있다. 사실상 지난달 2차 여야 원내대표 협상안대로 세월호 특별법 통과를 촉구한 것이어서 야당과의 협상 여지는 더 줄어든 셈”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동아일보는 <김무성 “朴대통령 국회정상화 당부, 호소에 가까웠다”>(9/17, 3면, 고성호?이현수 기자)에서는 애써 가이드라인을 준 것은 아니라는 여당의 입장을 강조했다. 제목부터 “박 대통령 국회정상화 당부, 호소에 가까웠다”로 뽑은 이 기사는 박대통령이 국무회의 이후 여당 지도부와 가진 회동을 보도하면서 “당 지도부는 회동에서 사실상 청와대가 새누리당에 지시를 내리거나 가이드라인을 준 것 아니냐는 일각의 시각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분명히 말한다. 청와대로부터 지시 받을 입장이 아니다. 대통령이 호소에 가까울 정도로 국회 정상화를 해달라는 말이 있었고, 그 얘기를 하기 위해 저희를 부른 것”, “대통령이 간섭할 일이 아니다. 우리가 알아서 할 일” 등의 김무성 대표의 발언을 주요하게 보도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가이드라인을 준 것’이라는 평가는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대변인의 발언이며, ‘호소’한 것이라는 평가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발언이다. 동아일보가 두 가지 상반된 평가를 다루지 않고 일방적으로 김무성 대표의 발언만을 부각한 것은 대통령 관련한 보도에서는 시시비비를 제대로 가리지 않고 권력의 입장을 강조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 동아, 세월호 가족대책위 공식입장과 다른 유가족 부각해 ‘편 가르기’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의 공식 입장을 보도했다. 그러나 보도에는 익명의 유가족이나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 등이 대책위와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음을 부각해서 세월호 유가족을 ‘편 가르기’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동아일보는 <“유가족 바람 공감하지 못한 발언”>(9/17, 4면, 이건혁 기자)에서 유가족들이 “‘세월호법도 순수한 유가족 마음을 담아야 하고, 외부세력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선 크게 반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경기 안산의 한 유가족이라고 소개된 이가 “대책위에서 유가족 아닌 시민단체 사람들이 자꾸 목소리를 내려 한다. 이 때문에 14일 진행된 유가족 총회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제 정말 생계가 걱정되는 시점이라 특별법 문제가 빨리 해결되기를 바랄 뿐”이라는 내용도 덧붙였다. 또한 “안산 단원고 희생자 유족과 달리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대책위원회는 이날 세월호 특별법 재합의안을 즉각 통과시켜 달라는 성명을 발표”한 사실을 전하며 유가족들 간의 입장차를 부각했다. 

  

조선일보도 <유족들 “대통령이 시끄럽다, 이제 그만하라 하는 듯”>(9/17, 3면, 김아진 기자)에서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의 박 대통령 발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담은 뒤, “그러나 일반인 유가족 대책위는 별도의 자료를 내고”라며 일반인 유가족 대책위 입장을 보도했다. 

 

 

■ TV조선과 채널A, 박대통령 발언을 톱보도로 다루지 않아

  

16일 방송 저녁종합뉴스는 거의 모두 박 대통령의 발언이 톱보도였다. TV조선과 채널A는 각기 다른 톱보도를 했다. TV조선은 <광화문 덮은 불법 천막, 유족은 1개뿐>(9/16, 1번째, 심지수 기자)을 보도하면서 박원순 시장이 세월호 유족들의 농성을 용인하고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채널A는 <“교실로 간 세월호법 편파 수업 논란”>(9/16, 1번째, 강버들 기자)에서 전교조의 ‘세월호 특별법 바로 알기’ 수업을 비난했다. 채널A는 심지어 가수 김현중 폭행사건 등을 앞서 하고, 뉴스의 중반부 이후인 16번째 꼭지로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박대통령의 발언을 보도했다. 대통령의 국무회의 ‘막말 발언’이 향후 가져올 파장을 축소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 MBCYTN, ‘가이드라인 준 것’이라는 야당 입장 전혀 다루지 않아

  

방송보도에서 기자가 상황을 전하면서 진단하는 멘트를 객관적으로 하는 것보다 더 주요한 것은 관련된 주요 인물의 핵심적 발언을 정확하게 녹취 인용해서 보여주거나 기자멘트로라도 전달해주는 것이다. 이번 사안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대변인이 말한 “세월호 특별법을 결단하라고 호소했더니 박 대통령이 오히려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국회의 협의를 근본부터 부정하고 있습니다”라는 브리핑은 가장 핵심적인 주요 인물의 주요발언이었다. 

 

그런데 이 발언을 그대로 녹취 인용한 방송사는 KBS와 SBS, TV조선뿐이었다. 특히 SBS는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도 성역 없는 진상조사의 조사대상입니다. 조사대상이 진상규명을 하지 않겠다는 가이드라인을 설정한 것입니다”라는 가장 핵심이 되는 발언내용을 녹취 인용했다. 

 

특히 MBC와 YTN은 유기홍 대변인의 발언을 녹취인용도 하지 않고, 기자멘트로도 언급하지 않았다. 

 

 

 

■ MBC, 유가족의 입장도 언급도 하지 않아

  

MBC는 유가족을 그야말로 철저하게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MBC는 7개 방송 중 유일하게 박 대통령 발언에 대한 유가족의 입장을 한마디도 보도하지 않았다. JTBC는 <세월호 유족들 ‘실망, 분노’ 표출>(19일, 4번째, 이희정 기자> 한 꼭지를 할애해 유족의 분위기와 반응을 전하면서 “유가족들은 대통령이 국민 전체의 민생을 챙기고 싶다면 유가족과 국민의 뜻이 반영된 특별법 제정에 힘을 보태 달라고 말했습니다”는 유가족들의 요구를 제대로 보도했다. KBS와 YTN, SBS도 기자멘트로 유가족의 입장을 전했다. 

  

TV조선은 <“수사 기소권 법치 훼손”>(19일, 4번째, 신은서 기자)에서 “세월호 가족 대책위도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이 국회와 유가족간 논의를 무시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특별법 협상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고 유가족의 입장을 언급했다. 채널A도 <“수사 기소권 불가 배수진”>(19일, 17번째, 동정민 기자)에서 “우리 유가족, 국민들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쳐 버린 대통령님은 도대체 어떻게 책임을 지실 것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는 김병권 유가족의 발언을 그대로 담았다.  

 

 

■ JTBC와 채널A만 박대통령의 대응태도 변경 언급

 

이번 박대통령의 발언은 기존 입장을 번복했으며 자신이 주장하던 원칙을 깬 것이다. 그러나 JTBC와 채널A 이외에는 이 점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았다.  

  

JTBC는 <당청 갑작스러운 강경 모드, 왜>(9/16, 5번째, 남궁옥 기자)에서 “오늘은 이런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서 확실히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기존 태도와 모순되게 청와대와 대통령이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런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라며 청와대의 입장변경에 대해 비판했다. 

  

채널A도 <대담/침묵 깬 박 대통령>(9/16, 20번째, 동정민, 조수진 기자)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본인이 말한 원칙을 깼습니다. 첫 번째는 더 이상 국회가 할 일이지 국회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깬 거고요, 두 번째는 세월호 특별법을 최대한 빨리 처리할 수 있게 하겠다는 원칙을 사실상 깬 겁니다. 세월호 특별법의 퇴로를, 본인이 가이드라인을 줘서 막았기 때문에”라며 이에 대해 언급했다. 

 

 

■ KBSYTNMBC채널A, 기자의 분석과 진단인 척 하며 청와대 대변인 자처 

 

짧은 방송보도는 신문보다 단어 선택과 표현 하나하나가 주요하다. 그런데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기자 의 멘트가 “청와대가 충분히 할 말을 했다. 민생을 위해 참고 참다가 나온 말이다”라는 식의 청와대 대변인이나 할 만한 발언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그것도 대통령이나 청와대의 입장을 전하는 문구가 아니라 기자가 상황을 해석, 분석하는 문구에서 청와대의 입장만을 그대로 전하는 것은 그 자체가 편파적인 것이다.  

 

 

 

■ 9월 17일(수) 이재오 ‘쪽박’ 발언 MBCYTN채널A조중동 보도 안 해

 

한편 9월 17일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박 대통령의 16일 행보에 대해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출구는 못 열어줄 망정 쪽박까지 깨버리면 정치가 안 되잖아요”라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서 17일 저녁종합뉴스와 18일 신문이 어떻게 보도했는지 살펴본 결과 전날과 큰 차이가 없었다. 

  

당일 저녁 종합뉴스에서는 MBC, YTN, 채널A가 관련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다. KBS <개점 휴업 계속… “합의 없는 국회 불참” (17일, 1번째, 황현택 기자), SBS <각세운 비박… ‘단독국회?증세’ 비판>(17일, 2번째, 정형택 기자), JTBC <청와대 강경모드, 여당서도 ‘쓴소리’>(17일, 7번째, 안의근 기자), TV조선 <여 ‘단독국회’ 속도전>(17일, 9번째, 강상구 기자)에서 관련 발언을 녹취 인용했다. KBS, SBS, JTBC, TV조선은 모두 관련 발언을 직접 녹취인용하고 기자멘트로도 그 배경을 설명했다. 

 

 

18일(목) 조중동은 이재오 발언을 보도하지 않았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만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세월호 출구 못 열어줄망정 쪽박까지 깨나 ‘리본 달지 마라’ 공문, 이 정부 제정신인가”>(9/18, 4면, 유정인 기자)에서, 한겨레는 <“포용 없는 박근혜 리더십, 정국 벼랑끝 몰아”>(9/18, 1면, 석지환?조혜정 기자)에서 이재오 의원 발언을 언급했다.  한겨레는 또한 <사설/대통령의 ‘위험한 정치’>(9/18)에서 “박 대통령의 ‘세월호 특별법 걷어차기’와 국회 압박은 결국 세월호 정국의 출구를 틀어막고 정치를 ‘질식사 직전’으로 내몰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하며 “이재오 의원 말대로 ‘동냥은 못 줄 망정 쪽박은 깨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 한겨레경향만이 박대통령에 대해 제대로 지적

 

대통령 발언의 문제점 조목조목 비판

  

한겨레는 <침묵 깨고 강공…박대통령 ‘세월호법’ 걷어찼다>(9/17, 1면, 석진환?서보미 기자)에서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반론 등을 조목조목 언급했다. 박대통령이 “지금의 세월호 특별법과 특검 논의는 본질을 벗어났다. 세월호 특별법은 ‘순수한 유가족’들의 마음을 담아야 하고, ‘외부 세력’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유족들의 요구를 ‘외부세력의 정치적 이용’이라고 규정하며 향후 타협과 절충의 여지를 없애버린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 대통령이 “(참사와 관련해)그동안 대부분 문제점이 드러났고”라고 한 발언을 전하며 이에 대한 유가족과 국민의 인식차를 지적했다. 박 대통령이 유병언 측근 김혜경 씨 수사를 법무부에 지시한 것은 “대통령이 참사 원인과 관련해 ‘유병언 책임론’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진단했다. “민생 법안 처리 못하면 세비를 반납하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행정부 수장이 입법부의 자율성을 침해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진 기사 <박대통령, 사실상 여당에 ‘지침’ 강경 드라이브로 정국 주도권잡기>(9/17, 3면, 석진환 기자)에서도 <표> ‘박근혜 대통령 국무회의 주요 발언’을 통해 해당 사안을 심층 분석 보도 했다.

  

<김선주 칼럼/대통령은 항상 잘못이 없다?>(9/17)에서는 “왜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수습과 모든 과정이 실수였고 실기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가”라며 대통령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선주는 “국민의 절반을 적으로 혹은 불순한 집단으로 돌려서는 어떤 해결책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또한 “대통령은 국민에게 져야 한다.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것 또한 왜 모르는가”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경향신문은 <오전 작심 발언 오후 여 지도부 호출…국회의장도 동조>(9/17, 3면, 이용욱?유정인 기자)에서 <표>‘박근혜 대통령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 발언’을 제시한 뒤 대통령이 “상황의 유불리에 따라 말이 바뀐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보도는 “‘제대로 된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많을 때는 ‘국회의 일’이라고 제쳐 놓았다가, 야당이 휘청이고 여론의 관심이 잦아들자 “(2차 재합의안은) 마지막 결단”이라고 여당에 협상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한 것이 단적인 예”라며 대통령의 기회주의적 행보를 강하게 질타했다. 또한 <비판에는 재갈…정치권 질책 남 탓>(9/17, 3면, 김진우 기자)에서는 박 대통령의 이번 발언 역시 ‘유체이탈’ 화법의 연장선이라고 지적하며 “대통령이 정치 난맥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풀어내기 보다는 오히려 정치 난맥상을 부각시키고 충돌 국면을 만드는 데 앞장서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대통령의 ‘세비 반납’ 발언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했다. 이어 박 대통령도 한나라당 대표 시절인 2005년 말 사학법에 반대 하면서 두 달 가까이 국회에 들어오지 않았던 사실을 지적하며 “‘세비 반납’ 논리대로라면 당시 국회의원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의원들도 세비를 반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모독=국민 모독’ 발언의 위험성 지적

  

한겨레는 <“대통령 모독은 국민 모독” 발언에…“왕정시대 사고다”>(9/17, 4면, 김수현 기자)에서 박 대통령의 ‘7시간 미스터리’에 관한 설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연애 발언’을 언급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이에 대해 “국민 모독”이라며 공개적으로 발끈하고 나선 것을 두고 “전근대적 사고를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종걸 새정치연합 의원이 “대통령이 자신을 향한 발언에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은 봉건 절대왕정 시대의 사고를 갖고 있음을 드러낸 것” 이라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과거 박 대통령을 평한 대로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고, 사고의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게 명백해졌다”고 발언한 내용도 함께 전했다.

  

경향신문도 <비판에는 재갈…정치권 질책 남 탓>(9/17, 3면, 김진우 기자)에서 “박 대통령은 2004년 8월 야당이던 한나라당 대표 시절 소속 의원들로 구성된 ‘극단 여의도’의 ‘환생경제’ 연극을 맨 앞자리에서 관람하면서 박장대소 했다. 연극은 노무현 대통령을 빗댄 ‘노가리’를 향해 “육X럴놈” “죽일놈” “거시기를 달고 다닐 자격도 없는 놈 등 막말을 퍼부”은 일화를 소개하며 박 대통령의 태도를 ‘이중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자신에 대한 비판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은 그간 여당이 대신 나섰던 것과는 강도와 충격파가 다르다”고 지적하며 “비판 여론에 재갈을 물리는 권위주의 정권 시대로 회귀하는 징후”일 수 있음을 우려했다.

 

                         [영상으로 만나는 모니터 보고서: 민언련 비평TV]

https://

 

 

2014.9.18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