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15차보고서②③]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방송에 내보내야 하는가 외 1건(2014.5.26)민주언론시민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2월 24일 지방선거 D-100일을 맞아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을 출범했습니다.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은 매주 화요일 KBS·MBC·SBS·YTN 등 방송4사의 종합저녁뉴스와 종편4사의 메인뉴스 및 시사토크프로그램, 조선·중앙·동아·문화일보 등 신문에 대한 주간 모니터 보고서를 발행합니다.
5월 셋째주부터는 지방선거 전까지 주 2회(월, 목) 발행할 예정입니다.
■ 15차 보고서 주요 내용
1) ‘헬멧 쓴 정몽준, 배낭 멘 박원순’…조중동의 ‘악마의 편집’
2)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방송에 내보내야 하는가
3) 채널A와 TV조선의 찜찜한 보도들
4) 세월호 관련 또 ‘막말’한 대변인, 청와대의 ‘의중’인가?
5) 언론은 삼성의 ‘또 하나의 가족’이다
6) 종편들의 ‘안대희 구애’…안대희가 구세주인가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방송에 내보내야 하는가
서울시장 정몽준 후보의 발언이 네거티브를 넘어 상대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에 가까운 ‘막말’ 수준으로 나아가고 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후보가 어떤 발언을 하느냐까지 언론이 문제 삼을 순 없지만, 발언의 내용이 상대 후보를 단정적으로 비방하는 수준의 막말인 경우에는 방송에서 이를 여과 없이 전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특히 근거 없이 지나친 발언을 할 때에는 방송사 차원에서 근거를 짚어보거나 발언을 한 후보자에게 근거제시를 요구해야 함이 마땅하다. 그리고 근거를 제시할 수 없는 수준의 막연한 비방일 경우에는 이러한 발언은 되도록 녹취인용하지 않는 것이 공정한 선거보도라 할 수 있다.
‘범죄와의 전쟁’에 나섰나…정몽준, 뉴타운 개발안하는 것도 ‘범죄’(?)
△ 5월 21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정몽준 후보의 문제 있는 발언을 보도한 사례는 다음과 같다. MBC는 <공식 선거운동 D-1 수도권 전운>(21일, 천현우 기자)에서 정몽준 후보가 “박원순 후보는 무능하고 위험한 분이라고 저는 생각을 해요. 국가관에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데”라고 발언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발언은 TV조선에서도 동일하게 사용됐다. <선거팀 규모 다른 이유는>(21일, 백태우 기자)에서 “박원순 후보는 무능하고 위험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라는 부분이 녹취 인용됐다.
MBC는 또 <선거운동 개시 ‘안전’ 경쟁>(22일, 조영익 기자)에서 정몽준 후보에 대해 보도하면서 “(박원순 후보가 뉴타운을) 이렇게 방치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해서 이렇게 방치한다면 그거는 저는 범죄라고 생각을 해요”라는 발언을 녹취 인용했다.
채널A <‘으리’박원순 vs ‘서울열차’ 정몽준 …패러디 선거)(22일, 대담)에서는 조수진 기자가 출연해 서울시장 후보들의 패러디 홍보물에 대해서 언급하다말고, “오늘 정 후보가 서울 마포에서 유세를 했는데요. 박원순 서울지장 후보 패러디 포스터를 비판을 했습니다. 전에 아까 봤던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패러디 포스터를 비판을 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포스터에서 옆면으로 좀 돌아서 김보성씨를 바라보는 모습이었는데요. 그걸 보고 거무칙칙한 색깔에 옆얼굴을 찍어놨더라 관상을 봐야 실상을 알 수 있는데 이 사람은 안된다 이렇게까지 원색 비난을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앵커가 “그렇군요”라고 대답하고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바로 고 노무현 대통령 추도식 관련한 내용으로 화제를 돌렸다.
△ 5월 22일 채널A <종합뉴스> 화면 갈무리
채널A <지방선거D-11 / 安 다시 광주행… 왜?>(24일, 이남희 기자 대담)에서 서울시장의 패션경쟁 운운하면서 두 후보의 패션에 대해서 이야기하다가 이남희 기자가 정 후보의 발언을 언급했다. 이남희 기자는 “혹시 박원순 시장 후보의 포스터 보셨는지 모르겠는데 옆모습을 돌리고 있고요. 그래서 저도 선거 포스터에서 앞모습이 안 나온 포스터는 처음 봤어요. 어제 그거를 보고 정몽준 후보가 이렇게 일갈을 했습니다. ‘관상을 봐야 심성이 나오는데…”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라고 정 후보의 발언을 전했다.
선거에서 후보의 자질이나 공약에 대한 검증은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부정적인 발언을 그대로 옮기는 이런 보도행태는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에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면서 그저 부정적인 이미지만을 부각시켜줄 뿐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한 후보의 편을 들어주는 불공정한 선거보도일 뿐이다. 특히 MBC가 21일, 22일 연이에 정 후보의 문제 있는 발언을 옮긴 것은 최근 국민이 아닌 박 대통령과 정부여당만 바라보며 보도하는 MBC의 태도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 하겠다.
채널A와 TV조선의 찜찜한 보도들
서울시공무원 막말성 SNS, 꼭 서울시장과 연관 지어야 직성이 풀리나?
서울시공무원이 박 대통령에 대한 비하성 SNS 글을 남긴 것에 대해서 TV조선이 2건, 채널A가 1건 보도했다. 타 방송사에서는 보도하지 않은 내용을 비중있게 보도한 것이다. 그나마 TV조선 <공무원이 ‘마녀정권’ 막말 글>(22일, 이상배 기자)은 서울시 공무원이라는 사실은 언급했지만 “현행 공무원법은 정당가입이나 정치단체 결성 등 정치행위를 금지하고 있지만, 정치적 표현은 가능합니다. 서울시는 김 씨의 게시글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는지에 대한 선관위 판단이 나오는 대로 처벌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라고 비교적 사실 위주로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채널A <서울시 공무원이 “朴 정부는 마녀정권”>(23일, 김민지 기자)에서는 관련 내용을 자세히 보도하면서 새누리당 윤상현 사무총장의 비판까지 함께 보도했다.
△ 5월 23일 TV조선 <뉴스쇼 판> 화면 갈무리
다음날 TV조선은 이 사안을 또 한번 다뤘다. <SNS 글 때문에 곤혹>(23일, 지선호 기자)에서 “서울시장 후보들이 SNS에 올라온 글들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면서 서울시 공무원 SNS 글에 대한 윤상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의 비판발언과 정몽준 후보 아들 막말에 대한 세월호 유가족의 고소를 언급했다. 이 보도는 구설수가 있어도 선거에서 SNS 활용은 포기하기 어렵다는 내용으로 마무리했지만 이 내용은 전날 방송한 서울시공무원 SNS 글 관련 내용을 박원순 후보와 연관시켜 다시 등장시키느라 정몽준 후보 아들까지 꺼낸 온 ‘맞춤형 발제 기사’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웠다.
멘트 실수? 혹시…진심 아닌가요?
채널A <박근혜 대통령 담화, 선거 판세에 영향 미칠까?>(21일, 이남희 기자 대담)에서 기자가 여론조사 결과를 보여주면서 “네 이게 세월호 참사 전후로 나누어서 4월달 조사, 5월달 조사인데요. 박원순 시장이 정몽준 후보를 10%도 넘게 훌쩍 앞서고 있는 모습을 보실 수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남희 기자는 “어제 지상파 여론조사 결과랑 좀 비교를 해 볼 수도 있을텐데요. 어제 지상파 3사가 여론조사한 결과를 보시면요 정몽준 후보가 역시 박원훈 후보를 10% 넘게 앞서고 있는 모습을”이라고 말했다. 앵커가 “박원순 후보가 과반수를 넘은 게 눈에 띄죠?”라고 정정하듯 묻자 기자는 다시 “네 그렇습니다.”라고 말했다.
△ 5월 13일 채널A <종합뉴스> 화면 갈무리
채널A는 이런 말 실수를 또 한 적이 있다. <‘安의 남자들’ 경선 전패…엎친 데 덮친 격?> (13일, 조수진 기자 대담)에서 앵커가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이 막내아들 잘 좀 봐달라고 울먹인 게 어제였는데, 하루 만에 전열을 정비하고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맹공에 나섰는데 댓바람부터 라디오 출연만 다섯 개를 했다고요?”라고 말했다. 정 후보를 두고 ‘서울시장’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대담 중이라서 그런지 스스로 말 실수를 인정하지도 않고 정정하지도 않고 그냥 지나쳐버렸다. 실수인지, 진심인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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