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14차보고서④⑤] 무상 교육 때문에 ‘노후 교실’을 못 고쳤다고? 등(2014.5.22)
등록 2014.05.23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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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2월 24일 지방선거 D-100일을 맞아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을 출범했습니다.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은 매주 화요일 KBS·MBC·SBS·YTN 등 방송4사의 종합저녁뉴스와 종편4사의 메인뉴스 및 시사토크프로그램, 조선·중앙·동아·문화일보 등 신문에 대한 주간 모니터 보고서를 발행합니다. 



5월 셋째주부터는 지방선거 전까지 주 2회(월, 목) 발행할 예정입니다. 


■ 14차 보고서 주요 내용


1) ‘朴 대통령 눈물’에 그들은 열광했다

   - [종편] “총탄에 부모를 잃었을 때도 울지 않던 대통령이 눈물을 흘렸다”

   - [신문] 얼음공주의 눈물…달기똥 눈물, 비루(悲淚), 진정성 


2) [방송] 방송뉴스, 朴 대통령 담화에 비판적 검토 없이 ‘눈물’만 강조


3) 서울시장 선거, 여전히 ‘불공정 잣대 보도’


4) 무상 교육 때문에 ‘노후 교실’을 못 고쳤다고?


5) 촛불은 축소하고…北아파트 붕괴는 키우고




무상 교육 때문에 ‘노후 교실’을 못 고쳤다고?



‘무상 공약’을 포퓰리즘으로 죄악시하는 언론들 


문화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 보수 신문들이 교육감 후보들이 제기한 무상 공약을 ‘공짜 공약’으로 바꿔 표기하며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웠다. 이들 신문은 무상급식 확대, 교과서구입비 전액 지원, 학습준비물 무상 지원, 신입생 교복 무상 지급, 무상 방과후, 고교 무상교육 등의 공약들을 언급하면서 ‘넘치는 공짜 공약’(중앙) ‘공짜 광풍’(문화) ‘공짜 시리즈’(동아)라고 명명했다.



△ 5월 20일 문화일보 사설



심지어 문화일보는 무상 공약을 남발하는 후보들을 선택 대상에서 제외하자는 주장까지 했다. 문화일보는 20일 <또 무상 포퓰리즘으로 유권자 현혹하는 교육감 후보들>이란 사설을 내고 “막대한 예산을 중앙정부에 다 넘기겠다는 것으로,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는 방안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유권자를 속이려는 셈”이라며 “유권자들이 더 이상 무상 포퓰리즘에 휘둘려선 안된다. 그 폐해를 새삼 직감하고 그런 공약을 남발하는 후보부터 선택 대상에서 우선적으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19일 중앙일보는 1면 <돈 없어 교실도 못 고치는데 … 또 넘치는 공짜 공약>에서 ‘공짜 교육복지 경쟁에는 지자체장 후보도 뛰어들었다’고 전하며, 무상교육 사업에 따라 교육 예산 쏠림 현상이 가중돼 학교 노후 건물 시설 개선 사업이 급격히 줄었다는 우려를 전했다. 또 보편적 교육복지 도입으로 저소득 취약계층에 투자되는 예산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교수들의 주장을 실었다. 



△ 5월 20일 동아일보 14면 기사



동아일보 역시 20일 14면 <교육감 출마자들 또 ‘공짜 시리즈’>에서 후보들의 여러 가지 공약들을 나열한 뒤 “시도별로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의 무상급식 확대 재원을 마련하려면 시도의회의 예산 의결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들 신문들은 국민들의 권리를 확대시키는 무상 복지 정책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며 ‘공짜 포퓰리즘’ 등 나쁜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또 중앙일보와 문화일보는 무상 급식 무상 보육 등의 무상 정책 등으로 노후한 학교 건물을 보수하지 못한다는 식의 논리를 폈다. ‘재난위험시설’로 지정된 붕괴 위기 건물을 방치했다면 이는 처벌 대상이고 바로 시정 조치해야 할 사안이다. 이를 무상 공약에 쏠린 예산 때문이라고 핑계를 만들어주는 순간 언론 역시 공범자가 되는 것이다. 이런 식의 논리로 복지 정책을 발목 잡을 경우, 한국사회의 복지는 현재에서 단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촛불은 축소하고…北아파트 붕괴는 키우고



촛불집회, 보수단체 소규모 집회를 맞불집회로 부각


주말 도심 촛불집회와 북한 아파트 붕괴사고를 방송사들이 어떻게 보도했는지 살펴보니 가관이다. 촛불집회 관련 보도는 외면하거나(YTN), 진보와 보수 맞불집회로 가당치도 않은 기계적 균형을 맞춰 보도하거나(KBS, MBC), 좌파단체들의 정치집회로 일방적으로 매도하는(TV조선, 채널A) 보도행태를 보였다. 반면 북한 아파트 붕괴 관련 보도는 KBS와 TV조선이 톱보도로 배치했으며, 비중 있게 많은 양을 보도하더니, 김정은 국방장관의 축구관람 모습을 부각시켜 북한 지도자의 도덕성을 비판하기에 급급(MBC)했다. 



촛불집회 진보와 보수단체 맞불집회로 말도 안 되는 기계적 균형 만들어


우선 YTN이 17, 18일에 촛불집회 관련 보도를 전혀 하지 않았다. 그리고 JTBC를 제외한 모든 방송사가 추모집회와 보수단체의 맞불집회를 함께 다루면서 억지로 기계적 균형을 맞췄다. 방송사마다 다르게 추산하였지만 청계광장에 모인 촛불문화제 참석인원은 ‘경찰 추산 만~만 5천명, 주최 측 추산 3만 명’이었다. 그러나 보수단체의 규탄대회 참석자는 KBS, MBC에서는 “2천여 명” TV조선과 JTBC는 “천 오백 명”으로 보도했다. 이렇게 산술적으로도 규모 차제가 차이가 나는 집회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맞불집회라고 부각해서 양쪽 집회를 언급하는 것은 기계적 균형 수준이 아니라 사실상 왜곡 보도이다. 방송사 중에서 JTBC <주말 도심 곳곳서 ‘세월호 추모’ 집회>(17일, 박상욱)에서만 맞불집회라는 언급을 하지 않고 “인근 동화면세점 앞에선 경우회 회원 2천여 명이 추모 문화제를 열었습니다”라고만 보도했다. 다른 방송사들은 모두 맞불집회라며 보수단체 시민들의 집회를 다뤘고, TV조선 <[이 시각 청계 광장] 도심 곳곳 집회>(17일, 이승재)는 한발 더 나아가 “진보와 보수, 모두 따로 집회를 열고 각기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앵커가 말했다. 게다가 김성욱 고엽제전우회 사무총장의 “소리를 높이고 국민을 선동하는 것을 도저히 지켜볼 수 없기에 마음으로 우러나오는 추모를 해주시길 호소드립니다“라는 발언까지 담았다. 채널A 9번째 <서울도심 '세월호 촛불집회‘>(17일, 윤정혜)도 “보수단체들도 같은 시각 청계광장 인근에서 맞불 집회를 열고, 일부 진보단체가 이번 참사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려 한다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강제연행에 대한 지적, SBS와 JTBC 뿐


17일 열린 촛불집회에서 경찰의 강제연행으로 논란이 되었지만, 18일 KBS와 MBC는 관련보도가 전혀 없었다. SBS는 <추모집회 후 거리행진‥113명 사법처리>(18일, 김학휘 기자)에서 “(경찰이) 연행된 집회 참가자 113명을 경찰이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집에 돌아가려는데 경찰이 강제로 연행했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라고 앵커멘트하며 관련 내용을 2번째 보도로 비중 있게 다뤘다. 기자는 현장의 연행 모습을 비교적 상세히 담으면서 “경찰 조사에서 연행자들은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경찰 해산 명령 이후 집에 돌아가려 했지만 경찰이 에워싼 뒤 자신들을 연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라고 보도했다. 

JTBC는 11번째 보도 <촛불행진 참가자 강제연행 논란>(18일, 박상욱 기자)에서 강제연행이 있었다는 점과 경찰 측 입장을 언급 한 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박주민 변호사 의 “신고범위를 이탈했다 하더라도 평화롭게 진행되면 해산을 하거나 금지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입니다. 어제의 경우에는 해산명령에 따라 해산하는 과정에 있었기 때문에”라는 인터뷰를 담았다. 

반면 18일 TV조선과 채널A는 강제연행에 대한 문제제기 없이 연행되기도 하였다 정도로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특히 TV조선은 <조문 줄고…시위는 늘고>(18일, 김도형 기자)에서 “조문객 수는 주는 반면 정치 집회의 규모는 커지면서, 추모 분위기가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라고 보도했다. 채널A는 <108명 ‘상습 시위꾼’ 여부 조사>(18일, 최석호 기자)에서 제목부터 ‘상습 시위꾼’이라는 신조어를 만들고, “경찰은 상습 시위꾼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앵커멘트했다.  기자도 “경찰 관계자는 "일부 좌파 정당·청년 중심의 상습시위꾼"이라며 인적사항을 밝히지 않아 법원에 지문채취를 위한 검증영장을 신청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라고 보도했다. 



TV조선, "정부 비판 여론 때문에 청해진 해운이 당당해졌다"?


19일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에서 사회자는 "희생자 추모를 내세운 집회가 더 늘어나고 있다"면서 "추모 열기가 정치 집회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출연자들은 박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시위는 정치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김성욱 씨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 이준석 선장과 선원들에 대해서 더 많은 책임을 물어야 하고, 촛불집회를 한다면 구원파 신도들이 모여 있는 금수원에 가서 해야 되는데 박근혜 정부와 연결시킨다"면서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정치적 선동"이라고 주장했다. 신혜식 씨도 "촛불시위 장소가 광화문이 아니라 금수원이어야 올바른 시위대의 자세"라며 "오히려 이런 문제를 정치쟁점화 해서 사회를 혼란시킨다면 그것이 더 큰 문제", "자신의 양심에 비추어서 생각하자"라고 거들었다. 

그러더니 21일에는 급기야 유병헌 일가와 구원파가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이 '좌파와 반정부 선동 여론 때문'이라는 얼토당토한 주장까지 내놨다. 김성욱 씨는 "청해진 해운 대표마저도 처음에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라고 하더니 아예 톤을 바꿔서 사망의 책임은 해경에 즉 정부에 있다고 몰아가고 있다"면서 원인으로 '박근혜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과 '좌파나 반정부 선동 여론'이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정치적 여론몰이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국민들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 김정은 축구관람이 그렇게 큰 뉴스인가


△ 5월 19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한편 북한 아파트 붕괴 관련 소식을 KBS가 톱보도로 3꼭지, TV조선이 톱보도로 4꼭지나 보도했다. 북한 관련 소식이 평소에도 워낙 많았다는 점에서 KBS의 태도는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타사의 보도 비중과는 지나치게 차이가 나는 KBS와 TV조선의 보도 배치는 ‘세월호 물타기’ 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한편 김정은 국방장관의 축구관람 모습을 부각시킨 MBC 보도는 뉴스 목적을 이해할 수 없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김정은의 축구 관람은 JTBC <평양 23층 아파트 붕괴…“수백명 사상”>(18일, 윤설영 기자)에서 “사고 다음날인 14일 밤, 김정은이 축구경기를 관람하며 웃고 있는 모습이 노동신문에 보도됐습니다“라고 먼저 간단하게 언급했다. 그런데 다음날 MBC에서 <사고 다음날 웃으며 축구 관람>(19일, 김세진 기자)으로 김정은의 축구 관람을 제목으로 부각해 보도했다. 보도는 북한의 속도전을 언급한 뒤, “특히 북한은 어제 김정은이 가슴이 너무 아파 밤을 지새웠다고 전했지만, 노동신문이 지난 16일에 게재한 사진에는 야간 축구 경기를 환한 웃음으로 즐기는 김정은의 사진이 실렸습니다. 경기장 전광판 글자와 김정은의 행보를 하루 이틀 뒤 보도하는 전례를 볼 때, 축구경기관람은 5월 14일, 즉 아파트 붕괴 사고 다음날이었습니다”라고 꼬집었다. <끝>



2014년 5월 22일

공정선거보도감시단(민언련/언론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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