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13차보고서④] 오보 내놓고 사과도 없는 방송…화장실 문짝이 北무인기냐?(2014.5.19)민주언론시민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2월 24일 지방선거 D-100일을 맞아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을 출범했습니다.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은 매주 화요일 KBS·MBC·SBS·YTN 등 방송4사의 종합저녁뉴스와 종편4사의 메인뉴스 및 시사토크프로그램, 조선·중앙·동아·문화일보 등 신문에 대한 주간 모니터 보고서를 발행합니다.
5월 셋째주부터는 지방선거 전까지 주 2회(월, 목) 발행할 예정입니다.
■ 13차 보고서 주요 내용
1) ‘앵그리 맘’에 정치색 덧씌우는 조중동의 프레임
- [종편] 노골적으로 여당 선거운동 이어가
- [신문] 보수신문, “미워도 박근혜” vs “앵그리 맘 공략” 프레임 짜기
2) 광역단체장 후보의 전과, 병역 기사…의도가 불순하다
3) 朴대통령 ‘입’만 바라보고…‘안위’만 걱정하고
- [신문] 문화일보·조선일보, ‘朴지지율 여론조사 결과’ 입맛대로 해석
- [방송] 방송의 박대통령 ‘담화문 예고편’은 계속됐다
4) 오보 내놓고 사과도 없는 방송…화장실 문짝이 北무인기냐?
오보 내놓고 사과도 없는 방송…화장실 문짝이 北무인기냐?
14일 이동식 화장실 문짝을 무인기로 오인해 군 당국이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이를 그대로 언론이 받아써 오보가 나오는 상황이 발생했다. 대체 왜 언론들은 기본적인 확인도 않고 ‘오보 경쟁’을 벌이는가. KBS는 낮 12시 뉴스 톱보도로 관련 내용을 보도한 것을 포함해 전 방송사가 관련 내용을 무인기 발견으로 보도했다. 그런데 메인뉴스에서 이 사안을 보도하며 언론의 문제도 언급한 방송사는 JTBC뿐이었다. JTBC는 앵커가 “국방부가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다고 밝히면서 저희를 비롯한 언론이 이를 근거로 보도했는데, 사실이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멘트하고 기자가 “언론 역시 국방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면서 국민들의 불안을 키웠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고 덧붙였다.
△ 5월 14일자 KBS 12시 뉴스 화면 캡처
■ KBS, 낮 12시 뉴스 톱보도로 무인기 오보
KBS 낮 12시 뉴스 <청계산에서 소형 무인기 또 발견>(14일, 황현택 기자)에서 앵커가 “서울 근교 청계산에서 소형 무인 항공기가 발견돼 군 당국에 수거에 들어갔다”면서 “일단 색깔은 최근 발견된 북한 무인기와 비슷하지만 모양이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고 말했다. 기자도 “당국은 신고자가 제공한 사진 등으로 볼 때 최근 잇따라 추락한 북한 무인기들과 색깔은 비슷하지만, 모양에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화장실 문짝을 보고 단정적으로 무인기 발견이라고 말하고 색깔은 비슷하지만 모양이 다르다고 진지하게 앵커와 기자가 말하는 장면 자체가 한 편의 코미디에 가까웠다.
■ MBC, JTBC, 채널A 단신 처리했으나 무인기 발견이라는 제목은 모두 사용
MBC도 <청계산에서 무인기 발견‥군 조사 중>(14일, 단신)에서 관련내용을 보도했다. 보도는 “청계산 석기봉 지역에서 무인기로 추정되는 비행체 한 대가 추락한 채 발견돼 군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는 기존 북한 무인기와 마찬가지로 하늘색 계열”이라고 보도했다. SBS도 <청계산에서 무인기 발견>(14일, 김수영 기자)도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합참은 신고자가 찍은 사진으로 볼 때 해당 물체가 푸른색 계열로 북한에서 보낸 무인기와 형태는 조금 다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고 전한 뒤 “군 당국은 신고자 사진 만으로는 북한 무인기인지 식별하기 어렵다며 해당 물체를 수거해 정밀 분석 과정을 거쳐 북한 무인기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JTBC는 <속보/서울 근교 청계산서 추락 무인기 발견>에서 “서울 근교 청계산에서 추락한 무인기가 발견돼 군 당국이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단신 보도했다.
채널A도 <청계산에서 무인기 또 발견…軍 수거팀 급파>에서 “청계산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최근 파주, 백령도, 삼척 등에서 발견된 북한제 무인기과 비슷한 색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등으로 보도했다.
■ YTN, ‘무인기 추정 물체’ 발견으로 표현, 국방부 입장도 상세 전달
YTN <청계산에서 무인기 추정 물체 발견>(14일, 김문경 기자)에서는 앵커가 “군 당국은 수거해 대공용의점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하고 국방부 취재기자를 현장 연결하기까지 했다. 기자는 “군 관계자는 북한제로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한 만큼 수거해 조사해 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면서 “군 관계자는 그러나 이 비행체가 발견된 곳은 민간 동호회 회원들도 무인기를 날릴 수 있는 곳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고 보도했다.
■ 오후 메인뉴스에서 오보를 인정하고 언론문제를 지적한 것은 JTBC뿐
JTBC는 <북한 무인기 오인 소동…정체는 문짝>(14일, 정용환 기자)에서는 ‘당일 10시에 무인기 추정 물체가 발견, 10시 30분까지 엠바고를 요청, 10시 30분에 무인기 추정 물체 발견이라고 보도, 11시쯤 물체 수거 분석, 1시반 화장실 문짝이라고 밝혀짐’ 등의 무인기 관련 상황을 자세히 보도했다. 기자는 보도에서 “언론 역시 국방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면서 국민들의 불안을 키웠다는 지적을 면치 어렵게 됐다”면서 “세월호 사태 이후 정부 부처의 혼선과 부정확한 발표가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오늘 소동으로 정부 불신만 키운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멘트했다.
■ KBS는 12시 뉴스와 같은 기자가 보도했지만 국방부 문제만 언급
KBS <군(軍), “무인기 발견”…알고 보니 ‘문짝’>(14일, 황현택 기자)에서 청계산에서 발견된 물체가 화장실 문짝이었음으로 보도했다. 보도에서는 “‘북한은 없어져야 할 나라’라는 국방부 대변인의 발언 논란에 이어, 무인기 소동까지 잇따르자 여야 정치권은 한목소리로 군 당국을 비판했다”고 말한 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의 인터뷰를 담았다.
■ TV조선과 채널A도 군의 성급한 대응 비판
TV조선 <화장실 문짝…무인기 소동>(14일, 임우재 기자)에서도 “군 당국은 현장을 확인하기도 전에 ‘무인기로 추정되는 비행체가 발견됐다’고 밝혔고, 일부 언론이 성급하게 보도했다 정정보도를 내는 해프닝이 벌어졌다”면서 “군이 신중치 못한 발표로 국민의 불안감만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채널A <화장실 문짝 보고 ‘무인기 발표>(14일, 이용환 기자)에서도 관련 내용을 보도하면서 “이를 놓고 군 당국이 너무 성급하게 관련 내용을 발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하며 군의 대응이 지나치게 성급했음을 거듭 지적했다. <끝>
2014년 5월 19일
공정선거보도감시단(민언련/언론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