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입’만 바라보고…‘안위’만 걱정하고 

[신문] 문화일보·조선일보, ‘朴지지율 여론조사 결과’ 입맛대로 해석

대통령에 직무 수행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문화일보는 ‘바닥 쳤나’로 분석하고, 조선일보는 ‘하락세 주춤’으로 보도했다. 결론적으로 이들 신문은 여론조사 결과중 자신들이 보고 싶은 부분만을 부각해 기사를 내보냈다. 

△ 5월 16일자 문화일보 8면 기사

5월 16일 문화일보는 8면 4단 크기로 <하락 멈춘 박 지지율…‘바닥’쳤나>라는 제목을 달고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 직후 급락했던 박 대통령 지지도가 지난주에 ‘바닥을 치고’ 하락세를 멈췄다”면서 진정세로 돌아섰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17일 조선일보 역시 <대통령 여야 지지율 동반 하락세 주춤… 참사 후 처음>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세월호 사고 이후 이어졌던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정당에 대한 지지율 동반 하락 현상이 멈추고 진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전했다.

이들 신문들이 보도한 내용은 한국갤럽이 지난 5월12일부터 15일까지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를 작성된 것이다. 박 대통령 지지율이 세월호 사고 직전 59%였지만 사고 이후 46%까지 떨어졌고, 이번에도 46%로 나와 2주 연속 동일한 지지율을 보였기에 ‘바닥’ 쳤다 또는 ‘하락세 주춤’으로 분석해 전달했다.

△ 한국갤럽 여론조사-2014년 5월 2주 연령별 평가 결과

하지만 이들 신문에서 아예 언급하지 않거나, 관계자의 말을 빌려 우려를 전한 내용이 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 중 ‘잘못하고 있다’가 지난 1월 둘째주부터 매주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 중 가장 높은 42%였다는 점이다. 여론조사가 시작됐던 1월 둘째주의 경우 잘못하고 있다가 39%였다. 그리고 3월 넷째주부터 4주 연속 28%대를 유지했다. 그 후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는 ‘잘못하고 있다’는 결과가 40%(4월 5주), 41%(5월 1주), 42%(5월 2주)로 1%P씩 높아져 왔다. 

이 같은 내용을 조선일보는 아예 보도를 하지 않았고, 문화일보는 여론조사 관계자의 입을 빌려 “다만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전주보다 1%포인트 상승한 42%를 기록해 대통령을 지지하는 쪽과 지지하지 않는 쪽이 양분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들 두 신문이 또 제대로 보도하지 않은 것이 있다. 연령별 분석이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46%는 ‘잘하고 있다’고 했고, 42%는 ‘잘못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 30대, 40대에서 모두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리고 50대와 60대 이상 층에서만 잘하고 있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특히 30대의 경우 ‘잘못하고 있다’가 62%로 ‘잘하고 있다’의 24% 보다 거의 3배에 가까웠다. 아울러 60대 이상의 경우 ‘잘하고 있다’가 72%로 ‘잘못하고 있다’의 16% 보다 네 배 이상 높았다. 언론이라면 독자에게 정확한 팩트를 전달해야한다.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만을 가감하고 골라서 전하는 것은 언론이 아니다. 

[방송] 방송의 박 대통령 ‘담화문 예고편’은 계속됐다

TV조선은 <인적쇄신 앞두고 초비상>(14일, 신은서 기자)에서 박대통령이 다음주 초 대국민 담화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청와대 비서진과 국무위원들이 초비상이라고 전했다. 채널A는 <“비정상 제도․관행이 원인” 대수술 예고>(14일, 이현수 기자)에서 박 대통령이 대대적인 공직사회 개혁을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내용도 없고 일정만 소개하는 이런 뉴스가 매일매일 꼭 배치돼야 하는가. 

- KBS·MBC, 박 대통령 입장 애매하게 보도한 이유는 뭔가

박대통령과 세월호 유가족의 만남에 대한 보도에서는 방송사마다 온도차가 있었다. 특히 특별법 제정과 특검 요구에 대해 KBS는 “박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본다면서도 즉답은 피했다”고 보도했고, MBC는 “포괄적 내용에 공감했다”고 보도했다. JTBC(“수용의사를 밝혔다”), TV조선(“하겠다”), 채널A(“해야 한다”)의 보도와는 확연히 다른 인상을 준다. KBS와 MBC가 이처럼 애매하게 보도한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으나, 보도의 기본은 이런 부분에 대한 확인이다.  

- ‘처음 사과’, ‘거듭 사과’, ‘다시 사과’…제각각 보도

16일 박대통령과 유가족과의 만남 이후 KBS와 JTBC는 유가족들에게 대통령이 처음으로 직접 사과했다고 표현한데 비해서 타사들은 거듭 사과, 다시 사과 등 다양한 표현을 했다. 한편 YTN <“세월호 ‘특별법·특검’ 해야 한다”>(16일, 김종균 기자)에서는 “마지막으로 면담 중 유족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눈물을 훔치기도 한 박 대통령은 4월 16일 세월호 사고 이후의 대한민국은 전혀 다른 나라가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라고 보도 말미에 박 대통령 눈물을 부각했다. 채널A는 한술 더 떠서 <“정부 부족” 눈물 흘리며 사과>(16일, 이현수 기자)에서  앵커가 “박 대통령은 유족들의 애절한 사연을 들으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고 합니다. 면담이 끝난 뒤에는 현관 밖으로 걸어나와 유족들을 배웅하기도 했습니다”라고 보도하고, 대통령의 반응만을 별도로 부각시킨 보도를 했다. 

- 유가족 입장 보도는 없나

방송사들은 유가족 유경근 씨의 인터뷰를 넣었으나 아쉬운 점 등을 언급하는 짧은 내용뿐이었다. JTBC가 <[인터뷰]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변인>(16일, 손석희)에서 유가족과 직접 비교적 상세한 인터뷰를 한 것은 돋보였다. KBS <“구체적 대책 바랐지만 아쉽다”>(16일, 유지향 기자), YTN의 <독립적 진상조사기구 구성 촉구>(16일, 김잔디 기자)는 유가족의 입장을 별도로 한 꼭지로 다루며 타사보다 상세히 보도했다. 이에 비해서 MBC, TV조선, 채널A의 유가족 인터뷰는 구색 맞추기 수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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