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7차보고서②] <금주의 朴비어천가> 대통령 ‘높은 지지율’의 실체는? (2014.4.15)민주언론시민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2월 24일 지방선거 D-100일을 맞아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을 출범했습니다.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은 매주 화요일 KBS·MBC·SBS·YTN 등 방송4사의 종합저녁뉴스와 종편4사의 메인뉴스 및 시사토크프로그램, 조선·중앙·동아·문화일보 등 신문에 대한 주간 모니터 보고서를 발행합니다.
■ 7차 보고서 주요 내용
1) 서울시장 선거보도, ‘박원순’이 안 보인다
- [방송] 새누리당 경선 후보들만 TV에 나오나
- [신문] 동아일보, 정몽준-김황식 젊은 스타일로 ‘변신’
2) <금주의 朴비어천가>
- 대통령 ‘높은 지지율’의 실체는? / 작위적인 문항으로 박 대통령 패션 ‘찬양’?
3) 새정치민주연합 ‘기초선거 무공천 철회’에 대한 뭇매
- [방송] MBC, 새정치연합 무공천 철회에 감정담아 ‘융단 폭격’
- [신문] 조중동문 ‘철수(撤收) 정치’ 비아냥거림 vs 한겨레 “청와대·여당 책임론”
4) 무인기 음모론 불 때는 좌파(?)…불안감 불 때기는 괜찮나
- KBS, 선거보도보다 2배 많은 북한 무인기 보도
<금주의 朴비어천가>
대통령 ‘높은 지지율’의 실체는?
△ 문화일보 4월 8일자 칼럼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4월 8일 박 대통령 지지율(60% 상회)의 비밀을 주제로 칼럼을 내보냈다. 기초공천제 폐지 공약을 지키지 않았고, 간첩 증거 조작 사건이 발표됐고, 북한 무인기 발견, 청와대 행정관 비위 사건 등 지지율에 도움이 되지 않은 사안이 수두룩한데 박 대통령에게는 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박 대통령이 현안과 거리를 두는 ‘제 3자 전략’을 꼽았다. 즉 문제가 발생하면 그 책임의 당사자가 아니라 장관들을 호통치고 해결사 역할을 하는 이미지가 구축됐다는 점을 들었다. 또 민생 현안은 즉각적이고 비타협적이면서도 정치 현안은 침묵과 무시 전략으로 진을 빼 놓는다는 것도 언급했다. 그리고 미소, 측은지심, 청렴과 같은 박 대통령의 고유 이미지가 지지율을 받쳐주는 일등 공신이라고 말했다. 칼럼은 마지막에서 제대로 된 야당을 만났더라면 새누리당이 이렇게 기고만장하지는 않을 것이며, 여권 스스로 ‘나부터 잘하자’는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는 것으로 결론을 맺고 있다. 억지스럽게 결론을 맺기는 했지만 이 칼럼에서는 정작 지적해야 할 내용을 빼놓고 있다. 즉 현재 언론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느냐의 문제이다. 박 대통령의 ‘제 3자 전략’이 통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것을 가리킨다. 대통령 선거 공약인 기초공천제 폐지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을 비판하는 언론을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에게는 가혹할 정도로 비판을 쏟아낸다. 또 간첩 증거 조작 사건 역시 본질이 상당 기간 파헤쳐지지 않았고, 누락되면서 ‘여론화’가 되지 못했다. 또 북한 무인기 사건에 대한 침소봉대, 청와대 행정관 비위 사건 축소 등 현재 언론은 비정상의 길을 걷고 있다. 결국 박 대통령 지지율의 비밀은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언론 때문이지 박 대통령 개인 능력이 결코 아닌 것이다.
작위적인 문항으로 박 대통령 패션 찬양?
“우리 국민의 72%가 박근혜 대통령의 패션이 ‘우리 나라의 이미지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보고 있으며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보는 국민은 5%로 나타났다”(조선일보 4월12일 기사 중)
“귀하는 현재 대통령의 패션이 우리나라의 이미지에 얼마나 좋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십니까,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십니까?”
① 매우 좋은 영향 ② 어느 정도 좋은 영향 ③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④ 모름
한국갤럽이 4월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휴대전화 여론조사(RDD)로 박근혜 대통령의 패션에 대한 인식을 물은 질문지 중 일부 내용이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조선일보 12일 토요일자 4면 3단 <“박대통령 패션, 나라 이미지에 좋은 영향” 72%>란 제목으로 보도됐다.
조선일보는 이어 ‘박 대통령이 옷을 잘 입는가’, ‘옷차림이 화려한가 실용적인가’, ‘한복이 잘 어울리느냐’, ‘외국산 명품 가방을 들 수도 있다고 생각하느냐’ 등 갤럽 조사 결과를 풀어냈다.
각 언론사는 가치 판단을 거쳐 기사를 선택해 내보낸다. 하지만 이 내용은 타블로이드 가십에나 어울릴만한 내용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너무나 뻔한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은 결과이고, 질문 항목 역시 특정 답을 유도하려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질문부터 ‘얼마나 좋은 영향’에 무게가 쏠려있다. 그리고 4개의 선택지 중 절반을 차지하는 2개가 ‘좋은 영향’의 범주에 들어가 있다. 그리고 좋지 않은 영향은 25%, 모른다는 25%로 질문을 꾸렸다. 이 같이 기울어져 있는 여론조사의 결과는 ‘국민’이란 단어와 여론이란 이름으로 수식, 기사화되어 독자에게 전달됐다. 또 이 신문이 소유한 종합편성채널에서도 이 기사가 주목되어 내보내졌다. 이런 왜곡된 여론의 확대 재생산이 현재 박 대통령 지지율의 또 하나의 비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