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언론시민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2월 24일 지방선거 D-100일을 맞아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을 출범했습니다.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은 매주 화요일 KBS·MBC·SBS·YTN 등 방송4사의 종합저녁뉴스와 종편4사의 메인뉴스 및 시사토크프로그램, 조선·중앙·동아·문화일보 등 신문에 대한 주간 모니터 보고서를 발행합니다.
■ 4차 보고서 주요 내용
1)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에 '모두 걸기'한 방송사들
2) <금주의 朴비어천가>
-[신문] '7시간 다양한 손동작'․'메모장·연필에 두 손까지'
-[종편] TV조선 "박 대통령의 현란한 손동작…오케스트라 지휘하는 것 같아"
3) [방송] MBC의 '친노' 분노 부추기기, YTN의 정몽준 띄우기
4) [신문] 문화일보, '청와대 대변인' 자처하나
5) [신문] '무상'이라는 말을 굳이 '공짜'로 풀어내는 보수신문
6) [종편] 채널A <쾌도난마>는 '선거후보 유세방송'?
문화일보, ‘청와대 대변인’ 자처하나
기자 사회에서 ‘폭탄주 이야기’는 특종 무용담에 버금갈 만큼 인기 있는 소재다. 그래서인지 기자들의 개인적인 글이나 칼럼 등에서는 단골 메뉴로 폭탄주 얘기가 자주 등장한다. 문화일보 17일자 천영식 정치부 부장대우의 칼럼인 <박근혜·안철수의 폭탄주>도 처음엔 정치인들의 폭탄주 문화를 쓴 글인 줄 알았다. 그런데 내용을 들여다보니 그게 아니었다. 해당 칼럼은 박근혜, 안철수 모두 술을 못하고 소주를 적게 넣어 옅은 농도의 폭탄주를 만드는데다 혈혈단신으로 거대 정당에 들어와 주류(主流)를 삼켜야하는 정치적 운명이 닮았다고 했다. 10년 전 노무현 탄핵 여파로 우여곡절 끝에 천막당사를 설치한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와 최근 거대 야당과의 합당을 선언한 안철수 의원을 비교한 것이다. 시작은 그럴싸했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가 주사인지 기사인지 분간하지 어려울 정도가 돼버렸다. 천 부장은 박 대통령에 대해 “친박들이 앞장 서 비판하는데도 ‘새누리당’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당명을 제조하는 뚝심을 과시”했다고 평가한 반면,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는 “어정쩡하게 ‘새정치’와 ‘민주’를 버무리는 행동”, “비겁하다”고 표현했다. 또한 “같은 폭탄주를 박 대통령은 ‘고독한 결단’을 결행”했는데, 안 의원은 “호랑이굴에 갔더니 호랑이는 없었다고 말하는 안일한 현실인식을 하고 있다”고 썼다. 천막당사와 새누리당 창당을 두고는 고독한 결단이라고 추켜올리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창당은 절박성이 없다고 단정짓는 근거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특히 천 부장은 칼럼 말미에 “폭탄주는 순해도 정치는 독해야한다”며 “안의원이 너무 빨리 폭탄의 맛에 취해버린 게 아닐까”라고 적었다. 미안한 말이지만 이쯤되면 글쓴이가 취한건지 아닌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다. 같은 날 문화일보 이용식 논설실장이 쓴 <‘새정치’를 곡(哭)하다>는 이제 막 발기인대회를 마친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 아예 대놓고 장송곡을 부르고 있다. 용을 그리려다 지렁이도 못 그린 격이라고 하더니 신당이 새정치의 실패를 곡하는 상황으로 흐를 수도 있다고까지 몰아갔다. 언론사의 논설실장은 해당 언론의 얼굴이나 다름없다. 이제 막 합당의 발걸음을 뗀 정당에게 저주를 퍼붓는 것이 문화일보의 사시인가? 착한 시민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신문이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인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 3월 21일자 문화일보 기사
21일자 정치면 <신당 지지율 내리막…‘선거 완패’의 위기감>은 문화일보가 신당을 바라보는 시각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기사의 요지는 신당의 지지율이 갤럽 조사에서는 3주 만에 3%포인트가 떨어졌고 리얼미터에서는 3주 만에 1.1%포인트가 하락해 6.4지방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오차 범위도 알리지 않은 지지율 여론조사를 인용한 것은 백번 양보한다 쳐도 3주만에 1.1% 하락한 것이 지지율 내리막이라는 제목에 어울리는 표현은 분명 아닐 것이다. 반면 문화일보는 같은 날 종합면에 <‘개혁 이니셔티브’ 확실히 잡고 여론 호평…‘대朴’?>이란 기사에서는 민관합동규제개혁점검회의와 관련해 박 대통령의 국정지지도 상승과 6.4지방선거 지원 효과도 덤으로 얻을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선거도 여권에 유리하게 작동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쯤되면 ‘변해서 온 그대’,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도 울고 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