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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의 성명서 창구가 되어 버린 MBC 뉴스데스크
2017년 1월 13~15일
등록 2017.01.16 14:51
조회 579

13~15일 방송 저녁뉴스에서는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여전히 ‘대통령급 예우’를 받았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나 이재명 성남시장 등 탄핵 정국 이후 급부상한 야권 주자들에게는 검증의 칼날을 들이대던 방송사들이, 12일 귀국해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시작한 반 전 총장에게만 유독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며 긍정적인 묘사만 늘어놓고 있습니다. 아직 검증을 시작하지 않은 것인지, 검증의 의지가 애초에 없는 것인지 앞으로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보다 훨씬 심각한 행태는 MBC에서 나왔습니다. MBC는 타사의 국정파탄 사태 관련 의혹 보도에 자사가 등장했다는 이유로 법적조치를 선언하면서 성명과도 같은 보도를 내놨습니다. 

 

1. 자사 성명서로 내놓은 MBC, 반박 대신 ‘선전포고’로 뉴스 사유화 
박근혜 정부 국정파탄의 일면이 계속 드러나면서 사실로 굳어지고 있는 핵심 정황 중 하나는 바로 박근혜 정부의 ‘언론 장악’입니다. TV조선을 필두로 JTBC, 한겨레 등이 보도한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에 따르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지시 아래 청와대의 언론장악이 심각한 수준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정윤회 문건’을 폭로한 세계일보에 대한 세무조사 등의 탄압이 이뤄졌고 JTBC 등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활용하여 압박하라는 기조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정현 녹취록’은 KBS 장악을, ‘백종문 녹취록’은 MBC 파괴를 증명한 산 증거들입니다. 
이런 와중에 TV조선은 11일 <“방송사 사장, 정윤회와 독대했다”>(1/11 https://bit.ly/2jOWACL)에서 정윤회 씨 최측근 ‘A씨’의 증언을 토대로 또 다른 언론 장악 정황을 보도했습니다. A씨는 “한 방송사 사장도 정윤회 씨를 지금 보셨던 음식점에서 따로 만났”고 “정씨는 보도 협조를 이 사장에게 요청했다는데, 비선 홍보수석 같은 역할을 한 셈”이라고 폭로했습니다. 미디어오늘은 다음날 <정윤회와 독대했다는 방송사 사장은 MBC 안광한>(1/12 https://bit.ly/2in1u9K)에서 “TV조선·MBC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정윤회 씨와 독대했다는 방송사 사장은 MBC 안광한 사장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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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조선‧미디어오늘에 대한 사측의 법적대응 보도한 MBC(1/13)

 

그러자 MBC가 13일, 자사 저녁종합뉴스 ‘뉴스데스크’로 두 매체에 대한 선전포고를 내렸습니다. MBC <“편의적 단정으로 허위 보도”…공식 대응>(1/13 https://bit.ly/2iSq26z)은 “근거 없는 허위보도로 문화방송 뉴스 브랜드와 사장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TV조선과 미디어오늘에 대해 MBC가 공식대응에 착수했습니다. 거짓보도와 이를 확대 유포하는 구조를 근절시키기 위해서입니다”라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TV조선과 미디어오늘 보도를 무조건 ‘허위 뉴스’라 규정한 김태래 기자는 “허위보도에 대한 회사 차원의 진상조사와 책임 있는 규명. 즉각적인 공식사과와 정정보도 그리고 재발방지를 약속할 것. 그리고 향후 진행될 수사 등 법적 조치에 성실히 응할 것” 등 자사의 요구사항까지 전달했고 “다른 매체에 자사 보도가 확산되도록 허위의 사실을 알리는 등 선정적인 목적으로 MBC의 피해를 가중시켰다” “TV조선의 허위 보도 이후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의 기관지 격인 미디어오늘은 기다렸다는 듯이 MBC 안광한 사장의 실명을 제목으로 뽑아 기사를 게재”했다며 TV조선과 미디어오늘을 맹비난했습니다.


MBC의 이 보도에는 정작 안광한 사장이 정윤회 씨를 만났다는 점에 대한 해명이 없습니다. TV조선은 ‘정윤회 씨 최측근인 식당 주인 A씨’를 취재하여 “윤회 오빠하고 □□이 언니하고 ○○○사장 왔을 때 ‘아니 뭐 이런 집이 다 있어’라고 했다” “보도 사실이라든가 차단도 하고 언론사 중에 하나는 완전히 밀착돼서 해야 하니까 정윤회가 나라 국정에 모든 걸 함께 했다. 2년 전까지”라는 증언을 확보했습니다. TV조선 측은 “소스(증거)는 확실하다”는 확신까지 드러낸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MBC의 해명은 “사실 무근”이라는 대답뿐입니다. TV조선과 미디어오늘의 보도에 근거가 있으니 당연히 MBC도 그 근거에 대한 반박을 해야 비판이 가능한데요. MBC는 무조건 ‘법적대응’에 열을 올렸을 뿐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자사 메인뉴스를 사장의 성명서 창구로 이용했다는 점입니다. 가히 뉴스의 ‘사유화’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MBC 기자협회도 성명을 내 “우리는 이 (뉴스데스크) 기사가 기사의 기초 조건인 ‘쌍방 당사자 취재’를 생략하고 ‘전달자로서의 중립’을 상실한 채 안 사장 개인의 입장을 ‘진실’로 확정하고 보도한, 중차대한 ‘공영방송 사유화’의 생산물로 규정한다”며 자사를 비판했습니다. 

 

2. 현실화된 ‘내부자들’, 방송사들은 보도 안 해
13일은 안종범 전 수석 최순실 등에 대한 3차 공판이 열렸습니다. 이날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의 범죄 공모를 입증할 증거를 무더기로 제출했는데요. 이 중 이만우 SK그룹 PR팀장(부사장)이 안 전 수석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팀장은 안 전 수석에게 “조선일보 수뇌부를 만났는데 경제활성화를 위해 최태원 회장이 조속히 나와야 한다는 취지의 사설을 써주겠다고 했다” “창조경제를 위해선 최태원 회장이 조속히 나와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사설이 내일 한 언론에서 나올 거다”라며 최태원 회장의 사면을 청탁했습니다. 기업 수뇌부가 언론사에 ‘기사 오더’를 내리고 또 이를 이용해 정부에도 부당한 청탁을 넣었으니 영화 ‘내부자’들이 이미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었다는 탄식이 나올 법 합니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보도가 없습니다. 이날 KBS‧MBC가 1건, SBS‧JTBC‧TV조선이 3건, 채널A‧MBN이 2건을 재판에서 나온 증거에 할애했지만 SK와 LG가 총수 사면을 청탁했다는 내용만 전하고는 ‘사설 청탁’ 이야기를 빼버렸습니다. 그나마 JTBC <대거 제시된 ‘공모의 물증’>(1/13 https://bit.ly/2in6gnL)가 이날 나온 증거들을 종합하는 과정에서 이만우 팀장의 ‘사설 청탁’ 문자메시지를 언급했습니다. 김준 기자는 “법무부나 민정수석도 아닌 경제수석인 안종범 전 수석에게 사면 부탁을 한다는 건 안 전 수석을 통해 다른 누군가에게 이런 청탁이 전달되기를 바란 것”이라 정리했고 전진배 앵커는 “일단 특정 언론, 신문에서 '빨리 최태원 회장을 내보내라' 이런 내용의 사설이 실린다는 걸 미리 알았던 것도 놀라운 일이고, 그 얘기를 청와대에 전달하면서 압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3. ‘친서민 반기문 후보’에 밀린 ‘피의자 이재용’
방송사들은 반기문 전 총장 귀국 당일인 12일부터 이미 ‘환영 태세’를 갖추고 있었죠. SBS와 JTBC를 제외한 5개 방송사 모두 ‘피의자 이재용 특검 소환’을 제쳐두고 ‘반기문 귀국’을 톱으로 타전했고 보도량도 5건 내외를 쏟아 내면서 ‘한 몸 불사른 대권 의지’ ‘각종 의혹 강력 부인’ ‘친서민 행보’를 받아썼습니다. 이런 ‘대통령 급 의전 보도’ 행렬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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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15일, 7개 방송사 톱보도 및 보도량 비교(괄호는 톱보도 한 날짜)
 

지난 주말 간, 상황은 조금 달라졌습니다. 지상파 3사는 특검에서 밤샘 조사를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소식을 꾸준히 톱으로 전했고 MBC‧SBS‧JTBC는 이 부회장 조사 보도가 반 전 총장 보도보다 많았습니다. 그러나 TV조선‧채널A‧MBN는 여전히 반기문 전 총장을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TV조선과 MBN은 3일 중 13일과 15일 두 차례나 ‘반기문 대권’을 톱으로 다뤘고 TV조선은 이재용 부회장 관련 보도를 톱으로 낸 적이 단 하루도 없습니다. MBN은 반 전 총장 보도가 무려 16건에 이르는 반면 이 부회장 조사 관련 보도는 5건에 불과합니다. 

 

4. 삼성 ‘업무 브레이크’ 걱정에 특검이 제대로 입증 못했다? 공영방송의 ‘삼성 호위’
KBS와 MBC의 경우, 그나마 내놓은 삼성 이재용 부회장 특검 조사 보도에서 삼성을 비호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KBS <‘멈춰 선 삼성’…리더십 공백 사태 우려>(1/13 https://bit.ly/2iqkv6j)는 이미 제목에서 삼성의 ‘리더십 공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황상무 앵커는 “이건희 회장이 3년째 와병 중인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까지 영어의 몸이 되면, '리더십 공백' 사태를 피할 수 없”다며 삼성을 대변했습니다. 이어지는 리포트는 “검찰 수사와 국정조사, 특검까지 이어지면서 삼성은 그간 일상적인 업무도 브레이크가 걸렸습니다. 임원인사, 조직 개편, 주요 경영계획 결정, 모두 멈췄습니다”라며 삼성의 ‘업무 브레이크’를 타전했고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해 최지성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차장까지 모두 영장이 청구되면, 시가총액 4백조 원의 삼성그룹은 한순간 집단 경영 공백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동안 쌓아온 삼성의 긍정적 이미지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 반응까지 망라하고는 “하루 전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외국인이 대거 팔아치우면서 3.4% 넘게 떨어졌”다는 우려와 함께 보도는 마무리 됐습니다. TV조선도 14일 똑같이 ‘삼성 리더십 부재’를 우려한 보도를 1건 내놨습니다. 


MBC는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을 제대로 조사하지 못 했을 것이라는 취지의 보도로 화답했습니다. 이날 MBC의 유일한 이재용 부회장 관련 보도인 <이재용 영장 청구 이르면 내일 결정>(1/13 https://bit.ly/2imTyoX)은 22시간에 걸친 특검의 이 부회장 조사를 먼저 전했습니다. 이어서 “특검이 이 부회장을 만 하루 가까이 조사한 것은 수사팀에서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 “일부 핵심 내용에선 앞서 조사를 받은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박상진 사장과의 진술이 어긋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특검이 적용하려는 뇌물죄의 요건인 대가성이나 부정한 청탁을 명확하게 입증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특검의 이 부회장 수사가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이 때문에 뇌물죄 입증을 명확하게 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보도입니다. 

 

5. 특검의 고심 이유가 트럼프의 초청 때문? KBS가 이재용 구속을 막는 방식 
특검이 당초 발표한 것과 다르게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 발부를 16일 오후로 미루자 언론은 모두 ‘특검의 장고’에 초점을 맞추기도 했는데요. 모든 방송사들이 ‘박근혜 대통령 수사’라는 큰 퍼즐을 맞추기 위한 고심으로 해석하는 와중에 KBS만 철저히 삼성 관점에 선 분석을 내놨습니다. KBS <영장 결단 내일 이후…고심 깊어진 특검>(1/14 https://bit.ly/2ipMlEt)은 “늦어도 내일까지 결정하겠다던 당초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이라면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곧바로 대통령의 혐의와 맞닿는 만큼 뇌물 혐의냐 제3자 뇌물 혐의냐를 가리는 법리 검토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을 언급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이후의 내용은 결이 다릅니다. 최창봉 기자는 “미국의 자동차 전자장비회사 ‘하만’에 대한 삼성전자의 인수합병이 어려질 수 있다는 관측과 이 부회장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은 사실도 결정 지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서 ‘이재용 부회장 리더십 부재’가 미칠 경제‧외교적 부작용을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한 근거로는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는 데 여러 요인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라는 특검의 입장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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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지와 똑같은 논리로 ‘이재용 구속 우려’ 전한 KBS(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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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지와 똑같은 논리로 ‘이재용 구속 우려’ 전한 KBS(1/14)

 

KBS의 이런 태도는 본격적으로 ‘이재용 살리기’에 나선 일부 경제지의 입장과 정확히 일치해 우려를 사고 있습니다. 매일경제는 14일 <사설/이재용 수사 특검에 또한번 과잉금지 원칙을 강조한다>에서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깜짝 놀랄 만큼 좋은 영업실적을 잠정 발표했지만 여전히 시장은 살얼음판 같은 상황” “갤럭시 노트7 단종사태에 이어 미국 금리 인상과 보호무역주의,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 등이 언제 어떤 충격을 가할지 가늠하기 힘들다”라고 주장해 KBS와 비슷한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는 다른 방송사들의 해석과 크게 대조됩니다. 꾸준히 ‘삼성 리더십 부재 우려’를 보도하고 있는 TV조선도 <이재용 결국 구속되나?>(1/14 https://bit.ly/2jxcYEB)에서 “이재용 부회장 영장에 경제적 영향력도 고려하는지?”라는 기자 질문에 “어쨌든 특검 입장에선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할 뿐 그런 부분에 대해선 특별히 언급할 내용이 없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이규철 특검보의 모습을 보여주며 특검의 구속 의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특검의 장고에 대해서는 “특검이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수사가 박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 입증입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의 뇌물죄를 입증하려면 돈을 줬다는 삼성의 뇌물죄가 먼저 입증이 돼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 수사를 위한 절차로 분석했습니다. MBC‧SBS‧JTBC‧채널A‧MBN도 모두 똑같은 내용을 1건씩 보도했습니다. 


SBS는 15일 <삼성, “정유라 지원설 싹 자르자” 제안>(1/15 https://bit.ly/2jSPjlf) 등 2건의 단독보도에서 2015년 11월, 삼성이 지원한 말을 정유라가 탔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런 소문은 나자마자 싹을 잘라야 한다”며 말을 팔고 재구매하여 지원하겠다고 한 이메일을 보냈다고 폭로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MBC는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에서 비롯된 이른바 ‘오너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까지 언급했습니다. KBS만 ‘이재용 부재에 따른 경제 타격’을 강조한 것입니다. 

 

6. 과도한 반기문 띄우기 행태, MBN은 ‘반파라치’?
반기문 총장을 띄우는 방송사들의 ‘대통령급 예우’ 보도는 위험수위에 달했습니다. 12일 귀국 보도에 이어 ‘친서민 행보’를 일거수일투족까지 조명하고 반 총장 발언을 받아쓰는 등, 검증을 배제한 ‘무조건 띄우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JTBC를 제외한 모든 방송사가 이런 행태를 보이고 있는데요. 


특히 MBN은 점입가경입니다. MBN <외부인과의 첫 식사>(1/13 https://bit.ly/2iqpzrl)는 “신분증에 새 도로명 주소 스티커를 부착한 뒤 직원들과 악수” “청년들과 김치찌개로 점심을 같이 먹었습니다. 귀국한 뒤 첫 외부인과의 식사를 다름 아닌 젊은층과 함께한 것” “취업 등으로 고통 받는 청년들을 가장 우선적으로 배려하겠다는 입국 전 언급들을 우회적으로 실천” “오후에는 은행을 방문해 계좌를 개설” 등 낯 뜨거운 ‘친서민 반기문 동행 취재기’를 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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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란의 친서민 행보’도 미화한 MBN(1/14)

 

MBN <효심과 민생 행보 ‘강행군’>(1/14 https://bit.ly/2jd0YIw)은 이미 제목에서 반 전 총장의 ‘효심’까지 명시했습니다. 최은미 기자는 “눈물을 닦으며 거실로 나오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어머니”라며 고향을 방문해 어머니를 만난 반 전 총장을 화면으로 보여줬고 반 전 총징이 “아들 부부에게 큰 절을 받”는 모습까지 조명했습니다. 이어서 “손을 꼭 잡고 효도하겠다는 아들의 말에 목이 멥니다”라는 설명과 함께 반 전 총장의 ‘효심’을 연신 강조합니다. 이후 ‘민생행보’로 주제를 바꾸더니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앞치마를 두르고, 죽도 직접 떠서 먹여” 드리는 반 전 총장을 화면으로 보여줬습니다. MBN이 긍정적으로 이렇게 묘사한 사회복지시설 봉사활동의 경우, 반 전 총장 본인이 턱받이를 하고 누워있는 할머니에게 죽을 떠먹여 드려 ‘간호의 기본도 모르는 친서민 코스프레’라는 빈축을 샀습니다. 이날 반 전 총장의 이런 행보에 수많은 매체가 카메라를 들고 동행했으나 방송사 중에서는 MBN만 이런 보도를 냈습니다. 


물론 이런 ‘반파라치 행태’가 MBN만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TV조선 <단독/마포 캠프 첫 방문, 핵심 인사 상견례>(1/13 https://bit.ly/2iv3zPr)는 “오늘 대선캠프 핵심인사들과 이곳에서 상견례를 할 때도 공개하지 않았던” 반 전 총장의 마포 캠프를 단독으로 촬영했다고 앵커와 기자가 자화자찬을 늘어놓은 보도인데요. 정작 보도된 내용은 “138제곱미터, 42평형 규모”라며 ‘반기문 캠프 사무실 규모’를 전하고 “사무실 안팎에서 김봉현 전 대사, 이상일 전 의원, 배준영 전 국회대변인 등과 마주쳤”다며 취재기자가 마주친 인사들을 읊는 수준입니다. 이 보도에도 “사당3동 주민센터에서 전입신고를 했고, 청년, 주부 등과 김치찌개 오찬” “마포 사무실 맞은 편 은행에 들러 예금 통장을 개설” 등 ‘반파라치 취재기’가 빠지지 않았습니다. 

 

7. ‘반파라치’ MBN, 문재인과 반기문 비교하다 무리수까지

MBN은 반기문 전 총장과 경쟁관계에 있는 문재인 대표도 ‘대선행보’에 집중하고 있다는 식의 묘사를 하려다 무리수를 두기도 했습니다. MBN <‘외곽조직 다지기’ 맞불…반풍 차단>(1/14 https://bit.ly/2jLCBAx)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취약점인 '외곽조직 다지기'로 제대로 맞불을 놓았”다면서 문 전 대표의 ‘더불어포럼’ 창립식을 전했습니다. 송주영 기자는 “전문가와 시민들이 주축이 된 조직으로, 300여 명이 모여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한다고 규정했습니다. 그러나 ‘더불어 포럼’은 이미 지난해 10월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창립준비위원회를 꾸렸고 11월에는 준비위원회 출범식을 가진 시민모임으로서 반 전 총장 견제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MBN은 ‘반풍 차단’이라는 제목까지 뽑아 마치 문 전 대표가 반 전 총장을 견제하기 위해 창립식을 가진 것처럼 왜곡한 겁니다.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300명 정도가 모인 행사를 ‘대선출정식’이라고 규정한 것도 무리수입니다. 


정작 MBN 스스로 같은 날 보도인 <반기문 ‘충청 대망론’ 출정식>(1/14 https://bit.ly/2jxfnyK)에서 “충주체육관에서 열린 환영행사는 약 2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반 전 총장의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할 정도로 뜨거웠”다며 2000명이 모인 반 전 총장 환영 행사를 ‘출정식’으로 묘사했습니다. 2000명이 모인 ‘반기문 충청 대망론 출정식’을 300명이 모인 ‘문재인 지지 시민 모임’과 동일시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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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육관에 2000면 모인 ‘반기문 환영식’과 국회 헌정기념관에 300명 모인 ‘문재인 지지 모임’을 똑같은 ‘대선 출정식’으로 묘사한 MBN(1/14)
 

8. 문재인 비판으로부터 반기문 보호하려던 TV조선도 ‘자가당착’
이렇게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총장의 대결구도에서 반 전 총장을 비호하려다 모순에 빠지는 방송사는 MBN뿐만이 아닙니다. TV조선은 13일 자사 톱보도인 <“정치 교체는 박근혜 정권 연장”>(1/13 https://bit.ly/2iv6U0R)에서 “반 전 총장이 어제 귀국길에 ‘정치교체’를 주장하자, 문 전 대표가 ‘박근혜 정권의 연장’이라고 바로 받아”쳤다면서 이를 “여권과 제3지대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반 전 총장을 ‘보수정권의 후계자’로 낙인찍으려 한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반 전 총장의 ‘정치교체론’을 비판한 문 전 대표 반박을 별 다른 근거도 없이 ‘낙인찍기’로 규정한 것인데요. 그러나 TV조선 스스로도 자사 보도에서 반 전 총장을 ‘보수정권 대선주자’로 보고 있습니다. 같은 날, TV조선 <반기문 ‘확실한 대권주자’?>(1/13 https://bit.ly/2iqdnXA)은 “2006년부터 반기문 전 총장 관련 기사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명사”들을 분석한 결과 “2014년 이후 반 전 총장 기사 댓글에서 박근혜, 친박 등의 키워드가 급등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반 전 총장이 정치 성향을 분명히 드러낸 적은 없지만 대중은 반 전 총장 성향을 진보보다는 보수에 가까운 것 같고 여당과 좀 더 가깝다고 이해한 듯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TV조선 <단독/마포 캠프 첫 방문, 핵심 인사 상견례>(1/13 https://bit.ly/2iv3zPr)에서는 “임덕규, 박진, 이상일, 성윤환 전 의원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이도운 대변인” 등 ‘반기문 캠프 주요 인사’ 명단을 나열하기도 했는데요. 이 명단 역시 대부분 ‘보수인사’들입니다. 문재인 전 대표가 반 전 총장을 ‘보수정권 후계자’로 낙인찍으려 했다더니, TV조선 스스로도 반 전 총장을 ‘보수정권의 후계자’로 낙인찍으려 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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