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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4일∼6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브리핑(2013.1.7)
등록 2013.09.26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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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4일∼6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브리핑
새누리 쌍용차 방문…KBS·SBS “사측 화답”, ‘국조반대’ 비판 없어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쌍용차 국정조사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4일 이 원내대표는 쌍용자동차를 찾아 경영진과 농성 해고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국정조사에) 저는 회의적이다, 국정조사가 다가 아니”라며 “우선 농성을 풀고 기다리는 게 문제를 푸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현장에 있던 노조원이 지난해 9월 쌍용차 청문회에서 여야 모두 국정조사 필요성에 공감한 점을 제기하자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지 이미 저질러진 일 갖고 방법이 있겠느냐”고 답해 노조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2009년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 이후 해고자와 가족들이 생활고와 정신적 상처로 인해 자살‧사망한 사건이 23차례 반복돼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으며, 노동계 뿐 아니라 시민사회에서도 사태해결의 시급성을 제기해 왔다. 지난해 9월 국회 환노위 청문회에서 ‘기획부도’ 여부 및 회계조작 의혹, 정리해고와 파업진압 과정의 문제 등이 드러났으며, 여야 모두 사태 해결을 위해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새누리당 역시 ‘대통령 선거 후 국정조사 실시’를 약속했다. 대선 전 12월 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새누리당 간사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선거 후에 실효성 있는 국정조사를 해 쌍용차 문제를 풀겠다”고 약속한 바 있고, 대선 후 12월 31일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역시 “내년 임시국회에서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하겠다”며 국정조사 이행 의지를 거듭 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원내대표는 7일 MBC <손석희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황 대표, 김무성 선대위 총괄본부장, 국회 환노위 새누리당 간사들이 ‘국정조사 추진’을 약속한 데 대한 입장을 묻자, “그 당시에도 저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얘기했다”고 일축하고는, “정치권은 제발 가만히 있어달라”며 쌍용차 문제 해결에 나선 정치권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뿐만 아니라 “겨우 정상화되어가고 있는 쌍용자동차에 기업경영 의욕을 떨어뜨리고 해외시장개척에 방해가 된다는 생각이 들고, 그렇게 되면 오히려 해고된 직원들이 복직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경영진의 입장을 두둔하는 발언을 내놨다.

한편, 4일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차 노조 천막농성장을 찾아 “2013년 우리 국회의 첫 번째 업무는 쌍용자동차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라고 밝히며 ‘국정조사 추진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선 전 국회 환노위 여당 간사와 새누리당 황 대표가 국정조사를 하겠다고 해서 기대를 했는데 전혀 생각지 못한 말이 나와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며 이 원내대표가 ‘국정조사에 회의적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비판을 제기했다.

노조 역시 ‘실망스럽다’는 입장이다. 김득중 수석지부장은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국정조사와 해고자 복직 문제는 별개라고 한 것은 상당히 실망스럽다, 철탑에 왜 올라갔는지 모르겠다는 말씀도 했다”고 비판했다. 현재 한상균 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등 3명은 정리해고자 복귀와 국정조사 실시 등을 요구하며 50m 높이 송전탑에서 46일째 고공농성 중이다.

이 가운데 방송3사는 여전히 쌍용차 사태에 소홀한 태도를 보였다. 주말동안(4∼6일) 정치권의 쌍용차 농성장 방문을 다룬 보도는 KBS 1건, SBS 단신 1건에 그쳤다.
KBSSBS는 ‘새누리당 성과 알리기’에 급급한 태도를 보였다. KBS는 이 원내대표의 농성장 방문을 전하며 “농성부터 풀어야 한다고 설득했다”, “사측과 만나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며 새누리당이 사태해결에 적극 나선 것으로 보이게 했다. SBS는 새누리당의 방문 소식만 단신 보도했는데, 아예 “새누리당 측이 복직을 요구했고 회사 측으로부터 준비하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는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KBS와 SBS는 이 원내대표의 ‘국정조사 추진 반대 입장’ 표명에 대한 현장 농성자 및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비판은 보도에서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MBC는 아예 정치권의 쌍용차 농성장 방문 자체를 보도하지 않았다.  
 
 

 
<쌍용차 방문…“국정조사”>(KBS, 송영석/4일)
<“단계적 복직 추진”>(SBS, 앵커단신/4일)

4일 KBS는 15번째 보도된 <쌍용차 방문…“국정조사”>에서 과거 시위현장을 비추며 “대규모 해고에 반발한 공장 점거와 과잉 진압 논란에 이어 해고자와 가족의 연쇄자살로 번진 쌍용차 사태”라는 짧은 설명을 달았다. 보도는 쌍용차 노조원의 “분명한 진실규명을 하자”는 요구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노조가 바라는 국정조사가 도움이 될 진 따져봐야 한다며 농성부터 풀어야 한다고 설득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측과 만나선 사태해결을 촉구했다”면서 “쌍용차 측은 노사합의를 전제로 무급 휴직자와 희망퇴직자, 정리해고자의 단계적 복직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화답한 것으로 전했다.
보도 후반은 민주통합당 지도부가 쌍용차 노동자 분양소에 방문해 “쌍용차 진상규명 국정조사가 첫 번째 업무”라고 강조한 점을 전했다. 그러나 보도는 “민주당이 당장 1월 국회에서 쌍용차 국정조사 실시를 할 것을 촉구하는 가운데 새누리당은 이번 현장 조사를 토대로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라며 ‘국정조사 추진 여부’를 정치권의 입장차로 설명하는 데 그쳤다. 쌍용차 노조원들이 이 원내대표의 국정조사 반대 표명에 대해 비판을 제기한 사실은 보도하지 않았다. 

4일 SBS <“단계적 복직 추진”>은 “쌍용자동차가 무급휴직자와 희망퇴직자, 정리해고자를 경영 정상화 단계에 따라 가능한 빨리 복직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새누리당의 쌍용차 농성장 방문 소식만 단신보도했다.
 
 

2013년 1월 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