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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0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8.31)방송3사, 박근혜 통합행보 띄우기 바쁘더니 논란엔 소극
이를 반영하듯 박 후보의 행보마다 ‘부작용’도 잇따랐다. 봉하마을에서는 박 후보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를 반대하는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박 후보 지지자들 간의 충돌이 있었다. 또 박 후보가 ‘노동자’의 상징인 전태일 재단을 방문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유족들과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기륭전자 노동자, 시민단체 등이 반발해 방문이 무산되기도 했다. 새누리당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내 쌍용차 구성을 당론으로 반대해 노동문제 해결에 소홀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다, 박 후보가 경선후보 토론회에서 최저임금을 묻는 질문에 ‘5천원이 넘을 것’이라고 답하는 등 노동분야에 무관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노동현안에 대한 입장 없이 무작정 방문을 시도한 것이 문제가 됐다.
한편, 친박계 홍사덕 전 의원이 최근 ‘유신 옹호 발언’을 하면서, 박 후보의 과거사 인식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홍 전 의원은 30일 “유신은 수출 100억달러를 넘기기 위한 조치였다”며, “유신을 얘기할 때 안 좋은 부분만 애기하고 좋은 부분은 빼는데 참 비열한 짓”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신이 국회해산, 정당정치 금지, 긴급조치를 통한 언론‧집회‧결사의 자유 제한 등 헌법을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퇴행시켰다는 데 이견이 없다. 긴급조치는 2010년 위헌으로 판결나기도 했다. 따라서 정치권과 시민사회로부터 ‘경제적 성과’를 내세우며 유신을 미화시킨 홍 전 의원의 발언은 박정희 유신 정권의 홍보논리와 다를 바 없다는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또한 박 후보 측근에서 ‘유신 옹호 발언’이 나온 데 대해 박 후보가 ‘유신체제는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며 판단을 유보하면서 유신의 정당성에 대한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대선주자와 측근 정치인들이 유신과 5‧16 군사쿠데타를 정당화하려는 시도를 벌이는 것 자체로 역사인식과 민주주의에 대한 가치관에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이에 더해 박 후보가 통합행보의 일환으로 인혁상사건 유족 방문 등을 검토하고 있어 표면적인 ‘화해’만 강조하는 행보가 지속되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MBC는 ‘통합행보’와 ‘유신 옹호’ 논란은 다루지 않은 채 박 후보의 ‘화합행보’를 부각하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KBS와 SBS는 30일 비박계 이재오-정몽준 의원이 박 후보의 ‘대통합’ 행보에 대해 비판을 내놓자 관련 기사를 1건씩 내놨다.
KBS는 이재오-정몽준 의원을 중심으로 한 당내 파열음 정도로 다룬 데 그쳤다.
SBS는 박 후보의 통합행보를 비판한 사람이 “비박근혜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홍 전 의원의 발언으로 박 후보가 난감하게 됐다고 전했다.
MBC <문재인 4연승‥朴 ‘문화계 소통’>는 여야 동향을 전한 보도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문화계와의 소통에 나섰다”며 한국문화원 연합회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박 후보의 행보와 발언을 전했다. 그러나 ‘통합행보’와 ‘유신 옹호 논란’은 다루지 않았다.
<통합 행보 파열음>(KBS, 김주한)
KBS <통합 행보 파열음>는 먼저 “주말 홍대 앞에서 젊은이들과 문화 소통에 나섰던 박근혜 후보가 오늘은 문화계 껴안기에 나섰다”며 문화단체 행사를 방문한 박 후보의 행보를 전했다.
그런 뒤 “당내에서는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면서 이재오 의원이 트위터를 통해 “손내밀면 화해와 통합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독재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정몽준 의원이 홍 전 의원의 유신 발언에 대해 “먹고 사는 것은 권력이 해결할 테니 정치는 필요없다는 식이고 마치 국민을 행복한 돼지로 보는 격이라고 비난했다”고 차례로 전했다. 보도는 “박 후보 측은 두 의원의 비판에 언급을 자제했다”면서 “박 후보와 두 의원의 만남이 성사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해보인다”고 해석했다.
<‘통합행보’ ‘유신발언’ 비판 논란>(SBS, 김정인)
SBS <‘통합행보’ ‘유신발언’ 비판 논란>은 박 후보가 “국민통합 이미지를 각인시키려고 노력해왔는데 친박 인사의 유신 발언이 논란을 불러일으켜서 난감하게 됐다”며 과거사 인식 논란이 재점화된 책임을 홍 전 의원에게 돌렸다.
보도는 박 후보의 대선행보를 우선 전한 뒤, “박 후보의 통합 행보를 비판하고 나선 사람은 비박근혜계 이재오 의원”이라며 “손만 내밀면 화해와 통합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독재적 발상”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고 전했다. 이어 “친박근혜계 원로인 홍사덕 전 의원의 유신 옹호 발언은 과거사 논쟁에 불을 붙였다”며 유신을 옹호한 홍 전 의원에 대해 “정몽준 의원은 국민을 행복한 돼지로 보는 격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비판했다”고 전했다. 보도 말미에는 박 후보 측이 “논란이 확산되고 야당까지 비판에 가세하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