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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6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8.17)
등록 2013.09.26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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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6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장준하 선생 타살 의혹…방송3사 보도 안해
 
 
■ 장준하 선생 타살 의혹…방송3사 보도 안해

박정희 정권시절 반독재 민주화 투쟁에 앞장서다 1975년 의문사한 장준하 선생이 타살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14일 장 선생의 유족과 장준하추모공원추진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1일 장 선생의 유해를 ‘장준하 공원’으로 이장하는 과정에서 37년 만에 처음으로 유골에 대한 검시가 이뤄졌는데, 그 결과 지름 6∼7cm, 깊이 1cm의 원형 함몰이 확인됐으며, 검시한 의사는 ‘인위적 상처로 보인다’는 의견을 냈다. 
 
이번 검시 소견은 사망 당시 사체 검안 소견과도 유사하다. 당시 수사기관은 장 선생의 사인을 ‘실족에 의한 추락사’라고 발표했으나, 사체 검안 담당의는 “오른쪽 귀 뒤의 두개골 파열이 해부학적으로 추락으로 인해 손상당하기 어려운 부위”, “중앙 부분이 오목한 형태의 인공적인 물체를 가지고 직각으로 충격을 가한 것”이라는 소견을 낸 바 있다.
장 선생은 사망 직전까지 박정희 정권에 맞서 반독재 민주화운동을 벌였다는 점에서 정치적 타살 의혹이 일었다. 장 선생은 광복 이전 광복군 대위로 복무했고, 광복 이후에는 <사상계>를 창간해 언론인, 정치인으로서 이승만-박정희 독재정권을 비판하는 데 앞장선 인물로 박 전 대통령과 대립하는 삶을 살았다. 특히, 박정희 정권 내내 5.16군사쿠데타, 한일 수교협상, 베트남 파병, 10월 유신 등을 강하게 비판했으며, 총 37번의 체포와 9번의 옥고를 치르면서도 민주화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여 박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힌다.

앞선 2004년 의문사 진상조사위의 조사결과에서도 중앙정보부의 개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치적 타살 의혹이 증폭됐다. 유일한 목격자가 중앙정보부 사설정보원이라는 점, 1975년 초 중앙정부보가 장준하를 상대로 공작을 실시한다는 문서 등이 나왔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진상규명 불능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검시 결과 ‘인위적 상흔’이라고 ‘타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자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재점화되고 있다. 16일 (사)장준하기념사업회는 유골 사진과 이윤성 교수의 소견서를 공개한 뒤, ‘국가가 책임지고 즉시 장 선생 사망 사건에 대한 전면적 재조사와 진상규명에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통합당도 16일 ‘장준하 의문사 진상조사위’를 구성해 ‘박정희 유신정권과 중앙정보부 등 국가기관의 개입 여부’를 밝히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새누리당 대선 후보이자 박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후보가 진실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준하 의문사’에 대한 진상규명은 유신독재의 참상을 드러내 책임을 묻는 것 뿐 아니라 비극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장준하 선생이 독재정권에 저항하다 탄압받은 대표적인 언론인이라는 점에서 언론탄압의 실상을 드러내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16일, 방송3사는 ‘장준하 의문사’와 관련한 사실을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더구나 이날 장준하기념사업회가 유해 사진, 검시소견 등 구체적인 근거를 내놓은 데 이어, 야권에서도 진상조사위를 구성하겠다는 입장을 냈는데도 방송3사 보도하지 않은 것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언론 본연의 임무를 망각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끝>

2012년 8월 1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