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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8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7.19)
등록 2013.09.2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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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8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박근혜 “역사관 논쟁 중단 요구”…MBC 의도적 생략?
 
 
■ 박근혜 “역사관 논쟁 중단 요구”…MBC 의도적 생략?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이 ‘5·16군사쿠데타’와 ‘유신독재’ 옹호 발언 논란에 대해 개인적 역사관임을 거듭 강조하며 논쟁을 벌이지 말라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지난 16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5·16군사쿠데타에 대해 “5·16 당시만 해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난했던 우리나라가 오늘에 이른 데는 5·16이 초석을 만들었다고 본다”며 “돌아가신 아버지로서는 불가피하게 ‘최선의 선택’을 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국민과 역사의 판단에 맡기자’고 발언한 바 있다.

18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이 박 의원의 발언에 대해 비판을 가하자 “계속 정치권에서 현재 해야 할 일, 국민의 삶을 챙길 일도 많은데 계속 그것을 갖고 역사논쟁을 하느냐”고 역사논쟁 중단을 요구했다. 또 박 의원은 “저같이 생각하는 모든 국민들은 잘못된 것이냐”, “정치인이 그렇게 말할 수는 없다”며 비판한 뒤 재차 “역사의 판단에 맡길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 후보로 나선 박 의원의 역사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를 두고 ‘개인적 판단이니 논쟁을 중단하자’는 요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더욱이 16일 박 의원이 “5·16은 최선의 선택”이라고 발언하자 야권뿐 아니라 일부 새누리당 의원과 학계, 시민사회까지 “5·16은 군사쿠데타라는 역사적 평가가 끝났으며, 헌법에 명시된 4·19혁명을 뒤엎은 5·16군사쿠데타를 옹호하는 것은 헌법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또 이를 반영하듯 박 의원의 발언을 반영하듯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빠지고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박 의원이 역사관에 대한 ‘논쟁중단’ 발언은 DMZ 생태평화공원을 방문한 도중에 문 의원의 비판을 전해 듣고 즉각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것인데, 이는 평소 말을 아끼던 것과는 다르다는 평가다. “5·16은 최선의 선택” 등 자신의 발언으로 논란이 확산되자 ‘개인적 판단’이라며 선긋기에 나서면서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고자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방송3사는 박근혜 의원이 ‘개인적 역사관’이라며 ‘5·16군사쿠데타’와 ‘유신독재’ 옹호 발언 논란에 논쟁중단을 요구하며 선긋기에 나섰지만 이를 비판하지 않았다. 앞선 16일에도 방송사는 정치권은 물론 학계·시민사회 전역에서 박 의원의  역사관을 비판하고 나섰지만 이에 대해선 언급조차 하지 않은 바 있다. 또 박 의원의 유신독재를 정당화하는 발언을 아무 비판 없이 그대로 전달한 바 있다(※16일 방송모니터 참조).
KBS와 SBS는 문 의원이 역사인식을 비판한 데 대한 박 의원의 반박을 다뤘으나, ‘대선주자의 충돌’에 중점을 뒀다.
KBS는 문 의원의 비판발언을 전하면서 ‘박근혜 의원의 정치적 비중’을 언급한 부분만 싣기도 했다. 여전히 5·16군사쿠데타라는 통칭에서 ‘군사쿠데타’는 제외된 채 ‘5·16’만 언급했다.
SBS도 ‘군사쿠데타’는 제외된 채 ‘5·16’만 언급했다.
반면, MBC는 문 의원이 박 의원의 역사인식을 비판한 사실, 그리고 박 의원이 반박했다는 사실조차 언급조차 않았다. 유력한 야당 경선 후보가 박 의원의 역사인식에 대해 비판을 제기했음에도 KBS와 SBS와는 달리 보도조차 하지 않았다.
대신 MBC는 <‘안보 행보’..‘불심 잡기’>를 통해 여야의 대권주자 행보만을 전했는데 그 과정에서 박 의원이 ‘여성리더십에 대한 일각의 의구심을 해소’, ‘평화 이미지를 강조하는 데 공을 들였다’면서 박근혜 띄우기에 열을 올렸다.

<‘안보 행보’..‘불심 잡기’>(MBC, 현원섭)
<“역사관 우려” “민생 먼저”>(KBS, 윤지연)
<‘5.16 역사관’ 논쟁 격화>(SBS, 남승모)

MBC는 ‘5·16군사쿠데타’를 둘러싼 논쟁은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박근혜 띄우기’에 열을 올렸다.
<“역사관 우려” “민생 먼저”>는 박 의원의 비무장지대 방문에 중점을 뒀다. 보도는 “국방 경험이 없는 여성리더십에 대한 일각의 의구심을 해소하면서, 평화 이미지를 강조하는 데 공을 들였다”며 박 의원의 행보를 상세히 전했다. 그리고는 “합동연설회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후보검증을 원천봉쇄하는 조치라며 강력히 반발했다”면서 “경선관리위원회는 결국 합동연설회를 열 번 개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새누리당의 경선 룰을 짤막하게 전했다.
이어 민주통합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김두관, 손학규 후보의 행보를 전했지만 나열하는 데 그쳤다.

KBS <“역사관 우려” “민생 먼저”>는 “여야의 대선 경선 선두 주자인 박근혜 전 위원장과 문재인 상임고문이 5·16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고 전했다.
보도는 “군복 차림으로 강원도 철원의 비무장 지대를 찾은 새누리당 박근혜 경선 후보”라며 박 의원의 행보를 비췄다. 그리고는 “5·16은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자신의 발언에 ‘어떻게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느냐’고 한 민주당 문재인 고문에게 이례적으로 직격탄을 날렸다”면서 “국민의 삶을 챙길 일이 많은데 계속 그것을 가지고 역사 논쟁을 하냐 이거죠”라는 박 의원의 발언을 실었다.
그리고는 “문재인 고문도 문제 삼고자 하는 것은 정치지도자의 역사 인식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며 문 의원의 발언을 실었는데, 그마저도 “너무 안타깝고 염려스럽다. 그분이 보통 사람도 아니고 우리 정치권에서 너무 비중 큰 분이거든요”라며 박 의원의 정치적 비중을 언급한 부분을 부각했다.

SBS <‘5.16 역사관’ 논쟁 격화>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고문이 조계사를 방문하고 나오다가 기자들 앞에 섰다”면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의 ‘역사관에 문제가 있다’고 작심한 듯 비판했다”며 문 의원의 발언을 전했다.
그리고는 “비무장 지대를 방문하고 있던 박근혜 후보는 문 고문의 비판을 전해 듣고 즉각 반격에 나섰다”고 전했다. 보도는 박 의원이 “민생을 챙길 것도 많은데 계속 역사 논쟁이나 하자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5·16에 대해 자신처럼 생각하는 국민은 모두 잘못된 사람들이냐면서 정치인이 그렇게 말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며 박 의원의 발언을 전달했다.
보도 말미에는 “여야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고문이 정면충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대선후보의 정면충돌’에 의미를 부여했다.
 

 

2012년 7월 19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