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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6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7.17)
등록 2013.09.2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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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6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박근혜 입만 보는 방송3사…‘비판’은 자체생략
 
∎ 박근혜 입만 보는 방송3사…‘비판’은 자체생략
 
새누리당 대선주자 박근혜 의원이 16일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참석해 △5·16군사쿠데타와 유신체제 △당내 ‘사당화’ ‘불통’ 논란 △정수장학회 △경제민주화 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5·16에 대해 “5·16 당시만 해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난했던 우리나라가 오늘에 이른 데는 5·16이 초석을 만들었다고 본다”며 “돌아가신 아버지로서는 불가피하게 ‘최선의 선택’을 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신체제에 대해서는 “국민과 역사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5·16 군사쿠데타에 대한 정당화를 넘어 역사마저 부정하는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는 ‘이완용’, ‘전두환’ 등과 비교해 “비극은 ‘그의 최선’과 ‘우리의 최선’을 분간 못한데서 시작된다”며 ‘최선의 선택’은 정당화의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등 정치권에서도 “5·16은 대한민국 헌정사를 중단시킨 군사쿠데타”임을 강조하며 박 의원을 비판했다. 진보언론들은 박 의원이 발언 사이사이 ‘아버지’, ‘딸’ 등을 거론한 것을 두고 “대선주자로서 한계를 노출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박 의원은 ‘정수장학회 문제’를 두고 “무관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수장학회의 설립배경에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있고, 박 의원 스스로도 11년 간 이사장직을 연임한데다, 측근인 최필립 이사장 취임이후에도 끊임없이 ‘개입설’이 제기되는 만큼 무작정 자신과 무관하다며 일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정수장학회 문제’는 대선후보로서 외면하면 안 될 사회적 문제다. 이미 2007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부일장학회 재산 헌납이 언론장악 의도에 따라 강제로 이뤄졌다”는 결론을 내 정수장학회가 ‘독재유신의 잔재’임이 증명된 바 있다. 또 정수장학회가 지분을 갖고 있는 부산일보(100%)와 문화방송(30%)에서 언론의 공영성과 독립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 7년 만에 서울시교육청의 정기실태조사 대상에 포함돼 26일부터 감사에 들어갔다는 점 등 정수장학회 환수 요구가 대선국면에서 계속 제기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박 의원은 정두언 체포동의안 부결로 재점화된 ‘사당화 논란’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사과하고 잘못을 바로잡아야 하는데 이것을 바로잡는 것을 사당화라고 한다면 문제의 본질을 비켜가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그러나 ‘사당화로 인해 당내 민주화가 붕괴됐다’는 비판에 대한 답변이라고 하기에는 핵심을 벗어났다는 비판을 받았다.
 
방송3사는 박 의원의 16일 토론회 발언을 전하면서 박 의원의 주장을 나열했다. 반면 박 의원의 발언을 비판하는 입장은 민주통합당의 입장만 짧게 언급하는 데 그쳤다.
KBS는 박 의원의 발언을 중계하듯 사안별로 정리해 나열했다. 특히 KBS는 박 의원이 ‘5·16 군사쿠데타’를 정당화해 비판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도 내내 ‘5·16군사쿠데타’에서 ‘군사쿠데타’를 삭제한 ‘5·16’으로 보도했다.
MBC는 ‘사당화’논란과 ‘5·16군사쿠데타’에 대한 박 의원의 주장을 적극 전달했다.
SBS는 박 의원의 ‘이명박 정부와 선 긋기’식 발언을 부각했다. ‘사당화’, ‘불통’, ‘정수장학회 문제’ 등 박 의원에 불리한 사안은 다루지 않았다.
한편, 논란이 되고 있는 정수장학회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이 7년 만에 실태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음에도, KBS만 후반에 1건 배치했을 뿐, MBC와 SBS는 아예 보도를 내지 않았다.
 
<5·16은 최선의 선택>(KBS, 곽희섭)
<정수장학회 조사>(KBS, 구영희)
<5·16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MBC, 김나라)
<“국책 사업 다음 정부로 넘겨야”>(SBS, 한승희)
 
KBS는 박 의원이 토론회에서 한 발언을 사안별로 정리해 나열했다.
<5·16은 최선의 선택>는 16일 토론회 내용을 전하면서 △5·16군사쿠데타와 유신체제 △당내 ‘사당화’ ‘불통’ 논란 △경제민주화 입장 △안철수에 대한 입장 등 사안별로 박 의원의 입장을 비판 없이 나열했다. 특히 KBS는 보도 내내 ‘5·16군사쿠데타’를 ‘5·16’으로 언급했다. 박 의원이 ‘5·16 군사쿠데타’를 정당화해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이 같은 리포트는 적절치 않다.
보도는 박 의원의 주장에 대한 비판은 보도 말미에 “민주통합당은 박근혜 경선 후보의 반성과 성찰은 찾아볼 수 없고 절대 군주의 오만함이 느껴졌다고 논평했다”며 야권의 입장만 짧게 전했다.
 
KBS는 서울시교육청의 정수장학회 실태조사에 대해 전했으나, 20번째로 후반에 배치했다.
<정수장학회 조사>는 “새누리당의 박근혜 대선경선 후보가 10년간 이사장을 지낸 곳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면서 박 의원과의 연관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난 2005년 교육청 조사에서 박근혜 당시 이사장의 연봉이 많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지난 2010년 최필립 이사장의 연봉은 1억 7천여만원으로 더 늘었다며 언론노조가 감사를 청구한 점이 고려됐다”며 실태조사 배경을 덧붙이고, 강성남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의 인터뷰 발언도 실었다.
보도는 “박 후보는 현재 정수 장학회는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면서 “새누리당은 이번 조사에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으나 교육청은 등록 법인들에 대한 통상적인 정기 실태조사라며 선을 그었다”고 전했다.
 
MBC <5·16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는 △5·16군사쿠데타와 유신체제 △당내 ‘사당화’ ‘불통’ 논란 △안철수에 대한 평가에 대한 박 의원의 입장을 나열했다.
반면 박 의원의 발언에 대한 비판은 보도말미에 “민주당은 5.16에 대한 박 후보의 발언과 관련해 군사쿠데타를 ‘최선의 선택’으로 보는 정치인은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는 민주통합당의 입장을 짧게 언급한 데 그쳤다. 
 
SBS <“국책 사업 다음 정부로 넘겨야”>는 박 의원이 “현 정부 임기 말에 추진하고 있는 대형 국책사업들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면서 ‘현 정부와의 선긋기’를 부각했다. 보도는 ‘인천공항 지분 매각’, ‘우리 금융지주 민영화’, ‘차세대 전투기 사업’ 등을 열거하며 “다음 정부로 넘겨야 한다”는 박 의원의 발언을 주요하게 실었다. 이어 “친인척 비리 근절을 위해 특별 검사를 상설화하고, 청와대 인사 등 측근 비리는 국회가 추천하는 특별감찰관을 임명하자고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그런 뒤 “5·16 군사쿠데타에 대해선 ‘아버지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며 박 의원의 발언을 비판 없이 전달했다.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민주통합당은 ‘5.16 군사쿠데타를 최선의 선택으로 보는 박 후보의 역사관에서 절대군주의 오만함이 느껴진다’고 강하게 비판했다”고 짤막하게 덧붙인데 그쳤다.

한편, 보도는 사퇴번복으로 논란을 일으킨 이한구 원내대표에 대해, “국회쇄신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며 복귀 소식을 보도 말미에 슬쩍 덧붙였다.<끝>

 


2012년 7월 1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