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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0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7.11)
등록 2013.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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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0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검증’은 없고 ‘감싸기’만 있는 방송3사 박근혜 보도
- ‘불통 논란 지우기’나선 MBC, 의혹 ‘야당공세’로 몬 KBS․SBS
 

■‘검증’은 없고 ‘감싸기’만 있는 방송3사 박근혜 보도
- ‘불통 논란 지우기’나선 MBC, 의혹 ‘야당공세’로 몬 KBS․SBS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했다. 박 의원은 출마선언문을 통해 국정운영 기조를 ‘국가’에서 ‘국민’으로 바꾸고, △경제민주화 실현 △일자리 창출 △복지 확대를 3대 핵심과제로 내놓는 등 5년 전 줄푸세(세금을 줄이고 규제를 풀어 법질서를 세운다)로 대변되는 국가․성장 중심의 정책과는 노선을 달리했다.

그러나 노선을 달리하게 된 과정이나 배경에 대한 설명, 여당 정치인으로서 자기반성이 결여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명박 정부의 성장 중심의 정책이 4년 내내 ‘재벌독식’, ‘양극화 심화’, ‘서민경제 파탄’ 등 부작용을 초래했음에도 박 의원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데다, 최근까지도 기업형 슈퍼마켓 규제법안 무산이나 공정위의 대기업 봐주기 등에 대한 질의에 침묵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외형적 변화를 뒷받침할 만한 정책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경제민주화’안을 제시하면서 박 의원은 기존에 새누리당이 입장을 내지 않던 ‘대기업규제방안’ 에 대해 ‘신규순환출자’에 대해서만 금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재벌 총수가 1%도 안 되는 지분으로도 기업을 지배하는 건 기존 순환출자 구조에 힘”이라며 “기존 순환출자를 규제하지 않고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민주통합당의 ‘기존순환출자 3년 유예안’이 미약하다는 비판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인데, 박 의원은 더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정책을 내놓은 셈이다.

아울러 박 의원은 자신을 둘러싼 문제제기에 대해서도 책임회피로 일관했다. 박 의원은 정수장학회와 관련해 여전히 자신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지난 정부가 마무리했어야 할 일”이라며 책임을 떠넘기기도 했다. ‘불통’ 문제에 대해서는 “불통이랑 소신은 구분돼야 한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박 의원이 대선주자로 나선만큼 책임회피보다 박 의원 자신에 대한 ‘검증’에 적극 협조해야할 의무가 있다. 박 의원의 ‘불통’이 지적되는 근본원인은 단순히 새누리당 경선 룰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반성은커녕 국민 앞에 충분히 해명해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은 채 ‘침묵’으로 일관하는 박 의원의 태도에 있다.

방송3사는 박 의원의 대선출마선언을 주요하게 보도하면서 ‘국정기조 변화’, ‘3대 핵심의제’ 등과 함께 박 의원의 발언을 ‘검증’없이 전달했다. ‘불통 논란’, ‘정수장학회’, ‘5.16에 대한 입장’ 등 대권주자로서 박 의원에 검증이 요구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MBC는 보도 내내 ‘소통’을 강조하며, 박 의원의 ‘불통 논란 종식시키기’에 나섰다.  ‘정수장학회 문제’ 등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않았다.
KBS는 ‘불통 논란’에 대해 언급했으나, 박 의원의 입장을 적극 전달했다. 야당 대권주자의 행보를 다룬 보도에서 박 의원에게 ‘5.16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는 박지원 원내대표의 발언을 짧게 싣는 데 그쳤다.
SBS도 야권의 행보를 다룬 보도를 통해 ‘불통 논란’, ‘정수장학회’, ‘5.16에 대한 입장’에 대한 민주통합당의 비판을 다뤘지만, “민주당의 박근혜 때리기”로 몰았다. 

한편, 대선 최대 쟁점 중 하나인 ‘경제민주화’ 의제를 놓고 KBS와 MBC는 민주통합당이 경제민주화 9개 법안을 발의한 9일에는 관련보도를 하지 않더니 10일 박 의원이 ‘경제민주화’를 핵심의제로 내놓자 이를 주요하게 보도했다.
MBC는 박 의원의 대선출마 보도 다음으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경제민주화 정책을 비교하는 보도를 냈다.
KBS는 민주통합당의 경제민주화 법안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국가에서 국민으로”>(MBC, 박상규)

MBC는 박 의원에 대한 ‘불통 이미지 삭제하기’에 열을 올렸다.
첫 꼭지로 낸 <“국가에서 국민으로”>는 앵커멘트부터 “이재오 정몽준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경선 흥행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인데,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출마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새누리당 경선 논란 종식시키기에 나섰다.
보도는 박 의원의 출정식 현장을 전하면서도 “대선 출정식의 초점은 소통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지자들의 희망을 적은 엽서에 박 전 위원장이 답한데 이어 노래를 함께 부르기도 했다”며 노래 부르는 현장을 비추기도 했다.
이어 김문수 경기지사가 경선 참여 쪽으로 입장을 전했다면서 “김문수의 가치와 비전을 분명히 국민들에게 심판받기 위해서 출마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본다는 김 지사 측 관계자의 발언을 싣고는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김태호 경남지사까지 5파전”이라고 덧붙였다.

<대선출마 선언…“국민 행복 중심”>(KBS, 김상협)
<대선주자 경쟁 본격화>(KBS, 김현경)

KBS는 박 전 의원의 대선출마 보도를 첫 꼭지로 냈다. 
<대선출마 선언…“국민 행복 중심”>은 박 의원의 출정식 현장을 비추면서, 국정기조와 3대 핵심과제를 상세히 전했다.
보도는 박 의원에 제기되는 검증 사안 가운데 불통 논란’에 대해서만 언급하는 데 그쳤다. 이마저도 “(박 의원이)불통과 소신은 엄격히 구분돼야 한다며 소신을 가지고 약속을 확실히 지켜왔다고 강조했다”며 “자신이 바라는 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상대방을 비난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라는 박 의원의 입장을 적극 실었다.
뒤이은 <대선주자 경쟁 본격화>는 야당 대권주자의 행보를 전한 뒤, 보도 말미에 민주통합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에겐 날을 세웠다”며 “우리 국민은 다시 유신 독재자의 딸을 상기할 것”이라는 박지원 원내대표의 발언을 실었다.

<대선출마 선언..“꿈이 이뤄지는 나라”>(SBS, 한승희)
<“사실상 추대”..朴 때리기 총 공세>(SBS, 김지성)

SBS도 첫 꼭지로 박 의원 출마선언을 전했는데, 역시 ‘검증’없는 보도였다.
<대선출마 선언..“꿈이 이뤄지는 나라”>는 박 의원이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정장 차림으로 4천여 명의 지지자가 모인 광장에서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고 설명하면서 현장을 비췄다.
보도는 3대 핵심의제를 설명한 뒤 3대 의제 중 ‘경제민주화’를 중점 보도했다. 박 의원이 “경제민주화는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하고 재벌의 신규 순환출자를 규제하고 대기업 총수에 대한 사면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신규 순환출자제의 실효성 논란이 제기돼왔다는 점은 지적하지 않았다.

뒤이은 <“사실상 추대”..朴 때리기 총 공세>는 “민주당은 박근혜 전 위원장의 출마 선언에 맞춰서 비판과 의혹을 쏟아내며 총공세를 폈다”면서 ‘새누리당 경선 문제’, ‘정수장학회’, ‘5.16에 대한 입장 표명’ 등 민주통합당의 요구를 차례로 전했다. 그러나 대선주자로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돼왔던 문제를 “박근혜 때리기”라며 야당의 공세로만 모는 것은 적절치 않다.
 

 

2012년 7월 1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